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장제원? 끗발 안 서는 ‘김장 연대의 양날’

억지로 맞손 빛바래는 이합집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인은 동맹에 살고, 동맹에 죽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결국 윤핵관 중 복심인 장제원 의원의 손을 잡았다. 일단 이득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이지만 어쩐지 존재감이 크지 않다. 이러다 당 대표 꿈만 꾸다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김 의원이 자신의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2월 초 당 대표 후보자 등록을 시작하고 중순부터 본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3월8일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나기 직전이다. 후보 간 합동토론회, TV토론회 등 전체 일정은 한 달가량 소요된다. 

일찍부터
출마 욕심

이번에는 새로 도입된 결선투표 등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결선투표는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면 1위와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경선 일정 등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맡는다. 이에 따라 당권주자들도 한 명씩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일찍부터 시작된 물밑싸움이 이제는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전당대회 포문을 열었다. 

이번 전당대회는 룰이 바뀌었다. 18년간 고수해온 방식에서 당원투표 비중 100%로 당 대표가 결정된다. 여론조사를 포함하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인물이 당선되기 힘들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일정과 룰이 확정되자, 김기현 의원도 본격적으로 당 대표 경쟁에 뛰어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문에서 김 의원은 “민주당과 겨뤄 매번 이겼던 사람”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민주당과의 협상을 늘 주도하며, 상대를 제압해왔고, 당을 화합 모드로 이끌어가는 적임자라고 자부했다. 공약으로는 100년을 지속하는 집권여당의 초석을 마련하고, 공명정대한 공천시스템 마련, 디지털 플랫폼 정당 구현 등을 들고 나왔다. 

이와 함께 된장찌개도 끓이고, 따끈따끈한 공기밥도 만들고, 국민이 보기에 풍성한 식단을 만들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대 출마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 시기에 김 의원의 행보를 뒷받침할 캠프 구성도 끝이 났다. 총괄본부장에는 박창식 전 의원, 메시지 단장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보좌했던 이수원 전 비서실장, 수석대변인에는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 상황실장은 현재 선임 보좌관인 김용환 보좌관이 맡는다. 

현재 김 의원 캠프는 당협위원장 등 다양한 인사가 포진돼있다. 이들은 대부분 비공식적으로 김 의원을 지원한다. 김 의원은 지난 3·9 대선 기간 원내대표를 맡았다.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이준석 전 대표와 대선과 지방선거를 이끌었으며 대선 당시 공동선거대책 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갈등을 풀기 위해 중재하기도 했다. 

이렇듯 정치권에서 김 의원의 중재력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당내에서도 현역 의원들에게 김 의원의 이미지는 좋은 편이다. 그는 대선이 끝난 뒤 일찌감치 전대 출마 준비에 들어갔었다. 앞선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도 일찍부터 당권 도전에 뜻이 있음을 밝혔던 바 있다.

혼자 힘으로는 부족한 현실
친윤계가 힘 보탤지 미지수
반윤계는 윤핵관 동맹 반칙


김 의원은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미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실 처음에 이 둘은 김장 연대를 부인했다.

5개월 전 김 의원은 “김장 담그는 철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이어 “누구든지 뜻을 같이하면 같이 간다. 뜻을 달리하면 변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장 연대가 확실시된 것은 지난 달부터다. 장 의원은 김 의원이 모두 국민 공감에 참석하고 나서다. 

그는 본격 데이트에 나서면서 이젠 대놓고 김 의원을 밀겠다는 액션을 취한다. 부산에서 장 의원 주도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서 두 인물은 서로를 치켜세웠다. 특히 장 의원은 김 의원을 “연대와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사실상 연대를 공고히 한 셈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존재감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2개월가량 남은 전대 룰과 일정이 확정되자 당권주자들의 견제 수위도 한껏 더 높아진 모양새다. 이른바 친윤, 반윤 세력 간의 대립각이 뚜렷하다.

김 의원이 당내에서 가장 빨리 전대 출마 선언을 한 이유는 윤심을 우위에 차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윤심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치고 나와 당원에게 자신이 윤심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셈이다. 

김 의원은 단독으로 3시간가량 윤 대통령과 독대 자리까지 가졌다. 해당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전당대회와 관련된 말이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김 의원은 윤심인 장 의원을 등에 업었지만 크게 의미있는 성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현재 지지율은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안철수 의원에 못 미친다. 

