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와 꼼수 사이' 차기 총리 하마평

그냥 철수로 갈까? 말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통령만큼 관심받는 인물은 국무총리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인사, 조직 등 권한 축소를 예고하면서 권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총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뜨겁다. 차기 총리는 통합과 전문성의 이미지를 함께 겸비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총리직은 지명 직후 혹독한 검증 시험대를 거친다. 국정 전반을 지휘하면서 지탄을 받게 되면 헌법상 대통령이 해임 권한을 가져 짐을 싸는 경우도 숱하다. 이런 탓에 총리는 파리 목숨에 비견되기도 한다. 

1년짜리
얼굴 마담?

지금껏 임기 2년을 넘긴 총리도 단 9명 뿐이었다. 한 인물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경우가 없다. 근래에는 문재인정부 첫 총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임기 2년을 채운 게 전부다. 

차기 정부에서 새 정부 총리가 얼마나 권력을 가지게 될지 모두 주목한다. 역대 정권에서도 늘 총리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기조가 뚜렷했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책임총리제는 총리에게 실질적인 인사권을 주자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이해찬 당시 총리를 임명하고 책임총리제를 한 차례 실행한 바 있다.


당시 책임총리제가 가능했던 이유는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신뢰관계에 있고, 이 전 대표가 여당 내 책임총리였다는 점에서 가능했다. 현재 여대야소의 현상이 뒤집힌 여소야대 형국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다소 낮다.

이런 탓에 차기 윤정부의 대표 얼굴 중 하나인 총리에 누굴 임명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차기 윤정부는 슬로건으로 국민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 인수위원회 다양한 범주의 인사를 영입 중이다. 

차기 총리 역시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다. 윤정부 1대 총리는 국민 통합과 실무 능력 등 ‘상징성’을 갖춘 인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여소야대 대립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강력히 떠오르는 인물은 대선 직전 윤 당선인과 단일화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안 대표는 단일화 선언 당시 합의문에서도 공동 정부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단순히 정권교체 명분만을 가지고 단일화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징성 가진 인물 임명 중요 
전문가 이미지로 상승 효과

현재 안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를 통해 단일화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약속한 통합의 첫걸음을 내딛기 위한 포석을 깐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인수위원장 자리를 안 대표의 시험대라고 관측한다. 2개월 남짓한 시간 내 안정적으로 인수위를 이끌어야 총리로 임명될 경우 반발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대표를 윤정부 1대 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중도층을 통한 외연 확장을 강조해온 기류를 이어갈 수 있고, 통합·공동정부 등의 상징성을 나타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여론에서도 안 대표 능력에 기대치가 높으며 전문가라는 이미지도 강하다.

그러나 자칫 인수위 활동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책임론이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안 대표 역시 지금은 인수위에 집중할 때라며 총리 언급을 자제시키려는 분위기다. 

안 대표와 비슷한 전문가 이미지를 가진 카드로 언급되는 인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전 사무총장은 한국 최초의 유엔사무총장으로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미 총리실, 대통령비서실 등 경력이 있는 점도 강점이다. 굵직한 행정부, 외교 경험이 총리직을 수행할 때 장점으로 비친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사무총장직에 오른 이력 덕에 민주당의 반발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무총장 시절 그가 강조하던 메시지도 통합이라는 점을 들어 윤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함께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으로
일단 통합? 

또 반 전 총장이 충청 출신인 만큼 충청권에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반 전 총장 카드로 충청에서의 지방선거 승리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인물 모두 총리로 적합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 이미지를 통해 공동정부 실현이라는 상징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두 인물이 국민의힘 내부 지지기반이 거의 없는 탓에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안 대표는 행정 경험이 전무해 전문가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상징성과는 다르게 지역적 상징성을 띤 인물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윤 당선인은 유세 기간 호남을 공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호남 득표율도 대선 관전 포인트로 여겼다. 결과적으로는 호남에서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호남 공략이 일정 부분 먹혀든 셈이다.

