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앞에 놓인 세 갈래 분기점

여권·친명·비명발 세 가지 ‘행복회로’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게 정치다. 비주류 정치인이 주류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고, 강력한 권력자가 한순간에 쪽박을 차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앞날을 두고 많은 이가 이런저런 예측을 하고 있다. 여권, 친명, 비명 세력은 과거 권력자들을 소환해 이 의원과 빗대며 그의 정치력을 시험하고 있다. 각자 돌리는 행복회로에 맞춘 시험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의원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의 여러 원로와 중진 의원들은 그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심지어 몇몇 의원들은 그가 나오면 당이 쪼개진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분당론’까지 제시했다. 이들은 ‘당이 쪼개진다’는 위협과 함께 그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중이다.

사퇴론 속
투표 압승

그러나 이들의 만류를 비웃듯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이 의원에게 표를 몰아 찍어주었다. 이 의원은 최근 평균 75%라는 어마어마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당내에 재확인시켰다. 비록 전체 권리당원 숫자와 일부 지역의 권리당원 투표율이 전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대세론’에 힘을 실어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첫 선거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율은 전체 권리당원 선거와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셋째 주에 있을 ‘김혜경씨 법카 유용 의혹 발표라는 악재가 이 의원을 기다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의 당 대표 당선을 믿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다.

그의 당 대표 당선이 가시화되자 ‘여권’과 ‘비명’계, ‘친명’계에서는 그의 앞날을 두고 각자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각 측에서 예측하는 그의 미래는 각 진영에서 ‘바라는’ 그림과도 닮아 있다. 세 진영은 각각 이 의원이 이준석의 길, 이회창의 길, 문재인의 길을 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선 여권에서는 그가 당에서 아웃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같은 길을 갈 것이라 호언장담한다. 여권에서 이렇게 예측하는 근거는 이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의지에 있다.

한 여권 내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 내부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의원에 대한 수사는 이미 끝마친 상태다. 대장동 의혹 하나만 가지고도 기소가 가능하다고 들었다”며 “기소는 확정된 상태고 그 시기를 조율중인 상황”이라 전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부터 크고 작은 고발을 6건이나 당했다.

우선 가장 큰 사건은 ‘대장동 로비·특혜 개발’ 의혹이다.

이 의원이 민주당 경선 운동을 진행하고 있을 당시 정적이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특정 업체에 개발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문제는 화천대유라는 자산관리 회사가 대장동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을 과도하게 챙겼다는 점이다. 신용등급도 없던 신생회사인 화천대유가 어떻게 이런 막대한 이익금을 챙긴 건지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이 ‘의아함’은 곧 당시 개발 사업을 주관했던 성남시에 대한 ‘의심’으로 바뀌었다. ‘혹시 개발 이익을 챙겨주고 뒤에서 뇌물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었다. 그리고 성남시개발공사와 성남시청 의혹의 정점에는 이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사업 심사부터 선정, 수익배분까지 모든 것에 관여되어 있는 성남시장 직함상 이 의원은 이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이준석·문재인·이회창 
셋 중 누구의 길로 갈까?

실제 당시 심사와 업체 선정을 도맡아 했던 성남시개발공사(이하 도개공)에는 이 의원의 측근이라 불리는 사람이 대거 연루됐다. 그의 최측근이라 알려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초대 도개공 사장인 황무성씨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 1월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설계자로 꼽히는 유동규 전 도개공 기획본부장 역시 화천대유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는 빠르게 진척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최근 대장동 사건에 대한 수사를 반부패수사3부 중심으로 재편했다고 알렸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수사는 본래 서울중앙지검 4차장 산하의 대장동 수사팀이 전담했지만 지난달 18일 수사팀은 이를 수사3부에게 넘긴 것이다.

재편된 계기는 이 의원의 연루 의혹을 보다 정확히 밝히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서원 7명 규모의 수사3부가 집중적으로 수사해 이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꼭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장동 특혜 의혹 이외에도 이 의원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뇌물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의 비션캠프 전용 의혹 ▲무료 변론에 따른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 5건의 검찰 조사가 더 남아있다.

