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와 꼼수 사이' 차기 총리 하마평

그냥 철수로 갈까? 말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통령만큼 관심받는 인물은 국무총리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인사, 조직 등 권한 축소를 예고하면서 권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총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뜨겁다. 차기 총리는 통합과 전문성의 이미지를 함께 겸비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총리직은 지명 직후 혹독한 검증 시험대를 거친다. 국정 전반을 지휘하면서 지탄을 받게 되면 헌법상 대통령이 해임 권한을 가져 짐을 싸는 경우도 숱하다. 이런 탓에 총리는 파리 목숨에 비견되기도 한다. 

1년짜리
얼굴 마담?

지금껏 임기 2년을 넘긴 총리도 단 9명 뿐이었다. 한 인물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경우가 없다. 근래에는 문재인정부 첫 총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임기 2년을 채운 게 전부다. 

차기 정부에서 새 정부 총리가 얼마나 권력을 가지게 될지 모두 주목한다. 역대 정권에서도 늘 총리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기조가 뚜렷했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책임총리제는 총리에게 실질적인 인사권을 주자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이해찬 당시 총리를 임명하고 책임총리제를 한 차례 실행한 바 있다.

당시 책임총리제가 가능했던 이유는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신뢰관계에 있고, 이 전 대표가 여당 내 책임총리였다는 점에서 가능했다. 현재 여대야소의 현상이 뒤집힌 여소야대 형국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다소 낮다.

이런 탓에 차기 윤정부의 대표 얼굴 중 하나인 총리에 누굴 임명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차기 윤정부는 슬로건으로 국민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 인수위원회 다양한 범주의 인사를 영입 중이다. 

차기 총리 역시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다. 윤정부 1대 총리는 국민 통합과 실무 능력 등 ‘상징성’을 갖춘 인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여소야대 대립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강력히 떠오르는 인물은 대선 직전 윤 당선인과 단일화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안 대표는 단일화 선언 당시 합의문에서도 공동 정부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단순히 정권교체 명분만을 가지고 단일화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징성 가진 인물 임명 중요 
전문가 이미지로 상승 효과

현재 안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를 통해 단일화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약속한 통합의 첫걸음을 내딛기 위한 포석을 깐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인수위원장 자리를 안 대표의 시험대라고 관측한다. 2개월 남짓한 시간 내 안정적으로 인수위를 이끌어야 총리로 임명될 경우 반발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대표를 윤정부 1대 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중도층을 통한 외연 확장을 강조해온 기류를 이어갈 수 있고, 통합·공동정부 등의 상징성을 나타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여론에서도 안 대표 능력에 기대치가 높으며 전문가라는 이미지도 강하다.

그러나 자칫 인수위 활동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책임론이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안 대표 역시 지금은 인수위에 집중할 때라며 총리 언급을 자제시키려는 분위기다. 

안 대표와 비슷한 전문가 이미지를 가진 카드로 언급되는 인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전 사무총장은 한국 최초의 유엔사무총장으로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미 총리실, 대통령비서실 등 경력이 있는 점도 강점이다. 굵직한 행정부, 외교 경험이 총리직을 수행할 때 장점으로 비친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사무총장직에 오른 이력 덕에 민주당의 반발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무총장 시절 그가 강조하던 메시지도 통합이라는 점을 들어 윤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함께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으로
일단 통합? 

또 반 전 총장이 충청 출신인 만큼 충청권에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반 전 총장 카드로 충청에서의 지방선거 승리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인물 모두 총리로 적합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 이미지를 통해 공동정부 실현이라는 상징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두 인물이 국민의힘 내부 지지기반이 거의 없는 탓에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안 대표는 행정 경험이 전무해 전문가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상징성과는 다르게 지역적 상징성을 띤 인물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윤 당선인은 유세 기간 호남을 공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호남 득표율도 대선 관전 포인트로 여겼다. 결과적으로는 호남에서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호남 공략이 일정 부분 먹혀든 셈이다.

