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0.18 10:2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에 자리한 충무로갤러리에서 작가 장희진의 개인전 ‘HUEFOLD’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장희진은 지난 20여년간 구축해온 색면 추상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집약해 선보인다. 작가 장희진이 충무로갤러리에서 오는 17일까지 개인전 ‘HUEFOLD’를 진행한다. ‘HUEFOLD’라는 전시 제목에는 색채(HEU)가 겹쳐지고 접히면서(FOLD) 만들어내는 깊이와 흐름이라는 뜻을 담았다. 궤적의 집약 장희진은 2001년부터 ‘모델링 메이드 캔버스’라 불리는 독창적인 제작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캔버스 위에 모델링 페이스트를 여러 겹 바르고 일정 부분을 떼어내 요철이 있는 표면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회화적 준비 단계를 넘어 빛과 색이 머무는 구조적 기반이 된다. 화면 위의 굴곡은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며 동일한 색이라도 보는 각도와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채로운 시각적 재미를 만들어낸다. 장희진의 초기 작업은 나무와 숲의 여백을 담아내는 데서 출발했다. 색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틈과 흔적을 표현하던 화면은 점차 구체적인 대상을 지워냈다. 그 대신 순수한 색채 그 자체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때 정부의 ‘칼’ 역할을 맡아 위세를 떨쳤던 검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또 한 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검찰청이 완전히 폐지되기까지 유예기간은 1년. 검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검찰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그 쓰임새가 달라졌다. 개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적도 있다. 칼로 쓰이면서 동시에 고쳐야 할 기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검찰의 존재 자체를 지우진 못했다. 견제 기관을 만들어 권한을 축소한 적은 있지만 ‘폐지’를 가시화한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대통령 의지 당이 화답? 지난달 26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검찰청 업무 중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정해졌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설치에는 1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났다. 장장 열흘 가까이 이어진 휴일 동안 ‘밥상머리’ 화두는 뭐였을까? 정치, 경제 문제를 차치하고 단연 화제가 된 사안은 ‘카카오톡 업데이트’였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던 카카오톡의 몰락,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불만이 쏟아졌다. 카카오톡 이야기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인 만큼 그동안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변화가 있을 때마다 ‘말 공장’이 가동되는 건 흔한 일이었다. 거센 반발 예상 못해?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과장을 조금 보태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주가가 흔들렸고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 평점이 곤두박질쳤다. 직장인들이 모인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현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폭로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 모든 게 불과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났다.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가능성, 일상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의 대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남도립미술관에서 ‘BLACK&BLACK’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동아시아 수묵 남종화와 1950년대 서구 블랙 회화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교차 조망했다. 총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회화와 도자기, 영상 설치 등 7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파리 시립 세르누치 아시아미술관, 프랑스 국립현대미술센터, 아르퉁 재단 등 유수의 프랑스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작품을 대여했다. 여기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을 비롯한 국내 여러 기관의 협력으로 작품 스펙트럼을 넓혔다. 공통 언어 1950년대 파리 화단은 전후 국제미술의 중심 무대이자 다양한 문화와 사조가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이 시기 파리는 단순히 유럽 미술의 수도에 머무르지 않고,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작가가 모여들어 예술적 실험과 교류를 나눈 국제적 예술의 장이었다. 특히 중국 출신 화가 자오우키는 서정적 추상의 흐름 속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작업은 전통 중국 회화의 서예적 필치와 산수화 공간 개념을 서구적 색채, 즉흥적 붓질과 결합해 시적이고 서정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0개월이 흘렀다.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을 거치면서 ‘무정부’ 상태에서는 벗어났다. 표면상으로는 안정기에 접어든 모양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격랑의 시대’ 그 자체다. 