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칼럼> ‘노태악 이석’ 논란은 책임 회피? 권위의 상징?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이 인사말 직후 이석(국감장 퇴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노태악 이석 사태’는 단순한 의전 논쟁을 넘어 우리 정치와 제도 운영 방식이 지닌 균열을 드러낸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됐다. 이번 논란은 크게 ▲헌법기관의 독립과 예우 ▲국회의 질의권과 책임성 및 정치적 균형과 형평성으로 요약된다. 헌법기관의 독립 및 예우는 관례? 특권? 가장 먼저 짚어볼 부분은 헌법기관 수장 또는 권위 있는 기관장의 국감 출석 및 응답 방식이다. 통상 대법원장이나 중앙선관위원장 등은 그 지위의 무게와 독립성 차원에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거나, 증인신문 없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답변하는 관례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일반 증인신문 없이 응답한 것이 최근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관례는 법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관습, 암묵의 균형 감각 위에서 구축된 ‘존중의 룰’이었다. 헌법기관 수장에게 질의석에 나와 의원들의 날선 질문을 감수하라는 것은, 그 자체가 조직의 위상과 독립성을 위협하는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