<이슈&인물> ‘윤석열의 남자’ 심우정

‘배신의 칼’ 넣고 ‘충성의 칼’ 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지명되면서 내달 3일 열리는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검사 임관 전의 과거 음주 운전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수통 후보들 대신 기획통인 심 후보자를 선택한 가운데 검찰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사로 임관하기 전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된 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심 후보자는 사법연수원생 신분이던 지난 1995년 5월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같은 해 8월 서울중앙지법원서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 그대로 확정됐다. 

면허정지?
벌금 70만원

당시 벌금 수준으로 볼 때 심 후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2019년 개정되기 전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 0.1% 미만일 때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심 후보자는 같은 해 12월2일 김영삼 대통령이 ‘일반 사면령’을 공포하면서 도로교통법 위반죄를 사면받았고, 이후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당시 김영삼정부는 국회 동의를 얻어 1995년 8월10일 이전에 도로교통법 위반 등 35개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는 ‘일반 사면령’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검사 임관 이전인 약 30년 전에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가 일반사면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비록 일반사면을 받았고 검사 임관 이전의 일이긴 하지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 이후 지금까지 몸가짐을 바르게 하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공직자로서 처신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심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의 재산으로 총 108억8800만원을 신고했는데, 대부분 배우자 몫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 자료에 따르면, 심 후보자 본인 명의의 재산은 14억2200만원이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177.15㎡) 절반(10억3000만원)과 2017년식 제네시스 G80 승용차(예금 3억6300만원), 증권(420만원) 등이다. 

배우자 명의의 재산은 92억7928만원이다. 배우자는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지분 나머지 50%를 비롯해 부산, 대전, 경남 거창 등지에 약 23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 상가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예금 32억1106만원과 증권 26억3723만원, 2017년식 제네시스 G80 승용차, 4600만원 상당의 골프 회원권도 재산으로 신고했다. 배우자는 부동산 재산 중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친 고 김충경 동아연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았다. 

윤,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특수통 대신 기획통 선택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심 후보자의 딸은 5582만원, 대학생인 아들은 1억2343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들이 보유한 재산은 대부분 애플·엔비디아·AMD 등 해외 등 해외 기업 주식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3일, 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해 내달 3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등 야권 수사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카카오그룹과 관련한 이해충돌이 쟁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기소된 카카오그룹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공소 유지를 총괄하게 된다.

심 후보자의 동생인 심우찬 변호사가 지난 5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회에 영입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법조계에선 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명이 확정되면 이 총장의 임기 종료 이튿날인 다음 달 16일부터 총장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신임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9월까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차기 검찰총장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서 윤 대통령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제청을 받고 새 검찰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검찰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다”며 “합리적 리더십으로 구성원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제도에 넓은 식견,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법치주의, 헌법 수호, 국민 보호 등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쟁점은?

심 후보자는 검찰 내부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평가다. 

그는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주로 맡았다. 

특수통·공안통 검사가 주로 맡는 검찰총장으로 기획통을 발탁한 것은 이명박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한상대 전 총장 이후 13년 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수통 출신들이 개별 사건에 집중해 파고든다면 기획통은 통상 검찰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국회와 법원 등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야권 등 정치권 공세에 검찰조직이 동요하는 상황서 법무부 소속으로 국회 대응 경험이 많은 심 후보자가 나머지 후보 중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려운 수사를 풀어내고 관리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장보다 기수가 높은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되면서, 검찰조직은 당분간 큰 인사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에는 그동안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선배와 동기들이 그만두는 관례가 있어 왔다. 

하지만 심 후보자의 경우 동기인 임관혁 서울고검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후배들이어서 고위직 줄사퇴와 이에 따른 대규모 인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또 검찰조직 운영 방향도 안정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특히 지난 5월 검찰 고위직 인사와 김 여사 수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출됐던 대통령실과 대검, 서울중앙지검 간 불협화음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자가 지명된 것은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의 조사 방식을 두고 이 총장과 수사를 맡은 중앙지검이 갈등을 빚은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 수사팀에 속한 검사가 대검찰청의 이른바 ‘총장 패싱’ 진상 파악에 반발해 사표를 내는 등 검찰 내 갈등이 컸던 만큼 심 후보자는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심 후보자는 야권의 검사 탄핵과 검찰청 폐지 추진 등 공세에 대응하는 책무도 맡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처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개혁 법안을 추진하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엔 검찰이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수사 과정서 3000여명의 통신 내역을 조회한 것을 두고 ‘사찰’로 규정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낙점한 이유
두터운 신망

심 후보자는 지난 11일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앞에서 검찰총장 후보 지명자 소감 발표를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자는 야권서 추진 중인 검사 탄핵에 대해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사 탄핵은 검찰이 제대로 일을 못하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현직 영부인들에 대한 수사 원칙에 대해 “증거와 법리를 따라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도록 구성원을 잘 이끌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 ‘특혜도 성역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는 “어떠한 수사에 있어서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도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앞으로 그런 믿음을 갖고 당당히 본인들의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튿날엔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돼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고등검찰청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첫 출근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공직자는 각자의 자리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와 해결 방안을 묻는 말에는 “결국 검찰 구성원 개개인이 사명감을 갖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취임한다면)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임관 전 음주운전 적발…일반 사면
카카오 수사 이해충돌 부상 가능성

그는 첫 출근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막중한 책임감 느끼고 있고 또 국민 여러분께서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첫 출근인 만큼 앞으로 성실하게 청문회 준비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한 검찰 내 갈등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건이 진행 중인데 공직 후보자로서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심 후보자는 전날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바 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첫 출근하면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전무곤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대검찰청 인력 중심으로 구성된다. 

총괄팀장은 장준호 대검 정책기획과장, 청문지원팀장은 김남훈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장, 정책팀장은 문현철 대검 인권정책관, 홍보팀장은 이응철 대검 대변인이 맡는다.

심 후보자는 1971년 충남 공주서 태어나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충남도지사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아들이기도 하다. 충청 출신 검찰총장은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2년 충남 보령 출신 김각영 전 총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지난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심 후보자는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춘천지검 강릉지청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법무부 검찰과 검사, 대전지검 부부장검사, 주LA 총영사관 법무협력관을 지내며 수사·기획 경험을 쌓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등을 지낸 뒤 2019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임명,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 차장검사를 거쳐 지난 1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지난 2017년 형사1부장으로 손발을 맞췄던 인연이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이었던 당시 국정 농단 방조 의혹을 받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을 수사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박 장관뿐만 아니라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과도 근무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14년 1월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김 수석을 보좌했다. 

이후 2015년 2월부터 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중앙지검장이 박 장관이었다. 심 후보자는 이 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임에도 대검 차장으로 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후임 인선 과정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장관 직무대행도 했다.

복잡한 형국
산적한 난제

지난 2018년 10월 신설된 ‘검사 선서’ 제정에 실무자로 참여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수선한 검찰조직을 재정비해 조기 안정화를 구축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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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