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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4일 17시54분

연예일반


2020년에도…연예계 ‘11월 저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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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비보…더 큰 게 터진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최근 연예계에 크고 작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11월 괴담’이라는 말이 생겼다. 11월만 되면 연예계에서는 유독 더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감돈다. 11월에는 유명 스타들이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경우가 많았으며, 마약과 도박을 비롯해 프로포폴과 ‘빚투’ 등 충격적인 사건 사고도 적지 않았다. 올해에도 개그우먼 박지선이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면서, 11월의 괴담은 맞아 들었다. 
 

▲ ⓒ사진공동취재단

11월이 오기 전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점차 서늘해지던 10월, 고요했던 연예계에 두 개의 폭탄이 떨어졌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은 레드벨벳의 아이린, 다른 한 명은 엑소의 찬열이었다. 

갑질, 바람
진실게임으로

절정의 미모를 과시하던 아이린은 때 아닌 ‘갑질 의혹’에 휘말렸다. 한 잡지사의 에디터가 아이린의 갑질을 폭로한 것. 에디터 A씨는 지난달 23일 “오늘 내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 의자에 앉아 서 있는 내 면전에 대고 핸드폰을 손에 끼고 삿대질하며 말을 쏟아냈다”고 털어놨다. 

A씨는 해당 글에서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psycho’ ‘monster’라는 해시태그를 달았고, 네티즌들은 아이린을 거론했다. 싸이코(psycho)는 레드벨벳의 음원이며, 몬스터(monster)는 아이린과 슬기가 만든 유닛의 음원이다. 

마치 물꼬가 터진 듯 아이린과 관련한 폭로가 줄을 이었다. 각종 현장에서 아이린의 인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아이린과 SM엔터테인먼트는 오랜 침묵 끝에 사과했다. 어리석고 경솔한 언행으로 에디터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미안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아이린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엑소 찬열을 향한 폭로가 나왔다. 찬열과 3년 동안 연인이었다고 밝힌 B씨는 찬열이 자신과 만나는 동안 수많은 여성과 문란한 생활을 즐겼다고 폭로했다. 

B씨는 “넌 나와 만나던 3년이란 시간 안에 누군가에겐 첫 경험 대상이었으며, 누군가에겐 하룻밤 상대였다. 내가 세상모르고 자고 있을 때면 넌 늘 새로운 여자들과 더럽게 놀기에 바빴어”라며 “참 다양한 걸그룹, 유튜버, BJ, 댄서, 승무원 등등 이하 생략. 좋았니? 참 유명하더라. 나만 빼고 네 주위 사람들은 너 더러운 거 다 알고 있더라. 진짜 나랑 네 팬들만 몰랐더라”라고 주장했다.

B씨는 자신이 들은 것만 해도 10명이 넘으며, 찬열이 자신의 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며 분개했다. B씨는 찬열과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도 언급했으며, 찬열로 추정되는 사진도 대거 공개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찬열과 SM엔터테인먼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다. 일각에서는 찬열을 두고 엑소에서 탈퇴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불길한 징조’ 아이린·찬열 사생활 논란
밝던 박지선, 생일 하루 앞두고 모친과…

지난 2일, 급기야 충격적인 사고가 터졌다. 언제나 밝은 웃음을 주던 개그우먼 박지선이 모친과 함께 생을 마감한 것. 

박지선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집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딸과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고인의 부친이 경찰에 신고해 두 사람의 시신을 현장에서 발견했다. 

박지선은 평소 앓던 지병을 치료 중이었고 모친은 간호를 위해 마포의 집에서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고인과 가까웠던 스타 중에는 라디오 방송 도중 소식을 듣고 밀려오는 슬픔으로 인해 촬영을 포기한 이도 있고, 모든 스케줄을 뒤로하고 빈소를 찾은 이도 있었다.
 

▲ 엑소 찬열과 가수 아이린

오랜 기간 코미디 합을 맞췄던 박성광, 펭수를 매개로 친분을 쌓으며 MBC <나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한적 있는 배우 박정민, 무명시절 언제나 박지선의 칭찬을 받으며 힘을 키운 박나래, 라디오 촬영 도중 시청자가 전한 소식에 충격에 빠진 안영미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가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대중은 ‘친했던 누나가 사라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박지선이 생을 마감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 의사의 오진으로 겪은 피부병이 최근 극심하게 악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추측되고 있다. 박지선은 피부병으로 인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고, 햇빛 알레르기까지 있어서 정신적·신체적 고통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이 떠난 뒤 팬들은 그의 일화를 퍼나르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 박피 수술을 6번이나 해 피부가 완전히 망가져 6개월 출석 후 조퇴를 반복한 사연이나, 대학교 때 스킨 로션을 발랐다가 피부가 완전히 뒤집힌 사연 등이 회자되고 있다. 

