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제주항공 참사에 모처럼 한목소리 “사고 수습에 총력”

이재명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
권성동 “정쟁 멈추고 전력 다할 것”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두고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거듭 애도를 표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 대회의실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항공사고대책위원회 긴급 연석회의’서 “단 한 명이라도 더 구조되기를 마지막 순간까지 바랐는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항공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많은 분의 명복을 빈다. 부상자의 빠른 치유를 기대한다”면서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했다.

이 대표는 “무안 공항을 가득 메운 유족들의 통곡 속에서 우리 모든 국민이 함께 울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 정부와 전남도·광주시에 적극 협력하고, 대책위원회가 현장에 머물며 피해자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시 한번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피해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애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권 권한대행은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 여러분에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신 분 장례를 잘 치르게 저희가 역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고 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유가족들과 만난 뒤 권 권한대행은 재난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로 이동해 국민의힘 제주항공 여객기 수습대책 테스크포스(TF) 위원들, 박상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서 권 권한대행은 “현장에 와서 유족들을 뵙고 참담한 모습을 보니까 정말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당정이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다. 사태 수습과 진상 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여야는 사고 직후 각각 긴급회의를 열고 당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했다. 특히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자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자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은 사고 수습을 지원하기 위해 국토위,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항공사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재명 대표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정부와 당국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습하고 지원해주길 바란다”며 “당 입장에서도 대책위를 구성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사고 수습에 우선해야 한다”며 “정부든 정당이든 사고 수습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당국은 피해 수습과 사후 대응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당부한다”며 “민주당도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TF를 구성해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권 권한대행은 국회서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국가적 비상사태 속에서 주요 부처 장관의 공백 상황이 대단히 안타깝다”며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할 것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정치권이 이럴 때일수록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사고 수습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은 국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수습과 민생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입장문을 통해 “최상목 권한대행과 관련 모든 부처는 최선을 다해달라”며 “주변 지자체와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든 기관서도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회서도 해야 할 일을 찾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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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