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08 01: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서 박웅규 작가의 개인전 ‘의례를 위한 창자’를 준비했다. 박웅규는 양가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소재로 정-부정의 상징적인 조형 질서를 만들며 동양화의 회화적 가능성을 살펴보는 작업을 제시해왔다. 박웅규의 ‘의례를 위한 창자’는 아라리오서울서 진행하는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작업세계의 중심에 있는 ‘더미(Dummy)’ 연작과 그 연장선에 있는 신작 및 구작으로 이뤄진 작품 14점으로 구성됐다. 괴물과 신 동양화를 전공한 박웅규는 한국과 일본의 고전 불화에 대한 조형적 감응을 토대로 양가적 특성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다. 특히 의태, 구도, 형태, 질감, 변용, 응용으로 이뤄진 동양화의 화육법을 참고삼아 부정한 것, 부정한 상황, 그리고 부정한 감정 등 ‘부정성’으로부터 촉발한 모호한 감정과 감각을 그림의 형식에 개입시켰다. 이번 전시는 먹기 좋은 음식이지만 죽은 동물의 창자가 주재료인 ‘순대’를 소재로 하고 있다. 박웅규의 사적인 기억과 정서, 그리고 미학적 태도의 얼개를 더한다. 특히 가장자리를 여백으로 해 화면 중앙에 점, 선, 도형 등의 요소를 활용해 밀도 있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정부서 보인 행보를 전부 되돌려 받는 듯한 모습이다. 임기를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서 집권여당을 중심으로 집중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중립과 공정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사법부를 망가뜨렸다는 비판은 특히 뼈아프다. <일요시사>가 대법원장 김명수의 6년을 짚어봤다. 정부 기관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표현이 ‘기대’와 ‘우려’다. 새로운 수장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 진폭이 상당히 컸다. 국민은 ‘김명수 대법원’에 사법부 신뢰 회복을 기대했다. 깜짝 발탁 기대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8월, 김명수 당시 춘천지방법원장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직전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보다 13기수나 낮다. 대법관 가운데 김 대법원장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가 9명이나 되는 상황이었다. 대법관을 지내지 않은 대법원장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보수적인 조직인 사법부서 ‘파격 인사’라고 할만한 인선이었다. 당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온 법관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갑자기 비가 내렸다. 해가 쨍쨍한 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늘이 짙게 내려앉았다. 간간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집 안으로 들어가자 진한 주황색 옷을 차려 입은 데미 킴 작가가 손을 내밀며 다가왔다. 그의 작업실은 온통 환한 빛으로 가득했다. <일요시사> 취재진을 반기는 데미 킴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식탁에는 데미 킴이 오전에 외출해 사온 다과와 꽃 포장지로 곱게 꾸민 스푼·포크가 놓여 있었다. 기자 혼자 오는 줄 알았다며 손사래를 친 그는 곧이어 집 안 곳곳을 안내했다. 척추 장애 데미 킴의 집은 주거공간이면서 작업실이다. 집 안 어디를 가도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 해가 길게 늘어지자 햇빛을 가리기 위해 내린 블라인드도 작품으로 만들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블라인드를 가리키며 데미 킴은 더할 나위 없이 환하게 웃었다. 자신의 작품을 향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예술가의 웃음이었다. 데미 킴은 허리가 잔뜩 굽어 있는 상태다. 생후 8개월 유모가 데미 킴을 떨어뜨리면서 척추를 다쳤기 때문. 손을 대기만 해도 자지러져라 우는 데미 킴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해열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정상화 작가의 개인전 ‘무한한 숨결’을 준비했다. ‘무한한 숨결’은 정상화와 갤러리현대가 함께하는 9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상화의 독보적인 표현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197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40여점을 소개한다. 갤러리현대는 프랑스 파리서 활동하던 정상화의 예술성에 반해 1983년 첫 개인전을 진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40여년간 그의 예술 세계를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뜯어내기 정상화의 개인전 ‘무한한 숨결’은 2014년 이후 10여년 만에 갤러리현대서 열리는 전시다. 1970년대 이후 전개된 독창적 그리드의 다양성을 주목하고 매체 실험을 통한 조형적 탐구정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상화는 ‘뜯어내기’와 ‘메우기’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프로세스로 새로운 차원의 평면성을 탐구하는 시적인 작품을 발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시 제목 ‘무한한 숨결’은 작가의 숨결이 닿은 캔버스 화면이 화폭 너머의 무한한 시공간으로 확장되길 바라는 세계관을 은유한다. 정상화는 신체·정신적 노동이 집약된 방법을 통해 2차원 평면을 숨결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확장했다. 매순간 엄청난 집중력으로 화면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의 정책이 또 한 번 뒤집히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표적이 됐다. 