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흔드는 범야권 노림수

개헌이냐 탄핵이냐

용산 흔드는 범야권 노림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탄핵’이란 단어에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라며 쉬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공식 석상서도 제법 심심찮게 들려온다. 하지만 마음먹는 대로 대통령을 쉽게 끌어내릴 수는 없는 법. ‘윤석열 탄핵론’에 군불을 지피는 이들의 속내가 궁금하다. 지난달 22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식 석상서 ‘탄핵’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로 다음 날이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왜 탄핵됐나”라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그럼 특검 거부권을 행사하는 자는 더 큰 범인인가”라고 직격했다. 불붙은 탄핵론 이날 정 최고위원은 회의서 박 전 대통령의 헌재 탄핵 심판 결정문을 한 자씩 읽어내려갔다. 그는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문을 읽어보고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며 “특검법 거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거부권으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탄핵 열차’에 시동이 걸렸다는 평이 나온다. 여기에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까지 불거지면서 화력이 더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 정당들은 지난달 25일, 서울 도심에 모여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 여론전을 펼쳤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단체와 민주당을 비롯한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야 7당이 자리했다. 개혁신당은 특별법 재의결에는 뜻을 함께했지만 시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몇몇 발언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공격 수위를 올렸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키운 건 바로 윤 대통령 자신”이라며 “거부권의 사적 남용은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고 소리 높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도 탄핵소추 의결에 관한 헌법 제65조를 설명하며 “윤 대통령이 직분을 남용해 수사외압을 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 탄핵의 사유”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사건 은폐를 위해 수사에 개입하거나 외압을 행했을 거라는 주장만 난무하던 중 수사의 변곡점이 생겼다. 수사를 통해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8월2일 개인 전화번호로 연달아 세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권은 해당 통화로 인해 경찰에 이첩된 자료가 도로 회수되는 등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VIP 격노설의 핵심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녹취록과 전·현직 국방부 장관인 신원식-이종섭의 통화 기록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통화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중요한 시점에 대통령실과 여러 고위 관계자가 소통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의구심이 커졌다. 윤 격노설부터 수사 외압까지 차곡차곡 쌓이는 탄핵 마일리지 VIP 격노설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면서 민주당의 공세는 강해졌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만 답이다’라는 문장의 앞 글자를 딴 6행시를 지어 공개적으로 탄핵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통화 사실이 윤 대통령의 운명을 어떻게 가를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수사외압 의혹 사건서 대통령의 격노설이 안개 속 의심이었다면, 대통령이 직접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했다는 진실의 문은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를 탄핵으로 이끈 건 태블릿PC였다. 이번에 밝혀진 용산 대통령실의 통화 사실이 제2의 태블릿PC가 될지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슬로건으로 일찌감치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역시 공세 수위를 바짝 올렸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쌓이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며 “어느 쪽이 먼저 될지는 모르겠지만 탄핵과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 투트랙을 실제 성취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수사가 진행될수록 탄핵 요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집권 3년차도 되지 않아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던 시기가 오버랩된다. 국정운영이 서서히 마비되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p 하락한 21%로 집계됐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3%p 늘어난 70%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30~40%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임기 4년차 후반부에 들어 32%로 하락했으며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는 12%까지 떨어진 뒤 탄핵됐다. 또다시 2016?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어느 쪽도 아니다’는 4%, ‘모름·응답 거절’은 6%였다. 해당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 특검법과 석유 매장으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 같은데 30%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가 유지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이미 하락세가 시작된 마당에 10%대로 주저앉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면 ‘심리적 탄핵’ 사태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야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때는 각 부처와 여당 등이 의욕을 잃고 국정운영에 대한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지난 4·10 총선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108석을 얻은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개원 초반부터 단합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192석 범야권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끈끈한 결속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가 108석이라 소수정당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큰 숫자”라며 “우리는 여당 아닌가. 