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청와대 권력지형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7.17 10:25:34
  • 호수 1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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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전병헌’ BH 서열 바뀌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 5월10일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로써 문재인정권이 출범한 지도 2개월이 지났다. 인수위 없이 출발한 문정권이기에 이 기간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는 단연 ‘인사청문회(이하 인청)’였다. 정치권은 인청 정국을 거치며 청와대 내부서 권력지형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청와대 인사들 중 어떤 사람에게 힘이 실리고 있는지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하루가 지나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청와대 조직을 기존 1실장-10수석-41비서관 체제서 2실장-8수석·2보좌관-41비서관 체제로 재편한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서 청와대의 몸집을 키워 내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몸집 키운 BH
공백 최소화

가장 큰 변화는 장관급인 정책실장 자리의 신설이다. 문 대통령은 장하성 전 안철수 후보 캠프 국민정책본부장을 초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그 밑으로 경제·과학기술 보좌관, 일자리·경제·사회 수석을 떼어줬다.

따라서 ‘왕실장’으로 군림하던 기존 비서실장의 지분은 줄었다. 정책조정·정무·민정·홍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인사·외교안보 수석 등 10개 수석실을 관장하던 것에서 정무·민정·사회혁신·국민소통·인사 수석 등 5개 수석실만 관장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비서실장의 지분은 줄었지만 청와대 내 영향력은 여전하다. 정치권은 문정권의 2인자로 임종석 비서실장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문 대통령과 임 비서실장의 인연은 대선 전으로 올라간다. 지난해 10월14일 문 당시 후보 측에 전격 합류한 임 비서실장은 당시 경선 캠프인 ‘더문캠’에 들어가 후보 비서실장이란 중책을 수행했다.
 

문 후보는 임 비서실장 영입 초부터 사실상 캠프의 전권을 줬다. 사안에 대해 캠프 내 이견이 있으면, “임 비서실장이 결정했으니 밀어주자”고 말했다고 한다. 전권을 잡은 임 비서실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정무 분야뿐 아니라 문 후보의 일정, 정책 결정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인 임 비서실장은 곧 청와대로 직행했다. 문 대통령은 본인의 공식 임기를 임 비서실장 임명으로 시작했다. 청와대 춘추관에 모습을 드러낸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젊은 청와대, 역동적이고 탈권위적인,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왕실장은 옛말? 그래도 '실세'!
문, 임종석 믿고 국당과 협상

문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전 청와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정치권 인맥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국회 사이의 대화와 소통의 중심적 역할이 기대된다”며 “관용적이고 합리적 성품에 개혁주의자로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과정을 중요시해 청와대 문화를 대화와 토론, 격의 없는 소통과 탈권위 청와대 문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임 비서실장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비서실장은 재선(16·17대) 의원 출신이다. 당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서만 6년을 활동, 정무뿐 아니라 외교 분야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곧 정상 외교에 나서야 했던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 비서실장의 외교 분야 전문성도 고려 대상 중 하나였던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임 비서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안’ 등 막힌 정국을 뚫기 위해 지난 13일 임 비서실장을 국회로 급파했고 국민의당의 국회 일정 복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초 가장 힘줘 추진하는 것을 하나 고르라면 단연 일자리 추경안 통과다. 지난달 13일 있었던 문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서 이러한 부분이 잘 드러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연설을 끝냈을 정도다. 

30분간 이어진 국회 시정연설서 일자리라는 단어만 무려 44번 언급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파워포인트로 수치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이 나오면서 정국은 얼어붙었다. 추 대표가 한 라디오와 인터뷰서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문준용씨 제보조작 사건을)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한 것이다.

추 대표의 발언에 국민의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사퇴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추가로 추 대표 발언의 배후에 청와대의 ‘야당 죽이기’ 음모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열 2위 임종석
흔들림 없는 입지

중대한 사안서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을 선택했다. 지난 13일 오전 국회를 찾은 임 비서실장은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만나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리 사과’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곧 이은 의총에서 “청와대가 추 대표 발언이 잘못됐다며 사실상 사과하고 유감 표명을 했다”며 임 비서실장의 사과를 전했다.

“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는지 청와대로선 알 수 없다.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임 비서실장이 말했다는 내용이다.

임 비서실장은 제보조작 사건 수사에 대해 “(문)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에선 ‘수사 개입을 해선 안 된다’고 단연코 이야기한다”며 “정치권이 이것(제보조작 사건)의 시시비비를 다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검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국민의당 주장에 적극 해명한 셈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꿔 국회 일정에 협조 입장을 밝혔다. 중간에 임 비서실장이 추 대표 발언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이 전해져 한차례 파장을 낳았지만 임 비서실장이 “추 대표 발언을 사과한 게 맞다”며 재확인 했고 사태는 수습됐다.

