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고위원 후보를 만나다> 파이팅 넘치는 김재원

“다음 지도부는 속으면 안 된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당 대표 후보 간 견제 수위가 높아졌고, 최고위원들도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최고위원의 관심도도 높다. 친 이준석계, 친윤계의 극심한 대립 탓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출마하는 만큼 후보들은 파이팅이 넘친다. 내년 차기 총선을 생각했을 때 이번 전당대회서 지도부 입성은 필수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3선 의원 출신이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줄곧 보수당에 몸담아왔고 17대 총선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여의도에 발을 들였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서 박근혜 전 대통령 후보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친박(친 박근혜)계 정치인으로 불렸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선거대책본부에서 윤 대통령 스피커로 각종 방송에 출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파상공세를 막았다. 지난 지도부에서는 최고위원으로 뽑혔고,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 과정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전대 출마는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큰 용광로에 갈등을 녹여내야 한다”며 “보수의 최종병기”로 활용되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시사>는 김 전 최고위원을 만나 출마의 변,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 총선 대비책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고위원 출마 선언이 다른 후보에 비해 빨랐다. 출마 이유는?

▲전국 단위 선거다. 유권자인 당원에게 저를 제대로 알려드리려고, 접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는데 후보 등록 이전에 밝히는 게 도리다.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도 출마에 대해 고민하고 러시가 이어질 텐데, 한발 앞서 출마 뜻을 밝혔다. 


최고위원이 단순하게 회의에 참여하고 특별한 경우에 의견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당의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당이 겉으로는 여당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당에 소속돼있다는 것 외에는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소수당이다. 

“보수 최종병기로 끝까지 싸우겠다”
총선은 각자 노선 혼란 빠지기 쉬워

아무 일도 독자적으로 할 수가 없다. 이런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는 데는 상당히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대응 과정에서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전대 레이스에 참여하게 됐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서도 지도부에 소속돼있었다. 지도부가 지금과 좀 달라질 양상이다. 염두에 둔 것들이 있나?

▲이 전 대표 시절에는 (지도부가)굉장히 비민주적으로 운영됐다. 처음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뽑힌 이후 인사 문제가 있었다. 전혀 통보도 없이 인사한 것이 논란이 됐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봤는데 이 전 대표가 당 운영을 엉망으로 했다. 그래서 최고위원이 실질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확인했다. 당시에 대선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대표가 마음대로 비합리적으로 당을 운영할 때 고통스러운 상황을 지켜봤다.

-스스로를 보수의 ‘최종병기’라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최종병기라는 말은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유명해진 말이다. 전투 과정서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 최종병기를 사용하면 전세가 완전히 전환되기도 하는데 굳이 비유하자면 핵무기인 셈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그동안 탄핵 이후 많은 일을 겪었다. 벌써 6년이 지났는데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거의 처음이다. 


이런 일은 진영 싸움이 격화됐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발생한 일이다. 지난 대선서도 0.73%p 차로 보수당이 승리했다. 진영 싸움이 격화돼 극단적으로 갈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실적으로 당분간은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진영 싸움에서 최종병기답게 앞장서고 끝까지 남아 싸우겠다. 

-여야 간 대립도 심각하지만, 국민의힘 내에서의 크고 작은 분란도 많은데…

▲통상 대통령은 최소 10년 이상 정치를 한 사람이 대부분 당선됐다. 그러면 정치세력 자체서 자신이 선택하고, 그 세력과 함께해왔는데, 윤 대통령은 사실 그런 경험이 있는 인물이 아니다. 지금 여당이라고 하더라도, 기존 정치인들과 정치적인 의견을 깊이 나눠보고 행동을 같이 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 또 지금 국민의힘 구성원 대부분이 야당 시절에 국회의원이 됐고, 갑자기 여당이 된 상황에서 이 구조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친윤·비윤으로 갈라져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이 됐는데…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당에 기대하는 점도 있고, 스스로가 그런 상황을 만들려는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약간 반대로 생각하는 분도 분명 있다. 과거 정당 내에서 주류, 비주류 간의 입장 차이 또는 외부 투쟁에 비해 지금은 분명 평화로운 상황은 아니다. 다만, 심각할 정도로 혼란스럽지는 않다.

대국민적 풀 니즈로 총선 치러야
당 대표 후보군 대부분과 친분

현재 당권주자 중 윤 대통령과 비교적 거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안철수 의원조차 윤 대통령의 연대 보증인이라고 주장하고, 실제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려고 한다. 과거에는 안 그랬다. 김무성 전 대표에 비하면 반대편에 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연대 보증인, 러닝메이트 등을 여러 후보가 카드로 꺼내 들었다. 본인의 러닝메이트는?

▲개인적으로는 모든 대표 출마 후보들로부터 표를 얻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은 그렇게까지 어필하지 않지만, 김기현 의원과는 국회의원 출마를 함께했다. 굉장히 가깝게 지냈었고, 울산시장으로 재임할 때도 원내수석,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있었다.