뒤에는 대통령이 계시고 옆에는 정부 모든 기구가 함께하기 때문에 강력한 정당이라는 생각을 하고 용기나 힘을 잃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 역시 워크숍에 참석해 “이제 지나간 건 다 잊어버리고 저도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며 직접 당을 격려했다. 정부여당이 단합을 강조하는 이유는 8석의 이탈표가 발생하면 100석인 탄핵 저지선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초선 의원이 합류한 국민의힘 내에서 당분간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아직은 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고 당론을 따르려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용산발 리스크와 각종 특검법으로 악재가 겹쳐 단일대오가 무너질 가능성을 마냥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 국회에서는 18표의 이탈표가 관건이었지만 이번에는 고작 8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8석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와 지도부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낮은 지지율은 회복하고 결속력이 약한 당은 사기를 북돋우면 된다. 하지만 좁은 인재풀로 인한 ‘회전문 인사’ ‘구인난 여론’ 등은 국정운영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4월12일 국민의힘이 총선서 참패하자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주요 대통령실 인사가 국정 쇄신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열댓명에 달하는 후보군이 ‘차기 국무총리 기용설’ 등의 제목을 달고 보도됐지만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오히려 비선 라인 의혹이 불거졌다. 미끼를 위한 미끼 지난달 25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의 3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른바 박근혜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의 중 한 명이 용산으로 합류하면서 여권조차 고개를 갸웃한 탓이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인사 배경에 역량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당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결과를 놓고 평가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해당 인사를 두고 야권은 반발에 나섰다. 민주당은 “국정 농단 시즌2를 자인한 꼴”이라며 윤 대통령이 탄핵을 대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개혁신당은 “혹시 이번에는 기밀문서를 최순실이 아닌 여사님께 가져다드리는 역할이냐”며 “사람이 없으면, 공개채용을 하라”고 꼬집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번 인사를 두고 “용산이 드디어 갈 데까지 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실은 자리를 내줘도 다들 고개를 ‘도리도리’하는 모양”이라며 “정권이 무너질 때 나타나는 초기 증상 같다. 같은 배를 탔다가 가라앉을까 봐 하나둘 발을 빼고 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탄핵은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 65조에 따르면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 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 위원 등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탄핵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무게감을 준다. 그러나 탄핵이라는 단어가 주는 자극성에 일각서 주장하는 개헌 요구가 오히려 묻히고 있다. 더 나아가 “차라리 이승만 대통령처럼 하야하시라”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역시나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범야권에선 금방이라도 끓어 넘칠 듯 탄핵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탄핵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하나같이 “가능성이 낮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 분노를 원동력 삼아 탄핵 여론에 군불을 땔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민생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탄핵을 밀어붙이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혁신당 조 대표는 JTBC <오대영 라이브>서 “현재로서는 탄핵 사유와 관련해 (증거가)부족한 점이 있다”면서도 “채 상병 건에 대해 공수처 수사와 특검이 발동돼 증거가 수집되면 헌법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 탄핵 사유의 요건을 충족할 날이 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계속 거부권 행사하면… 지지율 10%대 하락하면… 범야권, 특히 혁신당은 탄핵과 대통령 임기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 논의를 투트랙으로 가져가고 있다. 4년 중임제를 통해 윤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앞당기면 2026년에 지방선거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게 돼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야권의 탄핵 카드는 4년 중임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끼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통해 실질적인 탄핵을 노렸다는 것이다. 야권이 탄핵과 개헌 카드를 들고 협상에 나선다면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명예로운 방식을 택할 것이란 설명에서다. 차기 대선주자를 노리는 이들에게 있어 개헌 논의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서 이 대표를 언급하며 “이제는 아주 노골적으로 탄핵 바람 잡기에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병에 걸려도 아주 단단히 걸린 모양”이라며 “길거리로 나서 반정부 투쟁과 선동에만 몰두하며 이재명식 ‘조직 보스 정치’에 빠져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이상민 전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단축 개헌론에 대해 “이 대표의 형사재판 진행을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대선 이후로 미뤄보겠다는 시커먼 속셈”이라고 직언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를 벗어나야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소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30%대는 결코 높은 숫자는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안정권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평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바닥을 쳤고 서서히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커먼 속셈 반등의 기회 신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이 국민의힘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더라도 점차 화력이 더해질 것”이라며 “특검법을 주장한 김민전 의원은 비대위의 수석 대변인이다. 당직자인 만큼 황우여 비대위원장하고 소통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비대위원장 체제서 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점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내다봤다 다만 ‘동해 석유 매장이 지지율 반등의 원인이 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을 근거로 들며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hypak28@ilyosisa.co.kr>

