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7억과 50억 클럽’ 3000억 빌딩 계약의 비밀

자기들이 팔아놓고 매도인에 물어봐라?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3000억원대 고층 건물. 이 건물을 사이에 둔 소유권 분쟁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대 4000억원대로 평가받는 이 건물을 둘러싼 시공사와 시행사, 신탁사 그리고 사모펀드 등의 이해관계는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힌 상태다. 최근에는 법정 공방 과정에서 10년 전 ‘부동산매매계약서’가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한 에이프로스퀘어(전 시선바로세움 3차)는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건물로 2011년 준공됐다. 에이프로스퀘어는 지난 10여년 동안 소유주가 5차례나 바뀔 만큼 부침을 겪었다. 시공사와 시행사, 사모펀드 등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가격변동도 컸다. 

시끄러운
노른자땅

2008년 1월 시행사 시선RDI는 에이프로스퀘어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자회사인 시선바로세움을 만들었다. 시선바로세움은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200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당시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은 시공사로 참여했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5월 분양 지연 등으로 시선바로세움의 대출금 변제가 늦어졌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후 두산중공업이 대신 대출금을 변제하는 듯 한 수순이 뒤따랐고, 결과적으로 더케이(두산중공업의 SPC)로 우선수익자가 변경됐다. 이후 더케이의 수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이 에이프로스퀘어를 공매 처분하는 과정에서 건물 매입을 위한 ‘사모펀드’가 등장했다.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주는 시선RDI→더케이(두산중공업의 SPC)→한국증권금융(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펀드의 수탁자)→하나은행(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9호의 수탁자)→우리은행(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2호의 수탁자)으로 바뀌었다.


각각의 사모펀드는 엠플러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제이알투자운용이 조성했다. 

김대근 시선RDI 대표는 시행사에서 시공사로 소유권이 넘어갈 당시 분양 지연, 대위변제 과정에서 불법이 자행됐다며 두산중공업과 한국자산신탁 등을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2011년 시작된 시행사와 시공사, 수탁사 간의 법정 공방은 2014년 대법원까지 간 끝에 시선RDI의 패소로 끝났다. 

하지만 김대근 대표는 2019년 11월, 5년 전 재판에서 다루지 못했던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시선RDI가 더케이를 상대로 제기한 ‘우선수익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은 처음에는 각하됐지만 이례적으로 재재심까지 이어졌다. 에이프로스퀘어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끝난 듯 끝나지 않은 소유권 분쟁
법정 공방 과정에서 나온 계약서

최근에는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이 다른 방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9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처음 불거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이른바 대장동 사건과의 연결고리다.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 사건 너머로 대장동 사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면서 의외의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대근 대표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끊임없이 언급되고 있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과의 악연을 주장한 바 있다.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 과정에서 시선RDI가 연전연패를 기록한 이유로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을 꼽기도 했다(<단독> ‘대장동 3인방’ 처음 얽힌 4000억 사건 추적(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32233), <일요시사> 1349호). 

김만배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민간업체의 핵심 멤버고,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은 김만배씨에게 50억원을 약속받은 정관계 인사를 뜻하는 ‘50억 클럽’의 멤버로 의심받고 있다. 김대근 대표는 박 전 특검을 통해 김만배씨를 소개받았고 이들 세 사람은 자주 술자리에서 어울렸다고 한다. 


김대근 대표는 2010년경 지인을 통해 박 전 특검을 소개받았다. 에이프로스퀘어를 한창 짓고 있던 시기다. 김대근 대표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산호에 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을 지급했다. 박 전 특검은 2010년 7월 에이프로스퀘어 상량식 행사에도 참석할 만큼 김대근 대표와 친분이 두터웠다. 

박 전 특검은 2011년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이 불거졌을 당시 시선RDI 측 변호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대근 대표와 김만배씨의 인연 역시 박 전 특검의 소개로 이뤄졌다. 2010~2011년 법조기자였던 김만배씨를 박 전 특검이 김대근 대표에게 연결했던 것.

김대근 대표는 “그 당시 한창 잘나가던 무렵이라 대부분의 술값은 내가 냈다”며 “김만배에겐 현금으로 여러 번에 걸쳐 뭉칫돈을 건넨 적 있다. 4000만원가량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갑자기 툭
대장동 사건

세 사람의 관계는 박 전 특검이 소송에서 손을 떼면서 급격하게 냉각됐다. 2014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한 김대근 대표는 이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2018~2019년 무렵 김만배씨를 찾기에 이른다.  

김대근 대표는 김만배씨에게 연락했고 동생 계좌를 통해 300만원(2018년 5월18일), 200만원(2018년 9월21일), 100만원(2018년 9월21일), 100만원(2019년 1월31일) 등 총 700만원을 송금받았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엔 어떤 거래도 오가지 않았다. 김대근 대표와 김만배씨의 인연은 그때로 끝이었다. 

