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철위, 제주항공 참사 결과 발표 돌연 취소 이유

유족 측 “FDR·CVR 미공개” 반발
경찰, 박상우·김이배 입건 수사 중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지난 1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예정돼있던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 엔진 정밀조사 결과 발표가 전면 취소됐다. 사전 설명을 들은 유족들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언론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날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179명의 희생자를 낳은 참사를 두고 항철위가 제대로 된 조사 역량도 갖추지 못한 채 결론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성과 투명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아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난 7개월 동안 항철위에 (비행자료기록장치(FDR)과 음성기록장치(CVR) 데이터 등) 정보 공개를 요청했지만 국제 규정 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오늘 갑자기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했으나 이는 공개하고 싶은 내용만 발표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항철위는 이날 사전 설명회에서 엔진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고 당시 조종사가 실수로 조류 충돌 이후 손상을 입은 우측 엔진 대신, 정상 작동하던 좌측 엔진을 꺼버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항철위의 사전 설명에 대해 “어떤 결과가 있다면 그 원인도 같이 규명해 알려주길 요청했는데 일방적인 사고 조사 결과에 대한 통보였으며, 조사 과정과 관련된 근거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며 “엔진 정밀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고 말했으나 재차 질문하니 ‘현재까지의 결과’라고 번복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항철위는 지난 5월 사고기의 제작사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옮겨 양쪽 엔진의 전자제어장치(EEC) 분석 등 정밀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항철위 조사관들과 기체 제작국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미국 연방항공청(FAA), 보잉,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엔진 제작사(CFM인터내셔널)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김 대표는 “밝혀지지 않은 기록들이나 조사 과정에 대해 (유족들에게) 먼저 답변해준 뒤 언론 브리핑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고 안전 재발 방지 대책이 잘 마련돼야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가족협의회는 “항철위의 설명에는 엔진 손상 부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였는지, 얼마나 많은 새떼가 몰려왔기에 엔진 이상으로 이어졌는지 등 핵심 사안이 빠졌다”며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FDR과 CVR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항공사고조사에 관한 표준 절차에 따르면 관계자들의 명예·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FDR, CVR은 조사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하며, 공개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그중 CVR의 경우 절대 비공개 원칙으로 최종 보고서에서도 요약이나 간략한 전사만 허용되지만, FDR은 공개로 인해 발생할 국내외의 부정적 영향보다 공익이 크다고 판단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공개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국제적으로도 사고의 원인이 직접적으로 규명될 수 있는 기록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추세”라며 “미국 NTSB의 사례처럼 의혹을 없애기 위해 조기 공개하는 것도 조사기관의 책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NTSB는 연방법에 따라 조사 투명성, 공공 신뢰 확보를 위해 관계자 대상 공청회를 주최해 핵심 데이터를 조기에 공개하는 것을 운영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날 사전 설명회 이후 항철위는 유족들의 반발을 수용해 배포했던 보도자료를 회수하고 공식 발표를 취소했다.


일각에선 핵심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엔진 문제의 책임 소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번 사고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인 황필규 변호사는 이날 “콘크리트 둔덕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는 이미 다 나왔는데, 그런 건 공개를 안 해주고 조사단에서 이런 (조종사 과실 가능성) 발표를 한 것”이라며 “(이번 내용에 대해 유족들은) 신뢰하지 못하겠고, 오히려 불신이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조사 결과가 불확실할 순 있다. 그렇다면 엄밀하게 표현 하나도 조심해야 하는데 조심스럽지 않은 내용이 나왔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보기에 따라서 죽은 새와 조종사분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제주항공 조종사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내고 “항철위의 일방적인 발표와 이를 여과 없이 인용한 언론 보도에 강력히 분노하며, 조종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발했다.

제주항공 조종사노조는 “항철위는 사고 현장 조사 직후 양쪽 엔진 모두에서 조류 충돌 흔적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지금 와서) ‘정상적으로 작동 중인 왼쪽 엔진을 껐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사고조사 보고서가 발간되지 않은 시점에서 항철위 관계자가 조종사 과실을 기정사실처럼 언급한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항철위는 모든 편향된 발언과 왜곡된 조사 행태를 멈추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사고조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조종사 개인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여론몰이와 조직적 책임에 대한 침묵이라는 후진국형 사고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초 이번 사고는 엔진 고장으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조종사의 조치로 동체 착륙엔 성공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면서 기체가 폭발해 참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요 원인은 기체 결함이나 조종 미숙이 아닌 구조물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항공 문제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David Learmount)는 참사 직후 영국 <스카이뉴스>에 “상황을 고려할 때 조종사는 훌륭하게 비행기를 착륙시켰다. 매우 빠른 속도였지만 땅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기체가 온전했다”면서 “비행기가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한 것이 이번 참사의 본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21일 항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추후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이번 엔진 조사 결과 및 로컬라이저(콘크리트 둔덕), 당시 조류 현황 등을 함께 보고할 예정이다. 다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브리핑이 취소된 데 대해선 “사전에 종합 보고가 아닌 ‘엔진 정밀조사 결과’만을 발표하는 자리라고 거듭 공지했으나, 당일 유족 측이 입장을 바꿨다. ‘엔진에 결함이 없다’는 결과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저희도 노력하고 있으나) 유족들이 조사 결과를 제시했음에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등 대화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유족 측에 (CVR, FDR 등)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물음엔 “CVR의 경우 전사 자료를 2회 공개한 적은 있다. 다만 CVR, FDR은 공개가 금지된 자료라 (원본 자료는) 줄 수 없다”며 “그외 자료들은 유족들 간 입장이 나뉘는 것을 제외하고 최대한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가 착륙 도중 폭발해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항철위는 예비조사를 통해 “사고기는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전개되지 않아 동체 착륙했고, 활주로를 초과해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과 충돌했다”고 공표했다.


항철위가 사고 책임 기관인 국토부 산하라는 점과 관련, 유족 측은 조사 과정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관계자들이 사고 발생 6개월 이후에야 형사 입건되는 등 진상 규명이 지연됐던 점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했다.

이에 유족 측은 유가족협의회를 결성해 정부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으며, 경찰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포함해 한국공항공사 직원 로컬라이저 시공 업체 관계자 등 총 2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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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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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