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기 별따기' 입학사정관의 민낯

사교육 침투한 ‘신 교피아’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잘 가르치는 1타 강사만큼 중요한 게 입시 컨설턴트다. 입시 컨설턴트는 학생의 성공적 대입을 위해 전략을 세운다. 업계에서 ‘최고 전략가’로 평가되는 인물은 갓 퇴직한 입학사정관들이다. 

최근 한 사교육 업체는 입학사정관 출신 인물들을 영입했다. 업체가 진행한 인터넷방송은 전직 입학사정관이기 때문에 컨설팅 능력이 뛰어나다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입학사정관을 지내 학원가에서 ‘인기가 많은 인물’이라고 강조도 한다.

사각지대

과거 대학들은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수능 등 성적 위주의 정량평가만으로 학생을 뽑아야 했다. 잠재력과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드러난 대목이다.

이에 따라 대학의 학생 선발 권한 확대와 대입 전형의 자율화·특성화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부도 사교육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대학 입시 풍토를 개선하고 선진화된 교육 시스템 추구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입학사정관제도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선발 방식을 선택해 가능성 있는 인재를 선발하자는 게 도입 취지다. 그중 입학사정관은 학생 선발 등을 전반적으로 담당한다. 전형 자료를 심사‧평가해 지원자의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 입학사정관은 퇴직 후 대부분 사교육계로 발을 들인다. 대학 입시 관련 정보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사교육 업체에서도 인기 영입 대상 중 하나다. 비교적 최근에 퇴직한 입학사정관일수록 앞다퉈 모시기에 나선다.

현행법상 입학사정관은 퇴직 후 3년 동안 사교육 업체에 취업하는 게 법으로 금지돼있다. 문제는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행법은 퇴직 입학사정관의 사교육 업체 중 학원 취업만을 제한하고 있어 작은 교습소 취업이나 개인과외는 막지 못한다. 

법안의 허점도 다수 존재한다. 퇴직자만 규제하다 보니 법 적용 대상이 아닌 현직 입학사정관들이 사교육 업체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부에 적발되더라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다. 취업제한 규정만 있고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다. 사실상 법이 있어도 소용없는 셈이다. 

한 사교육 업계 관계자는 “사교육 업계에서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을 하면 ‘먹고살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입학사정관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어서 사교육 업체 일을 병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고자 교육부는 지난해 고등교육법과 학원의 설립 운영에 근거해 관련법 신설에 착수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퇴직 입학사정관 취업제한 대상의 제한 확대다.

대입 전략 짜는 고액 입시 컨설턴트 역할  
퇴직 후 학원가로…취업제한법 유명무실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입학사정관이 학원 등록을 포함해 강사‧교습자 및 개인과외를 할 경우가 처벌 대상이다. 위반 시 1년 이하 교습정지와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이에 대해 한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은 입시 공정성에 대해 공적 의무를 가진 전문직”이라며 “적정한 수준의 취업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위원회를 통해 승인을 받으면 재취업이 허용돼 문제없는 법안”이라고 전했다.

국회서도 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 등은 지난달 고등교육법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퇴직한 입학사정관의 학원, 교습소 취업과 개인과외를 퇴직 후 3년 동안 금지하고 있다. 

또 사교육 업체에 취직하지 않고, 대가를 받는 자문·지원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취업제한 규정을 대폭 강화해 전·현직 입학사정관이 사교육 업계에서 일하는 걸 완전히 막겠다는 의지다. 현재 해당 법안은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됐으나 계류 중이다.

반면 전‧현직 입학사정관들은 해당 법안이 발의되자 즉각 반발했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범한다는 게 이유다. 현직 입학사정관이 비정규직이 많다는 점도 강조한다. 

현직 입학사정관 A씨는 “많은 입학사정관이 대부분 비정규직이거나 계약직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고 근무하고 있다”며 “재취업을 못하게 하는 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학사정관 B씨는 “처우 개선에는 관심도 없는 정치권이 가혹한 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학사정관이 공직자가 아닌데 취업제한을 적용하는 게 부당하다고 여겨진다는 입장이다.

어언 10년

일각에서는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정치권이나 교육부가 관망만 한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부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 금지보다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입학사정관이 이해관계를 활용할 우려 때문에 취업을 제한한다는 법안 취지는 동의한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이를 제한해야 할지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첫 통합형 수능 우려는?

오는 11월18일에 실시되는 2022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는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내달 3일까지 받는다.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11월18일 치러져 수험생들은 공통과목을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통합수능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시험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이른바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겠단 목표로 도입됐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당장 마지막 모의고사까지는 2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막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을 눈앞에 둔 고3 수험생들은 새로운 시험 방식에 혼란을 겪고 있다.

거기에 더해 재수생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러 변수가 수험생의 불안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학원가에도 특별반을 편성하는 등 학생들이 몰렸다. 이를 두고 한 현직 교사는 “통합형 수능도입으로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됐고,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