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공주교대 사태 막전막후

“쥐도 새도 모르게 블랙리스트 올랐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 운영에 있어 총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총장은 교수와 학생, 직원 등 학내 구성원을 이끌고 방향을 잡는 학교의 수장이다.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주교대는 현재 2년 넘게 총장 자리가 비어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내 구성원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공주교대 총장’을 검색하면 안병근 전 총장의 얼굴이 뜬다. 안 전 총장은 공주교대 제7대 총장으로 2016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재임했다. 공주교대 홈페이지 ‘총장 동정’ 게시판에 올라온 글도 2020년 1월10일이 마지막이다. 제8대 총장이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비어 있는
총장 소식

공주교대는 안 전 총장 퇴임 이후 2년3개월째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 기간이 앞으로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총장 임용 제청을 두고 공주교대와 교육부 사이의 줄다리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교육부 장관의 임용 제청 재량권과 대학의 자율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4년제 국립대학교인 공주교대는 총장을 임명할 때 교육부의 임용 제청, 청와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학에서 투표를 통해 선출된 1~2순위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에서 검증한 후 교육부 인사위원회에서 가부를 정하면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임용 제청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최종 임용 여부는 국무회의에서 결정된다.

공주교대는 2019년 9월24일 개교 이래 최초로 직선제 총장 선거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명주 교육학과 교수가 66%의 득표율을 받아 1순위 총장 후보자로 결정됐다. 학생 82%, 교수 63%, 직원 및 조교 80% 등 학내 구성원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공주교대 개교 81년 만에 처음으로 모교 출신 총장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개교 최초로 직선제 선거
구성원 높은 지지로 1순위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한 건 교육부의 임용 제청이 늦어지면서부터다. 당초 공주교대 제8대 총장은 2020년 1월에 임기를 시작했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임용 제청 결과는 그보다 한 달 늦은 2020년 2월10일에야 나왔다.

교육부는 이 교수의 임용 제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이 교수에 대한 임용 제청 거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교육부가 국립대 총장의 임용 제청을 거부할 때는 반드시 사유를 밝히도록 하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해당 판례 또한 국립대학이자 원격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총장 임명 과정에서 내홍을 겪으며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2014년 7월 방송대는 류수노 농학과 교수를 1순위 총장 후보자로 뽑았다. 류 교수는 총장 임기 첫날 교육부의 임용 제청 거부 공문을 받았다. 그는 교육부를 상대로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에서는 류 교수의 손을, 2심에서는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교육부는 2심 패소 이후 2018년 2월 류 교수에 대한 임용 제청을 진행했다. 류 교수는 1순위 후보자로 추천된 지 무려 40개월 만에 방송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대법원은 “대학이 추천한 총장 후보자를 임용 제청에서 제외한 경우 임용 제청의 구체적 제한 사유가 있는지, 총장 적격성 심사 결과가 어떠한지를 재판부가 심리하고 판단해야 함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성이 있다”고 2심 결과를 뒤집었다. 

총장 임명
계속된 잡음

이 교수는 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아 교육부를 상대로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교육부가 임용 제청을 거부하면서 근거와 이유를 전혀 제시하지 않은 부분이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는 것. 실제 당시 교육부는 ‘총장 임용 후보자 재추천 요청’ 공문만 공주교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절차법 23조는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 ▲신청 내용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인 경우 ▲단순 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으로서 당사자가 그 이유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재판 결과는 1심과 2심에서 엇갈렸다. 1심은 교육부의 처분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2심은 ‘적법’으로 봤다. 2020년 2월13일 교육부가 보낸 ‘총장 임용 후보자 심의 결과 통보’ 공문이 쟁점이 됐다. 이 교수는 임용 제청 거부 사유를 밝힌 해당 공문을 2월14일에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임용 제청 거부 공문과 사유를 밝힌 공문이 동시에 오지 않았다는 것.

1심은 이 교수의 주장을 인정해 “심의 결과 통보가 총장 후보 재추천 요청과 실질적으로 하나의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총장 후보 재추천 요청과 심의 결과 통보를 하나의 행정 처분으로 볼 수 있다”며 “행정절차법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이 교수는 최종 패소했다. 

