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행정통합, ‘5극3특’ 전략의 첫 시험대

24일 법사위 결정이 던진 국가 공간 설계의 과제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과 재정을 어떻게 다시 나눌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지난 12일 광주·전남, 대구·경북(TK),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 심사에 이어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겼다.

그러나 24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만 가결됐다. 같은 날 상정된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심사가 보류됐다. 같은 ‘행정통합’이지만 결과는 갈렸다.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TK 측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 경북 지역 인사들은 “왜 우리만 멈춰 서야 하느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 역시 유감을 표하며 균형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정 지역만 먼저 통과시키는 방식은 또 다른 지역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였다. 통합이 출발선부터 정치적 균열을 드러낸 셈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공개 회담을 제안했다. 행정통합이 지역 현안을 넘어 중앙 정치의 힘겨루기 대상으로 번진 느낌이다. 통합이 행정 개편이 아니라 정당 간 영향력 배분의 문제로 변질될 위험도 함께 드러난 것이다.

설계의 과제를 표 계산의 문제로 축소하는 순간, 통합의 명분은 급격히 약해진다.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세 지역의 통합 논의는 공통된 배경을 갖는다. 인구 감소, 지방 소멸, 재정 압박이라는 구조적 위기다. 그러나 구조는 다르다. 광주·전남은 생활권과 경제권의 연계성이 비교적 분명하다. 대구·경북은 산업과 인프라의 전략적 결합이라는 명분이 강하다. 대전·충남은 과학·행정 기능과 제조·해양 산업을 결합해야 하는 또 다른 설계를 요구한다.

광주·전남의 경우 광주는 도시 역량과 정치적 상징성을 갖고 있고, 전남은 넓은 면적과 해양·농수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통합은 서남권 경제권 형성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그러나 도청과 시청 기능 배분, 재정 구조 조정, 공공기관 재배치라는 현실적 숙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책임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선언은 쉬워도 권력 재배치는 어렵다.

대구·경북은 도시와 농촌, 산업과 자원의 결합이라는 전략적 그림을 그린다. 대구의 의료·교육·산업 인프라와 경북의 에너지·항만·농공 기반은 분명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북 북부 지역에서 제기되는 우려도 현실이다.

통합이 곧 균형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심 도시로의 자원 집중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통합은 또 다른 쏠림을 만들 수 있다.

대전·충남도 다르지 않다. 대전은 연구개발과 행정 기능, 충남은 제조업과 해양산업을 갖고 있다. 통합은 과학·산업벨트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흡수 구조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세 지역 모두 통합은 단순한 외연 확장인가 아니면 권한과 재정을 재설계하는 구조 개편인가라는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이번 24일 법사위 결정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광주·전남만 통과되고 TK와 대전·충남이 보류된 장면은 명확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형평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지역 균형을 말해 온 정치권이 실제 결정 과정에서도 그 원칙을 지켰는지 묻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광주·전남의 지역 통합은 됐지만, 국가 통합은 되지 않은 것이다.

광주·전남 특별법만 법사위를 통과하자, 다급해진 국민의힘 TK 의원들은 26일 2월 임시국회 내 특별법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모아 원내 지도부에 전달했다. 대구 지역 의원 12명은 전원 찬성했고, 경북은 일부 반대했다. 이들은 전남·광주 특별법과 TK 특별법의 동시 처리를 요구하며 형평성과 절차적 균형을 전면에 내세웠다.

통합이 순식간에 설계 경쟁이 아니라 처리 순서 경쟁으로 변한 것이다.

행정통합의 명분은 분명하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지금과 같은 광역 구조로는 미래산업을 감당하기 어렵다. 세계는 이미 메가시티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 산업·물류·연구개발은 광역권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 광역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됐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지역은 경쟁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국면으로 밀려날 수 있다.

그러나 통합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행정 경계를 없앤다고 경제가 자동으로 살아나지 않는다. 재정 자립도 개선, 산업 구조 혁신, 대학·연구기관 연계 전략, 교통·물류망 구축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권한 배분 구조다. 구조 없는 통합은 간판 교체에 불과하고, 권한 없는 통합은 책임 회피로 끝난다.