정치색, 세대, 성, 지역 등 나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혼란을 잠재울 방법을 찾아 종교계 큰 어른을 만났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자리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에서 김상근 목사를 만났다. <일요시사> 취재진이 먼저 기사연에 도착해 김 목사를 기다리는데 입구 쪽에서 ‘으쌰, 으쌰’ 하는 기합 소리가 들렸다. 거동이 불편한 김 목사가 난간을 잡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내는 소리였다. 사법부 늑장 갈라진 합의 지팡이를 팔에 걸고 한 칸씩 천천히 발을 디뎌 계단을 다 내려오는데 들린 ‘으쌰’ 소리는 열 번 정도였다. 차는 숨을 고르면서 김 목사는 방석 두 개를 덧댄 뒤 의자에 앉았다. 지팡이를 짚고 느리게 걸을 뿐 여든이 넘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활력이 넘쳤다. 인터뷰 장소까지는 직접 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계 민주화운동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전 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와는 달리 이번에는 소득 상위 10%가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이 정책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진행됐다. 예산이 13조원이나 들어간 초대형 경기부양책인 셈이다. 효과는 어떨까?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2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대선 이후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 실현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선심성? 지난 7월4일 31조7914억원 규모의 2차 추경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30조5451억원에서 1조2463억원 증액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1조8742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하면서 전체 예산이 늘어났다. 당시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비수도권과 소멸 지역에 대한 지원금을 추가 상향했다”며 “기존 2만원에서 비수도권 3만원, 소멸 지역 5만원을 늘려 예산 6000억원이 반영됐고 기타 예산도 6000억원 증액했다”고 밝혔다. 같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자리한 갤러리 채율에서 작가 정윤영의 개인전 ‘Bloom’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정윤영이 갤러리 채율과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후 진행하는 첫 개인전이다. 대형 캔버스 작품과 드로잉 등 신작 회화 30여점을 준비했다. 정윤영은 이번 개인전 ‘Bloom’에서 꽃이 지고 다시 피어나는 생의 순환을 주제로 다양한 규모와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윤영이 말하는 ‘피어남(blooming)’은 화려함의 절정이 아니라 결핍과 상실의 끝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시작이다. 중첩된 색감 동양과 서양의 회화적 기법을 혼재시킨 추상적인 화면은 언제나 미완의 상태다. 그 불완전성은 곧 우리 삶과 닮아있다. 선명한 색채와 겹겹이 중첩된 추상의 화면은 꽃의 개화와 소멸, 다시 피어남을 생생하게 시각화하며 생명력과 유동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유동하는 선의 흐름은 꽃의 연약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품고 관람객에게 ‘불완전한 삶을 품은 채 다시 피어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윤영은 “내 그림은 삶의 질곡 앞에 직면해 본래의 자기 자신, 즉 실존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견딤과 애씀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식물을 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만든 감염병이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 최전선에서 일한 사람들이 있다. 방진복을 입고 사망자의 유해를 수습해 화장장까지 옮긴 장례지도사들은 감염의 공포를 무릅쓰고 수천 명의 고인을 모셨다. 하지만 대유행의 시기를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은 감염병에 대한 ‘정산’을 끝마치지 못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감염병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대부분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라는 이름의 감염병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2020년 1월20일 30대 남성의 감염으로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전 세계 덮친 감염병 공포 코로나19는 기침, 재채기 등에서 발생하는 비말(침방울)을 매개 삼아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감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동을 통제했다. 집합시설의 이용 시간이 정해졌고 인원도 제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는 빠른 속도로 늘었다. 코로나19는 2020년부터 2023년 5월 윤석열정부가 사실상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법원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동조의 뉘앙스를 풍겼다가 은근슬쩍 발을 뺐다. 일각에서는 국회와 행정부의 사법부 흔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복수일까, 정상화일까? 여당이 대법원에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최근에는 그 범위가 대법원장으로까지 넓어졌다. 국회 과반 의석으로 입법 권력을 틀어쥔 여당은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 중이다. 입법·사법·행정 등 삼권분립이 무너졌다는 지적과 사법부 정상화라는 반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흔들기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부에서 신뢰를 잃었고 대법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편향적이라는 법원 내부 평가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한가? 대통령 위에 있나? 