쏟아지는 
애도 물결

KBS2 공채 22기 박지선은 독특한 화법의 개그 스타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좋은 학벌을 가진 개그우먼으로, 언제나 많은 사람에게 건강하고 밝은 웃음을 제공했으며 주위 후배들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박지선은 대다수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 인물로 통했다.

고인은 학창 시절 누구나가 알아주는 모범생이었다. 학교생활 내내 단 한 번도 수업시간에 졸아본 적 없이 선생님 말을 잘 듣는 학생이었고, 고등학교 때 ‘우’ 성적을 받은 건 영어2 하나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수를 받는 등 공부 영역에서는 못하는 게 없는 학생이었다. 

고려대 사범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재학 시절 어느 한 학기에선 6개 과목 중 5개에 A+를 받고, 하나만 A를 받아 4.42/4.5의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자발적 선택에 어려움을 느낀 그는 대학교 시절 4년 동안 가장 친한 친구의 선택을 따라다녔다고 한다. “사람을 좋아했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책을 좋아해 책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는 박지선은 타인에게 본이 되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대학교 때 단짝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이 단짝은 이른 나이에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해 박지선이 큰 슬픔을 겪었다는 일화도 있다. 긍정적이었던 박지선은 친구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의미로 단짝이 나갔던 독서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한다. 
 

▲ 배우 고 김자옥·가수 구하라

최근에는 대학생으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한 여학생이 박지선과 그의 단짝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는 일화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국어 선생님은 박지선이 좋아했던 친구로 예상된다. 

일면식도 없는 고등학생을 친동생처럼 아껴준 박지선에게 보답하기로 다짐했다는 여학생은 박지선의 죽음에 큰 슬픔을 드러냈다. 이를 본 네티즌들 역시 박지선을 애도하면서, 이 여학생에게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생전 박지선은 그의 모친과 애틋했다. 한창 트위터를 열심히 했던 2012∼2015년, 모친과 있었던 일상을 적은 트위터 글들이 그 성정을 잘 나타낸다. 

“‘이 고추는 하나도 안 맵다, 너도 먹어봐’라며 본인이 먹던 고추를 건네주는 엄마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한다” “엄마는 나를 깨우지 않는다. 다만 청소기를 돌릴 뿐이다” 등 사소하지만 따뜻하고, 지극히 일상적이나 한편으로는 유머러스한 글들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비극 시작은?
유재하부터…

재기발랄한 연기력과 입담으로 <개그콘서트>에서 22기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후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활약하면서 명성을 쌓았고,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연예인 팬미팅의 진행을 도맡기도 했다. 9월 말에도 드라마 <스타트업> 제작발표회 진행을 맡았다. 

폭발적인 입담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누구나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진행 능력을 선보였다.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상대를 배려할 줄 알며,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최근에는 EBS 스타 펭수의 각종 행사를 책임지다시피 했다.

일각에 따르면 박지선은 생방송이나 다름없는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각종 행사의 진행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았다. 하지만 피부병이 악화되면서 11월 내내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활동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지선은 11월이 지나가기도 전에 치명적인 고통으로 인해 결국 하늘로 떠났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빈소에 박지선과 모친의 이름이 나란히 붙어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지인들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며 입을 모았다. 활동하는 동안 순수하고 밝은 에너지만 전달했던 그이기에 그의 비보는 지인들에게 멍한 감정만 남겼다.

‘11월이니까 조심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예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 ‘11월 괴담’은 1987년 가수 유재하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전설의 명곡 ‘사랑하기 때문에’를 남기고 돌연 떠난 젊은 천재 가수의 사망에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다. 
 

▲ 방송인 노홍철과 이센스 ⓒ아메바걸쳐

11월의 비극은 지속됐다. 공교롭게도 11월에 하늘로 떠난 스타들이 비일비재하다. 당대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로 ‘내 사랑 내 곁에’ ‘비처럼 음악처럼’ 등을 남긴 김현식이 간경변으로 사망했다. 불과 32세의 젊은 나이에 하늘로 떠났을 뿐 아니라, 유재하와도 친분이 깊어 당시 가요계는 크게 슬퍼했다. 