‘징징대는’ 북한 도발의 이면

하다 하다 똥까지…

‘징징대는’ 북한 도발의 이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북한의 도발 방식이 다각화되고 있다. 전형적인 미사일 도발에 이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나 싶더니 최근에는 오물을 투척했다. 윤석열정부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잦아진 북한의 도발, 그 노림수는 무엇일까? 80여년의 세월은 두 나라의 공통점을 차근차근 지워냈다. ‘한민족’ ‘동포’라는 말을 사용하긴 하지만 과거보다 유대감은 옅어졌고 소속감은 사라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산가족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마주한 현주소다. 분단 79년 다른 나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01년부터 2022년까지 14번에 걸쳐 통일 시기에 대해 물었다.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는 전체적인 경향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모든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통일은) 10년 후쯤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2011년 김정일 전 노동당 총비서 사망, 2013년 12월 장성택 전 정치국위원의 숙청 발표 때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응답이 다른 조사에 비해 높았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경향은 10년 넘게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눈에 띄는 점은 연령별 양극화였다. 2022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7%가 통일 시기를 10년 후쯤으로 답했다.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가 19%,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가 19%로 나타났다. 의견을 유보한 비율은 5%였다. 큰 틀에서는 이전 조사와 비슷했지만 18~29세, 30대 등 젊은 층에서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비율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각각 29%, 30%의 수치를 기록했다. 젊은 층 3명 가운데 1명은 통일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답변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젊은 층에서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로는 북한과의 관계가 손꼽힌다. 그간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진보 성향의 정부는 대화를 통해 전쟁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전개했고 보수 성향이 짙은 정부일수록 강경 대응 방식을 취했다. 북한 역시 대화 상대의 성향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를 줄타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평화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의 대북정책을 고수했다. 이 과정서 한국이 미국,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주도하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사일·GPS·오물 다양한 도발 정부,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반면 윤석열정부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체제를 공고히 다지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형태의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한미, 한일관계에 공들이는 것에 비해 중국, 북한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의 대응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부터 29일까지 거름과 쓰레기 등을 담은 오물 풍선이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왔다. 이른바 ‘오물 풍선’으로 이날 북한이 살포한 풍선은 260여개로 집계됐다. 오물 풍선은 지난 1~2일 사이에도 날아왔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에 따르면 1일 밤 8시경부터 다음 날 오후 2시30분 기준 전국서 720여개의 오물 풍선이 식별됐다. 오물 풍선은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일 오전 제1활주로와 제2활주로 사이 상공서 오물 풍선이 두 차례 확인돼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전날에도 제3활주로와 제4활주로 사이에 낙하한 오물 풍선을 수거하느라 일정 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했다. 결항된 항공편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북한은 오물 풍선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는 등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합참은 “오늘 오전 6시14분께 북한 평양 순안 일대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추정 비행체 10여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험발사 명목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무더기로 쏜 것은 이례적이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 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듭된 공세 강경한 대응 북한은 지난달 17일에도 300㎞를 날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도 자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50분부터 발신지가 북한의 강령과 옹진으로 추정되는 전파 교란 신호가 3일까지 누적 1500건에 육박했다. 발신지가 북한으로 추정되는 전파 교란 신호가 연평·인천·강화·파주의 과기정통부 전파감시시스템에 유입됐다가 중단되길 반복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932건으로 집계됐는데 주말 새 550건이 늘어 1482건으로 나타났다. GPS 전파 혼신 신고 건수를 대상별로 분류하면 항공기 507건, 선박 975건 등이다. 실제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북한의 GPS 교란 전파가 산과 같은 지형지물을 넘기 힘들어 수도권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다각화된 도발에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윤정부는 지난 4일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시켰다. 