당초 불거졌던 이 의원 장남의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건 수사에서는 이 의원의 이름은 거론 되지 않았다. 최철호 KBS PD의 명예훼손 혐의 고발 건은 논외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그의 당 대표 행을 말리는 이들도 그의 사법리스크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점을 자주 지적한다. 여권 내부에서는 오히려 이런 ‘흠 많은’ 당 대표가 야당을 장악하는 것을 내심 바라고 있는 눈치다.

<일요시사>와 만난 여당 관계자는 “검찰 또한 이 의원의 전당대회 결과를 보고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며 “그런 모습(야당 대표가 기소되는)이 대중에게 비춰지면 솔직히 우리(여권)는 좋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이기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의원이 대표를 맡는 2년 동안 검찰에 기소되고 계속해서 조사받는 그림이 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권은 ‘야당 대표를 탄압한다’는 평가보다는 ‘당초 불거진 의혹을 해소한다’는 평가가 여론을 지배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여론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준석처럼
재판 위기?

그동안 정당 대표가 검찰 수사를 이렇게까지 전방위적으로 받은 사례는 없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이 의원의 검찰 조사가 어떻게 그려질지 정계 전문가들조차 예측하지 못하는 상태다.


<일요시사>가 취재 중 만났던 다수의 인사들도 “야당 대표가 검찰로부터 기소당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내놨다.

검찰 기소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이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다. 그는 현직 당 대표 신분으로 윤리위원회에 ‘성상납 사건 증거 인멸 지시’ 의혹을 받아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지난 6월 경찰조사에서 “이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대가로 수차례 뇌물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이 대표를 20차례 넘게 접대했고, 이 과정에서 ‘성접대’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리위에 회부된 건은 뇌물과 성접대가 아닌 증거 인멸 의혹이었다. 지난 대선 기간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측근인 김철근 정무실장을 보내 증거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한창 설왕설래가 이어지던 중 해당 사건 관련 제보자가 이 대표의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공개하며 의혹은 한층 짙어졌다. 해당 녹취 파일에는 이 대표가 “사람 하나 보내면 혹시 만나볼 수 있냐”는 목소리가 담겨있었고 윤리위는 이를 핵심 판단 증거로 인정했다.

이 사건은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사법시험준비생모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 세 개의 단체가 이 대표를 고발하며 검찰과 경찰이 합동수사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미 당에서 쫓겨난 수순을 밟고 있는 이 대표는 이제 검경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그에 대한 검찰의 기소도 결정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이런 이 대표에 대한 검경의 수사를 관심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집권여당 대표라고 해도, 단 하나의 의혹만으로 당에서 아웃되고 기소 위기에 놓여진 그가 이 의원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여권 내부의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야당의 비명계에서는 이 의원과 또 다른 인사를 빗대어 설명하곤 한다. 제15대 대선에서 패배한 뒤 야당 대표가 됐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총재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12월18일 대선서 야당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당시 역대 최소 득표 차(1.35%)로 패배하며 대통령 자리를 내줘야 했다.

당시만 해도 이 전 총재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급부상하며 당선 승리가 유력시되는 분위기였다. 이 전 총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계로 끌어들인 인물이다. 1993년 당시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중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원장 자리를 제안받았다.

제왕적 대표
친명계 장악

고심 끝에 감사원장 자리를 수락한 그는 이후 당시 성역으로 일컬어지던 청와대 비서실과 국방부, 평화의댐 관련 인사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많은 우려를 이겨내고 감사를 강행해 그는 결국 전직 참모총장, 전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6명을 수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총재가 대권후보로 떠오른 것은 이때부터다. 부당한 압력을 이겨내고 정의를 구현한 ‘대쪽 행보’라는 평가가 이어졌고 그의 전 국민적 인기는 하늘을 찌르게 됐다. 이 같은 인기를 감안한 김 전 대통령은 그를 국무총리로 등용하기에 이르렀다. 