이번 논의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쟁점은 의사결정 방식이다. 과연 ‘지역의 장기적 운명을 좌우할 사안을 단순 표결로 정리하는 것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이다. 절차적·지역적 정당성은 함께 확보돼야 한다. 주민투표, 공청회, 구체적 재정 추계와 로드맵 공개가 선행되지 않으면 통합은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설득 없는 통합은 오래가지 않는다.

광주·전남은 먼저 통과된 만큼 더 큰 책임을 안게 됐다. 성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면 다른 지역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이다. 통합 이후의 세부 설계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정치적 특혜’라는 오해도 불식하기 어렵다. 첫 사례가 실패하면 전국 단위 개편 논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형평성 논란을 정치적 공방으로만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더 정교한 구조 설계를 요구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가. 반발은 이해되지만, 그 에너지가 제도 설계로 이어지지 않으면 소모적 갈등으로 끝난다. 통합의 성공 여부는 찬반 숫자가 아니라 설계의 밀도에 달려 있다.

행정통합은 결국 우리나라 지방자치 30년의 성적표를 묻는 일이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이후 광역 구조는 큰 틀에서 유지돼 왔다. 그러나 인구 구조는 급격히 변했고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기존 경계가 더 이상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책임 있는 선택이다.

정부는 광역행정 개편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특정 지역의 정치 일정에 따라 움직이면 일관성은 사라진다. 대통령 직속 또는 국회 차원의 특별기구를 통해 전국 단위 종합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 개별 통합을 정치적 균형 카드로 활용하는 방식은 반복될수록 신뢰를 잃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설계다. 통합은 면적을 넓히는 일이 아니라 권한과 재정을 다시 배치하는 일이다. 지방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합은 또 다른 중앙집중이 된다. 크기만 커지고 힘은 그대로인 구조는 오래가지 못한다. 24일 법사위 결정은 끝이 아니다. 국가 구조를 다시 짜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집권 초기 ‘5극3특’이라는 국가 공간 전략을 내세웠다.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의 5극을 초광역권으로 재편하고, 제주·전북·강원을 특별자치권으로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3특은 이미 제도적 틀을 갖췄고, 5극은 이제 막 현실 정치의 문턱을 넘는 단계다. 호남권의 광주·전남, 대경권의 대구·경북, 중부권의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는 이 전략의 시험대다.

정부가 이 구상을 일관된 로드맵으로 추진하지 못한다면 ‘5극3특’은 선언에 그칠 것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의 전언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럴 경우 당장 7월1일부터 효력 발생이 예상되며, 결국 유권자는 6·3지방선거에서 행정통합 단체장을 뽑아야 한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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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후폭풍’ 표심 가른 당락 결정타

