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참사> 너무 많은 저가항공 점검

안 그래도 부실한데…직격탄 맞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 쓸 틈도 없이 화염에 휩싸였다. 공항은 아비규환 상태가 됐다. 기다리던 가족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마주했다. 집을 코앞에 두고 가지 못한 사람들. 새해를 사흘 앞두고 일어난 대형 참사에 전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일요일 오전 속보는 끔찍한 기억을 상기시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21년 이태원 참사를 보고 듣고 경험한 국민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기사였다. 곧이어 비행기가 동체로 착륙해 미끄러지다 구조물에 부딪혀 불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이들을 절망에 빠뜨린 순간이었다. 

2명만 살아
최악의 사고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서 승객,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전체 탑승객 가운데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수색 초기 기체 후미서 승무원들을 구조한 이후 추가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제주항공 참사는 1993년 아시아나 해남 추락사고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고 원인은 전문가 사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된 부분은 제주항공 여객기에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54분 조종사는 관제탑에 조류 충돌로 인한 비상선언(메이데이)을 타전했다. 조류 충돌로 여객기 엔진이 손상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 확인된 사실은 조종사가 착륙을 시도할 때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로 착륙을 시도했다가 미끄러져 구조물(로컬라이저)과 부딪혔다. 동체 착륙은 비상착륙의 일종으로, 최고 수준의 조종 기술이 필요한 조종사의 최후 수단으로 여겨진다.

조류 충돌과 랜딩기어 고장 간의 상관관계를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주항공 참사를 다각도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여객기 내부 상황, 기체 상태를 비롯해 외적인 요인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올 때까지 걸릴 시간이다. 원인 파악에 필요한 블랙박스는 확보했지만 일부 파손된 부분이 있어 규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제주항공 여객기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를 미국 워싱턴의 교통안전위원회(NTSB) 본부로 보내 분석하기로 합의했다. 항공기 블랙박스 중 FDR은 엔진 상태와 항공기 속도, 고도, 방향, 자세 등 주요 비행 데이터를 초당 여러번 기록하는 장치다. 항공기 사고 원인을 규명할 때 가장 핵심적인 장치로 꼽힌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서 전원장치와 자료저장장치를 연결하는 특수커넥터가 분실돼 국내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조위는 FDR 특수 커넥터가 분실된 이상 국내서 무리하게 개봉하다 데이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LCC 9곳, 미국과 공동 1위
이용객 늘면서 출혈 경쟁

국토부는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2일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담당 부서 사무실과 관제탑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여객기와 충돌한 활주로 주변 구조물의 적절성, 조류 충돌 경고와 조난 신호 등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았던 교신 내용, 여객기 기체의 정비 이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 활주로 끝단서 250m가량 떨어진 곳에 놓인 2m 높이의 구조물이다.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방위각 시설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로컬라이저까지 포함하면 4m에 이른다.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에게 추모를 표하고 있다. 전국 각지서 전남 무안으로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중이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치권서도 한목소리로 사고 수습과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국민, 정부, 정치권의 관심과는 별개로 제주항공 참사의 여파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가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 대형 참사가 불거지면서 그 파급력은 가늠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업계를 막론하고 영향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는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예약 취소로 현금 유출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에게 판매한 항공권의 선수금은 약 2606억원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큰 규모다. 2위인 티웨이항공의 1843억원보다 약 763억원가량 많다. 

6개월서
최대 3년

선수금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지급을 약속하고 고객에게 미리 받은 돈을 뜻한다. 항공사의 선수금은 고객이 이후 탑승할 목적으로 예매한 티켓값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참사 이후 환불 요청이 빗발치면서 막대한 현금 유출 상황에 직면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참사 당일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 하루 만에 6만8000여건에 달하는 항공권 취소가 이뤄졌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취소를 원하는 승객에게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했다.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패키지 상품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하나투어·인터파크 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상품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참사 여파는 LCC업계에 연쇄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연말, 연초 항공업계가 특수를 기대한 시점에 한파가 몰아치는 모양새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으면서 LCC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약한 여객기 기종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으로 확인되면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보유한 사고 여객기 기종인 보잉737-8000 항공기는 총 101대로 이 중 제주항공이 39대를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

