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못 참지" 한국사회 뼈 때리는 'MZ세대' 대해부

불합리? 불공정? 참지 않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공정은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현대사회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이하 MZ세대)는 공정 세대로 불릴 만큼 공정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폭로한다. 

MZ세대는 1981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기업 구성원 중 60%는 MZ세대로 추산된다. 사회, 정치, 경제 등에 있어 MZ세대는 배제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도 수많은 20대와 30대가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해 집단을 형성해 길거리로 나섰다. 시간이 흐르며 젊은 층은 의견을 표출하는 다양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투명한 절차와 합리적 보상,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MZ세대는 이전 세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모바일 기술과 소통에 능한 MZ세대는 의견을 조직해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치며 공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셈이다. 공정에 너무 민감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상황의 불합리함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폭로한다.

폭로는 주로 온라인상에서 시작된다. 최근 불거진 기업의 인사제도와 성과급 등의 문제의 시작도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자 최태원 회장이 연봉을 반납하기도 했다. 


군대 부실급식 문제에 대해서도 MZ세대는 참지 않았다. 휴가 복귀자들의 식단이 김과 비빈 밥뿐이라는 사진과 함께 부실급식 사태의 연이은 폭로가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실급식 폭로전은 최근까지 이어지며, 군대는 여론의 뭇매를 맞는 중이다. 

해당 폭로들은 조사 결과 실제 휴가 복귀자들이 식단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들은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직접 나서 사과했고, 국방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식비를 올리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유명인들의 학교폭력 등의 과거 문제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온 뒤, 다른 유명인들에 대한 폭로도 뒤따랐다. 과거에는 고발 같은 사안에 대해 기업 등이 자체적으로 마무리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반면 최근에는 최초 폭로 이후, 잇따라 다른 폭로까지 더해지며 큰 화두로 떠오른다.

기업의 잘못에 대해 MZ세대는 불매로 행동한다. 이 같은 행동은 기업의 입장에서 매출에 대한 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 빠르게 사과하고, 재발방지까지 약속한다.

치열한 경쟁 속 ‘공정’ 핵심 가치로
SNS 통한 폭로로 사회 파급 극대화

일각에서는 기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 소비를 하는 중요한 고객층인 MZ세대를 잃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불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착한 기업, 선행 업체는 돈쭐(돈으로 혼내줌)을 내주기도 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돕거나, 사회에 기여하는 행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점포나 기업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기에 이른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훈훈한 미담이 공유되면 그 주인공을 돈쭐 나야할 대상으로 삼는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인다. 물건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닝아웃’(사회적 가치나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해 신념을 표출)을 소비한다. 기업에서도 MZ세대는 주요 고객층 중 하나라 MZ세대를 위한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MZ세대는 기업을 직접 처벌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소통에 능한 세대답게 온라인을 통해 알린 뒤, 이슈가 돼 공론화가 되면 사회적 반향이 큰 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언론사에 제보나 고발하는 대신 폭로를 택하고 집단을 형성해 분노를 표출한다. 과거에는 미디어나 언론을 통해 제보했다면, 최근에는 네이트판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폭로가 이어진다.

룰대로∼
정당함 요구

기존의 수단을 통한 폭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 언론보다 SNS의 파급력이 큰 인플루언서를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MZ세대가 공정성을 강조하며 적극 폭로에 나서는 이유는 불공정한 과정을 거친 대상은 권한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배경 때문이다. 

개인 중심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MZ세대의 잇따른 폭로로 인해 집단이 형성되면 파급력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정성은 MZ세대가 이익 보호를 위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다. 

MZ세대는 학창 시절부터 수행평가 등을 거치면서 평가와 보상의 기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수년간 입시와 취업을 거치며 공정성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성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협업을 통해 얻어진 성과의 보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업에서도 MZ세대가 증가한 만큼 회사도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평가 기준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

MZ세대에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면 이직은 당연한 선택이다. 미래보다는 보상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MZ세대는 정보를 얻는 경로도 이전 세대와 차이가 있다. 온라인 뉴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쏟아지는 뉴스와 정보에 민감하다. 


비대면으로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웹 기반의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이념보다는 이슈에 대한 커뮤니티의 반응이 MZ세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셈이다. 

또 개인적으로 맞서지 않는 이유는 자신을 삶의 중요하게 여기고, 스스로가 개인적 성향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이익을 대변해 줄 집단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정치와 관련해서도 MZ세대는 어느 한쪽 편에 기울여진 모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4·7 재보선 당시 20대 여성 15%가 제3후보에 투표했고, 20대 남성 70%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서울 시장 선거 하루 전에도 양측은 유세 마지막 장소로 신촌과 홍대 거리로 나섰다.

역대 선거 중 MZ세대의 표심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진보나 보수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강조하는 의견을 내는 MZ세대가 중요한 지지층으로 떠올랐다. 

