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미리 본 지상파 3사 연기대상

‘각축’ KBS, ‘유력’ SBS, ‘난감’ MBC

[일요시사 연예부] 함상범 기자 = 매년 연말 열리는 지상파 3사의 연기대상은 국내 드라마 팬들의 또 하나의 즐길 거리다. 신인배우는 물론 각종 조연 배우들과 각본과 연출 등 다양한 분야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해 흥미를 유발하는 것. 특히 배우들에게도 명예롭게 여겨지는 대상 부문은 대중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에는 숱한 인기작품을 내놓은 KBS 대상이 뜨거운 공방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SBS는 <열혈사제>의 김남길이 유력한 후보로 대두되고 있다. 이렇다 할 수작이 없었던 MBC는 누구에게 대상을 줘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 사진제공=KBS2-매니지먼트숲-쇼박스-935엔터-제이와이드

지난해 <같이 살래요>의 유동근과 <우리가 만난 기적>의 김명민에게 공동 대상을 수여하는 등 드라마 부문서 비교적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KBS는 올해에도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10% 시청률도 넘기기 힘들다는 현 시점에 20% 시청률이 넘는 드라마를 네 편이나 방영했다. 그것도 케이블채널과 종편채널의 드라마 공세와 함께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지상파를 위협하는 상황서 이룬 쾌거다.

최수종과 유이가 부녀지간으로 출연해 시청률이 무려 50%(닐슨코리아 지상파 기준)에 육박한 <하나뿐인 내 편>과 22%를 넘긴 <왜그래 풍상씨>(이하 <풍상씨>), 비록 ‘막장 드라마’ 논란은 있었으나 35%를 넘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 올 가을 스릴러와 로맨스를 적절히 녹인 복합장르의 구현과 함께 당당한 여성 캐릭터로 시대상을 그려내며 23%의 시청률을 기록한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까지, 올해 KBS 드라마는 대풍년이다.

워낙 쟁쟁한 작품들이 즐비한 탓에 ‘남궁민 신드롬’을 몰고 오는 등 15%의 시청률을 기록한 <닥터 프리즈너>의 성적이 다소 초라해 보일 정도다.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 즐비하다 보니 대상을 받아도 문제없을 배우들이 넘쳐난다. 먼저 거론되는 배우는 유준상과 공효진이다. 출생의 비밀과 불륜 등 질릴 대로 질릴 소재 속에서 따뜻하면서 애절한 연기로 작품의 빈틈을 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준상의 경쟁자는 출연작 중 이제껏 망한 드라마가 한 편도 없다는 공효진이다. <동백꽃>서 편견에 갇혀 사는 동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공블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유준상·공효진 투톱
김소연·김해숙·남궁민 추격


유준상과 공효진의 경우 변수로 인해 쉽게 예측이 쉽지 않다. <풍상씨>의 경우 소위 ‘막장 논란’이 있었던 탓에 유준상의 연기가 일품이었다고 하더라도 다소간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욕 하면서 본 드라마’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작품성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시상식 참석을 두려워하는 배우로 잘 알려진 공효진은 이번 시상식 역시 참석 여부가 미지수다.

드라마 ‘불패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음에도 방송사 대상 수상 경험이 없는 이유는 그가 시상식을 기피해왔기 때문이다. 공효진은 이번 시상식 참석에도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 상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관례상 공효진이 대상을 수상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2018년에 유동근과 김명민, 2017년에 김영철과 천호진, 2016년에 송중기와 송혜교가 공동대상을 수상했던 만큼, 이번에도 공동 대상을 수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외에도 <세젤예>의 김해숙과 김소연, <하나뿐인 내편>의 최수종과 유이, <닥터 프리즈너>의 남궁민, <동백꽃>의 강하늘 등이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해숙과 김소연은 출생의 비밀과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스토리와 개연성 없는 전개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로부터 드라마가 비판을 받았음에도 연기력만으로 논란을 잠재운 경우다. 또 선과 악 사이서 줄다리기하며 복수를 위한 악을 그려낸 <닥터 프리즈너>의 남궁민 역시 대상을 받아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군 복무 후 택한 첫 작품으로 <동백꽃>을 택한 강하늘도 2년 간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든 뛰어난 연기를 펼쳐 대상 후보로 꼽힌다.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라원문화-나무엑터스-후크엔터테인먼트

