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 수사 ‘증거인멸’ 정황들

첫 단추 끼웠는데…아직 갈 길이 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V0’가 구속되면서 김건희 특검팀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일부 혐의에 관해 재판부 설득에도 성공했다. 일단 수사의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수사해야 하는 의혹만 16개다. 김건희씨의 최측근들이 핸드폰을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되면서 특검팀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은 여전하다.

“신병 확보에 성공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 관계자의 말이다. 김건희씨 구속에 성공한 건 특검팀의 첫 성과다. 김씨의 오락가락하는 진술이 결정타였다. 특검팀은 김씨의 최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통일교·명태균씨 등 여러 의혹에 거미줄처럼 엮여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우려 왜?

서울중앙지법 정재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오후 11시58분경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특검팀은 7일 김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정치자금법 위반(명씨 공천 개입),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통일교 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10분경 시작된 심문은 점심시간 없이 오후 3시까지 4시간 넘게 동안 진행됐다.

특검팀에선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나와 김씨의 범죄 혐의와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사유를 오후 1시경까지 설명했다. 이날 특검팀은 “김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불구속 상태로 조사하면 관련자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김씨가 착용한 6000만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서희건설 측이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인정한 자수서와 실물 진품 목걸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목걸이 모조품이 증거인멸을 위해 갖다 놓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였다.

김씨는 처음 목걸이를 분실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오빠 김진우씨 장모 자택에서 물품이 발견되자 “김씨(오빠)가 가져갔다”고 말을 바꿨다.

이 혐의는 구속영장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특검팀은 증거인멸 우려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판단하고 이를 이날 법원 심사 때 언급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또 김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되기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노트북을 초기화했고 탄핵 이후에는 휴대폰을 교체한 뒤 압수한 수사기관에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을 제시했다. 여기에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유경옥·정지원·조연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 역시 특검 수사 전후로 휴대폰을 초기화한 점까지 종합해 구속 사유를 뒷받침했다고 한다.

‘집사’ 김예성 신병 확보…판도라 열리나
최측근 유경옥·정지원·조연경 잇단 소환

또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과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를 근거로 범죄 사실이 상당 부분 규명됐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할 때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 범죄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김씨는 약 1분간의 최후 진술에서 “결혼 전의 문제들까지 지금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 잘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심사가 끝난 뒤 김씨는 호송차를 타고 오후 4시경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 도착한 뒤 결과를 기다리다가 이곳에 수감됐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목걸이 진품을 확보한 경위를 법원에 설명하고, 김씨 오빠 인척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가품과 진품 목걸이 실물 2점을 증거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 순방 때 착용한 것이 명백히 진품임에도 특검 수사 당시 김씨는 이를 20년 전 홍콩에서 구입한 가품이라고 주장했다”며 “김씨와 관련자들의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정황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이 김씨의 구속 기한을 연장할 방법은 많다. 그만큼 수사해야 할 건이 산더미다. 우선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8억1144만원 시세차익 ▲블랙펄인베스트먼트(블랙펄) 40% 수익 배분 약속 ▲1차 주포 이정필씨에게 지급된 손실보전금 4700만원 등을 특정했다.

최근에는 김씨가 2011년 8월 당시 코바나컨텐츠 이사였던 김범수 전 아나운서의 주식 계좌에 3억원을 입금한 뒤 같은 날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거기로 3억원 넣었다. 내가 차명으로 하는 것이니 알고 있으면 된다”고 말한 녹취 파일도 확보했다.

휴대폰
초기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키맨은 최근 구속된 이종호 전 블랙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컨트롤 타워였다.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 김씨의 증권계좌를 관리하며 주가조작에 사용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이미 검찰에서 수사를 상당 부분 정리했다. 이 외에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 이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이씨에게 “김 여사나 VIP(윤석열)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김씨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선물 등을 받고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석열정부 초기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진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김씨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2000만원 상당의 샤넬 백 2개 ▲2022년 6∼8월 6000만원대의 영국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2022년 대선캠프에서 활동하다가 김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과 전씨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도 연루됐다.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씨가 윤 전 본부장과 함께 통일교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통일교 현안 해결과 윤석열 부부에게 접근 등을 목적으로 권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지원하려 했다는 게 골자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특검팀 출범 직후 가장 먼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사건이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측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부당 이득을 봤다고 보고 있다.