둘의 악연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전 총재는 본인에게 주어진 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사사건건 대통령과 대립하며 수많은 갈등을 야기했다.

그전까지 얼굴마담이나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전임 총리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이때 쌓은 인기는 그를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로까지 만들었다.

이 의원이 문 전 대통령과의 악연을 이겨내고 여권의 대선후보로 거듭났던 것과 매우 흡사한 상황이다. 둘은 대선에서 역대 최소 득표 차로 패배한 점도 닮아있다.

지금 이 의원의 상황과 똑같이 이 전 총재는 당시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권 대권후보로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 전 총재는 대선 패배 몇 달 뒤 있었던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선출됐다. 당시 그는 전례 없는 ‘제왕적 총재’로 평가받는다.

강력한 당내 장악력과 범보수권에 대한 영향력은 이 전 총재의 강력한 무기가 됐고 이를 십분 활용해 화려한 정치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분당 우려 속 ‘어대명’ 재확인
여전한 사법리스크…기소 여부는?

그러나 그렇게 강한 리더였던 이 전 총재도 두 번의 대권 패배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는 다른 당내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다시 한 번 선출됐다. 두 번째 도전에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지면서 ‘패배의 아이콘’으로 전락했고 보수진영의 ‘주류’ 정치인에서 ‘비주류’ 정치인으로 순식간에 밀려났다.

많은 원로 정치인은 두 번의 대선 패배 원흉으로 ‘포용력 부족’을 들었다. 그는 김 전 대통령과의 대립을 끝까지 이어간 결과, YS계 인사들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고 출당시켰으며 당 대표 재직 시절엔 김종필 전 총재까지 배척하는 등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제 살 깎아먹기’에 사용했다.

이 의원 역시 ‘제 살을 깎아먹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그는 현재 민주당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명계 의원들과 여러 형태로 대립 중에 있으며 이들에 대한 당심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인 강병원 의원은 지난달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회창은 대선에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제왕적 당 총재를 계속해서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또 패배했다”며 “지금 여론조사를 봐도 50%가 넘는 국민이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측은 이 의원이 “문재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한 번의 대선 패배 후 당 대표를 다시 맡아 민심을 회복한 뒤, 그 다음 대선에서 당선되며 민주당을 여당으로 되돌려 놓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역대 최고 득표 수로 진 대선후보’라는 결과를 낳은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약 1469만표를 얻어 1577만표를 얻은 박 전 대통령에게 약 108만표 차이로 낙선했다.

그러나 그는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정동영 후보와는 달리 ‘주류’ 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앞서 당선된 국회의원직을 계속 유지한 채로 민주당의 당내 규합을 이끌었으며 본인이 진두지휘한 제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누르며 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올려놨다. 그가 전당대회에 참여한 2015년 당시에도 이 의원에 대한 견제처럼, 그의 전당대회를 만류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초대 공동대표였던 김한길 전 의원과 안철수 현 국민의힘 의원은 공개적으로 그의 출마를 반대하며 그가 나오면 ‘탈당한다’는 경고까지 날리던 참이었다.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나간 전대에서 문 전 대통령은 결국 대표로 당선됐고, 분당은 현실화됐다. 김 전 의원과 안 의원이 실제로 ‘탈당’한 것이다.

계파 갈등과 주요 인사들의 탈당 선언, 분당의 현실화 등은 지금 이 의원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많이 닮아있다. 친명계 측은 그런 어려움을 뚫고 대통령까지 당선된 문 전 대통령처럼 이 의원도 다음 대선에 나가 당선될 정도의 역량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정치생명 
걸려있다

이제 막 여의도에 입성한 이 의원 앞엔 ‘이준석·이회창·문재인’ 세 사람의 정치인이 서있다. 그의 입장에서 가장 좇고 싶은 길은 문 전 대통령의 길이다. 그러나 친문 세력과 대립을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문 전 대통령의 ‘꽃길’을 걸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당 대표가 된 후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당내 통합이다. 어떤 역량을 발휘해 당을 하나로 이끌지, 이제 이 의원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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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