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아리아모빌' 먹튀 사태 전말

사흘간 잠시 외출? 야반도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아리아모빌. 국내에서 손꼽히는 캠핑카 제작 업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공장 화재 이후 경영난에 빠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차량 출고가 60대 넘게 밀린 상황. 잔금까지 긁어모으던 대표가 돌연 사라졌다가 사흘 만에 돌아왔다. 피해자들이 이를 ‘야반도주 시도’로 규정하자, 대표는 “우연이 겹쳐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의도된 행보라는 증거를 계속 찾아내면서 상황은 점입가경에 빠졌다.

김모 대표와 장모 이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홀연히 사라진 것은 지난달 23일. 피해자들이 회사 겸 전시장을 찾았을 때는 이미 건물이 텅 비어버린 후였다. 전시 차와 기계·직원들은 모두 사라지고, 몇몇 집기만이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별다른 휴업 공지도 없었다.

잔금 치르고
차 못 받았다

피해자들은 임직원들의 개인번호로 700통이 넘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결된 전화는 단 한 통도 없었다. 전날 오전에 차를 빼고 오후에 서류더미를 옮겼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아리아모빌이 야반도주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단체 대응을 위해 소통망을 구축하고 김 대표 행적을 수소문했다. 피해 사례를 수집하자,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이틀 만에 100명 가까이 몰려들었다. 잔금을 더 치르고도 차를 못 받았다는 사람이 속출했다.

각종 할인·서비스를 미끼로 현금 납부를 권유했다는 증언도 줄을 이었다. 지난 1월 말 일시불로 잔금을 넣으면 3월 출고를 보장하겠다는 말에 속아 넘어간 사람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모두 자신이 야반도주 직전 벌어진 ‘한탕’에 당했다고 여겼다.


피해자들에게 가해진 타격은 막심하다. 이달 첫째 주를 기준으로 피해 사실이 명확히 확인된 피해자만 70명이 넘는다. 피해액은 55억원을 넘겼다. 앞으로 더 나타날 피해자들과 거래처·하청업체 피해까지 고려하면 총 피해액이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행방이 묘연했던 김 대표는 사흘째 되던 날인 지난달 25일에 다시 나타났다. 임직원과 출고 완료된 구매자들만 글을 올릴 수 있는 아리아모빌 공식 카페에 입장문을 게시했다. 그마저도 댓글은 막아둔 상태였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걷잡을 수 없는 오해와 진실의 왜곡으로 돌이킬 수 없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타격을 입었다”며 “전 직원이 극심한 고통을 받는 실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주 코엑스 전시 이후 일주일간 임시 휴무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물쇠가 파손되고 무단침입이 발생했다”면서 “이를 비롯해 각종 왜곡된 사실을 전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입장문에서 회사를 정상화할 복안이 있었지만, 고객들의 행패와 현 사태로 방해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출고 지연에 따른 일부 고객들의 협박·욕설·위력 행사로 너무나도 힘들게 업무를 이어왔다. 스스로는 극단적 선택을 할 충동까지 느낀다”며 “전시장 점거 후 영업시간 동안 고성을 지르며 ‘당사를 박살낸다’는 협박이 권리가 돼 버린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다년간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작년부터 진행된 투자사와의 50억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해 너무나도 안타깝다”며 “나 역시 자금 집행이 임박해 기대와 희망에 차 있었다”고 전했다.


