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청와대 권력지형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7.17 10:25:34
  • 호수 1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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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전병헌’ BH 서열 바뀌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 5월10일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로써 문재인정권이 출범한 지도 2개월이 지났다. 인수위 없이 출발한 문정권이기에 이 기간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는 단연 ‘인사청문회(이하 인청)’였다. 정치권은 인청 정국을 거치며 청와대 내부서 권력지형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청와대 인사들 중 어떤 사람에게 힘이 실리고 있는지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하루가 지나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청와대 조직을 기존 1실장-10수석-41비서관 체제서 2실장-8수석·2보좌관-41비서관 체제로 재편한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서 청와대의 몸집을 키워 내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몸집 키운 BH
공백 최소화

가장 큰 변화는 장관급인 정책실장 자리의 신설이다. 문 대통령은 장하성 전 안철수 후보 캠프 국민정책본부장을 초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그 밑으로 경제·과학기술 보좌관, 일자리·경제·사회 수석을 떼어줬다.

따라서 ‘왕실장’으로 군림하던 기존 비서실장의 지분은 줄었다. 정책조정·정무·민정·홍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인사·외교안보 수석 등 10개 수석실을 관장하던 것에서 정무·민정·사회혁신·국민소통·인사 수석 등 5개 수석실만 관장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비서실장의 지분은 줄었지만 청와대 내 영향력은 여전하다. 정치권은 문정권의 2인자로 임종석 비서실장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문 대통령과 임 비서실장의 인연은 대선 전으로 올라간다. 지난해 10월14일 문 당시 후보 측에 전격 합류한 임 비서실장은 당시 경선 캠프인 ‘더문캠’에 들어가 후보 비서실장이란 중책을 수행했다.
 

문 후보는 임 비서실장 영입 초부터 사실상 캠프의 전권을 줬다. 사안에 대해 캠프 내 이견이 있으면, “임 비서실장이 결정했으니 밀어주자”고 말했다고 한다. 전권을 잡은 임 비서실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정무 분야뿐 아니라 문 후보의 일정, 정책 결정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인 임 비서실장은 곧 청와대로 직행했다. 문 대통령은 본인의 공식 임기를 임 비서실장 임명으로 시작했다. 청와대 춘추관에 모습을 드러낸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젊은 청와대, 역동적이고 탈권위적인,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왕실장은 옛말? 그래도 '실세'!
문, 임종석 믿고 국당과 협상

문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전 청와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정치권 인맥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국회 사이의 대화와 소통의 중심적 역할이 기대된다”며 “관용적이고 합리적 성품에 개혁주의자로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과정을 중요시해 청와대 문화를 대화와 토론, 격의 없는 소통과 탈권위 청와대 문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임 비서실장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비서실장은 재선(16·17대) 의원 출신이다. 당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서만 6년을 활동, 정무뿐 아니라 외교 분야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곧 정상 외교에 나서야 했던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임 비서실장의 외교 분야 전문성도 고려 대상 중 하나였던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임 비서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안’ 등 막힌 정국을 뚫기 위해 지난 13일 임 비서실장을 국회로 급파했고 국민의당의 국회 일정 복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초 가장 힘줘 추진하는 것을 하나 고르라면 단연 일자리 추경안 통과다. 지난달 13일 있었던 문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서 이러한 부분이 잘 드러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연설을 끝냈을 정도다. 

30분간 이어진 국회 시정연설서 일자리라는 단어만 무려 44번 언급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파워포인트로 수치와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이 나오면서 정국은 얼어붙었다. 추 대표가 한 라디오와 인터뷰서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문준용씨 제보조작 사건을)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한 것이다.

추 대표의 발언에 국민의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사퇴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추가로 추 대표 발언의 배후에 청와대의 ‘야당 죽이기’ 음모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열 2위 임종석
흔들림 없는 입지

중대한 사안서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을 선택했다. 지난 13일 오전 국회를 찾은 임 비서실장은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만나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리 사과’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곧 이은 의총에서 “청와대가 추 대표 발언이 잘못됐다며 사실상 사과하고 유감 표명을 했다”며 임 비서실장의 사과를 전했다.

“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는지 청와대로선 알 수 없다. 국민의당에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임 비서실장이 말했다는 내용이다.

임 비서실장은 제보조작 사건 수사에 대해 “(문)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에선 ‘수사 개입을 해선 안 된다’고 단연코 이야기한다”며 “정치권이 이것(제보조작 사건)의 시시비비를 다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검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는 국민의당 주장에 적극 해명한 셈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꿔 국회 일정에 협조 입장을 밝혔다. 중간에 임 비서실장이 추 대표 발언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다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이 전해져 한차례 파장을 낳았지만 임 비서실장이 “추 대표 발언을 사과한 게 맞다”며 재확인 했고 사태는 수습됐다.

