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00억 ‘에이프로스퀘어’에 묻은 이상한 흔적들

몰랐어도 문제…알았어도 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강남 노른자 땅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이 새 주인을 맞이했다. 다만 빌딩을 인수한 시기가 많은 뒷말을 낳게 한다. 굳이 위험 부담을 안고 사들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4월25일 JR투자운용이 운용하는 ‘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2호’는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소재 에이프로스퀘어(옛 바로세움3차) 오피스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2개월여 만이다. 매각금액은 3080억원이고, JR투자운용은 신탁형 펀드를 조성해 1271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남는 장사

에이프로스퀘어의 실질 소유자는 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2호지만, 등기상 소유주는 수탁자인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22일 JR자산운용과의 신탁계약을 통해 수탁자로 이름을 올렸고, 엿새 뒤인 지난 4월28일 이전 소유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에이프로스퀘어는 마스턴자산운용이 조성한 ‘마스턴밸류애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9호’가 소유했던 부동산이다. 해당 펀드에는 ▲국민연금 ▲산재기금 ▲군인공제회 ▲현대해상 등이 투자했다.

이번 매각으로 마스턴투자운용은 1000억원대 시세차익을 남겼다. 앞서 마스턴투자운용은 2019년 3월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로부터 해당 오피스를 매입하는 데 204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JR투자운용 입장에서도 에이프로스퀘어는 쏠쏠한 쓰임새가 부각되는 매물이다. 에이프로스퀘어는 2011년 지하 5층~지상 15층, 연면적 2만7220㎡(약 8234평) 규모로 준공됐고, 현재 두산중공업과 위워크가 전체 면적의 약 80%를 임차해 사용 중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향후 에이프로스퀘어를 매물로 내놓을 경우 교통의 요지라는 특성이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는 배경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해당 오피스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9호선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하며, 신논현역(신분당선) 개통과 용산역까지 신분당선 연장 등 추가적인 주변 개발 효과를 기대해봄직하다.

실질적 몸값에 비해 매각금액이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희소식이다. 몇몇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지조건·면적 등을 고려한 에이프로스퀘어의 현 시세를 4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JR투자운용이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사들인 금액보다 1000억원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호재만 가득한 건 아니다. 소유권을 둘러싼 거듭된 잡음은 JR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을 곤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옛 소유주가 제기했던 헌법재판소 가처분 신청은 JR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의 행적을 유심히 보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알면서
모른 척?

지난 3월23일 에이프로스퀘어의 최초 소유주인 시선RDI 측은 헌법재판소에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처분 신청은 김대근 시선RDI 대표가 지난해 11월19일 헌법재판소에 낸 본안(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등 위헌소헌) 사건과 맞닿아 있다.

당시 김 대표는 검사의 공권력 행사 및 불기소 처분 등으로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 및 평등권,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이 침해당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시선RDI가 검찰의 부당한 조사로 인해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을 빼앗겼다고 강조하는 한편, 검찰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개인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놀랍게도 헌법재판소는 김 대표가 낸 위헌소원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21일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의 심판에 회부하고, 국선변호인 선정을 결정했다. 개인의 요청에 의해 헌법 개정 여부가 검토되는 지극히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진 셈이다.

위헌소원이 심판 회부되자, 에이프로스퀘어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헌법재판소는 시선RDI 측이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지 닷새 만인 지난 3월28일 법무부 장관 및 법원행정처장, 국회의장, 서울고등법원 등에 가처분 신청 접수를 통지했고, 현재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 심리 중인 상태다.

눈여겨볼 부분은 JR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이 에이프로스퀘어를 인수하고 소유권자로 등재된 시기(지난 4월28일)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가 접수 통지(지난 3월28일)한 지 불과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3월30일 시선RDI 측은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법인 12곳에 가처분 신청 접수 통지 사실과 함께 부동산 매각금지 및 반환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당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신분이었던 JR투자운용은 해당 공문을 발송 이틀 뒤인 지난 4월1일 수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국내 법조계 성향을 감안하면 개인이 낸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가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라며 “본안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 결과가 영향을 받을 텐데, 인수자 측이 급하게 매매에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몰랐다는데…정말?

