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은 장제원 존재감

다시 켜지는 ‘용산 스피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밀착해 의중을 잘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세에 지지 않고 늘 맞불을 놓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이야기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국민의힘에 유리한 이슈를 가지고 전면 배치됐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득과 실이 함께 존재한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장 의원의 임기는 내년 5월 말까지다. 그는 “윤석열정부 국정과제 맨 앞에 있는 과학기술 분야 발전과 과학기술 강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적 책무를 바로 세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첨예한 대치
다시 컴백

현재 과방위에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사안들이 쌓여 있다. 장 의원이 전면에 나서 야권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그 덕에 다시금 실세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로 뛰어들면서 지근거리서 보좌했으며 윤 대통령의 당선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현재 국민의힘 의원)과의 단일화를 이끌어 완벽히 당내 실세로 자리 잡는 듯했다.

그러나 이른바 친윤(친 윤석열) 세력과 함께 당을 장악하는 과정서 분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선 당시에도 여러 논란이 오르내리자 백의종군하겠다며 한발 빠졌던 그였다. 이런 탓에 장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팽배했다. 


그런 장 의원이 윤 대통령의 스피커로서 다시 돌아왔다. 전당대회 룰 변경을 두고서 잡음이 커지고 분란이 생기자 당심이 곧 민심이라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그는 “우리 당이 잘되길 바라는 분들이 우리 당을 가장 헌신적으로 이끄는 당 대표를 뽑는데 뭐가 문제냐”고 주장했다. 장 의원의 발언대로 이번 전당대회는 100% 투표로 결정됐고, 민심이 강했던 주자들이 순위서 밀리거나 줄줄이 출마가 불발됐었다. 

그동안 장 의원은 물밑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지원해왔다. 특히 전대 당시에는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김 대표를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장 의원의 일방적 밀어주기는 결국 김 대표를 당 대표직에 앉히는 데 성공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김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장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맡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당내에선 일찌감치 분란의 씨앗이 발생할 조짐을 보였다. 그가 내년 총선 공천에 개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장 의원은 개인 정치는 없다고 선언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던 그의 행보는 늘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6월에도 당내 갈등 원인의 한 명으로 지목됐는데 특히 이준석 전 대표와 큰 갈등을 겪었다. 이로 인해 대통령 ‘임기 초 레임덕’ 현상까지 발생했었다. 당시 지도부의 내홍으로 난파선이 돼 결국 침몰해 버렸다. 장 의원은 당시에도 2선으로 후퇴한 바 있다.

일선 후퇴·전면 배치 연속적 반복
당내 막대한 힘 과시…이번에도?


이후 표면적으로는 모임을 주도하고 나서지 않았다. 자신이 전면에 노출될수록 국민의힘에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걸 인지했던 듯 한동안 잠잠했다. 당내서 직접적으로 나서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셈이다. 그동안 당내 실세로 불렸던 그가 전대 후 거의 모습을 감추다시피 했다. 

그러는 사이 국민의힘에선 도대체 실세가 누구냐는 말이 나돌았다. 실제로 김 대표를 제외하고 당내서 중심을 잡아줄만한 지도부의 모습은 딱이 보이지 않는다. 

또 최고위원들은 각종 설화들로 인해 김 대표에게 신뢰를 잃은 모양새다.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5인회’가 실세라는 말들이 자주 거론된다. 최고위와의 소통보다 최근 실세로 떠오른다는 다섯 인물들과 자주 소통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구체적으로 5인회가 어느 인사들로 구성돼있는지 지목되진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거의 매일 회동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오르내린다. 이들과 매일 대내외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방법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던 중 장 의원이 과방위원장을 맡게 돼 김 대표에게 힘을 싣게 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당내에선 또 한 번 전운이 감지된다. 

앞서 본격적으로 장 의원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국민의힘 의원의 모임으로 불리는 국민공감 재출범 직후였다. 

장 의원은 당장이라도 용산의 스피커 노릇을 하겠다는 태세다. 현재 과방위 주요 현안으로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의 면직 이슈, 공영방송 개혁, 포털사이트 뉴스 배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을 담당하는 소관 상임위다.

