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판 안철수' 나 홀로 로드맵

  • 박용수 기자 exit750@hanmail.net
  • 등록 2021.11.08 12:09:52
  • 호수 13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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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듣고 찾아온 옆집 들러리?

[일요시사 정치팀] 박용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오는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안 대표는 키워드로 안전·미래·공정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대표는 2012년 대선에 도전했으나 당시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한 끝에 후보직에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역대 대선 때마다 제3지대 후보가 나타났지만 ‘태풍에 휘말려 좌초’되고 말았다. 기성 정치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내며 이번 대선에서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제3지대 최대 잠룡인 안철수 대표는 가칭 새로운 물결을 창당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두고 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과 단일화를 성사시켰던 것처럼 김 전 부총리와의 단일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
시대교체!

재3의지대의 대권후보로 등판할 안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문제도 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지 여부도 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 간의 4자구도의 초반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안 대표가 본격 대선 레이스에 등판하면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문제도 선거 쟁점이다.

안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도 야당인 국민의힘과 후보 단일화를 성사할지에 관심이 크게 모아지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며 완주 의사를 천명했다.

하지만 대선 출마 선언 두 달여 만에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하겠다”고 갑작스레 대선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돌연 미국행을 택했다. 당시 정가에서는 안 대표가 당시 문 후보와의 정권교체를 위한 동맹을 파기한 것으로 간주했다.

2013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는 2012년 9월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입문한 후 두 번의 대선과 두 번의 창당, 두 번의 총선, 두 번의 당 대표를 경험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3위를 기록했고, 이듬 해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시장직에 도전했으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배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대선 도전 “판 바꾸겠다”
대선 4자 구도 결정…그러다 철수?

안 대표는 2017년 5월 대선에서도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야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 홍준표 후보(24.03% 득표율)에게 약 3%의 차이로 3위로 밀려나면서 결국 대권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대선 결과보다 ‘완주’ 여부에 더 큰 관심을 주기도 한다. ‘대선 3수생’인 안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선거에서도, 2012년 야권 단일 대선후보마저 중도 포기하면서 ‘철수(撤收) 정치’라는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일찌감치 국민의당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구시당 간담회에서 “안 대표와 바른미래당을 같이해본 경험이 있어 그 분을 잘 안다”며 “안 대표가 끝까지 가서 몇 퍼센트라도 득표율을 가져간다면 중도·보수의 분열이고 정권교체가 더 힘들어진다. 제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된다면 바로 안 대표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제3지대, 실용주의를 내세워 표면적으로 완주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이나, 물밑작업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초반 대선 레이스에서 양쪽 다 연대 분위기는 띄우되 단일화 논의엔 거리를 두고 당분간 기 싸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가 정권교체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제1야당과 단일화할 명분은 크지만 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 및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과는 여전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단일화 논의 때 난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보수진영
물밑작업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 논의 과정에서 생긴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부분은 안 대표의 완주 가능성을 열어놓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와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에 대해 “저희 쪽에서 먼저 제안할 것이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또 안 대표에 대해서는 애써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에 안 대표는 “당긴다고 당겨지는 분(국민의힘)도 아니고 민다고 밀쳐내지는 분도 아니다”며 “본인 판단에 따라 제안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저희가 먼저 제안할 것은 없다”고 맞받아쳤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공식 선언하면서 제3지대 독자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가 세 번째 대선에서 어떤 결과를 받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레이스 참가 자체만으로도 대선 정국에 만만치 않은 파장을 끼칠 전망이다. 안 대표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며 야권의 대선 방정식은 한층 복잡해졌다. 여당과 일대일 구도로 맞붙는 게 최선인 국민의힘 입장에선 달가울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는 최근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이는 등 일단 단일화에 선을 긋는 것으로 보인다.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대선 레이스 초반 양측의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출되기 이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해 중도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후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보수층이나 중도층 지지세가 국민의힘 후보에 쏠린다면 안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이준석
선긋기

앞서 4·7보궐선거 과정에서 ‘야권 통합’과 ‘정권교체’를 내세웠던 안 대표가 합당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독자 출마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암울한 대한민국 현실에서 안 대표만이 미래로 나아갈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정상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 흐름이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주요 변수다. 여론조사에서 5% 이상의 유의미한 지지율이 나온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요구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유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역시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제3지대의 독자 행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야당과의 통합 협상이 이미 결렬됐고, 대선 과정에서 (통합을 놓고)당원투표를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요시사>가 ‘단일화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안 대표 측은 “지금은 다른 생각이 없다”며 “당선되고 정권교체 하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현 정권에서 보여준 민주주의 파괴나 내로남불, 경제 파탄, 백신 무능 등 굉장히 많은 문제를 보여줬는데 이 후보는 더 심각하다”며 “대장동 의혹을 알았다면 단군 이래 최대 범죄고 몰랐다면 최대 무능이어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 직격했다.

