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0 지상파 3사 연예·연기대상

아무리 비벼도 ‘그 나물에 그 밥’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연말이 다가오면서 지상파 3사는 분주해지기 마련이다. 예능과 드라마 부문에서 활약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시상식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한 2020년, 방송가의 축제인 지상파 3사 연예대상과 연기대상 유력 후보는 누구일까. SBS 연기대상을 제외하면 무게감이 확 빠져 있다는 게 절로 느껴진다.
 

▲ (사진 왼쪽부터)방송인 이경규·유재석·백종원 ⓒ코엔미디어, 히스토리 채널

지상파 내에서 예능 프로그램 중 장수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론칭 프로그램이 줄어들었다. 예능 트렌트를 이끄는 tvN과 JTBC, TV조선, OTT와 유튜브의 활성화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지상파 3사의 시상식은 올해도 예년과 비슷하게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누굴 주나?

슬슬 이곳 저곳에서 올해 시상식이 향방을 예견하고 있는 가운데,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각 방송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손에 꼽힐 만큼 적기 때문이다. MBC는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 외에 대항마가 없으며, KBS는 <개는 훌륭하다> <편스토랑>의 이경규, SBS는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의 백종원이 유력하게 꼽히긴 하나 흥미로운 경쟁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예능계의 플레이어이자 ‘촌철살인 평론가’로도 꼽히는 김구라는 “MBC는 유재석, KBS는 이경규, SBS는 백종원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중으로부터 공감대를 형성 중이다. 

MBC는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의 해다. 올해 초 트로트를 시작으로 그가 도전한 모든 영역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효리(린다G)와 비(비룡)와 함께 한 ‘싹쓰리’, 엄청화(만옥), 이효리(천옥), 제시(실비), 화사(은비)와 함께한 ‘환불원정대’가 대성공을 거뒀으며, 라면과 치킨, 김장 등 중간에 섞인 작은 프로젝트도 대부분 화제를 이끌었다.


올해 방송 3사를 통틀어 가장 화제를 많이 모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국내 예능을 이끈 <놀면 뭐하니?>의 버금가는 경쟁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유재석의 대상을 더욱 견고히 한다. 

MBC의 또 다른 대표 프로그램인 <나혼자 산다>는 여러 논란에 휘말렸으며, 초반 인기를 끌었던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 박나래·한혜진·화사)의 힘도 점점 떨어졌다. <라디오스타>는 윤종신 하차 후 긴 과도기에 놓여있는 듯 보이며, <구해줘 홈즈>가 안정적이기는 하나 <놀면 뭐하니?>에 비할 정도는 못 된다. 

KBS는 이경규가 대표적인 후보자로 거론된다. 이경규는 <개는 훌륭하다>와 <편스토랑>에서 메인 MC로 출연 중이다. 

<개는 훌륭하다>와 <편스토랑>은 시청률 5~6%를 안정감을 유지하지만, 화제성 면에서 아쉬운 감이 있어 MBC의 유재석처럼 무게감이 크진 않다. 하지만 방송사 시상식의 경우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있느냐에 대한 충성도도 수상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경규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MBC-유재석 KBS-이경규 SBS-백종원 유력
쟁쟁한 대항마 전무…억지스러운 잔칫상

이경규의 경쟁자로 <1박2일> 팀이 거론된다. 10%가 넘는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1박2일>은 2018년 김종민이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역시 김종민이 가장 큰 활약을 해 다른 멤버에게 단독상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1박2일>이 대상을 받는다면 팀 전체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해 팀으로 수상한 바 있어 대상 후보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다.


타 방송사와 달리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이경규와 <1박2일>이 올해 특별히 힘을 발휘한 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긴 어렵다.
 

▲ ▲방송인 김구라 ⓒJTBC

SBS 예능은 예능인이 아닌 비예능인 백종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예년보다는 떨어졌다는 게 유일한 흠이다. 

무용론

백종원은 <골목식당>이 방송된 2018년부터 꾸준히 대상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예능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상을 고사하는 소신을 보여왔다. 방송사는 애써 대상을 기권하는 백종원에게 상을 주긴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백종원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SBS에 백종원처럼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론칭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2014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후 백종원만큼 브랜드를 높인 방송인이 전무하다.

<미운 우리 새끼>와 <런닝맨>이 여전히 인기 프로그램이긴 하나 특정 누군가의 활약으로 구축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란 점에서 백종원에게 힘이 쏠리고 있다. 

백종원의 대항마로 <미운 우리 새끼>의 신동엽이 거론되고는 있다. 하지만 2017년 출연하는 어머니들이 대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작품 내에서 신동엽의 역할이 크지 않아 백종원보다는 명분이 약한 편이다.

이외에도 <동상이몽2>의 서장훈과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 <런닝맨>의 유재석도 후보 중에 하나지만, 김병만은 시상식을 불참하기로 했고, 서장훈 역시 신동엽처럼 역할이 크지 않으며 10년 동안 무수히 많은 상을 받은 <런닝맨>으로 유재석에게 상을 또 수여하는 것도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지난해 김구라는 연예대상을 따로 하지 말고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대중은 물론 다른 예능인들 사이에서도 박수를 받았다. 어쭙잖게 후보에 올라 억지로 웃음을 짓고 손뼉을 치고 있는 게 지칠 뿐 아니라 긴장감도 감동도 없다는 게 주장의 근거였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각 방송사의 연예대상이 꼭 필요한지, 억지스러운 잔칫상은 아닌지 깊은 방송사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웃는 SBS

연기대상은 연예대상에 비해 대중의 관심이 폭넓었다. ‘드라마를 사랑하는 민족’답게 매년 방송사마다 히트작이 배출한 덕분이다.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미니시리즈 외에도 주말극이나 일일극에서도 명품 작품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방송사들이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드라마의 수를 대폭 감소하기도 했으며, tvN과 OCN, JTBC, OTT의 작품에 화제를 뺏겼다. MBC는 평일 미니시리즈, 주말극, 일일극 모든 부문에서 내놓을 만한 히트작이 없으며, KBS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오! 삼광빌라!> 뿐이다. 평일 미니시리즈는 전멸이다. 