커지는
목소리

윤 대통령은 장 의원의 선출 직후 2시간 만에 한 전 위원장을 면직 처리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현재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서 점수 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민주당은 한 전 위원장의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고, 면직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한 전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서 정부여당이 방송 장악을 위해 사전준비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장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만큼 앞으로 여야 간 치열한 싸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여당의 목소리보다는 용산의 목소리를 더욱 많이 반영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 면직으로 차기 방통위원장에는 현재 대외협력특보를 맡고 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가 열린다고 해도 야당의 송곳 검증을 뚫기 어려워 윤 대통령이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해버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과정서 장 의원이 원조 윤핵관으로서의 중재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그는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바 있다.

야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벌이는 등 회의 진행 등 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했다. 그는 박찬진 전 중앙선관위원회 사무총장을 향해 “허락 없이 이석했다”며 고성을 지르고, 민주당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에게도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기대와 우려
동전의 양면

또 중앙선관위원회의 특혜 채용 의혹을 지속적으로 걸고 넘어졌다. 결국 해당 논란은 여론을 들끓게 만들었고 박찬진 사무총장 및 송봉섭 전 사무차장의 사퇴를 이끌어냈다. 여당과 대통령실의 바람대로 선관위 견제의 핵심 역할을 실행했던 셈이다. 

장 의원은 본래도 싸움을 피하지 않는 파이터 기질이 강한 편으로 야당과 설전을 벌일 때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과거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청문회 때도 강하게 나가며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과방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면서도 야당에 일절 ‘양보’하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실책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나 전혀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장 의원의 과방위원장 선출은 국민의힘으로선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용산의 의견을 전달함과 동시에 다방면으로 민주당을 옥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전대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사태에도 이렇다 할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공격적인 메시지를 냈지만 정치적 반사효과가 크지 않았다.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논란과 관련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탓에 한동안 올랐던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 지지율은 다시 하락 국면을 맞았으며 국민의힘도 지지율이 빠졌다. 최근 과방위서도 오염수 문제는 가장 뜨거운 주제다.


민주당은 지난 8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서 윤준병 의원이 “1만100크렐 방사성 세슘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위험의 징표”라며 “도쿄전력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일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서 포획한 우럭서 1만8000베크렐의 방사선 세슘을 검출했다”며 “넓은 바다서 희석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야 공세 막을 때 장점으로 작용
몸집 커지면 오히려 악영향 지적도

반면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우리 바다에 올 일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렇듯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로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자연스레 장 위원장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장 의원의 등판은 분명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조직을 지키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존재한다. 장 의원의 행보에 대해 비윤(비 윤석열)계가 다시 반격 태세를 갖출 수 있는 까닭이다. 

장 의원은 당내서도 적이 많은 편으로 등판만 하면 비윤계의 주요 타깃이 돼왔다. 앞으로도 꾸준히 공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미 윤 대통령 당선 직후 가장 먼저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낙점됐고, 윤정부 초기 내각 구성에도 힘을 발휘했던 바 있다. 

당내 영향력도 상당했다. 말 그대로 ‘용산 스피커’ 그 자체였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주호영 의원도 공개 비판을 당했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질 불가론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앞으로도 장 의원의 말이 곧 용산의 의중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등판이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다시 김 대표의 존재감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금도 김 대표를 따라다니는 게 ‘바지 대표’라는 꼬리표다. 그 역시 장 의원과 호흡을 맞춰 민주당을 공격할 때 자신만의 존재감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독이냐 
약이냐

당내 이슈를 혼자 독식할 경우, 지도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힘을 실어주는 것뿐이다. 그러나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장 의원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대통령실 마음에는 들겠지만, 좋지 않은 여론 탓에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번 물러났던 장 의원이 앞으로 용산 지키기에만 나선다면 또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장 의원의 전면 배치가 국민의힘에게는 좋을 수 있다”며 “과도하게 용산을 지키는 모습만 보이면 오히려 국민의힘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또 다른 윤핵관 권성동 근황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잠잠하다.

앞서 전당대회 당시 권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고, 세까지 과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선 상황에서도 두 인물은 한 차례 갈등설이 불거졌다.

급히 수습에 나서서 갈등을 진화했지만 이번에는 서로 다른 상임위 이동을 두고서 이상기류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것.

권 의원은 행안위로 자리를 옮겼다.

통상적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지만 ‘형제’로 불리다가 갈등과 화해를 반복해온 탓에 나오는 소리다.

한편 권 의원은 최근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한 채 현안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 중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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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