이런 까닭에 윤 당선인이 지역적 통합에 방점을 두고 민주당 혹은 호남계 인사를 총리로 지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호남인 차기 총리로 오르내리는 인물은 국민의힘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정계에 발들이게 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윤 당선인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적으로 신뢰가 깊은 사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 초기에도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당시는 국민의힘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한 발 물러났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재차 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한층 더 관계가 강화된 모양새다. 선대위에서 맡았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김 위원장은 원조 친노(친 노무현) 출신으로 불린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낸 이력도 있다. 당시에도 지역균형발전 전문가로 평가받기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말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총리 후보자로 거론됐었다.


정통 행정가?
아니면 측근?

이는 김 위원장이 보수계로 첫발을 내딛게 된 계기였다.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도 언급된다. 김 전 대표는 위원장을 역임하며 옛 민주당 인사와 윤 당선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호남을 통한 외연 확장으로 윤 당선인의 호남 지지에 힘을 보탰다. 현재는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지원 사격 중이다. 

이 밖에 호남 출신으로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이 언급된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집중 유세를 펼칠 때 적극 지원 공세를 펼쳤던 인물이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호남 유세에서 윤 당선인에게 표를 끌어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DJ(김대중)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력을 가졌다. 광주에서만 4선을 지냈으며 민주당 인사 출신이다.

총리설이 떠오른 뒤 박 위원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나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고 싶다”며 긍정 쪽에 한층 더 무게를 실었다. 

호남 출신의 세 인물이 총리로 떠오른 데는 민주당과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여소야대인 상태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모두 민주당과의 관계가 냉랭한 탓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들의 언급이 오히려 겉으로만 국민 통합을 시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총리는 윤 당선인이 펼치려고 하는 탕평책 시험대 중 하나다. 총리 임명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까닭에 총리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의 탕평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이 주를 잇는 있는 만큼 윤 당선인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자칫 어설프게 총리를 지명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통합보다는 정통 관료 출신 인물에 방점을 찍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에는 김부겸 총리 유임설도 나돌고 있다.

정통 관료로 운영 안정감
어설픈 지명은 되레 역풍

당시 김 총리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강하게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 측도 검토된 바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가슴 뛰는 일이라며 김 총리 유임설을 띄운 바 있다. 통합정부를 운영하기 위해 김 총리가 유임하는 방안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실제 김 총리와 윤 당선인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정부에서 윤 당선인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다. 

정치권에서도 김 총리의 유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보통 정권이 교체되면 차기 정부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다. 총리는 대통령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위치다. 

그동안 김 총리는 문정부의 정책 등 실패에 대한 질타를 적극 방어해온 인물이다. 김 총리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 

김 총리가 유임을 통해 내각 통합을 이어가게 된다면 문정부와는 정반대의 기조를 내세워야 하는 만큼 사실상 유임은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 

또 다른 정통 관료파 인물로는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거론된다. 정 부의장은 5선을 지낸 국회의원으로 윤 당선인의 출마 기자회견 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내 최다선인 정 부의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친 윤석열)파 우두머리 역할까지 맡았다. 과거 이명박정부에서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해 이미 행정부와 입법부의 업무를 조율해온 경험도 많다.

당시에도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면담을 성사시켜 정권 재창출의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가 실무적 능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정통 관료의 경우 총리직을 수행하기 수월하지만 신선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새 인물
선택하나

총리는 대한민국 2인자다. 윤 당선인이 어떤 인물을 총리에 임명하느냐에 따라 국민 통합과 분열로 갈릴 수 있는 사안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에 윤 당선인과 뜻을 같이 하는 인물을 제대로 된 검증을 통해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 윤 당선인이 능력에 입각한 인물을 임명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후보군이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내부 총리 하마평

차기 윤석열정부 총리로 언급되는 인물은 당내에서도 여러 인물을 두고 하마평이 나돈다. 우선 윤 당선인 바로 옆에서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인수위 권영세 부위원장이 언급된다.

권 부위원장은 선대본부 개편을 통해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으로는 선대본부에서 정책통을 맡았던 원희룡 기획위원장도 떠오른다.

원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선 직후 선대위에 합류한 이후 윤 당선인의 새로운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다.