<낭만닥터 김사부2>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아무도 모른다> <더 킹> <굿 캐스팅> <펜트하우스> 등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를 제작한 SBS만 웃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배우 한석규·남궁민·김소연·이민정

SBS 연기대상만이 올해 시상식을 통틀어 유일하게 대중의 눈길을 끈다. 20%를 넘긴 작품도 2편이나 있으며, 거론되는 배우들 면면이 화려하다. 

국내 최고의 배우로 손꼽히는 한석규와 김혜수, 이미 숱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증명한 남궁민과 단독 주연으로 호평을 이끈 김서형, <킹덤>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주지훈, 올해 막판 최고의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여론을 힘을 받고 있는 김소연까지,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라인업이다.

이들 중 한석규와 남궁민, 김소연이 대상을 받을 유력한 후보로 압축되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올해 방송3사 드라마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화제성도 강했다. 김사부를 그린 한석규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는 평가다. 2014년에 같은 작품으로 대상을 받은 이력이 유일한 감점 요소다.

우는 MBC


<스토브리그>는 국내 유일하게 스포츠 장르물로서 큰 인기를 거뒀다는 점과 ‘백승수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그려낸 남궁민의 연기가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아울러 다른 방송사에서 대상 수상 이력이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다.

다만 <스토브리그> 시청률이 마의 20%를 넘기지 못하고 19%에 머무른 게 아쉬운 대목이다.

비록 막장 드라마라는 평가가 짙지만 <펜트하우스>는 현재 방영되는 작품 중 가장 뜨거운 드라마다. 23%가 넘는 시청률을 넘겼으며, 꾸준히 고공행진 중이다. 

김소연은 15회에서 그야말로 광기 어린 연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에서 미묘하게 보이는 부분까지 완벽에 가깝게 표현하며 단숨에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올해 SBS 연기대상은 대상뿐 아니라 최우수상, 우수상, 인기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을 받을만한 배우들이 즐비해, 대미를 장식할 잔치로 충분해 보인다. 

반대로 MBC는 시상식을 열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마땅한 명분을 가진 배우가 한 명도 없다.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도 하나 없다. <꼰대인턴>이 7%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 현재 방영 중인 <카이로스>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시청률이 평균 3~4%이며, 최고 시청률도 5% 수준이다. 대상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꼰대인턴>의 김응수와 박해진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사람의 연기로 인해 공동 수상도 점쳐진다.

코믹 오피스 물로 호응을 얻기는 했으나, 최고 시청률 7.1%는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영탁이 특별출연한 회차라는 점은 뼈아프다. 방송 내내 4~6%를 오가는 시청률을 보인 <꼰대인턴>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말하긴 어렵다. 

SBS 연기대상 유일무이 흥미로운 시상식 
MBC·KBS는 몰락한 드라마 왕국 ‘씁쓸’

이로 인해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하 <365>)과 <그 남자의 기억법>, <카이로스>가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아 혹시나 받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365>의 이준혁과 김지수, <카이로스>의 신성록이 뛰어난 연기로 후보에 대두된다. 

<그 남자의 기억법>을 주도한 김동욱은 지난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으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올해는 힘들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하지만 누가 받아도 떳떳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올해 MBC 연기대상은 관심 밖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사진 왼쪽부터)배우 김응수·조여정·전인화 ⓒMBC

KBS도 MBC와 처지가 비슷하다. 지난해 <동백꽃 필 무렵>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것과 반대로 올해 평일 드라마는 전멸에 가깝다. <본 어게인> <포레스트> <어서와> <영혼수선공> <출사표> <좀비탐정> <그놈이 그놈이다>가 5%를 넘기지 못하며 쓴맛을 봤다. <어서와>는 0.9%로 지상파 최저 시청률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현재 방영 중인 <바람피면 죽는다>도 4%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주말드라마가 선전한 게 위안이 되는 셈이다. 올해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 <99억의 여자> <오! 삼광빌라>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특히 <한다다>의 차화연과 이민정, <99억의 여자> 조여정, <오! 삼광빌라!>의 전인화가 거론되고 있다. <한다다>는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장옥분을 연기한 차화연에 대해 높은 관심이 쏟아졌으며, 메인 주인공인 이민정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이변이 없는 한 두 사람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하다.

영화 <기생충>으로 브랜드를 높인 조여정은 <99억의 여자>와 <바람피면 죽는다>에 출연하며 KBS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두 작품의 시청률이 높진 않으나, 예상을 깨고 조여정이 받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2%를 기록 중인 <오! 삼광빌라!>의 전인화도 유력 후보다. 매회 뛰어난 연기는 물론 황신혜와의 모정이 작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MBC보다는 형편이 낫긴 하지만, 평일 드라마가 최악의 성적표를 거뒀다는 점에서 2020 KBS 연기대상은 역사상 가장 쓸쓸한 시상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슬픈 KBS

6개의 연말 시상식 중 유의미한 시상식은 SBS 연기대상 뿐이라는 게 방송가의 중론이다. 1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방송사의 큰 잔치를 즐기고자 하는 손님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힘이 빠졌고,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대중문화를 주도한 방송사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모양새다. 이번 연말 시상식은 국내 방송 3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짐작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