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캠핑카 사기' 아리아모빌 먹튀 후일담

65억 먹고 피해자 몰래 ‘딴살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지난 2월 말 발생한 아리아모빌 사태(1365호 ‘캠핑카 아리아모빌’ 먹튀 사태 전말). 여전히 제대로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아리아모빌 김모 대표는 한 달 만에 피해자들과 또 다른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땡전 한 푼 없다”더니 남몰래 공장을 얻어 운영하고 있었던 것. 김 대표의 난데없는 ‘딴살림’ 소식에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고객 피해 금액만 해도 65억원이 넘는다. 거래처 등 총피해 금액을 합산하면 90억원에 이른다. 김 대표의 ‘90억원어치 야반도주’ 시도가 수포가 돌아간 지도 두 달이 지났다.

도망 갔다
결국 구속

피해자들이 볼 때 두 달 사이 바뀐 것은 별로 없다. “도망간 적도, 다른 수작을 부린 적도 없다”는 김 대표의 입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가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의 잔액도 전혀 줄지 않았다.

피해자 대표 J씨는 “김 대표의 현실성 없는 변제 계획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J씨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3월 말 피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업자금 20억원을 마련해 영업이익의 30%를 꾸준히 변제에 활용하겠다”고 제안했다. 

“20억원을 어떻게 구할 것이냐”고 묻자 김 대표는 “10억원은 무단 침입한 유튜버를 고소해 받아내고, 나머지 10억원은 투자를 받아오겠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을 설득하기에는 여러 모로 부족한 제안이었다.


J씨는 “김 대표는 2020년부터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고 다녔지만, 받아온 것을 본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잠적 후 돌아온 김 대표가 꺼냈던 ‘50억 투자 계약’ 역시 ‘공염불’에 그쳤다. 김 대표가 지목했던 투자사는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려 여러 법적 조치를 강제당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추가 투자를 검토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정말 투자 논의가 오고 갔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지난 2월 일주일간 ‘임시 휴업’한다던 아리아모빌은 두 달째 멈춰 있다. 사업자금이 바닥나면서 재기할 동력을 상실했다. 반면 빚은 90억원을 넘긴 상황. 껍데기만 남은 회사 재산들도 민사소송 패소로 대부분 압류됐다. 피해자들은 아리아모빌이 사실상 부도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J씨는 “자체 계산해본 결과, 아리아모빌 매출 최전성기를 기준으로 잡아도 변제에 최소 1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미 회사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부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누가 이런 회사에 돈을 대겠느냐”고 반문했다.

돈 들고 잠적 두 달 지났지만…
피해금 회수 깜깜…어디 숨겼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대표가 경찰 조사 중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마저 불가피해졌다. 경기도 용인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1일 김 대표를 구속했다. 동부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김 대표를 사기 혐의로 조사해왔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지인과 일부 피해자들에게 “경찰이 강도 높게 수사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절대 구속될 일이 없다”고 호언장담해왔다. 하지만 결국 구속을 면치 못했다. 

혐의 입증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지만, 피해자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더욱 요원해진 탓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남몰래 공장을 얻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김 대표가 아리아모빌에는 ‘회생불가’ 판정을 내리고, 캠핑카 공장을 새로 차린 뒤 개조 업무에 착수했다”는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도 들려왔다.

<일요시사>는 단독 취재를 통해 이 같은 소문이 대체로 사실임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용인 모처의 공장 3동을 차명으로 임대했다. 또한 그는 구속 직전까지 이곳에서 캠핑카 개조 작업을 진행해왔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가 해당 공장을 찾은 사진을 여럿 입수했다. 사진은 대부분 지난달 중순에 촬영된 것으로, 김 대표가 대신 공장을 빌려준 A씨 등과 대화하는 장면부터 김 대표 지시를 받은 인부들이 캠핑카를 개조하는 모습까지 모두 담겼다.

각종 제보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지난달 초부터 이 공장을 사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난달 중순 차량과 자재 이송 등을 마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작업을 위해 인부 9명을 고용했다. 다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탓에 지금은 고용이 중단됐다.

경찰은 
몰랐다?

피해자들은 인부 9명 중 일부와 연락이 닿았다. 그들은 “A씨가 김 대표의 공장 운영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설명에 따르면 표면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주체는 A씨였다. 인부들은 “공장을 빌린 것도, 구두로나마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도 모두 A씨 이름으로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 공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김 대표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공장은 경기도 용인 모처에 위치했다. 수원으로 등록된 A씨의 등기상 자택 주소와는 약 27km가량 떨어져 있다.

그런데 김 대표의 자택 주소와는 불과 1.4km 거리다. A씨가 빌린 공장이지만 A씨 집에서는 적어도 40분, 김 대표 집에서는 3분이 걸린다. 

공장이 A씨가 이번에 인수한 업체와 자택 사이에 위치한 것도 아니다. A씨가 이 공장으로 오려면 그 업체를 지나치고도 최소 20분가량을 더 와야 한다. 이곳이 공단지역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학교 근처의 주거단지 한중간에 위치했다.