SBS는 KBS만큼은 아니지만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작품이 여럿 나와 한숨은 돌린 모양새다. 특히 <열혈사제> <의사요한> <배가본드> 등 금토드라마가 강세였다. 이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열혈사제>의 김남길이다.

올해 2월 첫 방송한 이 드라마는 10% 시청률로 출발해 새로운 코미디의 매력을 선보이면서 연일 화제를 모았고, 마지막회는 최고 시청률(22%)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 가운데서 김해일 신부로 맹활약한 김남길은 액션과 분노를 포함한 감정 연기를 유려하게 넘나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김남길은 한국방송촬영인협회가 주관하는 ‘2019 그리메상’서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시상식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이견이 없는 한 김남길 독주가 될 전망이다.

김남길
독주체제


김남길의 대항마로 지성과 이승기, 배수지, 장나라가 거론되고 있다. 먼저 2015년 <킬미힐미>로 MBC 연기대상의 대상, 2017년 <피고인>으로 SBS 연기대상의 대상을 수상한 지성은 올해도 <의사 요한>을 통해 대상 후보에 올랐다. 비록 시청률은 12%를 넘기는 데 그쳤지만, 의사 차요한을 통한 열연은 시청자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는다.

제작비만 250억원 이상이 투입된 <배가본드>의 이승기와 배수지는 한층 더 성숙한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승기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넘어 액션도 가능하다는 것을 드러내며 김남길의 대항마로 떠오른다. 김남길과 ‘뜬금 열애설’이 있었던 장나라도 현재 방영 중인 <VIP>로 대상 후보다. 공효진과 함께 드라마 불패를 보여주고 있는 장나라는 기존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를 벗고 섹시하고 강인한 ‘나정선’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성과 장나라, 이승기, 수지가 좋은 연기를 펼쳤다고 해도 김남길의 대항마로는 힘이 부족해 보인다. 작품성과 연기력, 화제성 등 다양한 면에서 김남길의 활약이 높게 점쳐진다.
 

▲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BH엔터테인먼트, CGV아트하우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군림한 MBC의 올해 성적은 최악이다. 타 방송사에 즐비한 10% 이상 시청률의 드라마가 MBC에는 단 한 작품도 없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검법남녀2>는 9.9%로 10%의 벽을 넘지 못했으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사단이 만든 <봄밤>도 9.5%에 그쳤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동욱, 류덕환 주연의 <근로감독관 조장풍>도 8.7%이며, JTBC <스카이캐슬>서 활약한 김혜윤이 출연해 의외의 화제를 모은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뒷심이 부족해 시청률이 3.6%로 저조했다. KBS나 SBS와 비교해 너무도 볼품없는 성적이다.

드라마 왕국이
어쩌다…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배우는 정재영과 김동욱, 한지민이다. 정재영은 <검법남녀2>서 법의관 백범을 통해 냉철한 얼굴과 함께 인간미를 적절히 녹이는 연기 등 베테랑다운 내공을 유감없이 펼쳤다. <봄밤>에서 오래된 남자친구 권기석(김준한 분)과 새로운 남자 유지호(정해인 분) 사이서 흔들리는 여자주인공 이정인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한지민도 후보로 꼽힌다.

영화 <미쓰백> 이후 각종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독차지하는 등 연기력까지 무장한 그의 재능이 호평을 받았다. 시원시원한 전개로 통쾌함을 선사한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서 타이틀롤로 나온 김동욱은 액션, 노래, 춤까지 소화하며 입체적으로 표현해 호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대상 후보로 거론된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한 듯 보이지만 시상식의 전반적인 중량감은 타 방송사에 비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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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