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⑪> 통합당 양금희 “진심 다해 사람들 만나요”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열한 번째 주자로 미래통합당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과 함께했다.
 

▲ 양금희 미래통합당 의원이 일요시사와 릴레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 ⓒ고성준 기자

“교육계에 있었고, 시민사회단체장을 맡았고, 한 가정의 엄마다. 사람들과의 소통에 능한 편이다. 후보 시절 전 의원이셨던 캠프 선대위원장님이 ‘지지율도 낮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 후보가 지역에 내려와서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이 다 우리 편이 되더라’고 하더라. 난 진심을 다해 사람을 만난다. 따뜻하다는 평가도 많이 받는다. 정치인은 그래야 한다.” 

대구 유일 여성

지역구 여성의원의 ‘불모지’였던 대구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양금희 의원이 역사를 새롭게 썼다. 양 의원은 대구 북구갑에 단수 공천을 받은 후 현역 의원이었던 정태옥 전 의원을 꺾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는 정계에 입문하기 전 10년간 교사 생활을 했다. 일은 적성에 맞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 늘 눈에 밟혔다. 결국 그는 남편과의 긴 상의 끝에 교육계를 떠나기로 결심, 전업 주부로 10년을 지냈다. 이후 자녀 교육 문제로 서울에 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시민사회운동을 뛰어들게 된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중앙회장, 제1회 의회행정박람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세계직능중소상공인총연합회 자문위원 등 요직을 맡아 활동했다. 그리고 지난해 여성·청소년·교육 분야 전문가로 시민활동을 인정받아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1호로 이름을 올렸다. 


“경력단절여성의 전형적인 케이스다.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환경이 지역사회 내에 갖추어지지 않았고, 엄마로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10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자원봉사를 열심히 다녔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서울로 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시민사회활동을 하게 됐다. 여성유권자연맹에서 정치인들과 정책을 평가하면서 정치권과 가까워졌다.”

“교사와 정치인은 본인의 재량권이 굉장히 크다. 본인이 어떤 재량권을 가지고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두 직업 모두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교사의 교수법처럼 정치인은 본인만의 색과 가치를 가지고 국민들을 모셔야 한다. 교사는 학생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다. 정치인도 국민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일해야 한다.”

10년간 교사·시민사회 활동
통합당 영입인재 1호로 입성

제21대 국회에는 역대 최대 인원인 57명(지역구 29명·비례대표 28명)의 여성 의원이 등원했다. 전체 의석수의 19%로, OECD 국가 평균(28.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역구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 입후보자의 30%를 여성으로 공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권장사항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양 의원은 지난달 30일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를 위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정당이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회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때 후보자 총수의 30%를 여성 후보자로 추천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 양금희 미래통합당 의원 ⓒ고성준 기자

“17대부터 비례대표에 남녀교호순번제를 법으로 만들어 여성 정치인들이 많이 늘었다. 지금  계속 정체돼있는 이유는 지역구 여성 공천 비율을 30%로 권장하기 때문이다. 강제조항으로 바꾸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사실 여성 인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지 않다. 정치권에 들어올 수 있는 문턱을 낮춘다면, 여성 인재들이 관심을 갖고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청년층도 마찬가지다. 둘의 공통점은 경제력이 낮고, 인적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점이다. 강제조항으로 인해 지원하는 인재들이 많아질 것이다.”


양 의원은 여러 정당의 러브콜을 만류하고 통합당을 선택했다. 통합당은 시민활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의아하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통합당이 나아가는 방향이 본인의 뜻과 가장 잘 맞았다며, 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시민활동을 할 때는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했다. 정치는 가치의 실현이고, 통합당은 내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이다. 난 개인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민주주의 열망, 시장경제의 가치를 중시하는 통합당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박원순 피해자보호법’ 발의
“민주당, 여성 존중하지 않아”

기대를 품고 들어온 정치권이지만, 양 의원은 총선 결과에 며칠 잠을 설쳐야 했다. 슈퍼 여당과의 의석수 차이로 순탄하게 협치가 이뤄질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그는 통합당의 총선 실패 요인으로, 당이 국민들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메시지와 정책들을 냈던 점을 꼽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얘기하셨다. 요즘 정치인은 설명하려고 하면 안 되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들어줘야 한다. 우리 당은 자유를 중시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크다. 중도층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다. 국민들께 귀 기울이고, 막말 논란은 없어야 한다. 그래야 통합당이 성공할 수 있다.”

양 의원은 지난 14일 ‘박원순 피해자보호법’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성범죄 고소가 이뤄진 이후 피고소인이나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하지 못한다. 양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피의자가 자살 등을 원인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검사가 고소사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사건을 처리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 발언하는 양금희 미래통합당 의원 ⓒ고성준 기자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등 거물정치인들은 다 성범죄에 연루됐다. 박 전 시장은 제왕적 시장이었다. 사건 피해자의 호소가 4년간 묵살됐고, 피해자의 상대는 대선주자였다. 폐쇄적인 업무 환경 속에서 얼마나 두려웠겠나. 이는 민주당이냐, 통합당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인권에 관한 문제다. 민주당은 국민세금을 들여 서울시장장(葬)을 하고 박 전 시장을 미화해 2차 가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교묘하게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바꿔 표현했다. 국민들은 민주당의 이중적 잣대, 본인들만의 정의, 폐쇄성에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성 친화적이라고 하지만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정당이다. 내년 재보궐 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내선 안 된다.”

양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와 여성가족위원회(이하 여가위)에 배정됐다. 그는 산자위에서 IT분야와 지역구 산업을 연결하는 간사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람다운 정치

“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공약했던 산업도 산자위 쪽과 연관이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산업 활성화가 필수다. 산자위는 기업활동을 지원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상임위다. 산자위서 정부의 규제를 좀 줄이고,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제 지역구인 대구 북구에는 산업단지가 있다. 입주해있는 기업들이 소규모 영세 기업이라 기술 발전을 위한 여러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 현실정치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치를 하는 동안에는 지역 주민분들이 뜻하는 게 무엇인지 듣고, 공감하고, 뜻을 따라가는 ‘사람다운 정치’를 하고자 한다.”
 

<sangmi@ilyosisa.co.kr>


[양금희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대구 상서여상 교사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대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위원
▲세계직능중소상공인총연합회 자문위원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의회행정박람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에코비전21 자문위원
▲제21대 국회의원 (대구 북구갑/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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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