‘김 대표 집과 가깝다’는 점 이외에,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이해할만한 점은 딱히 보이지 않는 반면, 의심되는 정황은 상당한 셈이다.

또한 이 공장에서 제작된 캠핑카는 모두 김 대표와 연관돼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캠핑카는 총 8대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이 중 1대는 지난 2월 야반도주 당시 사라졌던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량은 아리아모빌이 지난 1월 구매한 뒤 아리아모빌 본사 등지에서 보관되고 있었지만, 야반도주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도 그 행방이 묘연했었다. 차의 주민등록번호 격인 차대번호를 확인한 결과, 공장에 들어선 차가 사라진 차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대표의 업무상 배임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나머지 7대는 김 대표와 알고 지내던 업체들이 의뢰한 물량이다. 이 중 2대는 당초 김 대표가 개조를 준비하다 야반도주 직전 “회사 상황 때문에 진행할 수 없다”며 한 번 돌려줬던 게 재차 들어온 것이다. 나머지 5대는 다른 업체서 의뢰해 새로 들어온 물량으로 파악됐다.

갑자기 나타난
A씨 정체는?


이 업체는 피해자들에게 야반도주 당시 아리아모빌 차량을 숨겨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김 대표가 몰래 공장을 운영한 사실을 알게 되자 분통을 터트렸다.

J씨는 “결국 김 대표가 피해자들에게 얼토당토 않은 변제 계획을 늘어놨던 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4월이 되자마자 공장에 입주했다면 최소한 3월에 모든 계획을 짜고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말 아니냐. 그때 김 대표는 분명 피해자들에게 ‘딴 생각 없다. 꼭 아리아모빌을 살려 변제해나가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도 “내가 다른 업체를 차린다는 소문은 모두 허위사실이다. 나는 그럴 생각도, 돈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땡전 한 푼 없다”며 변제를 미뤄온 김 대표 주장의 신빙성에도 금이 가게 됐다. 피해자들은 김 대표가 공장 임대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 수 있었는지, 그 경위를 따져보고 있다.

J씨는 “피해자들에게 줄 돈은 없고, 다시 공장 차릴 돈은 있는 거냐”며 “설령 이게 김 대표 돈이 아니라 A씨가 투자금이라 해도 왜 그걸 아리아모빌 재기 자금으로 쓰지 않고 몰래 뒤로 돌렸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 행동을 보면 아리아모빌을 살릴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들은 관련 증거가 정리되는 대로 사정당국에 자료를 넘길 계획이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이런 김 대표의 행각을 ‘피해자 기망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가중처벌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 김 대표와 처음 만난 뒤로 계속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동안 김 대표와 투자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A씨가 실제로 아리아모빌에 투자했는지는 미지수다. 다만 확실한 것은 A씨가 김 대표와의 접점을 점차 넓히며 그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몰래 공장 차리고 차명으로 운영
‘아리아’ 차량 빼돌려 활용 의혹도

A씨는 김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의혹을 안겨줬던 AS업체를 지난달 인수했다. 이 업체는 아리아모빌과 같은 주소지를 영업장으로 쓰면서 아리아모빌 차량 AS를 전담해왔다. 지금은 자체 차량 생산 능력까지 갖췄다. A씨는 김 대표 몫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분을 사들이며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앞서 김 대표는 지분 보유에 따른 사내이사직 등록 이외에 이 업체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가 아리아모빌 자금으로 이 업체 자재 대금을 대납해준 사실이 들통나면서 배임·뒷선 경영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A씨는 아리아모빌의 인수합병(M&A)까지 대신 추진하고 있다. 그는 피해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술 이전을 포함한 아리아모빌 M&A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M&A만 성사되면 피해자들 돈도 모두 갚아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피해자는 “이런 상태의 회사를 사갈 곳이 과연 있겠느냐”며 “아리아모빌만의 특별한 기술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일을 추진하는 건지 모르겠다. 난데없이 이런 내용을 꺼내길래 내심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어진 전화에서 A씨는 피해자들에게 “김 대표가 내 (아는)동생인데, 부탁하길래 변제 방안을 대신 강구해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설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피해자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요시사>는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각종 의혹에 관해 구속 중인 김 대표를 대신해 A씨 입장을 직접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A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연락을 달라는 문자도 남겨봤지만, 끝내 연락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들은 공장 운영이 적발된 이후로는 피해자들의 연락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A씨가 김 대표의 ‘딴살림’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만큼, 그 역시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A씨의 계획과는 상관없이 상환 방안을 계속 자체적으로 찾아 나설 계획이다.

애타는 마음
직접 나선다

J씨는 “김 대표를 믿은 적도 없지만 이렇게까지 무모할 줄은 몰랐다. 이로써 김 대표와 그 주변인들은 우리에게 돈을 돌려줄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게 확실해졌다”며 “내부 논의를 통해 돈을 받아낼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겠다. 어렵겠지만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jeongun15@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