과거 제주도지사를 맡아 이미 행정 경험도 있어 안정감을 꾀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원 위원장의 경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이 밖의 인물로는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도 있다. 윤 전 의원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여성인 점과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부친의 땅 투기 의혹으로 국회의원을 사퇴해 청문회에서 집중 질타를 받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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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음주 운전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혜씨는 7시간 동안 음주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사건 당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요시사>도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30분까지의 다혜씨의 동선을 따라갔다. 지난 5일 오전 2시45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삼거리, 다혜씨가 몰던 녹색 캐스퍼 차량이 삼거리 한복판에 진입한 뒤 차량에 둘러싸여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만취 운전 택시 충돌 그러다 좌회전하는 1톤 탑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간신히 교차로를 빠져나온 다혜씨는 50m가량 더 달리다 갑자기 우측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이때 다혜씨는 옆 차선을 달리던 검은색 택시와 충돌하게 된다. 이후 그는 현장서 한 차례 음주 측정을 진행한 뒤 인근 파출소까지 동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혜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49%였고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 7일 서울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는 다혜씨의 음주사고 당일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현장서 자연스럽게 음주 측정을 한 차례 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바로 인접한 파출소까지 걸어서 임의동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혜씨가 본인의 신분을 정확히 밝혔느냐’는 질문에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고 특별하거나 구체적인 진술은 없었다”면서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음주사고의 경우 통상적으로 음주 측정과 신분 확인을 하고 사고 개요를 확인한 뒤 귀가시킨 후 나중에 기일을 잡아 불러 조사한다”며 다혜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다혜씨가 누구와 어떻게 귀가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은 사생활이라 공개하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본인이 운전을 안 한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현재 경찰은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혜씨가 기자간담회 당일 출석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 조율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혜씨가 음주사고를 내기 전 신호위반을 한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다른 교통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하느냐는 질의에 경찰은 “아직 조사 전이므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음주량도 아직 진술받은 게 없다면서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혜씨를 상대로 약물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약물검사 진행 여부에 대해 “강제로 할 근거가 법령에 없으며 구체적으로 계획한 바 없다”고 말했다. “2차 갈 때도 술에 취해” 3차에선 완전 인사불성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다혜씨를 공개적으로 소환할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7시간 전인 지난 4일 오후 6시54분께 이태원 골목길에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캐스퍼 차량을 이태원 골목 이면도로에 주차한 다혜씨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고급 소고기집으로 들어갔다. 해당 가게는 숙성시킨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대표적인 메뉴인 한우등심이 5만3000원, 안심이 5만9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해당 가게가 영업을 종료하는 오후 10시30분경이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일, 해당 가게에 들러 다혜씨가 먹은 메뉴가 무엇인지, 동행자는 몇 명이었는지 물었지만 “동행자가 누구인지, 메뉴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다만 이미 1차서 충분히 음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가게 직원에게 <일요시사>가 ‘다혜씨가 고급 소고기집서 나올 때부터 비틀거렸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그 당시엔 언론에 나온 것처럼 비틀거리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스스로 걷는 게 아니라 동행자에 의지해 걸어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혜씨는 1차 술자리를 마치고 식당서 나와 약 47m 거리에 있는 요리주점으로 향했다. 이후 해당 가게서 2시간가량을 머물렀다. 이미 해당 요리주점서 만취상태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당 주점 주인은 “여자분이 많이 취했었다”며 “트렌치코트가 막 바닥에 끌릴 정도로 내려와 있어서 그걸 내가 올려드린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미 잔뜩 취한 다혜씨의 음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12시30분경 2명의 남성과 2차로 간 식당을 빠져나와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하며 갈지자 걸음을 하다 일행인 남성의 손짓을 따라 다른 식당을 방문했다. 마시고 또 마시고 하지만 해당 식당에서는 다혜씨를 쫓아냈다. 해당 음식점 주인은 “당시 다혜씨는 반말을 하면서 책상을 툭툭 치고 선물같은 하얀 물건을 탁자에 내팽개치면서 술을 달라고 했다. 