김 의원과는 인간적인 신뢰가 많다. 윤상현 의원도 국회의원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안 의원도 19대 국회 때 같은 상임위원회서 함께 일하며 쭉 지켜봤다. 조경태 의원도 처음에 농림해양수산위원이었는데, 고향서 함께 등산도 했다. 당 대표 후보들 모두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함께 경쟁할 인물 중에는 이준석계라고 불리는 인물도 포함돼있다. 최고위원 경쟁도 격랑 속으로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자는 의미를 담은 선거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죽기 살기로 싸우지 않는다. 다른 분이 함께 참여하는 게 오히려 당의 건전한 의사결정과 의견 반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지도부가 꾸려지면 이제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 총선은 각자 생존인 측면도 있는데…

▲21대 총선 때 정책위의장이었다. 그 당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총선 때가 되면 각자도생으로 공천받고자 하는 욕망이 크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총선을 지휘해야 할 지도부 역시 혼란에 빠진다. 중앙당 차원에서 지원해야 하는데, 각자 노선으로 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총선 공약을 검증받고자 토론을 많이 하고, 사전에 다 만들었다. 그런데 결국 공천도 망했고,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서 뒤집히는 바람에 엉망이 돼 버렸다. 황 전 총리가 요즘 당시에 자신이 속았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데, 지도자는 속으면 안 된다. 그때 속인 사람들이 공천을 행사하고 당을 망쳐버렸다. 

최고위원에 나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시는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고 총선을 제대로 마무리지을 지도부가 필요하다. 경험자들이 모여 지도력을 발휘할 나름대로의 충분한 전략을 갖추고 있다. 

-국민의힘이 총선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은?

▲우선 어떤 이슈와 어떤 주장으로 총선을 치를 것인가 하는 대국민적 풀 니즈(full needs)가 있어야 한다. 국민에게 우리의 당위성을 설득하고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 정당은 정견을 같이하는 사람이 모여 확립하는데, 총선 때는 공약으로 나타나든 정당의 정당정책으로 나타나든 할 것이다.


초선 의원들 다음 물갈이
낭인이어도 칼 차고 있어 

이런 정견을 함께하는 사람이 모여 그것을 중심으로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이겨야 한다. 권력의 힘으로 공표했던 강명·정강정책 공약 또는 정치이념 같은 것들을 실천해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로 만드는 게 모든 정당의 실체적인 목표이자 존재 근거다.

우리가 총선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어떤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조직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을 검사 출신으로 다수 임명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리적으로 잘 정리해야 한다. 그냥 갈 수는 없는 법이다.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 사전에 시스템을 잘 정비하고, 변수 등의 예측도 가능해야 한다. 

-앞으로 당을 어떻게 정비해나가야 한다고 보나?

▲공정하고 객관적인 투명한 시스템이 중요하다. 당도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당협위원장에 무자격자가 끼어들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새로운 방식으로 수혈이 되는 게 좋은 일이다. 이제 막 당협위원장을 맡았더라도 총선 국면에서는 지역 주민과 많은 교감이 돼있을 것이다. 

이런 상호작용이 나중에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총선 무렵이 임박해 마구잡이식으로 내보내 검증할 기회도 없이 선거에 나가서 임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과거 보수당은 공천 파동을 겪었고, 다음 총선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이 공천 파동을 몇 번 겪으면서 계속 함량 미달들이 들어왔다. 사실상 선거에 나와서 뛰어볼만한 사람 자체가 별로 없다.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성명을 냈었는데…

▲2004년도 17대 국회서 당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시절은 초선 의원이 108명이었다. 그때 열우당 의원들은 파이팅이 있었다. 계급장 떼고 싸우자고 덤볐다. 정치권에서는 108번뇌라고 불렸다. 당 지도부 반발도 심했다. 우리 당도 박근혜 대표 앞에서 초선들이 덤볐다.

당시 나 전 의원, 김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다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전성기였다. 당 대표 반대파가 절반쯤 됐었다. 지금은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다. 날아갈 사람도 몇 명 보인다. 공천이 실패하면서 자력으로 된 초선 의원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공천을 받지 않았으면 당선될 사람이 없다. 전부 영남권, 경기도라고 하더라도 북쪽 끝, 동쪽 끝 이런 곳이다. 수도권도 강남, 서초 지역 외에는 없다.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도전할 인물도 많지 않다. 물갈이가 될 수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우회적으로 비판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물 간 정치 낭인이 설치는 판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생생한 사람은 아닌데, 낭인이라도 칼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힘 전대 컷오프 일정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서 당 대표 경선 후보를 4명까지, 최고위원 후보는 8명,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는 4명으로 압축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컷오프 규모를 결정했다.

함인경 선관위 위원장은 “경쟁 후보자가 많지 않아 관행에 따라 4명으로 압축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후보를 3명까지 추리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4명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점이 반영됐다.

현재까지의 당 대표 후보군(가나다 순)은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다.

최고위원 후보군은 김용태·김재원 전 최고위원, 박성중·이만희·허은아 의원 등이다.

이 밖에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김가람 전 청년중앙회의소 전 회장, 김영호 전 장제원 의원실 보좌관, 이종배 서울시의원,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등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컷오프 결과는 오는 10일 최종 결정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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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