지난 6일 대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교수는 당시 교육부의 처분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교육부가 임용 제청을 거부한다고 밝힌 다음날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거부 사유를 밝힌 공문을 받기까지 3일 동안 약 40건의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며 “교육부는 언론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임용 제청 거부 사유도 납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전교육감 선거 출마 당시 받은 벌금형 ▲과태료 지연 납부로 인한 압류건 ▲주의‧경고 등 대학의 행정처분 등을 사유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 3가지 사유를 찾기 위해 나는 물론 아내의 인생까지 먼지털이, 저인망식으로 싹 훑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9년 10월 이 교수는 1순위 총장 후보자로 추천된 이후 진행한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에서 7대 비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문재인정부는 고위공직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 증식 ▲위장 전입 ▲연구 부정 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 7대 비리를 저지른 경우 인사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1월 국가정보원 관계자가 전화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 물었을 때도 이 교수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만일 7대 비리에 해당됐거나 부동산 투기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 교육부는 신나서 거부 사유에 포함시켰을 것”이라며 “내가 두 손 들고 항복할 만한 문제가 없었기에 궁색한 사유를 들이댄 것”이라고 항변했다. 

거부 사유 3개
해명도 안 들어

그러면서 “더 분통 터지는 부분은 교육부에서 단 한 차례도 내게 해명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다른 국립대 총장의 경우 임용 제청 전에 의혹 등에 대해 후보자에게 물어 확인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교육부로부터 단 한 번의 연락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성환 방송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7대 비리에 해당하는 세금 탈루 의혹(1369호 <단독> 방송대 총장 알박기-교육부 이중잣대 추적)에도 총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도 이 교수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교육부의 기준으로 내가 총장이 못됐다면 방송대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건 교육부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주교대 사건 당시 언론은 박근혜정부 시절 ‘좌편향 검정교과서’를 비판한 내용의 칼럼 때문에 이 교수가 문정부의 미움을 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5년 그는 한 언론에 “현행 검정 역사 교과서는 균형을 상실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격하하고 폄훼하며 친북적으로 모호하게 기술된 측면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중략)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차선책으로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이 교수는 해당 칼럼이 총장 임용 제청 거부의 결정적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글은 교육학자로서 의견을 밝힌 것이지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쓴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도 특정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성향을 밝히는 등 정치적 목적으로 활동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문재인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7대 비리에 해당 안 되는데도….
교육부, 상고심 기각으로 “절대 안 돼”

현재 공주교대와 교육부는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교육부는 공주교대에 총장 임용 후보자를 재추천하라는 입장이고, 공주교대는 이 교수를 임용 제청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총장 선거를 진행한 공주교대 총장 임용 후보자 추천위원회는 “교육부에서 밝힌 거부 사유는 총장직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결정적 하자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거부 사유는 학내 구성원이 모두 참여한 직선제 선거 과정에 이미 반영됐기에 임용 제청 거부의 재량권 행사는 상식적으로 수긍할 수 없고 직선제에서 교육부 장관의 임용 제청 재량권은 헌법의 기본권인 대학의 자율성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직선제 선거에서 이 교수가 구성원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바, 투표 결과를 존중해달라”고 강조했다.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공주교대 총장 후보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교육부가 최종 승소했다. 이를 근거로 공주교대에 총장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공주교대에서 총장 후보자 재추천을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시기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방송대 류 교수의 경우와 모순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당시 류 교수가 제기한 소송의 2심에서 패소하고도 그를 임용 제청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1월에 발령받아 해당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이 교수는 문정부의 결자해지 혹은 차기 정부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지만 현재 나를 총장으로 임명하는 데 법적 걸림돌은 없다”고 주장했다. 몇몇 법무법인에서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현재 기준으로 교육부 장관이 이 교수를 공주교대 총장으로 임용 제청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것. 

이 교수는 2019년 총장 후보자 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을 최근 상황에 맞춰 재정립하고 있다. 총장이 된다면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대학 위기를 타파할 방법을 고민하는 한편, 확보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공주교대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학내 구성원과 지역 사회 관계자의 변함없는 지지에 부응하겠다고도 했다.

2심 지고도
임명하더니?

“교육부는 우리 공주교대를 지방의 작은 대학으로 여겨 공문 한 장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교원을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굴복하면 대학 민주주의, 대학 자율성 역시 무너지게 됩니다. 제 사례를 계기로 대학 민주주의, 대학 자율성이 정착될 수 있길 바랍니다.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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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