그중에서도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났다는 말이 들린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윤석열정부의 1년을 되짚는 과정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문재인정부 지우기’다. 윤정부는 정치, 경제, 사회 할 것 없이 모든 분야서 문정부의 정책을 손보고 있다. 취임 1주년 흔적 지우기 문정부의 주력 정책 중 하나였던 검찰개혁 법안을 시행령을 통해 일정 정도 무력화시킨 게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여 결국 통과시킨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국무회의를 주재해 법안을 공포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내각 조각 과정서 한동훈 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했다. 한 장관은 시행령을 손봐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문정부서 증발했던 금융범죄합동수사단도 부활시켰다. 검찰의 권한이 다시 커지면서 그 칼끝은 문정부로 향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시사>는 ‘일요신문고’ 지면을 통해 억울한 사람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지난달 9일 아들이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형태로 수용돼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가 <일요시사>를 찾았습니다. 그날 그는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 수면제와 술을 한꺼번에 털어 넣었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난동을 피웠다. 그 사이 경찰이 도착했다. 그 다음 가게 된 곳은 다름 아닌 정신병원이었다. 잘못했지만…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A씨는 동대문구청서 진행하는 노점상 단속 용역 채용공고를 보게 됐다. 서류를 넣었지만 관련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주차 단속 요원 채용서도 같은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거듭된 좌절은 A씨를 자극했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지원을 위해 준비했던 서류를 모두 찢어버리고 수면제인 졸피뎀과 양주를 함께 마셨다. 그리고 구청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이 지나 구청에는 당직 중인 직원만 남아 있었다. A씨는 직원을 향해 시비를 걸었고 거친 욕설이 오갔다. 경찰이 온 뒤에는 뛰어내리겠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여겨진다. 민의를 모아 대표자를 뽑는 행위는 민주시민의 기본 권리이면서 의무다. 투표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 특성상 심판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독립성을 부여하고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기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선관위 내부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선거와 국민투표를 관리하고 정당과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처리를 담당한다. 국회,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갖는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이기도 하다. 제3공화국 제5차 개정헌법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각급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근거를 두고 1963년 1월21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창설해 오늘에 이르렀다. 무너진 공정성 선관위는 올해 목표와 중점 과제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정한 선거 관리 ▲민주정치 발전을 위한 기반 공고화 ▲미래지향적 선거관리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또 헌법상 독립기관인 점과 중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법과 법률로 임기와 신분을 보장해 외부의 간섭과 영향을 배제하면서 직무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선관위가 ‘중립성과 공정성 보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갤러리서 김영나 작가의 개인전 ‘TESTER’를 준비했다. 김영나는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나가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카이브 193점과 신작이 소개된다. 김영나는 두산갤러리와 인연이 깊다. 2013년 제4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개인전 ‘선택표본’을 두산갤러리 서울서 진행했다. 2015년 하반기 두산레지던시 뉴욕의 입주작가로 지내며 개인전 ‘SET’을 두산갤러리 뉴욕서 열었다. 생산자 두산갤러리 측은 “2007년 설립 이후 젊은 예술가를 꾸준히 지원해왔다”며 “김영나의 개인전 ‘TESTER’는 초기 작가를 재조명해 그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긴 호흡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김영나는 그래픽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작가이면서 전시와 프로그램, 각종 출판물 디자인의 협업자다. 이번 전시서 소개되는 적지 않은 분량의 아카이브는 그의 ‘SET’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별된 포스터, 전시 아이덴티티, 도록, 이미지 등으로 구성됐다. 