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킨십’ 미 소통창구로 부상한 정용진 회장

미 대통령 취임식 및 다수 행사 참석
신년사 통해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와의 인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소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 회장 본연의 캐릭터가 최근 트럼프가(家)와의 네트워킹으로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까지 만났다. 트럼프 취임식에도 참석해 무도회서도 트럼프가 및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정회장은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워싱턴 D.C.를 찾았으며 아내인 한지희씨와 주요 일정을 동행했다. 트럼프 주니어 주선으로 정 회장 부부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것은 트럼프 주니어가 정 회장에게 갖는 ‘각별함’을 보여준다.

정 회장 부부는 취임식 이전의 비공식 프라이빗 행사부터 취임식 당일 ‘Starlight Ball’ 무도회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부터 글로벌 IT기업 경영진까지 폭넓은 깊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서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를 비롯해 국무 장관 지명자인 마크 루비오와도 만남을 가졌다. 데이비드 삭스는 미국 기업가이자 벤처 투자자로 AI와 암호화폐 분야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강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정 회장은 워싱턴 D.C.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벤처 투자 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와 함께 식사하며 공통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 다른 프라이빗 사교 행사에서는 오클라호마주 현직 주지사 케빈 스타크를 만났고, 지난달 마러라고 리조트서 일론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X(옛, 트위터)’와 ‘우버’ 등 글로벌 IT기업이 공동 주최한 프라이빗 행사에도 초대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정 회장 부부는 참석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국경 넘나드는 소통 리더 자리매김

정 회장은 최근 트럼프가와의 인연으로 주목 받은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소통 기반 위에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그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신세계그룹의 혁신과 고객 만족을 위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진실된 소통을 기반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원래도 다양하고 넓은 인맥을 가꿔왔다. 4촌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선물산 사장은 경기초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며, 특히 동갑인 이재용 회장과는 대학 입학 당시 나란히 서울대 서양사학과,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와는 문화와 예술, 패션 등 관심사를 공유하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맞수로 알려진 신동빈 회장과도 수시로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포함 다양한 주제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는 신앙적인 공감대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왔으며 정 회장이 자택으로 초대해 기도 모임을 함께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정용진’의 숨가쁜 혁신은 진행 중

‘소통 기반 위에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라는 정 회장의 포부서 보듯 정 회장의 본질은 ‘혁신 기업가’다. 지난해 3월 회장에 오른 이후 그는 그야말로 숨가쁘게 혁신을 실행하고 독려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위기를 정면돌파할 핵심 무기로 ‘1등 고객을 만족시키는 본업 경쟁력’을 앞세웠다. 그는 “엄중한 자세로 2025년은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사는 그룹 내에서 어느 때보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걸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의 본질적 존재 의미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정확하게 보여줬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역설했다. 정 회장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얘기하며 꺼내든 화두는 ‘1등 고객’이었다.

“늘 새로움을 갈망하고 과거와는 다른 경험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을 1등 고객”이라고 칭한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은 그들 삶의 품격을 높이며 성장해 왔다”고 자부했다. 이어 “지금 고객이 아닌 나 자신을 1등으로 여기며 안이했던 건 아닌지 성찰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룹 내에선 ‘혼란스러운 시기에 우리 그룹의 존재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됐고 특히 언젠가부터 변화와 혁신을 향한 치열함을 잃었던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는 “고객을 두려워하되 변화는 겁내지 말자”고 했다. 변화를 두려워할 때 고객보다 나를 먼저, 도전보다 회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며 “조직과 사업서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신년사에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내내 ‘치열한 혁신’을 앞장서 실천했다. 그는 회장에 오른 직후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기업에게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이다.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로 실행에 나선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신세계 이커머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이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CJ와의 MOU를 진두지휘하며 이커머스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결단을 내렸다.

정 회장은 기존 물류 역량으로는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물류 전문기업과의 협업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솔루션을 고안했다. 신세계와 CJ 계열사 간 협업 논의를 그룹 차원의 협력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6월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전격 교체한 것도 이커머스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결단이었다. 실제로 인사 쇄신은 정 회장이 회장 승진 후 강조한 핵심이다.

정 회장은 철저한 성과 위주로 수시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가졌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임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신속한 결단도 성과주의 인사의 큰 축이다. 정 회장은 회장에 오른 이후 부정부실이 확인된 임원들에 대해 최측근이라도 관용 없이 즉각 해임했다.

신세계그룹은 그간 정기 인사를 제외하고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가 전무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철저한 신상필벌에 입각한 성과주의 조직 구현’을 가장 큰 경영철학으로 제시했고 회장 원년부터 실행에 나섰다. 조직에 잔존한 온정주의를 타파하고 긴장도를 높여 최고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말 발표한 ‘알리바바’와의 협업은 이커머스 정상화에서 한층 나아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승부수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바로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배경이다.

실적으로 증명한 ‘혁신 성과’?
”그래도 아직 갈 길 멀다”


그룹 중추인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강화도 정 회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사안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이마트의 사상 첫 적자라는 위기 상황 속에 지난해 회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그는 경영전략실 개편에 앞선 그룹 인사에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통합 대표로 한채양 대표를 임명하며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조각했다.

새 대표를 맞은 이마트는 시작과 함께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을 최저가 수준에 공급’하는 대형 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를 최일선에 내세웠다. 그로서리 강화와 함께 고객들이 경험을 점유하는 ‘새로운 이마트’로의 리뉴얼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신세계의 모든 사업장은 고객을 위한 위한 공간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 제일’ 원칙은 ‘미래형 이마트’ 전략의 뼈대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3사의 기능 통합 작업도 순항 중이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는 지난해 7월 합병 법인이 출범했고, 이마트24는 기능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모색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부터 물류까지 주요 분야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진행 중인 경쟁력 강화 조치는 정 회장이 강조하는 ‘철저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정 회장 취임 후 이마트 실적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한층 더 탄탄하게 실적을 끌어올리며, 연결기준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보다 386억원(222%) 증가했다.

이마트만 놓고 보면 3분기 누계 총매출은 11조6693억원, 영업이익 19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269억원(2%), 영업이익은 463억원(31%) 각각 늘어난 수치다.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뒤쳐질 수 없다는 우리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격려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확실한 본업 경쟁력으로 경쟁자를 압도하자”고 주문했다. 정 회장의 혁신은 쉴 새가 없는 것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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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