국민의 탄핵 대상이 아니냐?”며 압박했다. 앞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자리한 하랑갤러리가 작가 손승희의 개인전 ‘색色다른 풍경’을 준비했다. 손승희는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의 관계를 탐구했다. 존재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드러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손승희의 개인전 ‘색色다른 풍경’은 나-타인-세계의 관계 맺음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겹겹이 쌓이고 흐려지는 색과 선을 통해 관계의 흔적과 존재의 양상을 표현했다. 색채와 형상의 중첩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다층적인 세계의 풍경을 드러낸다. 겹겹이 손승희는 “관계는 나와 타인, 세계가 끊임없이 얽히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해체됐다가 다시 엮이는 과정이다. 서로의 흔적이 스며들고 영향을 주고받는 만남의 지속적인 과정”이라며 “궁극적으로 내 작업은 우리 존재의 본질이 관계 속에 있음을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색은 본질이 아닌 현상으로 드러나 작용하며, 풍경은 외부의 경치를 의미하기보다는 내면과 의식 속에서 관계가 만들어낸 층위로 나타난다. 색채와 형상, 층의 중첩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관계가 만들어 내는 세계의 다층적 풍경을 보여준다. 색과 선을 통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애를 밖에 내보내기가 무섭다.” 요즘 많은 부모가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 등·하교 시간이나 학원 이동 시간 등 아이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리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 범죄는 그 해악이 엄청나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하남에 사는 A씨는 아무리 바빠도 딸의 유치원 하원 시간을 빠뜨리지 않는다. 유치원 버스가 아파트 안쪽까지 들어와도 꼭 기다렸다가 아이와 함께 집으로 간다. 집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남짓이지만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다. 대통령도… 학원가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은 저녁 시간만 되면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들의 차로 혼잡하다. 주말에는 종일 차로 꽉 막힌 상태가 된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고 데려가는 부모들 덕분에 주변 상점가도 호황일 정도라고 한다. 학원에서 학원으로 아이를 빠르게 이동시키는 기동성도 중요하지만 안전 문제도 있다. 한 학부모는 “혼자 다니는 애들을 보면 부모가 아이를 잘 안 챙기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 애들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동을 대상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데이트갤러리에서 김기린의 개인전 ‘안과 밖, 그리고 경계 위의 감각(Inside and Outside, and the Sensation upon the Threshold)’ 전시를 준비했다. 김기린은 단색화의 선구자이자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불린다. 2021년 작고한 김기린은 미술가 가운데 드물게 인문학을 전공했다. 한국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에서 활동했다. 1961년 프랑스 파리 디종대학교에서 미술사 학사 과정을 시작으로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와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에서 미술 학사와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음악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 니스 이티네레르 화랑, 파리 자크 바레르 화랑 등 해외에서도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쳤다. 디종미술관, 파리시립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예술문화센터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최근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김기린은 <어린 왕자>로 잘 알려진 소설가 생텍쥐페리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에 갈 정도로 시와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언어의 한계를 느껴 글 대신 그림으로 생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갤러리마리에서 이이수의 개인전 ‘다정한 침묵’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분주한 일상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존재를 바라보며 말 없는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전한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늦여름의 빛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계절이 왔다.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말 없이도 깊이 이어지는 일상의 순간이 있다. 누군가와 나란히 앉아 있는 조용한 시간, 가만히 건네는 시선, 강아지의 털을 쓰다듬는 손끝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 같은. 기억 많은 사람이 이런 장면을 지나쳐 버린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에는 깊이 머무르는 장면들이다. 이이수의 그림은 바로 그 미세한 틈을 붙잡아낸다. 화려하거나 극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에 숨은 온기와 관계의 숨결을 색과 형태로 풀어냈다. 이이수는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일상적인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고 믿는다”며 “화려하거나 극적인 사건보다는 조용하고 느린 감정, 그 사이의 틈, 눈치채기 어려운 온기에 주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이수의 작품에는 단순함과 비움 그리고 자연스러운 어설픔이 배어 있다. 