김영나는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법서 벗어나 ‘SET’서의 형태와 컬러, 의미와 사용이 어떻게 반복되고 얽히며 변화되고 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페리지갤러리에서 이병호 작가의 개인전 ‘PIECE’를 준비했다. 전시제목인 PIECE는 조각, 부분을 의미한다. 하나의 부분은 온전한 하나로, 온전한 하나는 다시 부분으로 순환하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이병호는 조각이라는 매체의 기본적인 성질인 덩어리, 무게, 실존, 고정됨, 완전함 같은 단어서 벗어나 가볍고, 변화 가능성이 충만하고, 특정한 의미에 고정되지 않은 조각에 다다르고자 했다. 복제 이병호는 초기 작업부터 인체를 대상으로 삼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조각을 추구하고 있다. 그가 천착하는 주제는 인체의 형태를 다양한 조각적 방법론 안에서 분석하고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병호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토르소의 양감 있는 몸과 더불어 분리돼버린 머리, 팔, 다리다. 지속적으로 작품의 제목으로 삼고 있는 ‘Eccentric Abattis’서 아바티(Abattis)는 프랑스어로 가금류의 몸을 제외한 날개, 다리, 내장과 같은 자투리 부위를 말한다. 요리서 선택받지 못한 부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병호는 이 아바티를 의미없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조합돼 온전한 무엇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구멍이 드러나고 있다.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돼왔지만 개선되지 못했던 사안이 최근 들어 급부상했다. 문제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구멍 사이로 환자가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70대가 병상이 없어 병원을 찾아 헤맨 끝에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8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향리 편도 1차로 도로서 보행자 A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커지는 구멍 구급대는 신고 접수 10분 만에 출동했다. 문제는 병원이었다.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되는 A씨를 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용인시 용인세브란스병원, 수원시 아주대병원, 안산시 고대병원 등 인근 병원 11곳으로부터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했을 때 사고 발생 2시간이 넘은 뒤였다. 증상이 악화된 A씨는 끝내 사망했다. 앞서 지난 3월 건물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병원을 찾아다니던 중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3월19일 오후 2시15분경 대구 북구 대현동서 B양이 4층 건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가 이정록 작가의 개인전 ‘흰 사슴, 루카: White Deer, LUCA’를 준비했다. 이정록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를 가시화하기 위해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독창적인 작업방식을 구축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를 찾아다니며 사전답사와 테스트, 실제 촬영에 이르기까지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한 이정록의 여정은 지난하다. ‘흰 사슴, 루카: White Deer, LUCA’전에서는 남도의 풍경 속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익숙한 공간에 흰 사슴과 빛으로 경이로운 에너지를 형상화한 루카 시리즈 신작 15점을 처음 공개한다. 능동적 이정록은 20년 넘게 원시적이고 근원적인 풍경과 나무를 배경으로 비범한 에너지를 담아왔다. 대표작인 ‘생명나무’ 연작을 통해 자연의 신비로운 장면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서 공개되는 신작은 제주 한라산 백록담의 전설에 등장하는 신선이 타고 다니던 흰 사슴, 백록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루카는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생물의 마지막 공통 조상(Last Universa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날개 없는 추락’이다. 집권여당 시절 화려하게 비상했던 때가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다. 당 대표의 ‘호위무사’ 역할로 주목을 받았던 과거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처럼회’ 이야기다. ‘행동하는 의원모임 처럼회’(이하 처럼회)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초선 의원 모임으로 2020년 6월 만들어졌다. 처럼회엔 최강욱·김남국·장경태·민형배·김용민 의원 등이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공부모임 성격이 강했던 이들 모임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 당시 선봉에 나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문재인정부 잘나가다가 최강욱 의원(당시 열린민주당 대표)은 “본받을 분들에겐 배우고 누구처럼 못된 짓은 하지 말자는 다짐도 있고 늘 근본을 생각하자는 뜻도 있다”고 처럼회의 명칭에 대해 말했다. 처럼회는 검찰 이슈서 특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검찰개혁에 발을 맞추면서 강성 민주당 지지층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처럼회 소속 의원 가운데 대다수는 친이(친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문정부서 불거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법고시를 판·검사로 가는 길목으로 여긴다. 