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재재심’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

재심도 모자라 한 번 더…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서울 강남 소재 오피스 빌딩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생각지 못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어느덧 ‘재심’을 넘어, 지극히 이례적인 ‘재재심’ 선고가 눈앞에 다가온 형국. 피고 측의 변론기일 불참석 및 답변서 미제출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또 한 번 소유주가 바뀌는 계기가 될지 모를 일이다. 

2008년 1월 시선RDI는 에이프로스퀘어(옛 바로세움3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자회사인 시선바로세움을 세웠고, 시선바로세움은 기업어음 1200억원을 발행했다. 그러나 시공사였던 두산중공업이 2011년 5월 상환 실패를 이유로 대위변제에 나서면서, 시선RDI는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을 잃게 됐다.

반전에 반전

시선RDI는 더케이(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의 SPC)와 수탁사(한국자산신탁)가 공모해 소유권을 빼앗았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2014년 대법원은 원고 패소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에이프로스퀘어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2019년 11월 최초 소유주였던 시선RDI는 5년 전 재판에서 다루지 못했던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며 더케이를 상대로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재심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소유권 이전에 관한 민사 사건에서 재심이 열리는 지극히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하지만 법원은 이번에도 시선RDI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남성민)는 시선RDI가 더케이를 상대로 낸 우선 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재심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내용들은 민사소송법에 의한 재심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초 소유주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 1월27일 시선RDI는 서울고등법원에 다시 한 번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지난 6월23일 첫 변론을 진행했다. 이례적이라 말하는 재심보다 훨씬 더 이례적인 ‘재재심’이 열린 것이다.

재재심이 시작됐다는 건 과거 대법원 판결과 고등법원 재심 판결에서 다루지 못한 결정적 증거가 추가됐음을 의미했다. 다만 재재심을 대하는 원고와 피고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추가 증거를 제시하며 재재심을 이끌어낸 시선RDI와 달리, 피고인 더케이 측은 재재심에 소극적이었다. 변론기일 미참석뿐 아니라 지금껏 원고인 시선RDI의 소장에 대한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론종결 고시와 함께 오는 18일 선고를 확정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더케이 측의 변론기일 불참석 및 답변서 미제출은 재재심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해당 결정이 곧 ‘자백 간주’로 비춰질 수 있는 까닭이다.

더케이의 변론기일 미참석을 변론 자체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민사소송법 제150조는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은 때에는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설령 더케이 측이 선고 전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더라도 변론종결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서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법원은 “당사자는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어느 때라도 상대방의 주장 사실을 다툼으로써 자백 간주를 배제시킬 수 있고, 상대방의 주장 사실을 다퉜다고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는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상태에서 변론의 전체를 살펴서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2004년 9월24일 선고).


지극히 이례적 사안의 연속
승패 가를 ‘직권조사’ 여부

재재심의 또 다른 쟁점은 재판부가 ‘직권조사’를 충실히 하느냐다. 직권조사는 민사소송법에서 당사자의 이의나 신청을 기다리지 않고 소송상의 일정한 사항에 관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는 걸 말한다.

2014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던 시선RDI는 추가 증거를 제출을 통해 재심을 이끌어냈지만, 재재심 재판부는 앞선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는 데 그쳤다. 이렇게 되자 시선RDI는 재심 재판부가 의무사항인 추가 증거에 대한 직권조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음을 주장하며 한 번 더 재심을 신청해 재재심을 이끌어낸 바 있다.

결과적으로 직권조사의 부재가 재재심으로 이어진 만큼, 재재심 재판부는 시선RDI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시선RDI의 주장을 반박할만한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변론기일을 건너 뛴 더케이의 판단이 경우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만약 재재심 재판부가 시선RDI의 손을 들게 되면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공방은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수차례에 걸쳐 주인이 바뀌었던 수천억원대 빌딩이 십여년 만에 최초 소유자 품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은 시선RDI와 더케이(2011년 소유권 획득)를 거쳐 2013년 12월 제3자에게 넘어갔다. 당시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는 바로세움3차 인수대금 1680억원을 납부하고 빌딩의 새 주인으로 나섰다. 인수 금액은 2011년 감정가(2630억원) 대비 1000억원가량 낮은 규모였다.

매입 당시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의 설정액(수익증권)은 500억원, 엠플러스자산운용의 모회사인 ‘군인공제회’가 30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가 150억원,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50억원을 투자했다.

수익증권을 쥐고 있던 3사는 2017년 3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의 수익증권을 ‘아시아퍼시픽캐피탈어드바이저(APC)’에 원금가에 넘겼다. APC는 투자 2년 만인 2019년 3월 에이프로스퀘어를 마스턴투자운용이 운용하는 ‘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모투자신탁제49호’에 2040억원에 팔면서 시세차익 360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4월25일 JR투자운용이 운용하는 ‘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2호’는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에이프로스퀘어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매각금액은 3080억원이고, JR투자운용은 신탁형 펀드를 조성해 1271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매각으로 남긴 차익은 약 1000억원이다. 

어쩌면?

올해 초 에이프로스퀘어에는 3000억원대 몸값이 책정됐지만, 여전히 실질적 몸값에 비해 저평가됐는 평가가 나온다. 몇몇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잡은 에에프로스퀘어의 입지조건·면적 등을 고려한 에이프로스퀘어의 현 시세를 4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JR투자운용이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사들인 금액을 1000억원가량 웃도는 규모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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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