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유영국·이성자

대가의 작품 한자리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현대화랑은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의 작품을 한자리서 감상할 수 있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전을 준비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전에는 세 작가의 예술적 기량이 집대성된 주요 작품 26점이 소개된다. 김환기 화백이 뉴욕시대에 제작한 1960~1970년대 작품과 유영국 화백이 1970년~1990년대에 강렬한 색채로 조형 실험을 완성한 작품, 그리고 이성자 화백이 1960~1970년대 제작한 ‘대지 시리즈’와 ‘도시 시리즈’ 등을 선보인다. 

예술적 기량

현대화랑은 1970년 개관 이후 한국 근현대미술 전시를 적극적으로 개최해 왔다. 특히 추상미술을 대중에 알리는 일에 매진했다. 1974년 프랑스서 활동 중이던 이성자 화백을 초대해 개인전을 열었고 1975년에는 유영국 화백의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1977년에는 1974년 작고한 김환기 화백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다. 

김환기는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참가했다. 이른바 뉴욕시대(1963~1974년)로 불리는 시기다. 이후 김환기는 순수 추상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김환기의 말년 화풍을 대표하는 전면점화가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됐다. 


많은 실험과 고민의 결실로 섬세한 점과 선, 면을 통해 개성적인 방식으로 조형 공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남겼다. 특히 점과 선이 무수히 반복되는 점묘는 추상 공간의 무한함을 드러낸다. 이 시기 김환기는 수묵과 같은 투명한 질감으로 그만의 독보적인 동양적인 추상화를 선보이며 근대회화의 추상적인 흐름을 개척했다. 

현대화랑 40년 인연
“뜻깊은 전시 될 것”

유영국은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다. 1953년 일본 도쿄 문화학원서 수학하며 추상미술을 접했다. 당시 도쿄서도 가장 전위적인 미술운동이었던 ‘추상’을 처음부터 시도했다. 유영국은 고향 울진의 높은 산과 깊은 바다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기본 조형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형’ ‘색’ ‘면’을 사용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그의 화업이 절정에 달한 1970년대에 그린 기하학적 추상화가 주류를 이룬다. 유영국의 작품은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추상의 실험 및 변형, 그리고 절제된 조형 미학이 특정으로 나타나 직관적인 자연의 정수를 느끼게 한다. 

이성자는 한국 추상미술사의 1세대 여성 작가다. 1951년 도불해 파리 그랑스 쇼미에르서 수학하며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창출했다. ‘여성과 대지’는 이성자의 1960년대 작품세계를 특징 짓는 주제다. 

이성자는 여성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고통, 고국에 두고 온 자식에 대한 그리움, 모국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예술 언어로 표현했다. 그의 작업에는 음과 양, 질서와 자유, 부드러움과 견고함, 동양과 서양 등 상반된 개념이 공존한다.

눈부시게 화려한 색채, 끊임없는 작업의 변화, 1만3000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량은 그를 한국 추상회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작가로 만들었다. 


집대성

현대화랑 관계자는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는 한국 현대미술의 선두에 서 있는 작가다. 세 작가는 현대화랑과 40여년을 함께 해왔다”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 전은 한국 추상회화의 출발점에 서 있는 세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서 회고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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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