실제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대다수는 판사와 검사 혹은 변호사의 길을 걷는다. 소수의 사람들만 다른 방향으로 걷는다. 김청수 변호사도 그 소수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경찰의 길을 택했다. “오랫동안 공격만 해오다가 이제는 방어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경찰로 20년, 변호사로 6년을 활동한 법무법인 백현 김청수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 2월 서울 강남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지난 16일 오후 여전히 ‘새 것’ 냄새가 나는 법무법인 백현의 사무실서 김 변호사를 만났다. 공격 20년 김 변호사는 43회 사법고시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33기로 수료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그는 경찰 고급 간부로 특별채용돼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등으로 근무했다. 중대범죄수사과는 전 특수수사과, 지능범죄수사대는 전 금융범죄수사대(현 반부패공공수사대)로 김 변호사는 특수·공안 전문수사관으로 활약했다. 김 변호사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할 때쯤 각 국가기관서 취업설명회를 열었다. 경찰청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취업설명회에 왔다고 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회가 발전할수록 함께 사는 삶, ‘공생’에 대한 바람은 커져간다. 작가 남지형은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있다. LG유플러스 갤러리C에서 남지형의 개인전 ‘Life Bowl: 공생’을 준비했다. 남지형은 인간과 우리 곁에서 공생하는 모든 생명체의 균형적 관계성 탐구에 몰두해왔다. 개인전 ‘Life Bowl: 공생’서 그는 멸종위기 동물과 자신의 반려동물을 모티프로 한 신작을 준비했다. 경계 허물고 남지형의 작업은 우리 옆에서 함께 체온을 나누며 살아가는 동물을 포함해 인간과 더불어 존재하는 생명 유기체 전반의 교감을 주목한다. 물고기, 나비, 식물, 그리고 동물을 작품마다 상징적으로 등장시켜 관람객에게 이들이 인간과 항상 맞닿아 있으며 우리는 그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상기시킨다. 극사실주의적인 묘사와 정교한 붓질이 돋보이는 남지형의 작품은 동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Fishbowl’ 시리즈는 남지형이 어린 시절 수족관서 경험한 추억을 투영한 작업이다. 동물권 침해와 생태계 파괴에 맞서 인간에게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Symbiosis’ 시리즈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잔혹한 ‘광주의 봄’이 또 다시 돌아왔다. 1980년 이후 43년간 반복된 한 맺힌 봄이다. 계엄군의 총칼에 스러져간 시민군, 무기 없이 맨손으로 죽어간 민간인, 사라진 시민까지 광주의 진실은 여전히 꾹 다문 입 너머에 감춰져 있다. 시작은 한 사람의 제보였다. 광주 시내 외곽 송암동서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는 증언이다. 1980년 5월24일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공수부대원 A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조훈 감독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했다”고 말했다. 공수부대와 전투교육사령부대의 오인교전은 엉뚱하게도 조용한 일상을 보내던 마을주민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한 건의 제보 20여년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 감독은 A의 증언이 진실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그는 “A를 3번 정도 만났다. 그때마다 일관적으로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평소 갖고 있는 철학, 군에서의 생활 태도, 제대 이후 모습 등 삶의 길을 봤을 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가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부대원을 특정해서 알려줬다. 그들을 몇 번 찾아갔는데 다들 도망가더라. 그게 A의 말이 진실일 수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덧붙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 중구 소재 갤러리 봉산문화회관에서 ‘2023 유리상자-아트스타Ⅱ’ 작가로 최원규를 선정했다. 개인전 ‘망각의 각인’은 최인규가 8개월 동안 길 위에서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중 일부의 장판을 교체해주며 얻은 재료를 시각언어로 각인한 설치작품으로 구성됐다. 봉산문화회관은 전시공간 밖에서 관람객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유리상자를 운영하고 있다. 설치된 작품을 입체적으로 관람하기 용이한 점 때문에 시민이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예술공간으로 소개되고 있다. 민낯의 흔적 봉산문화회관은 올해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두 번째 전시로 최원규 작가의 ‘망각의 각인’을 선보인다. 지난해 9월 최원규는 주변부 삶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고 공유하는 작업인 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작품을 공모했다. 당시 심사위원은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서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고자 한 행위와 예술적 태도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했다. 