최근 검찰이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박 전 특검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의 과거 행적이 공개되면서 덩달아 김대근 대표와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이 부각되고 있다. 김대근 대표는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과 대장동 사건의 등장인물이 겹치는 점을 언급하면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이른바 ‘에이프로스퀘어 판 50억 클럽’ 의혹이다. <일요시사>는 두산중공업의 SPC(특수목적법인)인 더케이가 엠플러스자산운용으로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맺은 ‘부동산매매계약서’(이하 계약서)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시선RDI와 두산중공업, 한국자산신탁 간의 소송 과정에서 나온 문건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매도인은 한국자산신탁, 더케이의 신탁사이고 매수인은 한국증권금융, 엠플러스자산운용에서 조성한 펀드인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이하 엠플러스9호)의 신탁사다. 엠플러스9호는 에이프로스퀘어 매입을 위해 만들어진 펀드다.

2013년 12월20일 매도인과 매수인은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을 1680억원에 넘기기로 계약했다. 

인물 겹치고
다른 부분은?

흥미로운 대목은 매도인과 매수인이 맺은 계약 내용에 있다. 계약서에 따르면 매매대금을 ‘매매대금 중 47억원은 실납입액 없이 2순위 우선익자의 채권과 선상계(정산)하는 조건’으로 납부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 것. 당시 에이프로스퀘어의 2순위 우선수익자는 시공사(두산중공업)가 만든 더케이였다.


다시 말해 두산중공업과 엠플러스자산운용 간 47억원에 이르는 금전거래가 있었고 이를 반영해 해당 액수만큼을 제하고 매매대금을 치르는 조건이었다는 뜻이다. 엠플러스9호의 설정액(수익증권)은 500억원. 군인공제회가 30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가 150억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5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한국자산신탁과 한국증권금융이 매매계약을 맺은 2013년 12월20일 군인공제회와 두산중공업은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는 군인공제회가 3~5년 내 엠플러스9호 수익권을 두산중공업에 되팔거나, 두산중공업이 군인공제회에 수익권 매입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면서 두산중공업은 군인공제회 이외 투자자의 기일 내 투자를 직접 보증하기도 했다. 실제 합의서에는 정강(50억원)과 키스톤인베스트먼트(150억원)가 투자확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두산중공업이 투자금을 대신 넣는다는 조항이 삽입돼있다. 엠플러스9호 조성에 두산중공업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두산중공업 측은 합의서에 대해 “군인공제회와는 다시 팔거나 사는 게 가능한 콜옵션-풋옵션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자산운용펀드 파생상품 시 많이 활용되는 금융계약조건”이라며 “쌍방이 필요한 상황에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옵션 부동산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키스톤인베스트먼트와의 관련성도 부인했다.

대신 정산 조건으로 갈음?
돈의 성격 두고 의혹 제기


하지만 당시 합의서 내용에는 47억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전 두산중공업 관계자가 검찰에 제출한 자필진술서에도 마찬가지다. 기타 투자자와 관련해 언급한 부분에 정강과 키스톤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0억원과 150억원을 투자했고 투자금으로 에이프로스퀘어를 매입했다며 두산중공업은 150억원을 출자하지 않았다고 밝혔을 뿐이다.

일반적인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로 엠플러스9호는 뚜렷한 목적성을 갖고 조성됐다. 건물을 매입해 비싼 가격에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가 특정 기업과 47억원에 이르는 금전거래를 한 이유에 대해 의문점이 제기된다.

두산중공업이 선상계한 47억원의 성격을 두고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엠플러스9호의 설정일은 2013년 12월24일로 계약일과 불과 나흘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일단 정강의 2017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는 투자금 50억원 회수가 기록돼있다. 다만 김대근 대표는 선상계한한 금액과 정강의 투자금의 연관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김대근 대표는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에이프로스퀘어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의 자금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47억원이라는 액수를 봐서는 정강(50억원)의 투자금이 의심스럽다”며 “두산중공업이 정강에 47억원 상당의 채무가 있었고 이를 대신 정산해주는 조건으로 투자금을 갈음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우병우는 에이프로스퀘어 매입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해주고 투자금 없이 펀드에 참여한 게 아닌가”라며 “대장동 사건의 50억 클럽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017년 3월 엠플러스9호의 수익증권은 ‘아시아퍼시픽캐피탈어드바이저(APC)’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군인공제회, 키스톤인베스트먼트, 정강 등 3곳은 표면상으로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있다. 이후 APC는 2019년 3월 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모투자신탁제49호에 에이프로스퀘어를 2040억원에 넘겼다. 

수익 없이
본전치기?

두산중공업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 매도인과 매수인에게 문의해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의 SPC인 더케이의 신탁사가 매도인인 즉, 두산중공업이 매도인인 상황에서 매도인에게 계약 내용에 대해 물어보라는 엉뚱한 답변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해당 매매계약은 10년 전에 체결된 것이고 시행사(시선RDI)와의 소송 과정에서 중요하게 언급된 부분도 아니다. 재판 과정에서도 문제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된 민형사상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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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