피해자 속출…확인된 피해액만 55억
거래처·하청업체까지 100억 관측도 

김 대표는 지난 2일 있었던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전날(1일) 피해자 모임 대표단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돈을 들고 도망가려 했다는 의심을 거둘만한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러자 ‘법적 조치 등 대응을 잠시 유보하겠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잔금 납부 종용에 대해서는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며 “직원들에게 내가 최대한 돈을 받아 오자고 지시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아리아모빌의 부채는 지난해 최대 120억원에 달했으며, 지금도 8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불거진 다른 의혹들은 대부분 부인하며 “오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피해자들은 김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모든 책임을 피해자 일부에게 돌리고 피해자들을 갈라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피해자 모임 대표 J씨는 “김 대표 주장을 다 반박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제보와 증거가 모였다”며 “법적 대응을 유보하기로 했다는 말도 사실무근이다. 왜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일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김 대표를 위시한 아리아모빌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고객 기만을 일삼았다고 주장한다. 출고를 볼모로 잔금 종용·차대번호 돌려막기·저당차 팔이 등 다양한 수법으로 돈을 끌어모으고, 현재 회사를 고의 부도낸 다음 다시 세울 회사의 기반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외에도 횡령·거짓 해명·법적 책임회피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양측 주장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피해자들은 주장을 입증할 만한 물적증거를 대거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당사자끼리 사례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게 대부분이며, 관계자들의 제보 역시 증거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아리아모빌은 차대번호 돌려 막기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셀 수 없이 속였다. 차대번호란 자동차별로 존재하는 고유번호로,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한 개념이다.

아리아모빌은 진행 상황을 궁금해하는 피해자들에게 차대번호를 찍은 사진과 캠핑카 내부 시공 사진을 제시하며 안심시켰다. 이를 믿은 피해자들은 잔금을 추가 입금하거나 항의를 보류했다. 문제는 같은 사진을 여러 피해자에게 똑같이 전송하면서, 차 하나를 여러 대로 둔갑시켰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이 점을 들어 아리아모빌에게 적극적인 기망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의도된 행보?
갑자기 잠수

심지어 돌려 막기가 현장에서 탄로 난 경우도 있었다. 한 피해자는 “우리는 차대번호를 찍어놓고 기다렸는데도 (차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며 “‘제작 중이던 차에 문제가 생겨 다시 공장에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빈손으로 돌아가려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에게 이미 차가 넘어간 상황이었다. 직원들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캐피탈 대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아리아모빌은 차량 출고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일으켰다. 이후 차량 등록이 이뤄지지 않자, 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캐피탈은 피해자들에게 최고장을 발송했다.

한 특장업체 대표는 “이 경우는 아리아모빌이 신뢰에 기반한 업계 관행을 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량이 출고될 때마다 별개로 절차를 밟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라며 “꽤 오래 거래를 이어온 경우에는 차대번호 등록 등의 절차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일괄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 시차를 이용해 대출금만 챙기고 변제 의무는 피해자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일부 고객들이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봤다는 소식은 들었다”며 “캐피탈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구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리아모빌이 잡힌 담보나 저당이 고객 피해로 번진 경우도 나왔다. 한 피해자는 차량등록까지 마쳤음에도 차를 인도받지 못했다. 아리아모빌에게 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가 안전점검 차 들어온 해당 차량을 담보로 대금 지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피해자는 아리아모빌에 8000만원을 주고 전시 차를 구매했지만 명의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리아모빌이 그 차량에 걸린 7000만원짜리 저당권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 대표가 아리아모빌을 부도내고 다른 회사 뒷선 경영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제보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20일, 경기도 광주 소재의 아리아모빌 공장에 새 업체가 들어온 것으로 꾸몄다. 업체 대표로는 지인이자 아리아모빌 폐기물 처리를 담당하던 회사 대표를 내세웠다. 아리아모빌 직원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피어나는 의심은 “직원들이 나와서 회사를 새로 세운 것”이라는 핑계로 잠재웠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7월까지 회삿돈 4억원가량을 들여 구비한 CNC 기계 4대는 자연스럽게 해당 업체에 넘어갔다.

김 대표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기계를 넘긴 건 “채무 변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제보자는 <일요시사>에 “생긴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회사인데, 그 사이 채무를 지고 납부 압박을 받아 기계를 대신 줬다는 설명은 납득이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김 대표가 이 회사는 파산 예정이니 이제 출근하지 마라’고 말했다는 내부고발도 확보했다. 일련의 과정이 모두 사전에 준비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횡령 의혹도 불거졌다. “그동안 별개 업체라고 주장해온 AS업체 자재 대금을 아리아모빌이 대납해왔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해일 뿐?
법적대응 준비 

김 대표 입장에서는 횡령 의혹을 부인하려면 AS센터가 별개 업체라는 기존 주장을 뒤집어야 하고, 인정하면 횡령(배임) 혐의가 추가될 수 있으므로 수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외에도 불리한 문서를 작성할 때만 고의적으로 법적 효력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의혹, 고객별로 차량 출고 순서나 혜택 제공에 차등을 뒀다는 의혹 등이 속속 제기됐다. 