이런 까닭에 윤 당선인이 지역적 통합에 방점을 두고 민주당 혹은 호남계 인사를 총리로 지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호남인 차기 총리로 오르내리는 인물은 국민의힘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정계에 발들이게 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윤 당선인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적으로 신뢰가 깊은 사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 초기에도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당시는 국민의힘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한 발 물러났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재차 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한층 더 관계가 강화된 모양새다. 선대위에서 맡았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김 위원장은 원조 친노(친 노무현) 출신으로 불린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낸 이력도 있다. 당시에도 지역균형발전 전문가로 평가받기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말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총리 후보자로 거론됐었다.

정통 행정가?
아니면 측근?

이는 김 위원장이 보수계로 첫발을 내딛게 된 계기였다.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도 언급된다. 김 전 대표는 위원장을 역임하며 옛 민주당 인사와 윤 당선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호남을 통한 외연 확장으로 윤 당선인의 호남 지지에 힘을 보탰다. 현재는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지원 사격 중이다. 

이 밖에 호남 출신으로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이 언급된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집중 유세를 펼칠 때 적극 지원 공세를 펼쳤던 인물이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호남 유세에서 윤 당선인에게 표를 끌어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DJ(김대중)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력을 가졌다. 광주에서만 4선을 지냈으며 민주당 인사 출신이다.

총리설이 떠오른 뒤 박 위원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나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고 싶다”며 긍정 쪽에 한층 더 무게를 실었다. 

호남 출신의 세 인물이 총리로 떠오른 데는 민주당과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여소야대인 상태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모두 민주당과의 관계가 냉랭한 탓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들의 언급이 오히려 겉으로만 국민 통합을 시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총리는 윤 당선인이 펼치려고 하는 탕평책 시험대 중 하나다. 총리 임명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까닭에 총리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의 탕평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이 주를 잇는 있는 만큼 윤 당선인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자칫 어설프게 총리를 지명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통합보다는 정통 관료 출신 인물에 방점을 찍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에는 김부겸 총리 유임설도 나돌고 있다.

정통 관료로 운영 안정감
어설픈 지명은 되레 역풍

당시 김 총리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강하게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 측도 검토된 바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가슴 뛰는 일이라며 김 총리 유임설을 띄운 바 있다. 통합정부를 운영하기 위해 김 총리가 유임하는 방안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실제 김 총리와 윤 당선인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정부에서 윤 당선인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다. 

정치권에서도 김 총리의 유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보통 정권이 교체되면 차기 정부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다. 총리는 대통령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위치다. 

그동안 김 총리는 문정부의 정책 등 실패에 대한 질타를 적극 방어해온 인물이다. 김 총리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 

김 총리가 유임을 통해 내각 통합을 이어가게 된다면 문정부와는 정반대의 기조를 내세워야 하는 만큼 사실상 유임은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 

또 다른 정통 관료파 인물로는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거론된다. 정 부의장은 5선을 지낸 국회의원으로 윤 당선인의 출마 기자회견 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내 최다선인 정 부의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친 윤석열)파 우두머리 역할까지 맡았다. 과거 이명박정부에서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해 이미 행정부와 입법부의 업무를 조율해온 경험도 많다.

당시에도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면담을 성사시켜 정권 재창출의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가 실무적 능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정통 관료의 경우 총리직을 수행하기 수월하지만 신선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새 인물
선택하나

총리는 대한민국 2인자다. 윤 당선인이 어떤 인물을 총리에 임명하느냐에 따라 국민 통합과 분열로 갈릴 수 있는 사안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에 윤 당선인과 뜻을 같이 하는 인물을 제대로 된 검증을 통해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 윤 당선인이 능력에 입각한 인물을 임명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후보군이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내부 총리 하마평

차기 윤석열정부 총리로 언급되는 인물은 당내에서도 여러 인물을 두고 하마평이 나돈다. 우선 윤 당선인 바로 옆에서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인수위 권영세 부위원장이 언급된다.

권 부위원장은 선대본부 개편을 통해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으로는 선대본부에서 정책통을 맡았던 원희룡 기획위원장도 떠오른다.

원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선 직후 선대위에 합류한 이후 윤 당선인의 새로운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다.

과거 제주도지사를 맡아 이미 행정 경험도 있어 안정감을 꾀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원 위원장의 경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이 밖의 인물로는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도 있다. 윤 전 의원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여성인 점과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부친의 땅 투기 의혹으로 국회의원을 사퇴해 청문회에서 집중 질타를 받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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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