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 대고 코 푼’ 김종인의 꽃놀이패

강경 밀치고 호남 안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본격적인 당 개혁 작업에 나섰다. 이례적인 ‘좌클릭’에 당 내홍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당이 이대로 결집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8개월. 김종인 비대위가 흔들리면 내년 재보궐선거도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고성준 기자

창당 이래 최고 지지율을 기록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보다 앞서 수해 현장을 찾고, 각종 이슈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취임 3개월
성적표 보니…

옛말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는 이 기세를 몰아 당 혁신 작업까지 들어간 상태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당 분위기가 가장 좋은 것 같다는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는 출범 전 한 달간의 진통을 겪었다. 당내 주류 의원들은 당적을 여러 번 바꾼 ‘용병’에게 당을 맡기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다. 대신 이들은 내부적으로 경쟁력을 기르자는 ‘자강론’을 내세웠다. 이면에는 김종인 발 ‘혁신 드라이브’에 본인들의 당내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섞였다.

일각에선 이들과 김 위원장의 세력 싸움이 커질 것으로 보고 염려했다. 김 위원장과 초선의원들이 한 팀이 되고, 중진의원들이 이를 견제하는 ‘계파전’이 형성될 것이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김종인 비대위 말고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기대 반, 우려 반 분위기 속에서 김 위원장은 통합당으로 복귀했다.

김종인 비대위는 출범 초반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당의 보수 색채를 빼고 ‘좌클릭’하는 것에 대해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저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홍준표 의원은 “좌파 2중대 흉내내기를 개혁으로 포장해서는 우리는 좌파 정당의 위성정당이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게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 초현실인지, 머리를 뭔가로 얻어맞은 기분”이라며 에둘러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의 정치 노선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가 ‘이슈 메이커’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에 ‘경제민주화’ 정책을 내세워 박근혜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 통합당 비대위 출범 직후에는 ‘기본소득제’ 의제를 꺼냈고 나비효과는 예상 외로 거셌다. 거물급 인사들이 공식 석상서 기본소득제를 앞다퉈 다뤘다. 당시 ‘알맹이 없이 화두만 던져진 문제의식’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역시 김종인이었다.

이대로 당 결집? 조기 전대?
내년 재보궐 승산 있는 쪽은?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이 집권 여당을 바짝 따라 붙으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힘이 실렸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원내 투쟁 전략이 먹히면서 당내 강경 노선을 주장했던 의원들이 잠잠해졌다. 정치권에 ‘윤희숙 신드롬’이 불자, 원내서 정책전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확보된 셈이 됐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첫 회의서부터 당의 전면 개혁을 주문했다. 특히 강조했던 ‘약자와의 동행’ 슬로건에는 기득권층만 대변하는 당의 이미지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김 위원장은 당의 지지세가 낮은 호남, 청년 등을 향해 손길을 뻗치며 지지층의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이들을 끌어안고 전국 정당으로 도약하겠다는 간절함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당의 과제와 일맥상통한다.


김 위원장의 최종 목표는 2022 대선 승리다. 그는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라며 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보수, 자유 우파라는 단어에 대한 경계심도 보였다. 강경 보수 세력에 의해 소비된 두 단어의 부정적 어감을 버리고, 진영 논리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구태 정치를 버리고,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수해현장 찾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그러기 위해서는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1년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내년 재보궐선거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뽑는 ‘미니 대선급’으로 불린다. 민주당 출신 광역지자체장들의 유책 사유로 치러지는 선거기 때문에 통합당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김 위원장은 위기 상황에 늘 빛을 봤는데 그의 특기로도 불린다.

과거 2011년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비대위를 꾸려 당의 쇄신에 나섰을 때다. 당은 2010년 지방선거 패배를 시작으로,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논란 등 연이은 악재를 맞은 상태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영입한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서 절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서도 승리했다.

출범부터 진통
신경전 진행형

2016년 민주당 비대위를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국민의당 창당에 따른 민심 분열로 호남서 참패를 겪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20대 총선 때 수도권서 압승하면서 원내 1당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12일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에는 전북 전주 출신의 정운천 의원을 내정했다. 특위는 호남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으로 담아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전국 정당으로서 미흡했던 부분은 반성하고 호남 지역 주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계산이다.

