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처럼’ 신동아건설 50년 잔혹사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8.07 09:00:13
  • 호수 15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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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뀌어도 검은돈 창구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각종 미수금 등의 여파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동아건설의 부침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용선 신동아건설 대표이사 일가의 700억원대 비자금 통로가 포착되면서다. 하도급 갑질, 직원 구조조정설 등 다양한 논란에 오너 일가 리스크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지난 1월6일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동아건설은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이여진 부장판사)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 평가에서 58위를 차지한 중견기업으로, 주택사업과 함께 도로, 교량 시공 등 공공 토목사업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잇속만
챙기기

이에 따라 신동아건설은 김용선 회장을 회생 기간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신동아건설은 관리인의 주도하에 지난달 26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지만 법정관리에 접어든 지 수개월이 지난 시점임에도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탓에 인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경남 진주 ‘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경기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 등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여전히 신동아건설은 해당 현장들의 미분양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아건설의 위기로 인해 일부 공동 시공 현장은 사업 자체가 백지화되기도 했다. 신동아건설은 법정관리를 선언한 직후인 1월8일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의 모집 공고를 취소했다. 검단신도시 AA32블록에 최고 15층, 11개 동에 669가구를 짓는 사업인 해당 단지는 신동아건설(80%)과 계룡건설산업(20%)이 공동 시공을 맡은 곳이다.


신동아건설이 사실상 주관사를 맡은 사업인 이곳은 계룡건설산업이 사업 지분을 인수받고자 협상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신동아건설의 지분이 낮은 사업장의 경우에는 타격이 덜하다. 모아종합건설(80%)과 신동아건설(20%)이 공동 시행·시공을 맡은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미래도 파밀리에’의 경우 정상적인 사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분율이 높은 모아종합건설 측이 책임 준공을 확약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동아건설의 지분율이 높은 공동사업장을 중심으로 미수금을 거둬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악화로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60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수금 여파로 망해 가는데
‘돈잔치’ 바쁜 김용선 회장

업계에선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 진주의 신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 등 신동아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은 일부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 타운하우스 개발사업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 실패, 공사비 미수금 증가 등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회사의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아건설은 2019년 11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5년여 만에 다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2019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뒤 경영 상황이 괜찮았으나 최근 경기가 다시 악화한 데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한꺼번에 몰렸다”면서 “법원의 결정에 달렸지만 자본잠식 상태도 아니고, 청산가치보다 지속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신동아건설은 법정관리 이후 ‘하도급 갑질’ 논란까지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한 하도급 업체는 신동아건설과 체결한 계약 내용과 달리 일부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최근에는 조직 내부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움직임까지 벌이면서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이후 건설업계에선 중견 건설사 줄도산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자금력과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 중견 건설사들은 주로 공동 시공을 통해 일감을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방식이 향후 후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직원도 아는
회장님 돈줄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의 특성상 지방에 현장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지방 분양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수금 수급 또한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동아건설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김용선 회장 아들 회사인 대지건설로 7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정황도 포착됐다. 신동아건설의 부도 위기가 단순한 경영 악화가 아닌, 김 회장 일가의 사익 편취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번 의혹의 핵심에는 대지건설이 있다. 대지건설은 김세준 전 신동아건설 사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다. 김 전 사장은 대지건설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개인 회사나 다름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지배구조는 신동아건설과 대지건설 간의 거래가 일반적인 상거래 관계를 넘어, 오너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한 통로로 활용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실제로 신동아건설 내부 관계자는 “대지건설은 신동아건설 회장 아들 김세준 전 사장의 회사이며, 오랫동안 대지건설 매출 상당 부분이 신동아건설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신동아건설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동아건설과 대지건설 간의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다수 포착됐다. 특히, 대지건설의 재무 데이터에서는 수년간 매출액 대비 매입액이 압도적으로 과다한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대지건설은 신동아건설에 매출을 거의 기록하지 않은 반면, 수백억 원대의 매입액만 발생시켰다. 2021년에는 매입액이 매출액의 약 1300배에 달했으며, 2022년에도 약 13배를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매출이 일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입액이 여전히 매출액을 각각 약 4.5배, 0.8배 초과하는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전형적인 ‘매입 과대 계상을 통한 자금 유출’ 또는 ‘가공 매입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풀이될 수 있다. 실제 필요 이상의 자재나 용역을 매입한 것처럼 꾸미거나, 실제 매입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자금을 대지건설로 흘려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더욱 수상한 점은 2024년에 접어들어 매입액이 급감하고, 오히려 매출액보다 적어지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외부 감사나 법정관리 등의 압력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중단되거나 방식이 변경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대지건설
관계는?