문 대통령과 임 비서실장의 실리를 챙기는 결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놓인 국민의당에게 사과는 물론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를 자진 사퇴케 해 국회로 복귀할 충분한 명분을 줬다는 평가다. 청와대가 추경안 심사 개시라는 실리를 챙긴 건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의당의 국회 복귀는 임 비서실장만의 작품이 아니다. 최근 청와대 권력서열 3위로 올라섰다고 평가받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지원사격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임 비서실장이 국회를 방문하기 앞서 전 수석은 지난 12일 저녁 박 비대위원장과 긴급 회동을 가지고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이후 13일 오전 국회로 출발하기에 앞서 추 대표에게 “추경안의 시급한 처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니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임 비서실장이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사과할 때는 함께 동석해 힘을 실어줬다.

힘 실린 전병헌
서열 3위 우뚝

인청 정국을 맞아 전 수석은 동분서주했다. 청문회가 시작된 이후 정무라인을 풀가동해 전방위로 여야 인사들과 만나 설득했다. 일례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때 전 수석은 주말을 반납하고 야당과 접촉해 인준을 도와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인청 정국서 현재까지 낙마한 사람은 2명, 조 전 후보자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조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일자리 추경안과 ‘딜’을 한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문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반면 안 전 후보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각종 논란 속에서 사퇴 압박을 받던 안 전 후보자는 문 정권에 부담이 되는 존재였다.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전 수석을 통해 안 전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전할 정도였다.

당시 인사검증 부실에 따른 ‘조국 책임론’이 대두됐다.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청와대에 입성, 서열 3위로 불렸다. 인청을 앞두고 있는 상황서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에게 힘이 실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청문회서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며 조 수석의 입지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대부분의 후보자가 문 대통령이 밝힌 이른바 5대 인사원칙(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인사는 공직 배제)을 위배해 부실 검증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5대 인사원칙 위배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서 인사원칙 준수 의지를 밝히고 위배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지만, 이후에도 원칙을 위배하는 후보자는 계속 등장했다.

조 수석의 과거 발언도 그의 입지를 약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조 수석은 지난 2010년 8월 ‘위장과 스폰서의 달인들’이라는 <한겨레> 칼럼서 이명박정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사례들에 대해 “맹모삼천지교? 맹모는 실제 거주지를 옮긴 실거주자였기에 위장전입 자체가 거론될 수 없다”며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 지원사격, 정무감각 '빛나'
부실검증 도마 오른 조 '흔들'

위장전입에 대해 이같이 강경한 발언을 했던 조 수석이 정작 청와대에 입성한 후 위장전입 후보자들을 잡아내지 못하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다. 자연스레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인사검증 기준과 관련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현 (인청) 정국을 풀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5대 원칙을 위배한 것에 대한 사과와 조 수석의 부실 인사 검증에 대한 규명과 조치, 새 장관 내각서 추경안 재편성 등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에 대한 책임론은 안 전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야3당은 일제히 조 수석 사퇴를 주장하며 들고 일어났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인사 검증 부실 책임이 큰 조 수석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국민의당 초선 의원 10명은 성명을 통해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검증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 검증 시스템은 있지만 직무를 유기한 것인지 철저히 따지겠다”고 불을 지폈다.

더욱이 조 수석과 안 전 후보자가 특수 관계임이 알려지면서 안 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안 전 후보자가 지난 2000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으로 일할 때, 조 수석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2001년 12월 조 수석이 동국대서 서울대로 교수직을 옮겼을 때 안 전 후보자의 도움을 받았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가당착’
조국 흔들

정치권서 권력은 권력자와의 거리에 비례한다. 이는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해당된다. 현재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는 문 대통령이다. 

그와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지척의 거리서 보좌하는 임 비서실장이며,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사람은 인청 정국을 주도하는 전 수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 두 사람에게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임 비서실장과 전 수석을 서열 2, 3위로 꼽는 이유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무-조대엽 엇갈린 희비
희생양 조, 구사일생 송

‘청문회 동기’의 희비가 교차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운명이 엇갈렸다. 조 전 후보자는 결국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반해, 송 후보자는 바로 뒤 국방부장관에 임명됐다.

조 전 후보자는 지난 13일 복수의 언론을 통해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장관 후보자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음주운전과 사외이사 의혹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조 전 후보자는 청문회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지명 철회로 풀이된다. 일자리 추경안 통과를 위해 국민의당 설득에 나선 청와대는 조 전 후보자를 내주며 국민의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그러나 함께 논란을 빚었던 송 장관은 조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한지 1시간 반 뒤 국방부장관에 전격 임명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 장관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철저히 검증하고자 한 국회의 노력을 존중한다”면서도 “엄중한 국내외 상황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를 위해 국방부장관 임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하여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국가의 안전을 걱정하는 국민 여러분을 이제는 안심시켜 드려야 할 때”라고 송 장관 임명 강행 사유를 밝혔다.

야당은 송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두 분(조대엽·송영무)이 다 부적격자”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방산비리 의혹까지 제기된 인물에게 국방개혁을 맡길 수 없다”며 송 장관 임명에 반대했다. 그러나 조 전 후보자를 지명 철회한 청와대가 송 장관을 사퇴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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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