좌우 연연치 않고 한국형 ‘제3의 길’
김 전 부총리와 단일화는 변수로

양 당간의 앙금이 남은 상태에서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통합이 결렬되자 국민의힘 도움 필요 없이 ‘혼자의 힘으로 대선에서 완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전 부총리(가칭 ‘새로운물결’)와의 단일화 여지에 대해서는 “생각의 방향과 뜻이 같은 분이면 어떤 분들이든 함께 만나 얘기할 준비가 돼있다”며 “심상정(정의당) 대표도 기득권 양당 구조 타파를 같이한다면 언제든 만나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도 안 대표와의 제3지대 확장을 위한 연대 가능성에 대해 “손잡고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의 안 대표를 겨냥해 “기존 양당을 포함해 안철수 대표 본인도 시대교체의 대상임을 아셔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4자구도로 치러질 내년 3월 대선에서 여전히 어디에 표를 던질지 모르는 부동층이 30%대에 이르는 만큼 대선을 앞두고 안 대표가 ‘사전 여론조사에서 5% 지지율만 나와도 야권의 단일화 시도 국면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안 후보의 출마가 ‘미풍’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이 대표는 “결국은 되는 쪽으로 모인다. 안 대표나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줄어드는 국면에 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세가 기울던 범야권의 대선 경로는 안 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크게 출렁이고 있다. 중도층에 강한 소구력을 가진 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내년 3월 매화 대선을 ‘51대 49’로 표심이 나뉘는 초접전 전쟁터로 바꿀 것이라 예상된다.

중도 진영으로의 외연 확장이 다급한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독자
최종 행보는?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중도 포기하거나 단일화 과정에서 밀려날 경우 ‘킹메이커’역할로 대선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안 대표 개인의 지지율은 아직 눈에 띌 정도로 높지 않지만,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면 그 시너지는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it75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철수? 중도 포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이 결정됨에 따라 단일화 입장을 명확히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로 정치교체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재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단일화 작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안 대표가 과거 2017년 대선에서 21.41%의 지지율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 당선과 완주의 목표를 가지고 나왔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보다는 지지율이 낮지만 안 대표가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큰 정치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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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이포엠 미지급 판결 내막

