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개> 검찰 수사기록으로 본 12·3 내란 사태 전말 ③선포 10분 전 국무위 상황

불려간 장관들은 입도 벙긋 못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12월3일 저녁, 관용차가 속속들이 용산 대통령실로 들어섰다. 이날 대통령실로부터 급하게 호출을 받은 국무위원은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비상계엄 선포를 앞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10명의 시선으로 되짚어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기 4시간 전인 지난해 12월3일 오후 6시11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장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비상 계엄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의 연락이었다.

“당장 집합”
긴급 명령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 기록에 따르면, 당시 이 전 장관은 울산서 열리는 김장 행사에 참석한 뒤 서울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김 전 장관은 이 전 장관에게 “어디냐”고 물었고 그는 “울산서 김장 행사 하고 회의를 한 뒤 서울에 가는 길”이라고 답했다.

몇 시쯤 도착하느냐는 질문에 “8시가 넘는다”고 말하니 “도착하는 대로 바로 용산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7시54분,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즈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 이때는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 용산 집무실로 바로 올 수 있느냐. 도착하면 부속실장이 안내할 것인데, 부인에게 말하지 말고 오라”는 지시를 남겼다.

삼청동 공관서 저녁식사 후 쉬고 있던 한덕수 국무총리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오후 8시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와달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역시 식사 후 귀가하던 차에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들어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5층 대통령실에 도착해 한참을 대기했다. 집무실로 들어가니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말을 들은 박성재 장관은 “어떻게 하려고 이러시냐. 문제점은 검토해보셨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검토해 봤고, 내가 결단해서 (비상계엄을) 하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오후 8시55분경 한 총리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소식을 접했다. 윤 전 대통령은 “사실 내 결정을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용산에 있는 간부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경제적·사회적 이유를 들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만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의지가 꺾이지 않자 한 총리가 “그럼 다른 국무위원 말을 들어보시라”며 권유했고 윤 전 대통령은 “그럼 그렇게 모아보세요”라고 응했다.

“부인에게 말하지 말고”
영문 모르고 용산으로

공관에 도착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반대 의사를 표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윤 전 대통령이 ‘재외공관’이라고 쓰인 A4용지 한 장을 건넸고, 이후 한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조태열 장관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 외교적 영향뿐만 아니라 70여년간 대한민국이 쌓아온 모든 성취를 한번에 무너뜨릴 만큼 엄청난 파장 일으킬 수 있는 문제니 재고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조태열 장관의 해당 발언 당시 집무실에는 본인을 포함해 한 총리,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정원장이 함께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장관은 “외교부 장관이 조금 세게 말을 했다”며 “이에 대통령은 ‘외교나 경제에 영향이 있는 걸 안다.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제 뜻대로 되지 않은 탓인지 윤 전 대통령의 언성은 단박에 높아졌다. 윤 전 대통령은 조태열 장관을 쳐다보며 다소 언짢은, 격양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개인을 위해 이렇게 하는 거라 생각하세요? 법치주의를 누구보다 신봉하는 내가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했겠습니까?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됩니다. 단기적으로 어려움 있겠지만 한미동맹 등 대외관계와 외교정책에 전혀 영향 없을 것이고 그대로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생각은 이해되고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국무위원 상황 인식과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다릅니다. 이 자리에 있어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윤 전 대통령은 근처에 서 있던 김 전 장관에게 “방송 대기 중이냐”고 묻자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윤 전 대통령이 “나가 달라”고 말하자 김용현 전 장관을 제외한 모두가 집무실서 나와 연결된 대접견실로 이동했다. 그때가 대략 오후 9시20분경이었다.

그제서야 국무위원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얹었다. 이 전 장관은 “모두가 망연자실했다”고 상기하며 “대부분 ‘큰일났다’는 반응이었고 ‘(비상계엄을) 미리 아셨냐’ ‘지금 세상에 계엄이 무슨 소리냐. 계엄할 상황이냐’는 주제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반대에도
독불장군

오후 9시 이후 대통령 부속실로부터 전화를 받은 국무위원은 최상목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장관을 비롯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그리고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었다. 국무회의 개의에 필요한 최소 정족수인 11명을 채우기 위해 빠르게 용산으로 올 수 있는 국무위원을 ‘닥치는 대로’ 소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오후 9시42분 가장 늦게 전화를 받은 오 장관은 대통령 부속실 관계자의 전화를 받고 “40분이 걸린다”고 말했지만 10~20분 간격으로 “빨리 오라”는 신경질적인 추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회의실서 우왕좌왕하던 중 누군가가 이 전 장관에게 ‘행안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가서 말씀 좀 드려봐라’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가 “국무위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접견실에)가 있으라”고 말했다. 국무총리가 몇 차례 집무실로 들어갔지만 결과는 변함없었다.