현재 김 의원의 당내 지지율은 10% 선에 그친 상태로 당내로 한정해도 지지율은 압도적이지 못한 편이다. 윤핵관 중의 윤핵관을 등에 업었음에도 이렇다 할 결과는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미약한
존재감

일각에서는 김 의원 혼자 힘으로는 당 대표에 당선되기는 무리라는 반응이 다수였다. 결국 이 때문에 윤핵관의 손을 잡은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김 의원이 전대 출마를 공식화하자, 눈길이 나 부위원장에게도 쏠린다. 현재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내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나 부위원장은 이미 교통정리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언제라도 뛰쳐나올 기세다. 나 부위원장이 김장 연대와 손을 잡지 않고, 단독으로 출마하는 경우 김장 연대의 존재감이 더욱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장 연대만으로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4선 중진의 윤상현 의원은 “연대론이 나온 이유는 자신 없다는 소리로 들린다”며 “진정한 연대는 윤당 연대(윤상현과 당원)”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윤 의원과 마찬가지로 다른 당권주자들도 김장 연대에 불만을 표출했다. 조경태 의원도 “3월이면 김장철이 지나버린다”며 이들의 연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안철수 의원은 “대놓고 혼자서 못 이긴다는 고백”이라고 김장 연대를 직격했다. 가장 큰 불만을 가진 이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김장 연대를 두고 “윤심을 향한 재롱잔치”라며 친윤 주자로 알려진 후보들에 대해 싸잡아 불만을 터뜨렸다. 

개정된 전대 룰 역시 유 전 의원에게 상당히 불리하다. 유 전 의원은 당 외에서는 거의 40%에 육박하는 지지세를 받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나 부위원장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김장 연대는 윤심에 딱 알맞다. 윤석열 대통령에 마음에 들고, 당원을 위한 정책을 펼치려는 기조가 강해서다. 다만 이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당만 바라보고 간다면 중도층을 잡기가 어려워져서다. 당장 차기 당 대표는 총선 승리를 거둬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무리한
외치기


정치권에서는 보편적 민심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에서의 승리는 필수다. 민주당이 다수 점령하고 있는 수도권을 재탈환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힘쓸 수 있는 인물이 절실하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울산, 장 의원 지역구는 부산이다. 우선 텃밭을 다지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수도권으로의 확장력이 필요하다.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확장력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난무한다. 지난 대선서 든든한 지원군이 됐던 20대 청년층 역시 국민의힘을 배척하려는 성격을 띤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불명예 퇴진한 후부터는 좀처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주류 세력인 친윤 세력에게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차기 총선에서 청년층에 역풍을 맞게 되는 단초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김장 연대를 두고 당 외에서도 공격이 들어온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 대표가 김장 연대에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긴 침묵을 이어오던 이 전 대표의 침묵이 깨진 시점은 변경된 전대 룰에 대해 입을 열면서다. 그는 전당대회 룰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정당법상 한 사람이 복수 정당에 가입하는 게 불가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발적인 당원을 제외하면 단체활동을 하는 명단이 통으로 가입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종교집단에서 같은 필적으로 입당원서가 들어오기도 한다. 주소지 확인도 힘들다. 정당 가입 시 써내는 주소지가 실제 거주지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게 거의 불가한 셈이다. 

이 밖에 이 전 대표는 당원 100% 확정에 대한 여러 폐단에 대해 다수 지적했다. 최근에는 김장 연대와 관련해 “새우 두 마리가 모여도 새우”라며 날을 세웠다. 우회적으로 김장 연대를 저격한 셈이다.

당내서 평가는 합격점
당외에선 인지도 부족

이 전 대표는 당권을 흔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변수로 거론된다. 당 밖에서 국민의힘을 흔들면 그를 따르는 청년층 당원 다수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재임 기간 국민의힘 책임 당원 수는 급증했던 바 있는데 현재 당원 수는 80만명까지 늘었다.

전대가 열리는 시점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20대와 30대 책임 당원 비중이 높아졌다. 결론적으로 당원 100%인 상태에서도 20·30대와 나머지 당원들이 갈리면 이번 전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윤심에 방점을 찍고 질주 중이다. 다행인 점은 현재의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의 벽을 넘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었다는 점은 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 지지율까지 추월한 상태서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 가능성이 생겨서다.

김 의원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자신의 지지율 상승효과까지 이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무리하게 윤심만 외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지금의 지지율에서 정체하는 상황이 도래할 경우, 결국 윤 대통령의 지지를 계속 받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김 의원이 윤심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윤심을 완벽히 대변하는 주자라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

당원들 사이에서 차기 당 대표감이라고 확실하게 인정받지 못해서다. 

사실 김 의원은 중도 확장성이 떨어진다. 출마 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한낱 뜬구름만 잡을 뿐이다. 게다가 인지도도 높지 않은 편이다. 울산시장과 4선 중진이라는 점에 비하면 뼈아픈 점이다.

앞으로 김 의원은 민심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데 이는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가장 먼저 출마 선언한 이유도 이 같은 불안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의원이 김 의원과 손을 잡았지만 다른 친윤계도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나 부위원장, 윤 의원 역시 모두 친윤을 외치는 후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윤계끼리의 분화도 우려할 점이다. 

공천 파동
다시 재현?

김 의원의 당 대표 당선 시 공천 파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장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게 될 확률이 높다. 당장 반발할 이들은 비윤 세력이다. 현재도 친윤과 비윤은 대립각이 한층 더 심화한 양상이다. 본격적인 공천 시기가 도래하면 내홍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친윤과 비윤 갈등을 깊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갈등이 깊어지면 공천을 아무리 공정하게 진행해도 결국 과거와 같은 공천 파동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2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