호남 지역에 대한 통합당의 구애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집중 수해 지역인 호남으로 향했다. 계획에 없던 호남행은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성사됐다. 수해 현장 방문은 통상적인 정치 행보지만, 호남 지역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보다 통합당이 앞선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주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 함께하는 게 국민통합을 위한 길 아니냐. 호남이 외롭지 않게 하겠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전 통합당과 달리 강경 보수 세력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황교안 전 대표 때와는 다르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실책에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하던 당이었다. 오히려 극우적 망언 논란으로 위기를 자초해 여당의 실책이 묻히곤 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 출범 후 통합당은 강경투쟁과는 거리를 두고 민주당과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는 “지금 세상이 과거와 다르다. 길에 나가 외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장외투쟁론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통합당은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역시 보통이 아니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지금보다 더 파격적인 활동으로 중도층을 섭렵할 것으로 보인다. 수해로 인한 4차 추경 요구 역시 야권서 먼저 띄웠다. 이뿐 아니다. 김 위원장은 오는 19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당이 호남 지역에 관심을 두지 않은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1대 총선서 통합당은 호남의 28개 지역구 가운데 12개 지역구서만 후보를 냈다. 최근 호남에 통합당 지지율이 상승하자, 김 위원장은 호남에 대한 당의 관심에 지역주민들이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 통합
호남 구애

지난해 황 전 대표는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묘지를 참배하지 못하고 2개월쯤 뒤 비공개로 참배해야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호남 지역서 거부감이 덜하다. 김 위원장은 광주서 초·중학교를 다녔고,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냈다. 무엇보다 호남 주민의 ‘역린’으로 꼽히는 5·18 논란서도 자유롭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호남 민심이 크게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합당은 지난 13일 정강정책개정특위가 개편한 정강정책을 발표했다. 정강정책은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담는다는 점에서 비대위의 쇄신 의지를 가늠할 척도가 된다.

당 일부 중진 의원 사이에선 김 위원장의 좌클릭 행보가 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위배된다는 반발도 나왔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 출신인 통합당 정경희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이 주최한 토론회서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보수 진영의 ‘1948년 건국론’을 제기했다. 이는 임시정부 정통성을 인정하는 김 위원장과 정면 충돌하는 지점이다.


김 위원장의 좌클릭은 한동안 잠잠했던 내홍을 악화시키는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수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금껏 탄핵에 대한 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반성이 부족했다 점을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여전히 석방을 외치고 있고, 핵심 지지층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관련된 언급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3년이 지났지만, ‘박근혜 딜레마’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은 박 전 대통령의 잔상을 지우기 위해 당명도 여러 번 바꿨다. 하지만 통합당은 총선 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외치는 극우세력들과 선을 긋지 못했다. 결국 비호감 이미지 탈피에 실패하면서 전국 단위 선거서 내리 4연패했다.

약자와 동행 강조…파격적인 좌클릭
내홍 뇌관? 중진들과의 불편한 동거

김 위원장의 혁신 드라이브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4월7일 재보궐선거 때까지다. 김 위원장이 재보궐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공천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선거에 내세울 만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보이질 않는다. 김 위원장은 차기 서울시장 후보자의 조건으로 ‘참신하고 젊은 인재’를 꼽았다.

통합당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내년 2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라는 지역적인 특성을 감안해 내년 2월에 실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올해 12월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12월은 정기국회가 열리는 만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2월 조기 전당대회가 그나마 유력하다. 명분은 2월에 전당대회를 마무리하고 일찌감치 선거 체제에 돌입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이는 외부 인사에 관심을 두는 김 위원장에 대한 중진의원들의 견제가 담긴 것으로, 공천권을 김 위원장에 주지 않겠다는 속셈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는 이상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보장돼있고, 초선 의원들 역시 조기 전당대회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중진 의원들은 당권에 관심이 있는 인물들로, 이들에 대한 초선 의원들의 견제 심리가 발동한 셈이다.

통합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당의 지지율 상승에는 정부·여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 측면이 크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 위원장의 혁신 드라이브가 성공해야 안정적인 상승세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당내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당내 결집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상승세
언제까지?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혁신 동력이 떨어진다면, 조기 전당대회 등으로 당이 분열할 공산이 높다. 이는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종인 비대위가 재보궐선거서 당의 승리를 이끌어낸다면, 김 위원장이 2022년 대선 때까지 당을 책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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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