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여의도의 시선이 6·3 지방선거에 쏠렸다. 6·3 조기 대선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수비에 나선 여권과 역전승을 기대하는 야권, 그리고 틈새를 뚫으려는 군소 정당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비상계엄과 정권 퇴진으로 격랑의 시간을 보낸 유권자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주요 격전지를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인천광역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보유한 서해안 핵심 도시다. 부산에 이은 제2의 항구도시로 다양한 지역 출신이 모이면서 진보와 보수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인천시장 선거에는 현역인 유정복 시장과 그의 대항마로 여당 핵심 인물이 나섰다. ‘현역 프리미엄’과 ‘여당 프리미엄’이 맞붙으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다.
기마전
대진표는 빠르게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로 활동할 때부터 합을 맞춰온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단수공천을 받았고, 국민의힘에서는 현역인 유정복 시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민주당 김이수 공천관리위원장은 “인천 토박이인 박 후보는 2009년 평당원으로 입당해 민주당의 든든한 기둥으로 성장했다”며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던 (인천) 연수구에 도전해 연수구 30년 역사 처음으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새겼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2024년 말 원내대표로서 비상계엄 정국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탄핵의 선봉이 됐다”며 “공천관리위는 당을 위해 헌신해 온 박 후보가 그 적임자로 모자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2016년 20대 총선서 인천 연수갑에 당선된 이후 같은 곳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지난 대선에선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과 친밀도를 높이는 등 ‘이재명의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 박 후보는 명심을 업고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정청래 후보에 밀려 2위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현역인 유정복 시장을 대항마로 선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유 시장은 경험과 성과, 미래 비전을 모두 갖춘 지도자”라며 “재임하는 동안 위기 속에서도 인천의 재정 건전성과 도시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 검증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유 시장은 제17∼19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농림수산식품부·행정안전부 장관, 김포시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4∼2018년 제14대 인천시장을 지낸 데 이어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임기 중에는 하루 1000원, 월 3만원 수준의 임대료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구 등에 주거를 지원하는 이른바 ‘천원 정책’ 등으로 주목받았다.
제3지대에서는 개혁신당 이기붕 인천시당위원장이 “실력으로 지방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증명해 내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스스로를 ‘공학자’이자 ‘바이오 전문가’라고 소개한 이기붕 후보는 “중앙 정권이 바뀌면 시장도 바뀌었다. 정책조차 이해관계 때문에 바뀌고, 이에 따라 상당히 많은 예산이 낭비됐다”며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교통 혁명? 천원 주택?
공항 3사 통합 가능성은?
인천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과 이를 막아내려는 국민의힘의 격돌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교통을, 유 시장은 일관된 정책을 내세워 민심 잡기에 나섰다.
박찬대 후보는 지난 23일 인천발 KTX 송도역 증축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수인선 송도역을 출발해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되는 노선으로 개통 시 부산까지는 2시간30분, 목포까지는 2시간1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박 후보는 “KTX 개통은 거대한 변화의 시작이고 이를 뒷받침할 촘촘한 연결망이 필수”라며 “수도권 교통 중심지 연수를 위해 경강선 적기 개통, GTX-B-청학역 정차, 제2경인선(수도권서남부선 광역철도망), 주안~송도선 신설 등이 반드시 현실화돼야 한다. 인천발 KTX 개통을 시작으로 인천 교통을 하나씩 확실하게 바꿔 가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과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 공항 운영기관 통합 논의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합설’이 제기되자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박 후보는 ‘공약에 인천공항의 통합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넣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사 전체 규모에 대해 운영 방식 등은 재정경제부가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인천공항과 관련된 부분으로 하는 것은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유 시장 역시 통합설에 대해 “인천시와 시민들은 이를 ‘경제적 실익’보다 ‘정치적 논리가 앞선 강행’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흑자 경영으로 글로벌 허브공항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온 인천국제공항이 만성 적자의 지방공항 운영권과 무려 10조원 규모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며 “이것을 과연 합리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천원 주택을 앞세워 민심 확보에 나섰다. ‘정책의 연속성’과‘실용주의 보수’를 강조하며 ‘유능한 일꾼’ 이미지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내란 단죄” 국힘과 거리두기
선거판 흔들 시장 사법 리스크
유 시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시 예산 연 36억원으로 1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며 “지난해 이미 1000호를 공급했고 올해도 같은 규모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천시는 기존 지원 대상의 혜택을 유지하고, 신규 수혜 가구를 추가하는 등 천원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정당 지지율과 정치 환경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선거는 인물과 성과에 대한 평가로 귀결된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에 대해서는 “인지도 높은 정치인이지만 시민들은 결국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유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정책과 실효성을 놓고 다퉈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연일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유 시장은 국민의힘 극우 논란에 거리를 두고 당을 향해 쇄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민주당은 “계엄 방관도 죄”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청산 프레임 굳히기에 힘을 실었다.
이번 선거의 변수는 유 시장의 사법 리스크다. 유 시장은 지난해 4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무직 공무원을 동원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10월 압수수색을 받고, 소환 조사를 마친 끝에 검찰에 넘겨지면서 결국 발목이 잡혔다.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자신의 리스크가 노출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유 시장은 재판부에 해당 재판을 선거 이후 진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수들
압수수색 당시 유 시장은 “선거운동에 대한 지시를 내린 바가 없음에도 이런 송치가 정당한 것인지, 야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이렇게까지 과잉수사를 한 전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의도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면 그 또한 앞으로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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