JR투자운용은 헌법재판소 가처분 신청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JR투자운용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알지 못했다”며 “에이프로스케어 인수 건은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수탁자인 우리은행도 같은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 사실을 JR투자운용으로부터 전해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에이프로스퀘어 인수에 앞서 이뤄진 헌법재판소 가처분 신청이 현재 심리 중인 상태만으로도 JR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을 난감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가처분 신청 심리 중이라는 상태를 사전에 알았어도 문제, 몰랐어도 문제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이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JR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은 향후 에이프로스퀘어 처분을 고려할 때 제약이 뒤따를 수 있다. 본안 건이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 분쟁과 연결된 탓이다.

김 대표가 낸 위헌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에이프로스퀘어 소유권의 행방이 묘연해질 위험성이 충분하다.

구멍 뚫리면
누구 책임?

JR투자운용의 경우 가처분 신청 사실을 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2호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전달했느냐가 쟁점이다. 사전 인지 상태에서 투자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리스크 요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생긴다. 인지하지 못했다면, 기초적인 리스크 요인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걸 인정한 셈이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향후 생각지 못한 위험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수탁자인 우리은행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 신탁 관계에 따라 위탁자로부터 일정한 사무를 위임받은 수탁자는 해당 물건의 위험요소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은행 측은 부동산 등기부등본상 가처분 금지 신청 내용을 파악할 수 없으며 가처분 금지 신청만으로 수탁 예정자가 이를 확인하기란 어렵단 입장이다. 

등기 검인 절차상에서도 우리은행이 수탁자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수탁자는 신탁계약에 의한 소유권 이전 시 등기 원인을 증명하는 검인 과정을 밟아야 한다. 

우리은행 측은 절차대로 검인 과정을 진행했다고 언급한 상태다. 등기와 관련해 관할인 서초구청의 검인을 완료했으며, 검인된 신탁계약서와 관련한 신고필증을 보관 중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서초구청이 시선RDI 측에 회신한 내용에 따르면 소유권 이전 시 뒤따라야 할 관련된 부동산매매계약서 및 신탁등기 말소, 신탁재산의 처분에 따른 검인 신고 여부 등이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상에서 부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곳곳에
의문투성

한편 에이프로스퀘어가 새 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목격된 이해하기 힘든 몇몇 구석은 해당 펀드에 투자한 기관 및 법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연결된다. 현 시점에서 제이알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2호에 투자한 기관 및 법인의 정확한 내역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많은 부분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신탁계약서상에 수익자가 기재되는 통상적인 사모펀드 사례와 달리 해당 펀드는 이마저도 생략돼있어 실소유주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다.


<heat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복잡했던 에이프로스퀘어 과거사

2008년 1월 시선RDI는 에이프로스퀘어(옛 바로세움3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시선RDI 자본금 5000만원으로 자회사인 시선바로세움을 세웠고, 시선바로세움은 기업어음 1200억원을 발행했다. 

그러나 시공사였던 두산중공업이 2011년 5월 상환 실패를 이유로 대위변제에 나서면서, 시선RDI는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을 잃게 됐다.

이후 시선RDI는 시공사(두산중공업)와 수탁사(한국자산신탁)가 공모해 소유권을 빼앗았다며 소송전에 돌입했지만, 2014년 대법원은 시공사와 수탁사의 손을 들어줬다.

시선RDI는 과거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남성민)는 지난해 7월 시선RDI가 더케이(두산중공업 SPC)을 상대로 낸 우선수익자지위 부존재확인 소송 재심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내용들은 민사소송법에 의한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사이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은 제3자에게 넘어갔다.

2013년 12월24일 엠플러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는 바로세움3차 인수대금 1680억원을 납부하고 빌딩의 새 주인으로 나섰다.

2011년 감정가 2630억원으로 평가받던 빌딩을 1000억원가량 낮은 금액에 매입한 것이다.

매입 당시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의 설정액(수익증권)은 500억원, 엠플러스자산운용을 휘하에 둔 ‘군인공제회’가 300억원, ‘키스톤인베스트먼트유한회사’가 150억원,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이 5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인수 비용은 총 7곳의 저축은행에서 끌어온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다만 이들은 2017년 3월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의 수익증권을 ‘아시아퍼시픽캐피탈어드바이저(APC)’에 원금가에 넘겼다.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은 2019년 3월 또 한 번 바뀌었다.

이 무렵 마스턴투자운용이 운영하는 ‘마스턴밸류애드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모투자신탁제49호’는 에이프로스퀘어를 2040억원에 사들였다.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호는 투자 4년여 만에 시세차익 360억원을 달성했다.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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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