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킨십’ 미 소통창구로 부상한 정용진 회장

미 대통령 취임식 및 다수 행사 참석
신년사 통해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와의 인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소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 회장 본연의 캐릭터가 최근 트럼프가(家)와의 네트워킹으로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까지 만났다. 트럼프 취임식에도 참석해 무도회서도 트럼프가 및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정회장은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워싱턴 D.C.를 찾았으며 아내인 한지희씨와 주요 일정을 동행했다. 트럼프 주니어 주선으로 정 회장 부부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것은 트럼프 주니어가 정 회장에게 갖는 ‘각별함’을 보여준다.

정 회장 부부는 취임식 이전의 비공식 프라이빗 행사부터 취임식 당일 ‘Starlight Ball’ 무도회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부터 글로벌 IT기업 경영진까지 폭넓은 깊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서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를 비롯해 국무 장관 지명자인 마크 루비오와도 만남을 가졌다. 데이비드 삭스는 미국 기업가이자 벤처 투자자로 AI와 암호화폐 분야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강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정 회장은 워싱턴 D.C.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벤처 투자 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와 함께 식사하며 공통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 다른 프라이빗 사교 행사에서는 오클라호마주 현직 주지사 케빈 스타크를 만났고, 지난달 마러라고 리조트서 일론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X(옛, 트위터)’와 ‘우버’ 등 글로벌 IT기업이 공동 주최한 프라이빗 행사에도 초대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정 회장 부부는 참석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국경 넘나드는 소통 리더 자리매김

정 회장은 최근 트럼프가와의 인연으로 주목 받은 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소통 기반 위에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그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신세계그룹의 혁신과 고객 만족을 위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진실된 소통을 기반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원래도 다양하고 넓은 인맥을 가꿔왔다. 4촌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선물산 사장은 경기초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며, 특히 동갑인 이재용 회장과는 대학 입학 당시 나란히 서울대 서양사학과,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와는 문화와 예술, 패션 등 관심사를 공유하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맞수로 알려진 신동빈 회장과도 수시로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포함 다양한 주제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는 신앙적인 공감대로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왔으며 정 회장이 자택으로 초대해 기도 모임을 함께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정용진’의 숨가쁜 혁신은 진행 중

‘소통 기반 위에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가’라는 정 회장의 포부서 보듯 정 회장의 본질은 ‘혁신 기업가’다. 지난해 3월 회장에 오른 이후 그는 그야말로 숨가쁘게 혁신을 실행하고 독려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위기를 정면돌파할 핵심 무기로 ‘1등 고객을 만족시키는 본업 경쟁력’을 앞세웠다. 그는 “엄중한 자세로 2025년은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사는 그룹 내에서 어느 때보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걸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의 본질적 존재 의미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정확하게 보여줬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역설했다. 정 회장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얘기하며 꺼내든 화두는 ‘1등 고객’이었다.

“늘 새로움을 갈망하고 과거와는 다른 경험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을 1등 고객”이라고 칭한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은 그들 삶의 품격을 높이며 성장해 왔다”고 자부했다. 이어 “지금 고객이 아닌 나 자신을 1등으로 여기며 안이했던 건 아닌지 성찰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룹 내에선 ‘혼란스러운 시기에 우리 그룹의 존재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됐고 특히 언젠가부터 변화와 혁신을 향한 치열함을 잃었던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는 “고객을 두려워하되 변화는 겁내지 말자”고 했다. 변화를 두려워할 때 고객보다 나를 먼저, 도전보다 회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며 “조직과 사업서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신년사에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내내 ‘치열한 혁신’을 앞장서 실천했다. 그는 회장에 오른 직후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기업에게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이다.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로 실행에 나선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신세계 이커머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이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CJ와의 MOU를 진두지휘하며 이커머스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결단을 내렸다.

정 회장은 기존 물류 역량으로는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물류 전문기업과의 협업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솔루션을 고안했다. 신세계와 CJ 계열사 간 협업 논의를 그룹 차원의 협력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6월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전격 교체한 것도 이커머스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결단이었다. 실제로 인사 쇄신은 정 회장이 회장 승진 후 강조한 핵심이다.

정 회장은 철저한 성과 위주로 수시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가졌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임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신속한 결단도 성과주의 인사의 큰 축이다. 정 회장은 회장에 오른 이후 부정부실이 확인된 임원들에 대해 최측근이라도 관용 없이 즉각 해임했다.

신세계그룹은 그간 정기 인사를 제외하고는 임원에 대한 인사 조치가 전무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철저한 신상필벌에 입각한 성과주의 조직 구현’을 가장 큰 경영철학으로 제시했고 회장 원년부터 실행에 나섰다. 조직에 잔존한 온정주의를 타파하고 긴장도를 높여 최고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말 발표한 ‘알리바바’와의 협업은 이커머스 정상화에서 한층 나아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승부수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바로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배경이다.

실적으로 증명한 ‘혁신 성과’?
”그래도 아직 갈 길 멀다”

그룹 중추인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강화도 정 회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사안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이마트의 사상 첫 적자라는 위기 상황 속에 지난해 회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그는 경영전략실 개편에 앞선 그룹 인사에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통합 대표로 한채양 대표를 임명하며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조각했다.

새 대표를 맞은 이마트는 시작과 함께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을 최저가 수준에 공급’하는 대형 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를 최일선에 내세웠다. 그로서리 강화와 함께 고객들이 경험을 점유하는 ‘새로운 이마트’로의 리뉴얼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신세계의 모든 사업장은 고객을 위한 위한 공간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 제일’ 원칙은 ‘미래형 이마트’ 전략의 뼈대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3사의 기능 통합 작업도 순항 중이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는 지난해 7월 합병 법인이 출범했고, 이마트24는 기능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모색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부터 물류까지 주요 분야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진행 중인 경쟁력 강화 조치는 정 회장이 강조하는 ‘철저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정 회장 취임 후 이마트 실적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도 한층 더 탄탄하게 실적을 끌어올리며, 연결기준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보다 386억원(222%) 증가했다.

이마트만 놓고 보면 3분기 누계 총매출은 11조6693억원, 영업이익 19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269억원(2%), 영업이익은 463억원(31%) 각각 늘어난 수치다.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뒤쳐질 수 없다는 우리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격려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확실한 본업 경쟁력으로 경쟁자를 압도하자”고 주문했다. 정 회장의 혁신은 쉴 새가 없는 것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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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