너무 취한 상태로 보여 나가달라고 했지만 ‘술 가져오라고’라고 말하며 나가지 않았다”며 “결국 일행이던 남성이 다른 곳을 가자는 취지로 타일러서 가게를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일행 중 한 남자가 이끄는 대로 다른 주점에 오전 12시38분쯤 들어갔다. 이때 또 다른 일행은 해당 주점에 같이 동행하지 않았다. 다혜씨는 해당 주점서 두부김치와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는 음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주점 주인은 “다혜씨가 남성 1명과 들어와 소주 한 병과 두부김치 등을 주문했다”며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꾸벅꾸벅 졸 정도로 많이 취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행인 남성은 혼자 소주 반 병 정도를 마셨으며 다혜씨는 꾸벅꾸벅 졸다가 일행을 두고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혜씨는 사라진 그 시간부터 집에 가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CCTV 영상서 그는 오전 2시5분께 해당 주점서 걸어 나와 맞은편에 주차된 차량으로 향했다. 해당 차량은 다혜씨가 운전했던 캐스퍼 차량이 아니었다. 그가 비상등이 켜진 차량으로 다가가 문을 수차례 열려 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다혜씨가 차량 문을 여는 동안 바로 옆으로 택시가 지나가는 등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2분가량 탑승을 시도했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자 그는 지친 듯 차량 운전석 문에 기대고 있다가 다시 가게로 향했다. 다혜씨가 자리를 뜬 지 2분가량 지난 뒤 차량 주인으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운전석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한 뒤 떠났다. 의문 가득한 이태원 행적 그는 오전 2시20분께 차량이 주차돼있던 자리를 지나쳐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다. 이후 다혜씨는 차량을 운전해 골목길서 빠져나간 뒤 인근 도로서 사고를 냈다. 사고 이후 파출소로 임의동행되는 과정서 비틀거리거나 경찰관의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혜씨가 음주를 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의 행적을 돌아보면 불법주차에 이어 만취운전한 것이 문제가 돼 계속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음주를 즐기는 7시간 동안 차를 주차한 곳은 이태원의 한 골목으로, 해당 구역은 5분가량 정차가 가능한 노란색 점선 구역이다. 즉 불법주·정차를 했던 셈이다. 불법주차를 하기는 했지만 해당 구역은 무조건 견인이 이뤄지는 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은 아니었다. 이곳은 이태원 관광특구에 인접한 탓에 주차 단속이 상시 이뤄지는 구역은 아니다. 주·정차한 차량이 통행에 방해되는 때나 지역 주민이 민원을 제기할 경우에 한해 견인 조치 또는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는 곳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혜씨는 단속 기관인 용산구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지는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당시 불법주차된 다혜씨의 차에 대해 시민 신고가 없었고 현장 단속을 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장서 단속이 이뤄졌다면 2시간 이상 주차 시 1만원이 추가되는 규정에 따라 최대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과태료 부과는 없었지만 다혜씨가 중형을 피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이 도로교통법상 단순 음주 운전 혐의뿐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검토 여야 가리지 않고 맹비난 경찰이 다혜씨 조사 결과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서 사고를 냈다고 판단되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작년 11월~지난 9월 전국 법원서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처벌받은 최근 사례 100건 중 징역형은 91건(실형 8·집행유예 83)이었고 벌금형은 9건이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CCTV에 나온 문다혜씨의 행동 양상을 보게 되면 단순 음주 운전보다 훨씬 형량이 높은 위험운전치상에 해당되는 객관적 지표가 충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형에 해당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일단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149%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인사불성 상태에 준하는 상태”라며 “더 중요한 것은 약물 또는 알코올로 인해서 운전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운전해서 사람(택시기사)을 다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차량을 마치 자기 차량으로 오인해서 문을 열려고 했던 행위는 완전히 만취했다는 방증이고 자신의 트렌치코트가 계속 땅에 끌리는데 그것도 인식을 못한 점, 비틀거리는 모습은 판례서 인정하는 위험운전치상의 대표적인 행동징표”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서도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 7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시에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고 말씀하신 것이 있다"며 "그 말씀을 국민들께서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은 검찰이 괴롭힌 탓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 꽉 깨물고 굳이 한번 이해해 보려고 한다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술은 마실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음주 운전까지 변명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형 가능성 부친이 사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질타하는 동시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임기 끝났으면 사저서 조용히 지냈어야지, 윤써글(윤석열 대통령 비하 표현)정부 만든 주제에 무슨 낯으로 경기도지사를 만나고 다니나. 딸은 음주 운전, 꼴 좋다”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김동연 경기지사는)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려는 지역화폐 지원금도 반대하고 경기북도를 추진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딸은 음주 운전에 뉴스 도배를 한다. (문 전 대통령은)탈당도 안 하고 당에 부담을 주는 저의가 뭔가”라고 직격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