‘6·3 후폭풍’ 표심 가른 당락 결정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나왔으니 원인을 분석할 시간이다. 여야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은 상황이라 외부보다는 내부가 더 시끌벅적한 모양새다. 여당을 견제하면서 야당을 심판한 민심의 절묘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됐을까. 지방선거를 뒤흔든 두 이슈, 주식과 부동산의 관점으로 바라봤다. 광역단체장 12 대 4.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시‧도지사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5대 12(당시 17개 시‧도)로 완패했던 4년 전 지방선거 결과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문제는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이번 지방선거를 민주당의 완승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모든 선거에서 가장 핵심 지역인 서울을 빼앗겼다. 이긴 것도 진 것도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우선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쳐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맞는 선거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여 동안 60%대를 상회했다. 말 그대로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실제 선거 초기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싹쓸이’를 예견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민주당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15 대 1, 16 대 0 등의 결과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달랐다. 민주당이 12곳에서 승리해 표면상으로는 국민의힘을 압도했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 보수 궤멸 얘기까지 나왔던 국민의힘은 텃밭을 지키고 서울도 수성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19 대 95(무소속 13)로 선방했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국민의힘이 마냥 졌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에서의 패배가 뼈아팠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불과 1.15%p, 표 차로 따지면 6만여표였다. 서울 성동구청장 출신의 정 후보는 이 대통령의 ‘샤라웃’을 받은 이른바 ‘명픽’으로 불렸다.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내용으로 정 후보를 언급하면서 인지도와 지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정 후보는 박주민 의원, 전현희 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의원을 상대로 한 경선에서 이겼다.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힘 오 시장과 크게 벌어졌다. 20%p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장 당선은 ‘떼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광역단체장 12곳 이기고도 서울 내주면서 ‘반쪽 승리’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것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였다. 오 시장과의 격차가 줄기 시작했고 선거가 임박해서는 오차범위 이내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사전투표를 거쳐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출구조사가 발표됐다. 방송 3사는 정 후보 51.4%, 오 시장 46%로 민주당이 무난하게 서울을 탈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오 시장의 신승이었다. 서울 송파구 등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부실 선거’ 논란까지 벌어진 끝에 나온 결과였다. 서울에서의 패배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2곳에서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사실상 패배’라는 아쉬운 탄식이 나왔다. 심지어 이 대통령조차 ‘민심의 경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부동산이 표심을 갈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민심이 오 시장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부동산 문제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취임 이후 부동산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등 정부가 시장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9일에 종료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다주택자가 누리고 있던 사실상의 세금 감면 혜택을 거둬들이겠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연일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내용의 글도 썼다.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에 묶여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게 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꾀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 결과 주식시장은 ‘코스피 5000’ 시대를 넘어 1만 시대를 바라볼 정도로 폭등했다.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이틀이면 장을 말아 올리는 역대급 ‘불장’에 개미들은 빚을 내서까지 진입했다. 6만 표로 당락 갈려 반면 부동산 시장은 크게 휘청였다.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경제의 가장 기본으로 알려진 수요-공급의 원리다. 이정부의 정책도 그 방향으로 설계돼있다. 다주택자를 옥죈 것도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려는 의도였고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를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수요를 억제하려는 노력이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매물은 예상만큼 나오지 않았고 수요는 많아졌다.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너도나도 빨리 집을 사려고 달려든 것이다. 매물이 줄어드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으니 집값은 올랐다. 매매 시장의 움직임은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을 가진 사람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바꾸기 시작했고 세입자는 ‘날벼락’을 맞았다. 동시에 월세가 폭등했다. 집을 사기엔 호가가 너무 높았고 세입자로 살기에도 팍팍해졌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구조였다. 20~30대의 상황은 더 암울했다. 근로소득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했다.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겠다며 대출은 막아둔 상태였고, 대출이 된다 해도 서울에 집을 사기엔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시세가 높아졌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로,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만진 이들은 20~30대가 아니었다. 주식 폭등도 영향 적었다 한 주식 투자자는 “지금과 같은 불장에서는 모두가 돈을 버는 듯한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나도 돈을 벌 것으로 생각해 시장에 뛰어든다. 하지만 실제 인생을 바꿀 정도로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렇게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상급지로 이사 간다. 이미 상대적으로 상급지에 사는 사람이 최상급지로 가는 거다. 이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이 정 후보보다 표를 많이 받은 자치구는 25개 중 10곳이다. 정 후보는 15곳에서 이기고도 승리하지 못한 셈이다. 오 시장이 이긴 자치구에는 공통점이 있다. 집값이 크게 상승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오 시장은 송파‧광진‧영등포‧양천‧강동‧동작‧중‧용산‧서초‧강남구에서 정 후보에 앞섰다. 이 중 서초와 강남을 제외한 8개 지역구는 이정부 출범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 지역구 중 성동‧마포구만 빼고 오 시장이 이긴 지역이 일치하는 것이다. 성동구는 정 후보가 3선 구청장을 지낸 곳이다. 서울시장 선거만큼은 ‘부동산 표심’이 당락을 갈랐다고 봐도 될 정도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자산 투표 경향이 결과에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자산투표는 유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집이나 주식 등과 관련한 경제적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현상을 뜻한다. 부동산 비중이 큰 강남권이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보수 후보를 많이 지지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정부가 출범 이후 내놓은 대출 규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다주택자 압박, 보유세 개편 시사 등의 정책은 강남권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구가 과거와 비교해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들의 표심이 오 시장에게 집중되면서 정 후보는 석패했다. 집값에 반응한 선택 많았다 이, 취임 1주년서 “정상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투기 목적의 부동산 보유 부담을 늘리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투기용으로 가진 것을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전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며 “선거에는 나쁜 영향보다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1월부터 구두 개입을 통해서 눌러 놓지 않았으면 엄청나게 폭등했을 것”이라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자평했다.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오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전세 매물의 급격한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해 ‘정상화 과정’이라고 답변했다”며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정책 그대로 오 “참사다” 그러면서 “지금 전세가 소멸하고 있는 현상은 어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뼈아픈 결과이자 서민 주고 안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정책 참사’의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