[단독] 바이포엠 미지급 판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바이포엠스튜디오의 옛 계열사 디앤비아이앤씨가 인테리어 시공업자와 벌인 재판에서 공사비 지급 판결을 받았다. 앞서 디앤비아이앤씨는 “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며 6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1966만원에 그쳤다. 반면 디앤비아이앤씨가 시공업체에 지급해야 할 공사 대금은 2억6180만원으로 결정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4년 전 유귀선 바이포엠스튜디오 대표는 유명 보디빌더 황모씨와 버터짐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분쟁으로 소송전을 벌였다. 폭우로 인해 천장이 무너지고 공사에 차질이 생기자 유 대표는 버터짐 영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황씨를 압박했다. 또 추가 공사비가 과하다며 법적 대응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담겼다. ‘버터짐’ 어떤 관계? 당시 황씨는 대외적으로 버터짐 대표 역할을 맡았고, 유 대표는 뒤에서 법률·언론 대응과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대표는 황씨에게 “대표님께선 일단 실무와 운영에서 매출 극대화 쪽으로만 고생해 달라”고 말했다. 공사 책임자인 김모씨와의 추가 공사비로 인한 분쟁 대응은 자신이 맡을 테니 황씨는 운영에만 집중하라는 취지였다. 앞서 유 대표는 황씨에게 언론계 인맥을 거론하며 압박했다. 그는 “전 모 언론사 국장 등 여러 사람들과 관계가 있다”며 “언론과 채널을 통해 다룬다고 (시공업자에게) 고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공사 문제의 외부 유출 가능성을 논의하던 시점이었다. 황씨를 통해 시공업자를 압박한 셈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7민사부는 지난달 9일 인테리어 시공업자 김모씨가 디앤비아이앤씨를 상대로 낸 공사 대금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억618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인 김씨도 디앤비아이앤씨에 에어컨 하자보수비 1966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형식상 양측 일부 승소지만 인정된 금액과 소송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디앤비아이앤씨가 사실상 패소한 셈이다. 재판부는 본소와 반소를 합한 소송비용 가운데 75%를 디앤비아이앤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양측의 금전 지급 명령에는 가집행도 허용됐다. 분쟁의 출발점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경남아파트 지하 1층에 조성된 ‘버터짐 역삼점’이었다. 김씨는 2022년 4월 당시 바이포엠에이치앤비와 12억43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 및 냉난방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에는 13억7179만원 상당의 소방·제연 및 추가 공사를, 9월에는 3억8500만원 상당의 누수 피해 복구공사를 각각 계약했다. 옛 계열사 디앤비아이앤씨 2억6180만원 지급 판결 미완공·하자 주장했지만 법원 “주요 공정 완료” 세 차례 계약 금액은 약 30억원이었다. 회사가 김씨에게 지급한 금액은 총 27억7924만원이었다. 공사가 장기화하자 양측은 2023년 2월6일 별도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김씨가 남은 공사를 마무리하면 회사가 공사 대금 7억원을 지급하되 선금과 잔금을 각각 3억5000만원씩 주기로 했다. 회사는 이튿날 선금 가운데 3억원만 지급했다. 남은 선금 5000만원과 잔금 3억5000만원 등 총 4억원은 지급하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은 이 지점에서 본격화됐다. 디앤비아이앤씨는 공사 완료 기한인 2023년 3월7일이 지나도록 시공이 끝나지 않았다며 같은 해 6월9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다른 시공업체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헬스장 이름도 ‘바이젝 월드 피트니스’로 바꿨다. 디앤비아이앤씨는 지난 3월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첫머리에 ‘변경 전 상호 바이포엠에이치앤비’라고 명시했다. 회사는 김씨가 공사의 핵심인 소방·제연 공사를 비롯한 여러 공정을 마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고, 완성된 부분에도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공사 기한을 넘겨 손해를 입혔고 세금계산서 발행 의무도 회피했다는 것이었다. 공사가 한창이던 2022년 8월 버터짐 현장에는 누수 사고가 발생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누수 피해 공사계약은 같은 해 9월 체결됐지만, 황 대표와 김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누수 직후부터 영업과 촬영 일정을 둘러싼 대응이 논의됐다. 황 대표는 2022년 8월8일 상대방에게 “공사도 네가 해야 돼”라고 말했다. 다음 날에는 현장 상황이 담긴 자료를 전달받은 뒤 “일단 촬영만이라도 가능하게 복구해 봐. 영화 촬영까지 끝나면 폐업하든 손배를 때리든 하게”라고 강조했다. 언론 인맥 앞세워 압박 현장의 완전한 정상화보다 예정된 촬영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폐업이나 손해배상 문제를 판단하겠다는 의미였다. 황씨가 헬스장 운영과 촬영, 현장 복구에 관한 지시를 실무진에게 전달하는 위치에 있었던 정황이다. 다른 대화에서는 상위의 의사결정 구조가 나타난다. 황씨 측은 “인테리어 문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느냐”며 외부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을 걱정하자 유 대표는 계정은 “대표님은 실수하신 부분이 없다고 들었다”며 “따로 이야기하실 필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소장님이 제 연락을 피하는 것 같다”며 자신에게 연락하도록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황씨를 전면에 세우기보다 공사 책임자와 직접 접촉하려 한 것이다. 대외적 대표는 황씨였지만 실질적인 분쟁 대응과 주요 판단은 유 대표가 주도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누수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보고도 오갔다. 한 참여자는 “전기회로까지 손상됐고 위층 누수시설 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업장을 폐업해야 할 상황”이라고 적었다. 