문 대통령과 임 비서실장의 실리를 챙기는 결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놓인 국민의당에게 사과는 물론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를 자진 사퇴케 해 국회로 복귀할 충분한 명분을 줬다는 평가다. 청와대가 추경안 심사 개시라는 실리를 챙긴 건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의당의 국회 복귀는 임 비서실장만의 작품이 아니다. 최근 청와대 권력서열 3위로 올라섰다고 평가받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지원사격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임 비서실장이 국회를 방문하기 앞서 전 수석은 지난 12일 저녁 박 비대위원장과 긴급 회동을 가지고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이후 13일 오전 국회로 출발하기에 앞서 추 대표에게 “추경안의 시급한 처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니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임 비서실장이 국민의당 지도부를 만나 사과할 때는 함께 동석해 힘을 실어줬다.

힘 실린 전병헌
서열 3위 우뚝

인청 정국을 맞아 전 수석은 동분서주했다. 청문회가 시작된 이후 정무라인을 풀가동해 전방위로 여야 인사들과 만나 설득했다. 일례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때 전 수석은 주말을 반납하고 야당과 접촉해 인준을 도와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인청 정국서 현재까지 낙마한 사람은 2명, 조 전 후보자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조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일자리 추경안과 ‘딜’을 한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문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반면 안 전 후보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각종 논란 속에서 사퇴 압박을 받던 안 전 후보자는 문 정권에 부담이 되는 존재였다.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전 수석을 통해 안 전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전할 정도였다.

당시 인사검증 부실에 따른 ‘조국 책임론’이 대두됐다.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청와대에 입성, 서열 3위로 불렸다. 인청을 앞두고 있는 상황서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에게 힘이 실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청문회서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며 조 수석의 입지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대부분의 후보자가 문 대통령이 밝힌 이른바 5대 인사원칙(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인사는 공직 배제)을 위배해 부실 검증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5대 인사원칙 위배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서 인사원칙 준수 의지를 밝히고 위배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지만, 이후에도 원칙을 위배하는 후보자는 계속 등장했다.

조 수석의 과거 발언도 그의 입지를 약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조 수석은 지난 2010년 8월 ‘위장과 스폰서의 달인들’이라는 <한겨레> 칼럼서 이명박정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사례들에 대해 “맹모삼천지교? 맹모는 실제 거주지를 옮긴 실거주자였기에 위장전입 자체가 거론될 수 없다”며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 지원사격, 정무감각 '빛나'
부실검증 도마 오른 조 '흔들'

위장전입에 대해 이같이 강경한 발언을 했던 조 수석이 정작 청와대에 입성한 후 위장전입 후보자들을 잡아내지 못하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다. 자연스레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인사검증 기준과 관련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현 (인청) 정국을 풀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5대 원칙을 위배한 것에 대한 사과와 조 수석의 부실 인사 검증에 대한 규명과 조치, 새 장관 내각서 추경안 재편성 등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에 대한 책임론은 안 전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야3당은 일제히 조 수석 사퇴를 주장하며 들고 일어났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인사 검증 부실 책임이 큰 조 수석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국민의당 초선 의원 10명은 성명을 통해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검증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 검증 시스템은 있지만 직무를 유기한 것인지 철저히 따지겠다”고 불을 지폈다.

더욱이 조 수석과 안 전 후보자가 특수 관계임이 알려지면서 안 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안 전 후보자가 지난 2000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으로 일할 때, 조 수석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2001년 12월 조 수석이 동국대서 서울대로 교수직을 옮겼을 때 안 전 후보자의 도움을 받았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가당착’
조국 흔들

정치권서 권력은 권력자와의 거리에 비례한다. 이는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해당된다. 현재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는 문 대통령이다. 

그와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지척의 거리서 보좌하는 임 비서실장이며,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사람은 인청 정국을 주도하는 전 수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 두 사람에게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임 비서실장과 전 수석을 서열 2, 3위로 꼽는 이유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무-조대엽 엇갈린 희비
희생양 조, 구사일생 송

‘청문회 동기’의 희비가 교차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운명이 엇갈렸다. 조 전 후보자는 결국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반해, 송 후보자는 바로 뒤 국방부장관에 임명됐다.

조 전 후보자는 지난 13일 복수의 언론을 통해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장관 후보자 사퇴의 길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음주운전과 사외이사 의혹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조 전 후보자는 청문회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지명 철회로 풀이된다. 일자리 추경안 통과를 위해 국민의당 설득에 나선 청와대는 조 전 후보자를 내주며 국민의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그러나 함께 논란을 빚었던 송 장관은 조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한지 1시간 반 뒤 국방부장관에 전격 임명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 장관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철저히 검증하고자 한 국회의 노력을 존중한다”면서도 “엄중한 국내외 상황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를 위해 국방부장관 임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하여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국가의 안전을 걱정하는 국민 여러분을 이제는 안심시켜 드려야 할 때”라고 송 장관 임명 강행 사유를 밝혔다.

야당은 송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두 분(조대엽·송영무)이 다 부적격자”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방산비리 의혹까지 제기된 인물에게 국방개혁을 맡길 수 없다”며 송 장관 임명에 반대했다. 그러나 조 전 후보자를 지명 철회한 청와대가 송 장관을 사퇴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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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