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무공천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보수 후보의 난립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론조사 결과로 뒷받침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하 수석이 지난 27일 사의를 표명하자 민주당은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되는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로써 북구갑 선거는 민주당 하 수석,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는 박민식 전 장관, 그리고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가 맞붙는 ‘3파전’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구도가 현실화될 경우 국민의힘에 불리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4~25일 북구갑 유권자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에서 하 수석은 35.5%, 한동훈 전 대표 28.5%, 박민식 전 장관 26.0%로 나타났다.
본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 9.0%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 수석이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보수 진영의 고심이 깊다.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54.5%로 하 수석을 20%p 가까이 앞선다. 보수 표심이 두 갈래로 나뉘면서 야권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전형적인 ‘분열 필패’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친한계로 꼽히는 배현진 의원이 무공천 주장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배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실상 우리 국민의힘 후보인 한동훈 전 대표를 위해 무공천을 하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의원 몇 명이 (부산 북구에) 가서 (한동훈 전 대표) 응원차 밥이나 한 끼 먹고 오자고 조용히 내려갔다”는 그는 “부산 밑바닥 민심이 한동훈 후보에게 굉장히 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부산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석 확보’를 위해 현실적인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특보단장인 곽규택 의원은 지난 2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단일화가 안 되고 3자 대결로 갈 경우, 민주당에게 굉장히 유리한 판세가 될 수밖에 없다”며 “선거에 들어가서는 단일화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부산 북갑에서 3자 구도로 된다면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또 분열하는 모습을 선거 막판에 보일 수밖에 없다”며 “그런 것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공천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 후보가 선정되면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에서) 해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진영이 모일 것”이라며 “(무소속) 지지율은 계속 빠질 일만 남았다. 가면 갈수록 보수 지지층은 정당 후보 쪽으로 쏠리게 돼있다"고 예측했다.
장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입장은 여전히 단호하다. 지도부는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무공천 주장을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이번 선거를 단순히 의석 하나를 얻는 싸움이 아니라, 당을 떠난 한 전 대표와의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 단일화 논의에 원천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당사자 간의 감정골도 깊다. 국민의힘 후보군인 박민식 전 장관은 한 전 대표를 향해 “정치 기생” “침입자”라는 거친 표현을 쓰며 “지도부에서 단일화를 하라고 해도 나는 ‘노(NO)’”라고 배수진을 쳤다.
무소속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는 한 전 대표는 ‘정치공학’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큰 바람 앞에서 정치공학은 후순위”라며 “보수 재건의 동남풍을 일으키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당 지도부의 견제에 굴하지 않고 직접 시민들과 접촉하며 ‘자강론’으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한편, 민주당은 하 수석의 가세로 고무된 분위기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 기반을 하 수석이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 보수 진영의 자중지란을 틈타 지역 수성에 성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하 수석은 이르면 오는 29일 민주당 인재영입식을 통해 공식적인 보선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하정우 수석의 지지율이 견고하게 유지될 경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보수 단일화’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결국 누가 먼저 이 3자 구도의 균열을 깨뜨리느냐가 북구갑 승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