오후 10시 경, 최상목 장관이 도착했다. 비상계엄 이야기를 들은 최 장관은 한 총리에게 “왜 반대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미 여러 번 반대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장관은 “내가 들어가서 말해보겠다”며 집무실로 들어가 “이건 안 된다.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돌이킬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미 언론에 특별 담화를 공지했기 때문에 더는 계획을 바꿀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놓고 다수의 국무위원은 ‘야당의 최재해 감사원장과 중앙지검장의 탄핵이 도화선이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던 최 감사원장을 비롯한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현직 검사 3명의 탄핵소추안이 지난해 12월4일 본회의서 처리될 예정이었는데, 이에 분노한 윤 전 대통령이 최후의 수단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장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늘 “사회 곳곳에 암약하는 종북 주사파를 비롯한 반국가 세력을 정리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 “헌법 가치와 헌정 질서를 갖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줄 책임이 있다” “나는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을 수시로 했다고 진술했다.

아무도
못 막아

“직접 들은 것만으로도 100번이 넘는다”며 오히려 “대통령의 애국심과 구국의 일념에 대해 존경하고 공감하고 동의해 왔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보좌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집무실과 브리핑실을 드나들며 윤 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었다. 최 장관은 시종일관 윤 전 대통령 옆에 붙어 있던 김 전 장관을 향해 “왜 가만히 계시냐”고 말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조태열 장관이 “어떻게 된 일이냐” 물었지만 역시나 “대통령이 깊은 고뇌에 찬 결단한 것이니, 국무위원이 뜻을 따라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송 장관이 용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0시10분 경이다. 보통 회의 등에서 국무위원끼리 마주치면 인사를 나누지만 그때는 전혀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송 장관은 옆에 앉은 이 전 장관에게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말하니 “계엄” 딱 한마디가 돌아왔다.

김영호 장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집무실서 나와 대접견실로 들어선 뒤 서 있는 채로 “계엄을 선포해야겠다. 지금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11명째인 오 장관까지 용산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자 곧바로 계엄 의지를 최종적으로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이 대접견실로 오자 최 장관은 “재고해달라, 다시 생각해달라”고 말했으며 박성재 장관 역시 “경제와 외교가 걱정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몇 번의 실랑이가 오가던 중 마지막으로 도착한 오 장관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 없이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나 혼자의 결정”이라고 말한 뒤 “지금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이미 언론에 이야기했고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나중에 보자”하고 대접견실을 나섰다.

이때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뒤를 따랐다.

“종북 좌파 놔두면 나라 거덜” 고성 터진 집무실
“혼자 말하고 혼자 결정…국무회의로 보기 어려워”

오후 10시20분경 윤 전 대통령이 나간 뒤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꺼냈고 곧바로 담화가 시작됐다. 스피커를 통해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는 문장이 나오고서야 국무위원들은 서로 “어떻게 하냐” “어떻게 수습하냐” 등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담화가 끝나고 2~3분 뒤 대접견실로 돌아온 윤 전 대통령은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발표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장관은 ▲기재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장이 모여 시장 안정 조치를 위해 진행하는 ‘F4회의’를 해야겠단 생각에 전화기를 들었다. 그는 통화를 마친 후 대통령이 “기재부 장관”이라며 본인과 한 실무자를 불렀고, 그 실무자가 ‘여러 번 접은 종이 쪽지’를 건네줬다고 진술했다.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적힌 문제의 그 쪽지다.

송 장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대접견실서 장관들에게 일종의 업무 지시를 했다. 최 장관에게는 경제를 맡기고, 한 총리에게는 “내가 가야 하는 일정을 총리가 대신 해줘야겠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본인에게는 “농산물 물가 뛰지 않게 잘 관리하라”는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대접견실에 약 5분 정도 머무른 윤 전 대통령은 집무실로 돌아갔다. 역시나 김용현 전 장관이 함께 들어갔다.

짧은 침묵 후 누군가가 최 장관에게 다가와 출석에 대한 서명을 요청했다. 최 장관은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해 “서명은 못한다”고 말한 뒤 대접견실을 나섰다. 송 장관과 조태열 장관 등도 서명을 거부한 뒤 그대로 대접견실을 빠져나왔다. 이후 국무위원들은 각자 차량으로 용산을 떠났다.

발 빼는
장관들

10명의 국무위원이 윤 전 대통령을 지켜봤지만, 그 누구도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다. 국무위원 조서 중에는 “(당시 회의실)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이 더 비참하다” “대통령을 막을 방법이 없어 무기력했다” 등의 진술이 나왔다. 결국 시민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고 국회로 진입하려는 계엄군을 저지했다.

누군가는 “국무위원의 반대에도 대통령이 결정하면 도의적 책임은 져도 형사적 책임을 국무위원이 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진술했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뒤 국회 현안 질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저마다 “비상계엄에 우려를 표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날 선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삼청동 안가 회동 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비상계엄 이튿날인 12월4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께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이하 안가)’서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조서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이 법제처장에게 전화해 “상황이 갑갑하다….저녁에 뭐하냐”고 물었고 특별한 일정이 없다는 대답에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 과정서 박 장관과 연구원 동기이자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 민정수석도 합류했다.

약속 장소를 안가로 정한 것은 김 민정수석이라는 게 이 전 장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도시락을 주문해 먹으면서 ‘대체 왜 여기까지 왔냐,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 정국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등 신세 한탄을 했다”며 “할 수 있는 게 없어 1시간 만에 헤어졌다”고 진술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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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