비우고 덜어내며 남은 색과 형태가 스스로 울림을 가질 때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이 든 사람이 인구 비율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혼자 사는 사람도 나날이 늘고 있다. 만혼을 넘어서 미혼, 비혼의 비율도 증가 추세다. 아이 울음소리 대신 곡소리가 들리는 비율이 커졌다. 통계로 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통계는 국가 운영의 모든 부분에 녹아 있다. 납세의 기준을 잡고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다. 무엇보다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살률이 높고 출생률이 낮다는 통계는 우리 사회가 어느 지점에서 ‘망가져’ 있는지를 보여 주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한다. 국가의 손길 지난 27일 행정안전부는 ‘2025 행정안전 통계연보’를 내놨다. 이번 연보에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정부 조직 ▲행정 관리 ▲디지털 정부 ▲지방 행정 ▲안전 정책 ▲재난 관리 ▲기타 등 8개 분야 327종의 통계가 수록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 1인 가구의 증가세다.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가 처음으로 1000만세대를 넘었다. 전체 세대의 42%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지난해 전체 세대 수는 2411만8928세대로 2020년보다 약 100만세대 늘었다. 같은 시기 1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상호만 말해도 ‘아, 거기 알아’ ‘가보진 않았는데 이름은 들어봤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전국구 맛집이 공공기관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업체는 ‘미래’ 자산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고, 기관은 ‘현재’로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경기도 파주에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파주시의 랜드마크죠. 기업이나 다름없어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갈릴리 농원’. 장어 숯불구이를 판매하는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1년에 30만~40만명이 찾는다고 한다. 직접 기른 장어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고 외부 음식도 반입이 가능해 40~50대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연 30만~40만 파주 랜드마크 지난 25일, 서울 강북 지역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자유로를 거쳐 40여분 정도 달리자 길 옆으로 갈릴리 농원이 보였다. 오전 11시경이었는데 주차장은 이미 절반가량 차 있었다. 갈릴리 농원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차도를 사이에 두고 자리했다. 천정이 높은 카페에는 갓 만든 빵 냄새가 가득했다. 갈릴리 농원에 장어를 공급하는 양식장은 차로 10~15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다. 양식장에 가까워질수록 도로가 좁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의 갤러리 ‘송은’이 그룹전 ‘PANORAMA’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한국 작가 해외 집중 프로모션’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형식과 주제의 제한 없이 동시대 미술 실천을 확장해온 작가를 선정해 소개하고 이를 해외 프로모션의 출발점으로 삼아 장기적인 활동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은이 개최한 그룹전 ‘PANORAMA’는 개별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응축된 형태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작가 권병준·김민애·박민하·이끼바위쿠르르·이주요·최고은·한선우·아프로아시아 컬렉티브(최원준, 문선아) 등 총 8팀이 참여했다. 정치성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외부 세계를 감각하고 그로부터 생기는 간극을 회화·조각·설치·사진·영상 등 다양한 조형 언어로 풀어냈다. 익숙한 풍경과 관습을 재맥락화하거나 미술의 정치성, 사회 구조를 드러냈다. 또 시공간의 감각을 소리나 빛으로 치환한 작업을 전시 공간 전반에 배치했다. 1층 로비에는 최고은의 작품이 놓였다. 폐기된 에어컨의 몸체를 해체하고 재조합해 도시 기반 시설을 이루는 기본적인 구조로 전면에 가시화했다. 2층 전시장에서는 김민애의 작품을 감상할 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전 정부의 ‘쾌거’로 알려진 초대형 계약이 현 정부 들어 조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핵심은 불공정 계약 여부다.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이른바 ‘퍼주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실은 뭘까? ‘K-원전’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사업비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계약의 내용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매국’ ‘굴욕’ 계약이라면서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또 다른 쪽에서는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진상 조사 지난 19일 대통령실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불공정한 요구를 수용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지난 1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체결한 ‘글로벌 합의문’이 기사를 통해 알려진 여파다. 지난해 7월 체코 정부는 한수원을 두코바니 5·6호기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자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이 원천 기술을 도용했다”며 체코 정부 측에 진정을 냈다. 이로 인해 체코 정부와 한수원 간의 계약이 지지부진하다가 지난 1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