나부터!
개인 중시


MZ세대의 높은 투표율로 청년층의 활발한 정치 참여가 두드러진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IMF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MZ세대가 부모들의 실패를 보고 경험한 현실 감각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한다.

정부가 직장 등 여러 가지 생활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청년의 분노가 서울시장 선거의 판세를 뒤집었다고 여긴다. 확보해야 할 지지층으로 떠오른 여·야는 다가올 대선에서 MZ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는 자신의 이익 대변을 위해 노조 설립도 적극적으로 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현대자동차 그룹 사무직 노조가 설립됐다. 노조위원장은 1994년생으로 사회생활 4년차다. MZ세대가 사무직 노조를 결성한 이유는 기존 생산직 노조의 소통과 요구 방식에 대한 불만이다. 

이들은 기존 노조처럼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계획 중이다. 호봉제 폐지를 주장하는 등 기성 노조와 요구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투쟁을 요구하기보다는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토대로 공정성을 가지고 문의하자는 취지다. 그렇기에 불합리한 부분을 제대로 따지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집단보단 개인
소유보단 공유
상품보단 경험  

주주총회에서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사측에 문의하거나 사무직과 연구직 의결권 주식을 모아 의결권을 행사하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기존 기성세대의 노조가 파업과 투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온 방식과는 다른 양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속한 MZ세대 직원들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사내 청문회 열기도 했다. 이처럼 이익과 관련해 필요한 부분을 행동을 통해 철저하게 요구한다. 

단순히 “대표가 물러나라”는 식의 말보다는 원하는 점을 기업의 오너를 상대로 명확하게 요구한다. 기여한 만큼 성과와 보상을 받겠다는 게 MZ세대가 말하는 공정함의 척도라는 셈이다. 

그러나 불공정한 점을 폭로하고 공정함을 위해 행동하는 부분들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어느 때 보다 공정함을 앞세운 MZ세대 간 젠더 갈등이 극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항섭 국민대학교 교수는 ‘박나래 성희롱 논란’을 두고 집단적 분노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그동안 남성들이 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발언권이 있었고, 이 같은 발언권이 여성들에게는 암묵적인 폭력으로 다가와 이를 제재하고 개선하려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반면, 여성들은 성적으로 억눌려 있다가 이에 대해 개방적인 표현을 장려하자는 흐름과 맞물려 남성들이 불공평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세대와의 마찰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서로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통해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른 점을 내비쳤다. MZ세대는 절차의 공정성을 중요시하는데, 기성세대는 결과적 평등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가 마찰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에서 젊은 층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그동안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여겨온 사안들이 오히려 MZ세대는 일자리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세대라고 본다. 아버지 세대와 같은 평생직장이라는 관념이 약하고, 승진을 하기 위해 조직 내에서 희생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마찰 불가피

이들은 이 같은 문제가 충분히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노동계가 어떻게 풀어내고 소통하느냐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성세대 역시 과거의 부조리에 맞서 싸워오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해왔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기성세대와 MZ세대가 공존하려면 서로에 대한 상호적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기업들의 MZ세대 마케팅

MZ세대는 인터넷 발달과 통신 네트워크가 진화된 스마트폰 사용으로 어려서부터 최신 제품, 정보, 서비스 등을 접하며 자라왔다. 이에 따라 MZ세대는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것을 습득하기를 원하고 가치를 중요시한다. 

물건을 살 때는 후기를 기반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비교해가며 산다. 소비 자체를 노력이 들더라도 희소하거나 남들과 다른 제품을 선호한다.

또 해당 기업이 착한 기업인지도 상품을 고를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업 입장에서도 MZ세대는 중요한 고객이다. 개인적 성향이 강한 MZ세대에게 통하는 착한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매출과 이미지 쇄신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어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제품을 판매한 뒤,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에 기부한다. 그밖에도 무신사, 아모레퍼시픽, 블랙야크 등이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 

착한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를 두고 브랜드 인지도보다 개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들은 로드숍 비율 역시 강화하고 있다. 자체 편집숍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MZ세대를 위해 앞다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
 

<기사 속 기사> MZ세대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

MZ세대는 자신의 미래에도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하며, 다만추 세대가 됐다. 다만추란 ‘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하는 세대’의 줄임말로 평생직장은 없고, 자신을 위한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삶을 꿈꾸는 데서 파생된 단어다.

그밖에 컨셉친(콘셉트와 친구의 합성어)을 추구하며 취향에 맞는 세계관 속에서 소통하는 MZ세대 특징을 드러낸 말과 선한 오지랖(누구도 피해입지 않기를 바라며 유난 떠는 행동) 등이 있다. MZ세대는 누구나 정당한 대가를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데서 비롯됐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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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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