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못 참지" 한국사회 뼈 때리는 'MZ세대' 대해부

불합리? 불공정? 참지 않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공정은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현대사회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이하 MZ세대)는 공정 세대로 불릴 만큼 공정성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폭로한다. 

MZ세대는 1981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기업 구성원 중 60%는 MZ세대로 추산된다. 사회, 정치, 경제 등에 있어 MZ세대는 배제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도 수많은 20대와 30대가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해 집단을 형성해 길거리로 나섰다. 시간이 흐르며 젊은 층은 의견을 표출하는 다양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투명한 절차와 합리적 보상,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MZ세대는 이전 세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모바일 기술과 소통에 능한 MZ세대는 의견을 조직해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치며 공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셈이다. 공정에 너무 민감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상황의 불합리함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폭로한다.

폭로는 주로 온라인상에서 시작된다. 최근 불거진 기업의 인사제도와 성과급 등의 문제의 시작도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자 최태원 회장이 연봉을 반납하기도 했다. 


군대 부실급식 문제에 대해서도 MZ세대는 참지 않았다. 휴가 복귀자들의 식단이 김과 비빈 밥뿐이라는 사진과 함께 부실급식 사태의 연이은 폭로가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실급식 폭로전은 최근까지 이어지며, 군대는 여론의 뭇매를 맞는 중이다. 

해당 폭로들은 조사 결과 실제 휴가 복귀자들이 식단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들은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직접 나서 사과했고, 국방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식비를 올리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유명인들의 학교폭력 등의 과거 문제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온 뒤, 다른 유명인들에 대한 폭로도 뒤따랐다. 과거에는 고발 같은 사안에 대해 기업 등이 자체적으로 마무리하려는 모양새를 보였다.

반면 최근에는 최초 폭로 이후, 잇따라 다른 폭로까지 더해지며 큰 화두로 떠오른다.

기업의 잘못에 대해 MZ세대는 불매로 행동한다. 이 같은 행동은 기업의 입장에서 매출에 대한 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 빠르게 사과하고, 재발방지까지 약속한다.

치열한 경쟁 속 ‘공정’ 핵심 가치로
SNS 통한 폭로로 사회 파급 극대화

일각에서는 기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 소비를 하는 중요한 고객층인 MZ세대를 잃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불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착한 기업, 선행 업체는 돈쭐(돈으로 혼내줌)을 내주기도 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돕거나, 사회에 기여하는 행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점포나 기업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기에 이른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훈훈한 미담이 공유되면 그 주인공을 돈쭐 나야할 대상으로 삼는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인다. 물건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닝아웃’(사회적 가치나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해 신념을 표출)을 소비한다. 기업에서도 MZ세대는 주요 고객층 중 하나라 MZ세대를 위한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MZ세대는 기업을 직접 처벌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소통에 능한 세대답게 온라인을 통해 알린 뒤, 이슈가 돼 공론화가 되면 사회적 반향이 큰 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언론사에 제보나 고발하는 대신 폭로를 택하고 집단을 형성해 분노를 표출한다. 과거에는 미디어나 언론을 통해 제보했다면, 최근에는 네이트판 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폭로가 이어진다.

룰대로∼
정당함 요구

기존의 수단을 통한 폭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 언론보다 SNS의 파급력이 큰 인플루언서를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MZ세대가 공정성을 강조하며 적극 폭로에 나서는 이유는 불공정한 과정을 거친 대상은 권한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배경 때문이다. 

개인 중심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MZ세대의 잇따른 폭로로 인해 집단이 형성되면 파급력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정성은 MZ세대가 이익 보호를 위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다. 

MZ세대는 학창 시절부터 수행평가 등을 거치면서 평가와 보상의 기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수년간 입시와 취업을 거치며 공정성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성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협업을 통해 얻어진 성과의 보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업에서도 MZ세대가 증가한 만큼 회사도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평가 기준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

MZ세대에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면 이직은 당연한 선택이다. 미래보다는 보상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MZ세대는 정보를 얻는 경로도 이전 세대와 차이가 있다. 온라인 뉴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쏟아지는 뉴스와 정보에 민감하다. 


비대면으로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웹 기반의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이념보다는 이슈에 대한 커뮤니티의 반응이 MZ세대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셈이다. 

또 개인적으로 맞서지 않는 이유는 자신을 삶의 중요하게 여기고, 스스로가 개인적 성향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이익을 대변해 줄 집단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정치와 관련해서도 MZ세대는 어느 한쪽 편에 기울여진 모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4·7 재보선 당시 20대 여성 15%가 제3후보에 투표했고, 20대 남성 70%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서울 시장 선거 하루 전에도 양측은 유세 마지막 장소로 신촌과 홍대 거리로 나섰다.

역대 선거 중 MZ세대의 표심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진보나 보수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강조하는 의견을 내는 MZ세대가 중요한 지지층으로 떠올랐다. 