오물 풍선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 등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됐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8월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미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윤정부도 같은 달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북한이 오물 풍선, GPS 교란 등의 도발을 거듭하자 전면 정지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도 규탄 국제기구에 지난 3일 대통령실은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고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의 도발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에 대해 국제기구에 문제를 제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최근 북한의 GPS 교란과 관련해 정부는 유관 부처 간 긴밀한 협의하에 유관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국제기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3곳이다. 정부는 2016년 3월 북한이 GPS 교란 전파를 발사했을 때에도 이들 기구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각 기구는 비판 성명을 채택하거나 교란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미국도 반응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역겨운 전술”이라고 규탄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것은 분명히 역겨운 전술”이라며 “무책임하고 유치하니 북한은 이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우리는 어떤 형태의 비행 물체든 불안정을 초래하고 도발적인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 일본과 긴밀한 대응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윤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로 맞서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윤정부의 강경 대응에 따른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안건이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 “오물 풍선을 보낸 북한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대응은 정말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나쁜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내부 상황 안 좋아 외부로 눈 돌렸나? 반면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은 올해만 6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0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 상의 피해를 초래했다”며 “북한의 몰상식하고 치졸한 도발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향후 이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과 윤정부의 대응에 모두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상황을 감추려 한다는 설명이다. 양쪽 모두 국면전환을 위한 일종의 ‘노림수’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의 경우 정찰위성 발사 실패, 경제난 등을 겪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 하지만 1호기 발사 때와 달리 비행 과정서 폭발했다.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밤 10시44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 해당 발사체는 밤 10시46분경 북한측 해상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비행 과정 중 폭발, 실패가 추정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지난해 11월21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3번의 시도 끝에 1호기를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정찰 등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호기 발사가 북한에 중요했던 이유다. 이번 실패로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경제난으로 북한 주민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점도 북한 입장에서는 차단해야 할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와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방법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짜고 치는 쇼? 내부 상황만 놓고 보면 윤정부도 녹록지 않다. 윤정부는 4‧10 총선서 패한 이후 거듭된 이슈로 수세에 몰리는 중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초반 박스권에 갇혀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채 상병 특검, 의료개혁, 김건희 여사 사건 등 곤혹스러운 이슈들이 산재한 상황이다. 문제는 북한 이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과거와는 달리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정국이 요동치고 북한 내부에 문제가 발생하면 관심도가 높아졌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며칠만 ‘반짝’ 이슈화됐다가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 북한이 마주한 현주소다. <jsjang@ilyosisa.co.kr>



‘가해자 44명’ 밀양 성폭행 사건 재조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년 전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수사기관의 재수사나 피해자의 호소가 아닌 제3자의 목소리가 사건을 대중 앞으로 끌어냈다. 사건의 파괴력 때문일까? 이 사건은 이미 몇 차례나 회자되길 반복했다. 대중은 왜 이 사건을 놓지 못하는 걸까?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하 밀양 사건)을 둘러싸고 ‘사적 제재’ 논란이 불거졌다. 법적 처분이 완료된 상태인 사건에 유튜버 등이 개입하면서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정식 절차를 밟은 게 아닌 폭로 형식으로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법은 멀고 20년 전 경남 밀양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2004년 12월 밀양 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터졌다. 가해자의 숫자와 이후 피해자에게 벌어진 일 등이 알려지면서 밀양 사건은 지속적으로 회자됐다. 최근 몇몇 유튜버가 경쟁적으로 밀양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유튜버가 영상을 게재하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누리꾼은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면서도 유튜버의 폭로에 전반적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요대담] ‘나답게’ 움직이는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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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보통의 정치’ 모경종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