건물주에게 폐업을 통보하고 기구 견적, 인테리어, 직원, 프로그램 기획과 홍보 등 모든 손해를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버터짐에서는 영화 메인 촬영과 격투 프로그램 촬영이 예정돼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누수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일정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게 황씨 측 설명이다. 유 대표는 “올해 영업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갔느냐”고 물었다. 현장 사진도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화 참여자들은 건물주에게 누수 보강, 피해보상, 정상 영업 시점부터의 임대료 면제를 협상안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 대표가 버터짐의 누수 피해와 영업 중단 수준, 향후 손해배상 대응을 공유받고 있었던 셈이다. 디앤비아이앤씨는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김씨에게 카카오톡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라고 계속 요구했다. 김씨 측은 같은 해 4월19일 “나머지 공사 일정 스케줄 조정 중”이라고 답했다. 5월23일에는 회사의 요청 사항에 대해 “작업 실시” “발주 상태” “소방은 지속적으로 작업 중”이라는 취지로 회신했다. 계약 해지일인 6월9일에도 냉·난방기와 덕트 등 잔여 공정의 일정을 회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를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해석은 달랐다. 법원은 일부 마감공사가 남아 있었더라도 공사의 주요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됐고, 당초 예정된 최종 공정도 일단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 사회 통념상 공사가 완료됐다는 것이다. 30억 공사 미지급 4억 회사가 미완공의 증거로 제출한 공사 독촉과 보완 요구는 오히려 공사 기한을 사실상 연장한 정황으로 읽혔다. 재판부는 회사가 합의서상 기한인 3월7일 이후에도 공사를 계속 요청했고 시공 내용을 지속해서 확인하면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라고 요구한 점에 주목했다. 회사가 공사 기한을 유예해 놓고 뒤늦게 기한 도과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디앤비아이앤씨는 회사가 공사 완료 확인서에 날인하지 않았으므로 공사 대금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도 배척했다. 도급인이 확인서를 써줘야만 공사 대금 채권이 발생한다고 보면 시공업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해석이 된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이상, 오히려 계약 해지 통보 시점에 공사 대금 지급 기한이 도래했다고 봤다. 법원은 미설치된 골프연습장 기기와 스크린 비용 1억3820만원은 공사 대금에서 제외했다. 김씨가 청구한 4억원 가운데 이를 뺀 2억6180만원을 회사가 지급해야 할 금액으로 확정했다. 소방·제연 설비는 주요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됐고 소방 점검 지적 사항도 보완된 것으로 인정됐다. 디앤비아이앤씨는 김씨를 상대로 지체상금과 하자보수비 등 총 6억1992만원을 청구했다. 지체상금만 약 4억3417만원, 하자보수비는 약 1억8575만원이었다. 재판부는 지체상금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계약서에 적힌 ‘일 1000분의 3’이라는 문구는 손해배상책임의 한도를 정한 것일 뿐 통상적인 지체상금 약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자보수비도 에어컨 관련 비용 1966만원만 인정했다. “운영·매출만 신경 써” 카톡 유귀선 지휘 정황 회사가 주장한 나머지 공사는 기존 시공의 하자를 고친 것인지, 헬스장 상호와 내부 인테리어를 변경하면서 새로 지출한 비용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봤다. 회사가 반소로 요구한 금액 가운데 약 3.2%만 인정된 셈이다. 버터짐 관련 카카오톡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유 대표가 언론계 인맥을 거론한 부분이다. 문맥상 유 대표 자신이 언론계와 가까운 관계에 있어 문제의 확산 여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공사 분쟁 과정에서 특정 언론사 간부와의 친분을 언급한 것 자체가 상대방에겐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대목이다. 이번 사건의 피고는 디앤비아이앤씨 대표 유모씨다. 유귀선 대표와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소송 당사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판결문과 피고 측 준비서면에 ‘바이포엠’이라는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판결문에 따르면 디앤비아이앤씨는 2023년 3월20일 ‘바이포엠에이치앤비’에서 ‘버터컴퍼니’로 상호를 변경했다. 불과 15일 뒤인 같은 해 4월4일에는 다시 ‘디앤비아이앤씨’로 이름을 바꿨다. 2022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종속회사 목록에 ‘BY4M H&B Co., LTD’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터짐 공사계약이 체결된 2022년 당시 바이포엠에이치앤비가 바이포엠스튜디오 산하 법인으로 분류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유 대표가 버터짐과 무관한 외부인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유 대표 이름의 계정은 황씨에게 운영과 매출에 집중하라고 지시했고, 누수와 영업 중단 수준을 보고받았으며 공사 책임자와의 접촉 및 소송 대응도 챙겼다. 유 대표가 이끄는 바이포엠스튜디오는 과거에도 거래 신뢰와 검증 능력을 둘러싼 논란을 겪었다. 2023년에는 배우 심은하의 복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가 당사자 측의 전면 부인으로 파문이 일었던 바 있다. 이후 제3자가 심은하 측 대리인을 사칭해 바이포엠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해당 인물의 사기와 문서위조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홍보 때 복구” 강력한 지시 바이포엠 역시 사기 피해자였지만, 실제 배우나 적법한 대리인에게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복귀를 공식화한 검증 부실 문제는 남았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계약과 지출을 누가 검토하고, 계열사의 수십억원대 공사비를 누가 관리했는지를 묻는 질문은 반복된다. 회사 이름은 바이포엠에이치앤비에서 버터컴퍼니로, 다시 디앤비아이앤씨로 간판은 두 번 바뀌었지만 2022년 시작된 공사 대금 책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편, 유 대표는 공사비 지급 판결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