나부터!
개인 중시


MZ세대의 높은 투표율로 청년층의 활발한 정치 참여가 두드러진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IMF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MZ세대가 부모들의 실패를 보고 경험한 현실 감각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한다.

정부가 직장 등 여러 가지 생활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불공정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청년의 분노가 서울시장 선거의 판세를 뒤집었다고 여긴다. 확보해야 할 지지층으로 떠오른 여·야는 다가올 대선에서 MZ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는 자신의 이익 대변을 위해 노조 설립도 적극적으로 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현대자동차 그룹 사무직 노조가 설립됐다. 노조위원장은 1994년생으로 사회생활 4년차다. MZ세대가 사무직 노조를 결성한 이유는 기존 생산직 노조의 소통과 요구 방식에 대한 불만이다. 

이들은 기존 노조처럼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계획 중이다. 호봉제 폐지를 주장하는 등 기성 노조와 요구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투쟁을 요구하기보다는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토대로 공정성을 가지고 문의하자는 취지다. 그렇기에 불합리한 부분을 제대로 따지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집단보단 개인
소유보단 공유
상품보단 경험  

주주총회에서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사측에 문의하거나 사무직과 연구직 의결권 주식을 모아 의결권을 행사하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기존 기성세대의 노조가 파업과 투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온 방식과는 다른 양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속한 MZ세대 직원들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사내 청문회 열기도 했다. 이처럼 이익과 관련해 필요한 부분을 행동을 통해 철저하게 요구한다. 

단순히 “대표가 물러나라”는 식의 말보다는 원하는 점을 기업의 오너를 상대로 명확하게 요구한다. 기여한 만큼 성과와 보상을 받겠다는 게 MZ세대가 말하는 공정함의 척도라는 셈이다. 

그러나 불공정한 점을 폭로하고 공정함을 위해 행동하는 부분들이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어느 때 보다 공정함을 앞세운 MZ세대 간 젠더 갈등이 극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항섭 국민대학교 교수는 ‘박나래 성희롱 논란’을 두고 집단적 분노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그동안 남성들이 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발언권이 있었고, 이 같은 발언권이 여성들에게는 암묵적인 폭력으로 다가와 이를 제재하고 개선하려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반면, 여성들은 성적으로 억눌려 있다가 이에 대해 개방적인 표현을 장려하자는 흐름과 맞물려 남성들이 불공평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세대와의 마찰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서로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통해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른 점을 내비쳤다. MZ세대는 절차의 공정성을 중요시하는데, 기성세대는 결과적 평등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가 마찰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에서 젊은 층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그동안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여겨온 사안들이 오히려 MZ세대는 일자리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세대라고 본다. 아버지 세대와 같은 평생직장이라는 관념이 약하고, 승진을 하기 위해 조직 내에서 희생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마찰 불가피

이들은 이 같은 문제가 충분히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노동계가 어떻게 풀어내고 소통하느냐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성세대 역시 과거의 부조리에 맞서 싸워오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해왔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기성세대와 MZ세대가 공존하려면 서로에 대한 상호적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기업들의 MZ세대 마케팅

MZ세대는 인터넷 발달과 통신 네트워크가 진화된 스마트폰 사용으로 어려서부터 최신 제품, 정보, 서비스 등을 접하며 자라왔다. 이에 따라 MZ세대는 쉽고, 편리하게 원하는 것을 습득하기를 원하고 가치를 중요시한다. 

물건을 살 때는 후기를 기반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비교해가며 산다. 소비 자체를 노력이 들더라도 희소하거나 남들과 다른 제품을 선호한다.

또 해당 기업이 착한 기업인지도 상품을 고를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업 입장에서도 MZ세대는 중요한 고객이다. 개인적 성향이 강한 MZ세대에게 통하는 착한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매출과 이미지 쇄신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어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제품을 판매한 뒤,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에 기부한다. 그밖에도 무신사, 아모레퍼시픽, 블랙야크 등이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마케팅 전략을 택했다. 

착한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를 두고 브랜드 인지도보다 개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들은 로드숍 비율 역시 강화하고 있다. 자체 편집숍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MZ세대를 위해 앞다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
 

<기사 속 기사> MZ세대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

MZ세대는 자신의 미래에도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하며, 다만추 세대가 됐다. 다만추란 ‘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하는 세대’의 줄임말로 평생직장은 없고, 자신을 위한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삶을 꿈꾸는 데서 파생된 단어다.

그밖에 컨셉친(콘셉트와 친구의 합성어)을 추구하며 취향에 맞는 세계관 속에서 소통하는 MZ세대 특징을 드러낸 말과 선한 오지랖(누구도 피해입지 않기를 바라며 유난 떠는 행동) 등이 있다. MZ세대는 누구나 정당한 대가를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데서 비롯됐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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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