해당 모델은 ‘단거리 비행의 대표 기종’으로 꼽힌다. 저비용 전세기 여행상품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LCC는 대형 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항공 운임을 무기로 성장했다. 일본·중국·동남아 등 항공 시간이 2~4시간가량인 중거리 노선과 제주·부산·광주 등 1시간 내외의 국내 단거리 노선서 활발하게 운영됐다. 문제는 이용객이 늘면서 LCC가 난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참사 여파

현재 국내 LCC는 총 9곳이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에어로케이항공·파라타항공(전 플라이강원)·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1위다. 국내보다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미국과 LCC 수가 같은 것이다. 일본 8곳, 중국·태국 각 6곳, 독일 5곳, 캐나다 4곳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수요가 아무리 많아도 공급이 넘치면 경쟁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승객 입장서야 항공사가 많아지면 다양한 가격대의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업계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했다. 실제 승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앞다퉈 내놓은 저가 상품은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LCC 업계를 바닥까지 뒤흔들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의 창궐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 선언 이후 국내외 여행객이 늘면서 기지개를 켜나 싶더니 제주공항 참사가 일어나 다시 주저앉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위기는 ‘안전 문제’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그 영향력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 원인이 분명하게 나오지 않았음에도 많은 이들이 LCC 항공기의 안전성에 의문을 드러내는 중이다. 항공기 사고는 발생 확률이 드물지만 일어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작은 의문도 회사의 신뢰도와 직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서 이번 제주항공 참사는 LCC 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이 외형을 따르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을 들여다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로 기체 노후화, 무리한 운항 일정, 정비 부실 가능성 등이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정비 부실 가능성 도마 위
안전성 의문에 기피 현상도

국내 항공사 중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격납고를 보유하고 엔진 고장 등 중대한 기체 결함을 수리할 수 있는 능력, 이른바 MRO(유지·보수·정비) 능력을 갖췄다. LCC는 이런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에 국내외에 외주를 맡겨야 한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LCC 수가 크게 늘고 수리해야 할 항공기 수 역시 늘어나면서 해외 위탁 비중과 수리 비중이 크게 늘었다. 다른 나라서 정비받는 비중은 71.1%에 이른다. 항공기의 주요 결함이 의심될 때 10건 중 7건은 해외로 비행기를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부족한 정비 인력 실태도 드러났다. 지난 8년간 국토부가 권고한 최소 정비사 수 요건을 충족시킨 LCC는 2곳에 불과했다. 두 항공사마저도 이 조건을 매년 충족한 것은 아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6~2023년 LCC 5곳(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중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최소 12명’ 요건을 충족한 곳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뿐이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04명을 기록해 처음 12명을 넘긴 후 계속 요건 미달이었다. 이스타항공도 2021년과 2023년만 기준을 채웠다. 이 세 경우를 제외하고 LCC 5곳은 8년 내내 국토부 기준을 밑돌았다. 

이들의 평균 정비사 수는 2016년 6.54명, 2017년 9.30명, 2018년 8.50명, 2019년 10.19명, 2020년 9.08명(이스타항공 제외), 2021년 10.34명, 2022년 9.19명, 2023년 10.94명 등이다. LCC 대부분이 충분한 정비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 기준은 국토부가 2016년 1월 LCC 안전강화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조치다. 당시 국토부는 이를 어길 시 운수권 배분과 항공기 추가 도입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LCC 업계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항공기 추가 도입이 이뤄졌다.

국토부의 부실 관리·감독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겉은 호황
속은 텅빈

제주공항 참사는 1997년 228명이 숨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이후 27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여객기 사고다.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삭힐 새도 없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전 문제는 어딘가에 똬리를 틀고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사고로 번진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LCC 업계 속사정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가 입을 모으는 이유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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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