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끝 뭉갠' 문재인정부 마지막 검찰 인사 막전막후

‘역시나’ 아직 살아 있는 권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무부 장관이 휘두른 인사권에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 인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지면서 그 여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대선을 8개월 앞두고 검찰의 칼끝이 무뎌지면서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수사의 향방이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정치권은 이미 대선 모드에 들어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 도전 의사를 밝혔다. 내년 3월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 정치권은 물론 검찰 역시 정권 연장과 정권교체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대선 정국
기로 섰다

검찰의 존재감은 정권 말에 이를수록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수사권을 무기로 정권의 호흡기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는 물론 문재인정부에서도 ‘마지막 검찰총장’에 높은 관심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권 말 검찰총장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을 걷는다. 대선을 앞두고 필연적으로 터져 나오는 정치적 사건을 직면해야 한다. 정권 입장에서는 확실한 ‘자기편’이 필요하다. 레임덕을 최소화할 방패를 세우고 싶은 것이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이 되면서 김 총장이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떠올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도 김 총장을 제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을 거쳐 검찰총장 자리에 오른 김 총장은 ‘정권의 호위무사’ ‘방탄 총장’ 등으로 불렸다. 미묘한 부분은 김 총장의 임기가 문정부와 차기 정부에 반씩 걸쳐 있다는 점이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법에 보장돼있다. 김 총장의 임기는 2023년 5월31일까지다.

실제 자기편인 줄 알고 앉힌 검찰총장이 튀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김영삼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이었던 김태정 총장은 DJ 비자금 수사를 대선 이후로 유보해 DJ정권 탄생에 일조했다는 말을 들었다.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인 임채진 총장은 정권이 교체된 뒤 자신을 임명한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다. 이후 노 대통령이 서거하자 사퇴했다. 박근혜정부의 김수남 검찰총장도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불안함의 발로였을까. 지난달 25일 단행된 검찰인사에서 중간간부급 검사들이 대거 물갈이됐다. 박 장관은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 검찰인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단행하면서 인사권을 최대로 휘둘렀다. 

역대 최대 규모 인사
중간 간부 90% 이동

법무부는 고검 검사급(차·부장검사) 검사 652명, 평검사 10명 등 총 662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이날 인사로 검찰 중간간부 가운데 90% 이상이 자리를 옮기게 됐다. 올해 3월말 기준 고검 검사급 전체 인원은 686명이다. 

당초 중간간부급 인사는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올해 초 박 장관 취임 직후 정기인사 규모가 소폭에 그친 데다 이달 초 김 총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검찰 진용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의지도 반영됐다. 여기에 검찰 직제개편까지 맞물리면서 인사폭이 커졌다. 


앞서 박 장관은 “거의 대부분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등 지방검찰청 8곳에 인권보호부가 신설됐고, 일부 지방검찰청의 반부패수사부-강력범죄형사부, 공공수사부-외사범죄형사부가 각각 통폐합됐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권 수사를 하던 수사팀장들이 전원 교체됐다는 점이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전보됐다.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을 담당했던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 났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박지영 대전지검 차장은 춘천지검 차장으로 이동했다. 전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 의혹을 수사한 임일수 전주지검 형사3부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임명됐다. 

정부 겨냥
좌천의 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맡았던 신봉수 평택지청장과 홍승욱 천안지청장은 서울고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고검은 수사에 관여할 수 없는 자리다. 서울고검은 친정부 검사인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자리해 있다.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일하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갔던 신자용 부산동부지청장도 서울고검으로 가게 됐다. 윤 전 총장 시절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사건을 지휘한 송경호 여주지청장도 수원고검으로 발령 났다.

윤 전 총장 가족·주변인 의혹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장들도 바뀌었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정용환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반부패·강력수사 1부장으로 내부 이동했다.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를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으로 기소한 박순배 중앙지검 형사6부장은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옮겼다.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검사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서정민 중앙지검 형사13부장은 국무조정실로 파견됐다.

법무부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 장관을 보좌하던 검사들이 수사 보직으로 이동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중앙지검 4차장에 보임됐다. 추 전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은 진재선 서산지청장은 중앙지검 3차장이 됐다.

후폭풍 계속
검사복 벗어

윤 전 총장 감찰, 징계 청구 당시 실무를 주도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성남지청장으로, 임은정 대검 검찰정책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전보됐다. 임 감찰담당관은 그동안 SNS를 통해 검찰 조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법무부 대변인에는 박현주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대검찰청 대변인에는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형사부장이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도 이혜은 평택지청 형사1부장이 맡는다.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의 공보 담당을 모두 여성 검사가 맡게 된 것. 


법무부는 “검찰개혁과 조직 안정의 조화를 주안점에 두고 전면적인 ‘전진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의 쇄신과 활력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민생 업무에 묵묵히 매진해 온 형사·공판부 검사를 우대하고 공인전문검사·우수 여성검사를 발탁해 온 기존 인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특정 부서나 인맥, 출신에 편중됨 없이 전담별·지역별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인사가 단행되고 1주일이 지났지만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나병훈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나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수원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김욱준 전 차장검사 후임으로 지난 2월에 부임한 그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검·언유착 의혹) 등을 수사했다.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수사팀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제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갈 때가 된 것 같다”며 “최근 검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마음으로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정권 수사팀 모두 해체
‘피고인’ 검사는 승진

서울고검 검사로 보임된 이준식 부천지청장 역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도 “어려운 시기에 먼저 떠나게 돼 죄송스럽지만, 우리 조직은 늘 그래왔듯이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이프로스에 글을 남겼다. 


양인철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도 명예퇴직원을 냈다. 그는 지난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하며 추 전 장관 아들 군 복무 휴가 특혜 의혹을 맡아 수사했다. 수사 중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전보됐다가 이번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가게 됐다. 

이번 인사를 두고 법조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던 수사팀이 모두 와해되면서 사실상 정권 관련 수사는 동력을 상실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피고인’ 신분의 검사들이 수사 부서에 배치되고 승진까지 하면서 법치가 파괴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 파견직을 유지하면서 대전지검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지난 고위간부급 검찰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한 이성윤 고검장 사례가 오버랩된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정권 관련 수사를 하면 좌천되고 친정부 성향은 승진한다’는 문정부 검찰 인사 공식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취임 직후 ‘검찰 대학살’이라고 회자되는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검찰인사로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검사복을 벗었고, 친정부 검사들이 요직을 꿰찼다. 추 전 장관 때부터 시작된 이 같은 인사 기조는 박 장관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김 총장 역시 검찰 인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공식됐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상식과 인사 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이번 검찰 인사는 법무부가 불의와 불법의 총본산임을 보여줬다”며 “인사권 행사를 빙자해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앞장서 법치를 파괴한 박 장관은 그 인사 농단에 의한 엄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속기사> 월성 원전 관련 인물 기소 
“부당하게 관여했다”

대전지검 형사5부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한 한수원의 경제성 평가에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백 전 장관이 정 사장의 배임과 업무방해를 교사한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기소 여부에 대해 판단받기로 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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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