시세조종 과정에 김씨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게 특검팀의 목표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도 등장한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멋쟁 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지인들에게 “내일 삼부 체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삼부토건 주가는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구속 연장
혐의 충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다. 원 전 장관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할 당시 삼부토건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원 전 장관이 행사에 참석하기 전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삼부토건 임원들과 따로 면담하기도 했다.

다만 특검팀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김씨나 원 전 장관의 이름은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력형 비리 사건의 경우, 수사 전략상 공범 피의 사실을 고의로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지난 2022년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체결했다며 거짓 보도자료를 냈다가 유라시아경제인협회로부터 항의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회장 등의 승낙을 얻어 협회에 3000만원씩 후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항의를 무마했던 걸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이 176억여원, 조성옥 전 회장이 193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의심 중이다.


특검팀은 위 사건들과 김씨의 문고리 3인방이 연관돼있다고 보고 있다. 김씨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각종 민원 창구이자 김씨에게 닿는 통로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유 전 행정관은 지난 4월 샤넬백 청탁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받던 도중 핸드폰을 초기화하면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그는 전씨가 통일교 측에서 받은 샤넬백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당사자다.

당시 검찰은 유 전 행정관을 범죄수익은닉 혐의 피의자로도 입건한 이후 ‘샤넬백 등은 김씨 범죄수익’으로 규정한 수사보고서를 특검팀에 이첩했다. 유 전 행정관은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제외 진술거부권·부인
“측근들 협조 못 얻으면 꽝”

유 전 행정관은 샤넬백을 교환할 당시 매장에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부인 조모씨와 동행했다. 조씨는 2022년 7월 샤넬백을 다른 가방 2개로 교환할 당시 차액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는데 특검팀은 이를 대통령 집무실·관저 공사 수주 특혜를 위한 뇌물성 자금으로 의심한 것이다.

조씨가 당시 결제한 차액은 추가 조사 결과 200여만원이 아닌 300여만원에 달한다.

유 전 행정관이 김씨 보좌를 총괄했다면 정 전 행정관은 심부름을 주로 해 왔다. 전씨의 휴대전화에 ‘건희2’로 저장된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가 정 전 행정관이다. 정 전 행정관은 전씨 처남 김모씨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과 전씨 처남이 김씨와 전씨 간 소통을 대리해 왔다고 의심한다.

조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 안팎에서 ‘조 과장’으로 불리며 김씨에 대한 민원 등과 관련해 민간 부문과 정부 기관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했다. 옛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실의 보좌진 출신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조 전 행정관이 통일교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수주 청탁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의 문고리 3인방 중 특검팀에 가장 많이 협조한 인물은 조 전 행정관이다. 타 행정관들처럼 핸드폰을 교체하긴 했으나 2022년 6월 김씨가 윤 전 대통령과 NATO 순방에 동행했을 당시 착용한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재산 신고 내역에 누락된 점에 관해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행정관은 2022년 9월 재미 동포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디올 백을 건넸을 때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최 목사가 명품 가방 사진과 함께 김씨 면담을 요청하자 유 전 행정관이 일정을 조율했고, 조 전 행정관은 최 목사 민원을 부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고리
열어야…

김씨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에 이들 문고리는 빠지지 않았다. 이들의 핸드폰이 핵심 물적 증거였던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남은 수사가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핸드폰을 확보해도 비밀번호를 알아내지 못하면 더 큰 문제다. 김건희를 둘러싼 의혹들에 항상 등장했던 게 최측근 문고리들인데 이들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다시 수사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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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