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선거 비용 해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7.04 08:36:31
  • 호수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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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얼마 썼는지 살펴보니…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각 당이 대선과정서 쓴 돈이 공개됐다. 15% 이상의 득표율을 얻으면 국가서 사용한 비용을 보존해 주는 만큼 각 당은 실제로 국민들의 세금을 선거에 사용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얼마나 썼는지에 대한 감시도 필수적이다. <일요시사>는 각 당의 대선 비용을 살펴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사퇴한 후보자 소속 정당을 포함한 14개 정당과 1명의 무소속 후보자가 총 1387억7000만원의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국민의당 등 3개 정당은 총 1251억8000만원을 지출해 전체 지출액의 90.2%를 차지했다. 이들 세 정당은 대선서 유효득표총수의 100분의 15이상을 득표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어떻게 썼나?

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은 대선 기간 선거 비용으로 483여억원을 지출했다. 선거 비용 제한액 508억9400만원의 94.8%다. 이는 선거 초반부터 득표율 15% 이상이 확실시돼 비용 제한액을 꽉 채워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430여억원을 사용해 그 다음을 기록했다. 한국당은 한도액의 66.4%인 338여억원을 사용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의 경우 선거 중반부터 지지율 15%를 돌파해 국민의당은 선거 비용 집행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선거 초반 지지율이 10%대를 밑돈 한국당은 소극적으로 선거 비용을 사용한 결과로 해석됐다. 

유승민 전 후보와 심상정 전 후보가 나선 바른정당과 정의당은 각각 48여억원과 35여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당 모두 득표율 10%를 넘지 못해 선거 비용을 보전받지 못했다. 


각 당의 선거비용 목록은 중앙당, 서울특별시당, 서울시 각 구, 부산광역시당, 부산 각구, 대구, 인천 등 순으로 공개됐다. 

민주당 중앙당서 대선 과정 동안 사용한 총비용은 선거보조금 131여억원과 보조금외 238여억원 총 370여억원이다. 보조금 외 항목은 일반적으로 당비를 의미하고 선거서 승리하면 선거보조금과 마찬가지로 국가서 보존받는다.

선거비용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4월17일 처음으로 집행됐다. 보조금 외 항목서 4월17일 대선 방송 TV광고료가 처음 발생했다. 광고비용으로 KBS에 2억6000여만원, MBC에 1억4000여만원, sbs에 2억2000여만원을 지출했다.
 

보조금 외 항목서 4월18일에는 인쇄물·선거공보·인쇄비·법정홍보물제작비 계약금으로 10여억원을 사용했다. 같은 날 공개장소연설대담 차량 임차비 및 선거유세차량 계약금으로 34여억원을 지출했다. TV광고비(대선 CF광고비)는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4월25일 YTN에 990만원, 연합뉴스 330만원을 지출했고, 5월5일에는 광고비로 OBS경인TV에 500여만원을 지출했다. 선거보조금으로는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지난 4월19일 처음 비용이 발생했다.  

공개장소연설대담·녹화물제작비·SNS온라인 유세 동영상 제작 및 송출비 계약금으로 1억6000여만원을 지출했다. 4월21일에는 방송연설 제작 및 송출비·방송시설 이용료로 한국방송공사외 5곳에 10여억원을 사용했다.

선거사무관계자들에 대한 인건비는 4월28일 처음 발생했는데 11일분으로 7700만원이 나갔다. 대선을 3일 앞둔 5월8일에는 한 번에 48여억원이 지출됐다. 이는 TV광고·홍보물기획·광고제작비 중도금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같은 날 보조금외 항목에선 광고·인터넷광고·온라인·신문광고 매체비로 69억원이 한 번에 빠져 나가기도 했다. 선거일인 11일 이후에도 비용은 계속 발생했다. 주로 각종 홍보비 및 여론조사 비용의 잔금이 치러졌다. 

민주당 최다 지출…483억원 
TV광고·연설비용 ‘억’소리

자유한국당 중앙당의 선거비용 내역을 살펴보면 선거보조금으로 총 103여억원을 사용했고, 보조금외 비용으로 70여억원을 지출했다. 한국당의 첫 비용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4월3일 발생했다.

대통령선거 인터넷 광고 계약금으로 3억4000여만원을 지출했고, 4월12일 해당 비용에 대한 중도금으로 10여억원을 사용했다. TV광고에 대한 비용은 4월13일부터 본격적으로 발생됐다. 4월13일 MBC에 1억5000여만원, 4월14일 SBS 8600여만원, 4월17일 KBS 3억8000여만원이 사용됐다.

대선 생방송연설 비용은 TV광고 비용을 뛰어넘었다. 4월21일 KBS 4억8000여만원, MBC 4억8000여만원을 비롯해 4월26일에는 KBS 4억8000여만원, MBC 4억7000여만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단발적으로 가장 큰 비용은 인터넷광고에 들었다. 

한국당은 인터넷광고 비용으로 4월 17일 20여억원을 썼다. 한국당 중앙당의 대선 비용의 주요 특징은 선관위가 각 정당에 국고로 지급하는 선거보조금으로는 주로 광고비용을 집행한 반면 정당의 특별당비나 후보 개인의 금융대출, 국민 펀드 조성 등으로 마련된 보조금외 자금으로는 유세차량, 비품, 선거원 수당 등으로 사용했다.  

국민의당이 공개한 중앙당 비용 자료는 페이지수로만 80여페이지에 달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10여페이지에 그친 것에 비하면 대략 8배 가까운 차이다. 이는 선거사무원의 식대비용을 하나하나 공개했기 때문이지만, 지난 총선과정서 리베이트 파문으로 인해 당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점에서 대선 과정에선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세세하게 모든 비용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차이점으로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선거보조금 항목과 보조금외 항목을 구별해 공개한 반면, 국민의당은 하나로 통합해 날짜순으로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국민의당 중앙당은 지난 4월7일부터 5월25일까지 총 234억8000여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국민의당의 선거비용 지출 총액인 43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다. 해당 수치는 큰돈이 드는 주요 계약을 중앙당서 일괄 처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감액 대상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첫 지출이 발생한 4월7일에는 소품(실리콘 팔찌), 옷 구입 비용으로 4800만원을 썼다. 민주당 및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TV광고비용이 비용 중 큰 부분을 차지했다. 4월19일 SBS 1억6000여만원, KBS 1억90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인터넷광고 비용으로는 4월20일 20여억원을 사용했다. 신문광고 홍보대행 비용으로 20여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공개된 대선 비용에 대해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비용 중에 감액 대상이 있기 때문에 현재 실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선거자금 충당은?

지난 대선서 중앙선관위는 한 후보당 쓸 수 있는 선거 비용을 509억9400만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전국 총 인구수에 950원을 곱하고 선거 비용제한액 산정비율을 증감해 결정한 금액이다. 쓸 수 있는 비용은 한정돼있지만 그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각 당과 대선 주자들의 몫이다. 대선 주자들은 선거 자금을 어떻게 충당했을까. 

우선 선관위가 각 정당에 국고로 지급하는 선거보조금이 있다. 이는 후보자가 소속한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산정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특별당비, 금융대출, 국민 펀드 조성 등으로 충당한다. 문 대통령은 선거과정서 국민 모금인 ‘국민주 문재인 펀드’로 선거자금을 충당한 바 있다.


안철수 전 후보는 후원금, 당에서 받은 은행 대출, 안랩 주식 등을 담보로 받은 대출로 선거를 치른 것으로 알려진다. 홍 후보의 경우 한국당 당사를 담보로 대출 받은 250억원과 특별당비 등이 선거자금으로 쓰였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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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