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윤의 양날’ 심우정·조지호 앞날

관직운 타고난 검‧경 수장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수사권을 쥐고 있는 검찰과 경찰에 새로운 얼굴이 인선됐다. 윤정부의 중반부를 책임질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와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일요시사>는 백운비역리원의 백운비 원장을 만나 이들의 운세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궁합, 임기 내 주의할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과 경찰청장이 나왔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와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백운비 역리원장은 나쁜 국운이 끝나가는 시기에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인물들이 선임됐다고 평가했다.

무관입신형
“적합성 맞아”

윤정부의 첫 경찰청장인 윤희근 경찰청장(56)이 2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했다. 그는 경찰대 7기로 입학해 1991년 임관한 지 33년 만에 경찰 제복을 벗었다.

지난 2022년 8월 취임 당시까지만 해도 윤 청장이 임기를 무사히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지난 2003년 경찰청장의 2년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5명에 불과한 임기를 모두 채운 경찰 수장이 됐다.

지난 2022년 8월1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2년간 경찰청장직을 수행한 윤 청장에 대한 경찰 내부의 평가는 극명히 갈린다. 신종 사기범죄 등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체감약속’을 제시하고 미래과학치안에 힘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경찰 조직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경찰국의 신설을 막지 못했다는 점, 이태원·오송 참사 등 국내를 뒤흔든 대형 사고에도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점은 오점으로 남았다.

백운비 원장은 윤 전 청장에 대해 “자기 직무에 책임의식이 강한 사람이지만 융통성은 있다”며 “이런 융통성 때문에 대형 사고를 겪었지만 직무상으로 큰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백 원장은 “그는 친화력도 좋은 사람이라 조직 내에서도 크게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끝까지 직무를 완성할 수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의 결실 맺는 최고의 무관”
심 “관료·학계 모두 특유의 우세형”

그의 뒤를 이어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사람은 조지호 경찰청장이다. 그는 1968년생 경북 청송 출신으로 대건고와 경찰대(6기)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무대학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0년 경찰에 입문 후 강원 속초경찰서장과 서울 서초경찰서장을 거쳐 경찰청 인사담당관과 혁신기획조정담당관, 공공안녕정보국장, 차장, 서울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 정부서 세 차례나 연속 승진해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 청장이 기획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 등 공식 자리서 질책이나 쓴소리를 과감하게 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는 평이다.


백 원장은 조 청장에 대해 ‘무관입신형’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백 원장은 “(조지호는)공무직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특히 무관”이라며 “군이나 경찰직이 적합성 1위다. 적합성 1위 직업으로 1위 직급에 올랐으니 최고의 성공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별력과 판단력이 매우 좋으나 체면이나 주변의식이 심해 순간 마음의 변화로 시행착오가 우려된다”며 “최종 결정과 결심은 끝까지 가는 종결심을 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꽃과 열매의 과정처럼 최고의 결실을 맺고 훌륭한 무장으로서 큰 인물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관입신형
“꼽히는 수재”

심 후보자는 윤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지난 4일 국회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김건희 여사 사건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수사를 두고 여야서 공방이 오갔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 후보자는 법무·검찰 행정에 정통한 대표적인 검찰 내 ‘기획통’으로 꼽힌다.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주로 맡았다.

이른바 ‘특수통’ 검사의 강점이 정치 권력형 비리나 대형 기업 사건에 대한 수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라면, 기획통은 조직관리 경험이 많고 넓은 시야로 검찰 안팎과 소통하는 데 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문정부와 윤정부서 두루 요직을 거친 심 후보자도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무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특수통을 중용해 온 윤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심 후보자를 낙점한 데는 이런 기획통의 강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조직 안팎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조사를 놓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 충돌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서 조사한 뒤 이를 사후 보고했고, 이 총장은 이를 비판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든든한 
호위무사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중앙지검이 총장을 패싱한 것도, 총장이 중앙지검의 수사 방식을 공개 비판한 것도 검찰 조직으로선 득될 게 없는 행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 중인 것도 검찰 조직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하는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이들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상당수의 검찰 구성원이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며 집단 반발했다.

나아가 야권은 검찰청 폐지 등 검찰이 반대하는 ‘개혁 법안’도 대거 추진하고 있다. 조직을 추스르고 외풍에 공동으로 대처할 구심점이 필요한 것이다. 

백 원장은 심 후보자에 대해 “평생 학문에 집중하고 학도의 길을 걸음과 동시에 입신양명의 관료와 학계 등 모두 합쳐져 있는 특유의 우세형”이라며 “(심 후보자의) 관상은 전형적인 선비형으로 감각, 구상, 창의까지 있어 몇 안 되는 수재다. 기획 방면서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다방면으로 활약할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타고난 본질은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내강해 불의는 용서나 관용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검찰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외부적인 문제도 해결해 검찰사에 큰 인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대한 백 원장의 평가에 따르면 조 청장과 심 후보자 모두 관(공무직)에 적합한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맺고 끊음의 분별력이 높아 내부적으로 분열된 적 있는 조직을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심 모두 강골…순간 대척 우려”
“현재 검찰처럼 정부와 척지진 않아”


백 원장은 “국운과 윤 대통령의 운세는 3년의 후유증이 있었다”며 “운이 안 좋으면 판단력과 혜안이 흐려져 인심을 잃게 된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우군에 있는 사람들마저 ‘독선’이라고 부르는 시기에 적절한 인사”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운과 윤 대통령의 운이 나쁜 시기에 좋은 사람들이 옆에서 도와주게 돼 다행”이라며 “내년부터 국운과 윤 대통령의 운이 다시 풀리기 시작하는데 든든한 호위무사를 옆에 둔 셈”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윤 대통령과 심 후보자, 윤 대통령과 조 청장의 상하관계 궁합은 매우 좋은 편이라면서도 심 후보자와 윤 대통령이 대척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백 원장은 “오너와 직원이 잘 맞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지듯 나라도 똑같다”며 “윤 대통령과 조 청장과 심 후보자는 잘 맞으며 상호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윤석열과 심 후보자는 둘 다 강골이다. 강골이라는 건 자존심과 고집이 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결정한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타협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윤 대통령이 원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운기가 떨어져 있지만 워낙 대세가 강한 사람이라 심 후보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청장의 경우 앞서 말했듯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처음부터 윤 대통령과 척을 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 원장은 ‘이 총장처럼 심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척을 지게 되느냐’는 질문에 “현재 검찰 내부 문제나 정부와 소통 문제는 모두 이 총장이 정치적으로 행동한 결과”라고 답했다.

백 원장은 이 총장에 대해 ‘원칙주의자로 포장된 정치가’라고 표현했다. 백 원장은 “이 총장의 관상을 살펴보면 매우 우유부단한 정치가”라며 “공무직 일을 해야 할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고 있어 검찰의 본 임무인 수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증거”라고 말했다. 

서로 맞설
가능성도

그러면서 “검찰 인사의 실패로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은 놔두고 가벼운 죄를 가진 사람만 잡혔다”며 “이런 문제들이 합쳐져 검찰을 없애겠다는 등의 문제가 꼬리를 물고 발생한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심 후보자는 이 총장과 결이 다른 사람으로 오히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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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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