1995년에는 그룹 듀스의 멤버 김성재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했다. 당시 23세였던 김성재는 듀스에서 독립해 솔로로 첫 무대를 가진 날 밤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경찰은 약물 과다복용에 따른 자살로 추정했지만 2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망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요절, 마약…대형 사건·사고 터져
스타들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가만 안 두겠어”라는 유행어를 남긴 개그맨 양종철은 2001년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운전 중 사망했으며, 2014년에는 많은 사람이 사랑했던 배우 김자옥이 지병 끝에 세상을 떴다. 지난 2018년에는 배우 신성일이, 2019년에는 가수 함중아가 별세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에프엑스 설리가 떠난 지 41일이 지난 11월 24일 구하라가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해 충격을 안겼다. 

여타의 충격적인 사건도 비일비재했다. 마약과 도박, 동영상을 통한 협박 사건, 음주운전 사건도 11월에 터졌다. 2000년 인기그룹 클론의 멤버 강원래가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당했고, 백지영 비디오 사건도 같은 11월에 터졌다. 

2001년에는 드라마 <허준>으로 당대 최고의 자리에 있던 배우 황수정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고, 가수 싸이가 대마초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2005년에는 가수 신정환이 불법 카지노 바에 있다가 경찰에 연행됐으며, 2006년에는 가수 아이비가 전 애인으로부터 동영상 관련 협박을 받으며 연예계를 잠정 은퇴했다.

지난 2011년에는 검찰에서 불법 의약품 ‘프로포폴’을 무허가로 투약한 연예인 십여명의 명단을 확보해 수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2013년에는 불법도박 혐의로 당대 최고의 예능 스타들이 무더기로 활동을 중단했다. 

슈프림팀의 멤버 이센스는 2014년 11월 대마초 혐의로 재입건 됐으며, 예능인 노홍철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MBC <무한도전>을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른바 ‘빚투’ 운동의 시발점도 11월이었다.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기 사건이 불거진 건 2018년이었으며, ‘버닝썬 게이트’로 확대된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이 일어난 것도 같은 해 11월이었다.

연예계에서는 이렇듯 숱한 사건이 터지는 것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놓는다. 