피해자 모임 대표들은 지난 1일, 김 대표를 대면한 자리에서 이 같은 의혹 대부분을 따져 물었다. 김 대표는 <일요시사>에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했다”고 밝혔던 것과 다르게, 불리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추후에 알아보겠다’며 즉답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을 찾았던 피해자 P씨는 “‘120대 출고했다’는 주장은 증빙자료를 확인했다”며 “그런데 ‘그렇게 출고가 많이 됐는데도 왜 2020년 계약이 아직도 출고 안 된 사례가 있나’라거나 ‘미출고 차량 대다수가 현금 납입 건인데 우연의 일치인가’ 등을 추궁했을 때 납득할 만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피해자 대표들에게 “수습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받기로 한 투자금을 통해 재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피해자들이 지분을 가지고 회사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형태를 제안했다. 

P씨는 “김 대표가 이익구조를 공개하면서 ‘우리는 월급만 받고 일할 테니, 나머지 이익은 다 가져가라. 대표자도 피해자들이 결정해서 세워라’고 말했다”면서 “일견 나쁘지 않은 제안으로 보이지만, 미수금이 잔뜩 쌓여있는 저 회사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피해 모임 “고의 부도내려다 덜미”
회사 측 “전혀 그런 적 없다” 대립

우선 피해자들은 이른 시일 안에 단체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현재 51명이 참여한 1차 소송인단이 한 법무법인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거래처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져야 할 법적 책임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경수 법무법인 지름길 변호사는 “법정에서 김 대표에게 사기죄와 업무상 배임죄를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 변호사는 “차를 약속한 때 지급하지 못할 상황임을 알면서도 계속 돈을 받아 낸 것은 기망행위”라며 “피해자와 피해 시기가 다양해서 검사 재량에 따라 상습사기범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사 자재 비용을 대납해주고, 회사 기계를 넘겨준 것은 업무상 배임”이라며 “회사 대표로서 회사에 피해를 준 것이므로 횡령보다는 업무상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 행보가 재판에서 유리한 정황을 만드는 포석으로 읽힌다’는 지적에는 “재판에서 최근 행보를 참작 사항으로 들고 나오기는 할 것”이라며 “다만 재판부가 그것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그는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일부 채무를 변제했다는 사실로 실형을 면할 의도라면 최소한 전체 3분의 2 이상을 해결해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단순히 금전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피해자 대부분이 현재 가장 고통스러운 점으로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꼽는다. 캠핑카를 사는 목적이 대부분 가족과의 시간 보내기에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그랬다.

이번 일이 터지면서 가족들에게 즐거움 대신 걱정을 줬다는 죄책감이 피해자들을 옥죄고 있다.

특히 아픈 어머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니려고 계약했다는 딸의 사연, 퇴직금으로 캠핑카를 구매했다는 장년층의 사연 등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J씨 역시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캠핑카는 계약 전부터 가족들과 함께 가서 고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아이와 함께 가서 계약했다”며 “아이에게 ‘이 차 타고 어디를 가자’고 말도 다 해놨는데, 아이 볼 낯이 없다. 우리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하고 하소연했다.

양측 충돌
누가 거짓말?

아울러 J씨는 피해자들이 갖은 고통을 겪은 만큼, 아리아모빌 관계자들이 확실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J씨는 “아리아모빌 사태는 대표부터 말단 영업직원까지 합심해서 벌인 집단 사기극이다. 보이스피싱과 다를 바 없다”며 “본인들은 책임이 없다는 일부 직원들의 주장에는 일리가 없다. 망할 것을 알고도 잔금 수급에 열을 올렸으니, 최소 미필적 고의에 의한 공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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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