신동아건설의 5년치 감사보고서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대지건설을 경유한 자금 유출 규모는 상당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입액이 매출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약 709억 7000만원에 달한다. 다시 말해 지난 5년간 신동아건설에서 대지건설로 수백억 원이 흘러들어간 셈이다.


실제 자금 유출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아건설과 대지건설은 수십 년간 이 같은 특수관계자 거래를 반복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대지건설은 2016년부터 신동아건설과 거래를 통해 매해 수백억 원의 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외에도 김 전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디에이대부도 신동아건설과 지속적으로 특수관계자거래를 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2025년 신동아건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스디에이대부는 장기영업대여금으로 신동아건설로부터 112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주목되는 사실은 신동아건설이 부도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오너 아들 회사에 21억원의 장기영업대여금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회사 부도 직전까지 아들 회사를 통해 자금을 빼돌린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동아건설의 현재 법정관리 사태가 단순한 건설 경기 악화나 경영 부실을 넘어, 오너 일가의 자금 유출이 핵심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년 동안 회사 자금이 김 전 사장의 개인회사로 흘러갔다면, 이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지건설과의 특수관계자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신동아건설은 채권자들과 협의하여 회생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자금 유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채권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법정관리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가 회사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면, 이는 단순한 경영 실패를 넘어 의도적인 자산 유출로 볼 수 있어 더욱 엄중한 법적 책임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건설과 대지건설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제보자는 “약 20년 전부터 신동아건설 관계사 대지건설에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까지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그 현금을 유통하여 신동아건설 회장 일가의 비자금으로 쓰였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신동아건설 직원, 대지건설 직원들한테 쉽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지건설을 세무조사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정관리에 미분양 속출, 하도급 갑질
오너 일가 700억대 비자금 통로 의혹도

한편,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동아건설의 용산 사옥에 대한 공매 준비 절차도 시작됐다. 해당 사옥은 현재 우리자산신탁이 담보신탁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동아건설 대주단 전원이 사옥 공매 절차 추진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자산신탁은 현재 1차 이행 최고도 완료했다. 향후 회사 측에 사옥 공매에 대한 내용증명이 전달되면 이후 본격적인 공매 예정가 산정 및 세부 계획 수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매 방식은 법원이 아닌, 신탁사가 매각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신탁공매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공매 절차의 최종 진행 여부를 확정하는 데는 관련 법 해석이 중요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법정관리 상황에서는 채권자의 자산이 동결되지만, 담보 신탁 형태의 자산은 신탁재산의 독립성에 따라 채권단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신탁재산의 도산 절연성을 둘러싼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법정관리 중 매각을 진행할 경우, 법원의 결정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법정관리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매를 추진하기보다, 사전 준비를 마친 뒤 올해 상반기 말 혹은 하반기에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신동아건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2025년 6월 26일까지로, 이후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회생절차가 종료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해당 부지가 서울 중심부인 용산구에 위치해 여기에 상업시설 혹은 고급 주거시설 개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 시행사들이 해당 부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해당 부지 앞에는 신동아아파트도 자리하고, 남쪽으로는 한강도 끼고 있어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내다봤다.

죽어가는데
해결책 없어

용산 사옥 부지는 대지면적 약 3700㎡(약 1120평) 규모로, 지하 3층~지상 5층의 건물이 위치해 있다. 신동아건설이 1985년부터 소유해 온 자산이며, 2023년 말 기준 해당 토지의 장부가액은 1455억원으로 평가됐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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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