낮에는 지난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민낯의 장판으로, 밤에는 유리상자 안 조명에 빛나게 각인된 물질의 언어로 최원규의 작품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현대사회의 큰 흐름 속에 묻힌 주변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탕, 탕, 탕’ 마을의 평화는 총소리에 부서졌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은 마을주민의 어깨가 총소리가 날 때마다 튀어 올랐다. 군인이 쏜 총에 옆에 서 있던 동료가 바닥으로 고꾸라진 순간 ‘삐-’ 긴 이명이 사위를 감쌌다. 1980년 5월24일 광주 송암동서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 1980년 5월의 광주는 ‘피의 도시’였다. 계엄군의 총에 스러져간 광주시민이 흘린 피,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민군의 피 맺힌 목소리가 도시를 에워쌌다. 그로부터 43년이 흘렀지만 광주의 5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조훈 감독은 전남도청과 금남로를 넘어 송암동으로 눈을 돌렸다. 우리가 눈을 돌린 그곳에 또 다른 진실이 있었다. 그날 그곳 지난 8일 서울 용산CGV서 영화 <송암동>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시사회 객석은 언론 관계자를 비롯한 영화인, 출연 배우 등으로 가득 찼다. 1시간12분의 상영시간이 지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후 이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송암동>은 1980년 5월24일 광주 변두리의 송암동에서 일어난 일을 쫓는다. 송암동은 헬기가 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쏠 때는 명중인 것처럼 보였다.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힌 것처럼 느껴졌다. 문제는 과거에 쏜 총알이 눈앞까지 되돌아왔다는 점이다. 상처를 입혔다고 생각한 상대는 멀쩡한 상태로 ‘되치기’에 들어갔다. 피해는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작전 수행자의 능력이 도마에 오르는 모양새다. 문재인정부서 법무부는 정부 부처 중에서도 유독 부침이 많은 편이었다. 적폐 청산과 검찰개혁이라는 두 갈래 정책의 선봉장이었기 때문. 검찰과의 관계도 정책 방향에 따라 널을 뛰었다. 적폐 청산 기조 아래에서는 손발을 맞췄다가 검찰개혁의 깃발을 들고서는 극렬하게 대립했다. 조국 후임 구원 실패 문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이 모든 기조의 선봉장이었다. 문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전 장관은 2017년 7월19일 취임, 2019년 9월9일까지 2년여 동안 재임했다. 박 전 장관은 문정부 초대 검찰총장인 문무일(2017년 7월25일~2019년 7월24일) 총장과 발맞춰 큰 문제없이 임기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두 사람의 후임서 불거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 전 총장의 후임으로 윤석열 대통령(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문정부 출범과 동시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마리에서 이애리 작가의 개인전 ‘작은 열매, 큰 세상’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애리가 지난 3월 독일 갤러리 클로제의 전속작가가 된 이후 국내서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애리는 개인전 ‘작은 열매 큰 세상’서 소재 이상의 다층적 함의를 품은 ‘Good luck in 꽈리’ 신작을 소개한다. 이애리의 시그니처인 주묵(붉은 먹)과 함께 녹색의 전통안료를 사용한 작업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은 이전보다 더욱 풍부한 색채와 미감을 담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조화와 화합 이애리의 모든 작업에는 꽈리가 있다. 꽈리는 작가에게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는 영감을 주는 소재다. 둥근 열매와 씨앗을 소재로 작업하던 이애리는 어느 날 주황색 꽈리를 발견했다. 이후 주묵을 사용해 함축된 선과 색으로 꽈리를 표현하면서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주제로 삼았다. 여름에는 하얗고 작은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붉은 주황빛 주머니 안에 작고 단단한 빨간 열매가 달리는 꽈리는 놀잇감이 부족하던 시절 아이들이 입으로 불며 갖고 놀던 피리였다. 독일 갤러리 전속작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는 생물이라고들 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선거를 앞두면 이 생물의 움직임이 더욱 극적으로 변한다. 최근 여야는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앞서 내부 단속에 나섰다. 특히 전‧현직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앓고 있는 야당의 상황이 정치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2대 총선을 11개월 앞두고 연달아 악재를 만났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됐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돈봉투를 뿌렸다는 내용이다. 전·현직 대표 리스크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당시 당 대표 후보) 캠프가 조직적으로 정치자금 9400만원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과정서 송 전 대표가 범행을 인지했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지난 1일에는 송 전 대표 자택,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선거 캠프 관계자 등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돈봉투 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