11월이 되면 프로야구 프로축구가 끝나면서, 대중이 자연스럽게 연예계에 관심을 돌린다는 해석이 있다. 또 가판 시장이 활성화됐던 과거에 스포츠 시즌이 끝나면서, 기사 거리가 부족했던 스포츠 신문들이 이를 대체할 주제로 사건이 터질만한 연예계 쪽을 파고들어 연예인들의 치부를 공개했기 때문에 이런 공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파문, 충격
다음은 누구?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11월 괴담’이란 용어의 사용으로 괜히 공포심만 더 자극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 꼭 11월이 아니더라도 연예계에서는 많은 사건이 터졌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워낙 많은 사람이 요절했고, 충격적인 사건이 많이 나온 것은 사실. 이왕이면 더욱 조심하는 태도를 갖추는 게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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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연기론 웃고 우는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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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연기론에 불이 붙었다. 애초 여권 잠룡들은 대부분 원칙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신경전에 이어 내홍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대선 국면에 진입하기 전,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경선 연기론은 공식적으로 검토되거나 공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들의 장외 여론전이 이어지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자리 잡았다. 조용했는데 공식 제기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론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인물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다.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지난달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후보 경선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대선 경선에 공식입장을 낸 건 전 의원이 처음이었다. 그 만큼 눈길을 끌었다. 여권 잠룡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관망세에 가까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는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정도의 입장을 보였다. 이 지사 측이 반발한 배경에는 경선 경쟁력이 있었다. 이 지사는 최근까지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크게 제치며 여권 1강의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다. 경선 연기가 후발주자들에게는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선두주자인 이 지사에게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 지사 등 당사자들은 공개 메시지를 내지 않았지만 측근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경선 연기를 최초 언급한 전 의원 발언 이후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섰다.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당시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어 본선에서 굉장히 위험할 것”이라며 경선 연기에 선을 그었다. 장외전의 서막이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당내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차기 대선주자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데다가 민주당 지도부에서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18일 “민주당 당헌·당규에 경선룰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선 경선 연기론이 민주당 내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외에 후발주자들이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구동성으로 대선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실로 다가온 경선 연기 가능성, 왜? 이낙연·정세균 공개 발언으로 ‘군불’ 대선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끝나고 백신 문제에 안정감이 생겼을 때 경선을 시작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밝혔다. 앞서 대선 경선 연기를 처음 공식 언급했던 전 의원 역시 경선을 미뤄야 하는 이유로 코로나19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지사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최 지사는 지난 7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코로나19로 인원이 제한되다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며 “대선 경선은 7~8월 휴가철에 진행되기 때문에 더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선주자인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극복 성과를 피부로 느끼고, 빛나는 경제 성적표가 가시화될 때까지 민주당의 대선 경선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지사도 경선 연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양 지사는 지난 9일 대전CBS <12시엔 시사>에 출연해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선수가 룰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선수 입장에서 벗어나 말씀드린다면’이라는 전제와 함께 “역동성 있는 경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선 연기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다. 후발주자들이 잇달아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자 일각에서는 ‘반 이재명 전선’의 구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직접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면서 반 이재명 연대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후발주자 줄줄이 나서 정 전 총리는 지난 8일 국회에서 “경선 규칙은 필요하면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당규 상 경선 관련 규정에 대해 정 전 총리는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다”라며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후보 선출은 대선 180일 전인 오는 9월10일 이뤄져야 한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종합적으로 보면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의 시기나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됐다. 지도부가 논의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집단면역 시기에 맞춰 경선 흥행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 전 총리의 발언은 곧 ‘반 이재명 연대’로 해석됐다. 공교롭게도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경기도 기초단체장 1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리는 경선 연기론을 언급했는데, 이 지사와 갈등을 겪은 바 있는 조광한 남양주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은수미 성남시장 등이 참석했다. 경선 연기를 반대하는 이 지사의 관할 지역 단체장들과 만나며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뉴스1>에 따르면 당시 한 참석자는 “이 지사와 갈등을 겪은 조광한·은수미·염태영 시장 등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며 “도내 반이재명 연대가 결성되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튿날에도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경선 시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당헌을 바꾸는 게 아니다”라며 “경선 준비위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시기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하는 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근거는 당헌·당규에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 역시 해당 조항을 근거로 경선 연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대권 주자 공개 언급 여기에 정 전 총리의 측근들까지 가세했다. 정 전 총리 지지모임인 광화문포럼에서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대선 경선 연기로)당내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 지사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그런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의원은 2001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경선을 수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당시에도 경선룰에 대한 논란이 심했는데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에둘러 이 지사가 경선 연기를 수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 전 대표도 경선 연기론 쪽으로 선회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경선 연기에 대해 “당내 의견이 이렇게 분분하다면 지도부가 빨리 정리해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이 본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들도 지원에 나섰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방식을)리그전 토너먼트를 통해 역동성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선 시기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홍익표 의원 역시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주자와 캠프들 간에 한 번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이 지사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을 두 달 미룬다고 방역 염려가 사라지고 (대선 경선)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건 불확실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박 의원은 “예비후보자 등록이 불과 열흘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경선 연기론으로 당내 갈등을 촉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지층의 내홍과 실망만 키워서 당에는 무익하고 상대 당에는 호재가 되는 일”이라며 “당 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이미 정해진 경선 절차대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 측근들 목소리 높이며 장외전 본선 전략 위해 ‘반 이재명 연대’ 구축? 이 지사 지지모임인 성공포럼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당 민형배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대선후보 측에서 연일 경선 연기 군불을 때더니, 정 전 총리께서도 직접 연기를 거론하셨다”며 “후보등록을 두 주가량 앞두고 많이 급하셨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체통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선 경선 연기가 이 지사에 대한 견제로 읽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개헌론을 꺼내 들었다. 사실상 이 지사의 독주와 다르지 않은 오늘날 판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국민 행복추구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 개헌 토론회’에서 “토지에서 비롯되는 불공정·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 부활을 위한 개헌을 제안한 것이다. 정 전 총리 역시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만약 제가 다음에 대통령이 되고 4년 중임제 개정에 성공한다면 임기를 1년 단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과 반대로 이 지사는 개헌에 신중한 모양새다. 지난달 이 지사는 “경국대전을 고치는 일보다 국민들의 구휼이 훨씬 더 중요한 시기”라며 개헌보다는 민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지금까지 민생이 중요하지 않았던 적이 없고 민생과 개헌 논의는 함께 추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휼을 위한 제도가 헌법에 담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지사에 대한 견제가 ‘경선 2위 반전 가능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 본경선에 안착할 후보들은 과반 득표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1위와 2위 후보 간의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앞서 치러질 예비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중도하차하는 후보들의 표를 2위 후보가 가져올 수 있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반 이재명 연대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있다는 것이다. 2위 반전 노린다? 반면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용진 의원은 대선 경선 연기론이나 반 이재명 전선에 선을 긋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경선 연기론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반 이재명 전선’에 관심이 없다. 누구 반대하면서 정치하나. 각자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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