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집결> 7·3 전대 관전포인트 9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44:32
  • 호수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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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냐? 다른 사람이냐? 벼랑끝 치킨게임 시작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7·3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이하 한국당 전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07석의 국회의석을 가진 제1야당 지도부가 어떤 성향으로 꾸려질지에 따라 정국은 급변할 것이다. <일요시사>는 곧 개봉될 한국당 전대에 앞서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봤다.
 

대진표는 정해졌다. 당 대표에는 신상진, 홍준표, 원유철 등 3명의 후보가 왕좌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 최고위원에는 이재만, 박맹우, 김태흠, 류여해, 이성헌, 이철우, 김정희, 윤종필 등 8명의 후보가 붙었다. 

이들은 여성 포함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직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석인 청년최고위원에는 이재영, 황재철, 김성태, 박준일, 이용원 등 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최종 승자는 다음달 3일 결정된다.

윤곽 드러내는
다음 권력들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게임의 틀이 변한 점이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서 첫 모바일투표를 도입했다. 모바일투표는 확장성을 중요시하는 진보 정당서 자주 사용되던 방식이다. 보수 정당인 한국당서 모바일투표를 도입한 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흥행몰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투표는 오는 30일 하루 동안만 진행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 선거인단 스마트폰으로 고유 URL(인터넷상의 주소)을 전송하면 이를 클릭해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날 모바일투표를 놓친 선거인단은 다음달 2일 전국 시·군·구 투표소서 실시되는 현장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모바일 사전투표와 현장투표가 진행되기에 당일 현장투표는 실시되지 않는다.

한국당 민경욱 전대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전면적 모바일투표는 과거에 도입한 적 없는 획기적 변화”라며 “전대를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더운 현장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현장투표를 없애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는 ‘체육관 전대 탈피’다. 그간의 전대는 잠실실내체육관 등 대규모 체육관을 빌려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체육관을 대관하지 않고 개표 결과를 당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국회 헌정기념관에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안상수 전대 의장 직무대행, 이인제 선거관리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 및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후보별 캠프 관계자가 참석해 개표를 진행한다.

세 번째는 ‘봉사활동’과 ‘기부’다. 한국당은 전대 당일 오전부터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생 현장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수천명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행사와 정견 발표, 투표, 개표 결과 발표 등을 진행하던 방식서 탈피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봉사활동 현장서 자신의 당락 여부를 알게 된다. 당선자는 결과 발표 즉시 서울로 상경해 수락연설 등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더불어 한국당은 체육관 전대를 탈피하면서 절약한 비용 중 3억원을 전대 당일부터 순차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저소득층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통해 굳어진 수구보수 이미지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에서 변곡점을 찾고자 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전국 유권자 253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3.6%로 1위, 이어서 한국당 14.7%, 국민의당 6.8%, 정의당 6.4%, 바른정당 5.7% 순으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 표본오차 ±1.9% 포인트). 

1위와는 근 40% 포인트 차로 벌어진 것이다. 지지율이 당 목소리의 파괴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한국당 입장에선 탄핵정국 전으로의 회귀가 지상과제일 수밖에 없다.

체육관 탈피
봉사활동도

네 번째는 ‘진흙탕 싸움’이다. 당대표 후보 3명은 지난 17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이 지방순회와 TV토론을 벌이면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는 추세다.

원유철 후보는 후보등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에 열리는 7·3전대는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견제하고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그런 책임 있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며 “우리 당이 지금의 홍준표 후보의 한계를 뛰어넘고 내년 지방선거서 2030세대와 여성 또 전국적으로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대표가 누구인지를 부각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도 후보등록을 마친 뒤 기자에게 “구태 청산 없이는 한국당의 새로운 재건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비장한 각오로 등록했다”며 “한국당이 몰락의 위기서 다시 살아나려면 새로운 인물을 다시 세워야 하고 또 구태를 말끔히 청소해야 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홍준표 후보는 여의도 당사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과 보수의 위기 앞에서 나에 대한 여러분의 기대는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보수우파의 재건을 바라는 절실한 열망이자 준엄한 명령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한국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보수우파를 재건하고 혁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레이스는 전대가 가까워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제주를 찾은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원 후보가 이 당의 썩은 뿌리를 잘라내고, 가지 치고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중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원 후보는 “그럼 지금 사퇴하시라”며 “(홍 후보는) 최근 (당대표를)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나온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것은 한국당의 미래를 위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쏘아붙였다.

첫 모바일투표 도입 흥행은 ‘글쎄’
봉사활동에 기부도…기존 틀 깼다

다섯 번째는 친박(친 박근혜)계 청산에 대한 입장이다. 홍 후보와 원 후보는 친박계 청산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원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친박을 희생양, 먹잇감으로 삼아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정치를 떠나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며 “보수는 그래도 따뜻한 인간미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기의 정치적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활용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과거 대선주자였을 때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대해 징계를 해제했으면서 지금에 와서 친박계를 공격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논리였다.
 

홍 후보는 여의도 당사 출마 기자회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친박의 권력투쟁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국정 파탄세력과 결별하지 않고는 당이 살아날 길이 없다. (당을) 궤멸시킨 장본인이 설치는 것은 후안무치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친박계인 원 후보가 당대표로 나온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홍 후보의 톤은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 앞에서 무뎌졌다.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서 열린 초·재선의원 초청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그는 “국정 지지 세력과 국정 파탄에 관여한 사람은 구분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월 초부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운영하고 공천을 2번이나 했는데 이 당에 친박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친박을 청산하면 나 혼자 당 대표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비박(비 박근혜) 성향의 신상진 후보는 같은 자리서 “한국당의 제일 큰 문제는 계파분열”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계파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네거티브 공방
열기는 후끈

여섯 번째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다. 3명의 후보 중 홍 후보의 발언 수위가 가장 높다. 그는 문재인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라고 규정한 뒤 “오래 못 간다고 본다”며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이 당을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의 정체성에 대해 원색적 비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원 후보와 신 후보는 인사 청문회라는 보다 구체적인 부분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닥통(닥치고 통과)정권이 될 것 같다”며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 스스로 인사5대 원칙을 세워놓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는 BBS <아침저널>에 출연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40일밖에 안 됐는데 협치의 정신을 다 잊어버렸다”며 “코드인사, 보은인사를 하다 보니 이런 인사 참패를 가져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일곱 번째는 친홍(친 홍준표) 대 비홍(비 홍준표) 구도다. 한국당 내에서는 “홍준표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이런 비홍 흐름을 업고 출마한 원 후보는 지난 12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대선서) 홍 후보가 선전했지만 수도권서 3위했다”며 “한국당의 정치영토를 보다 더 젊은 층으로, 지역적으로는 중부권과 수도권으로 확장하지 않고는 한국당의 미래도 없고, 내년 지방선거서도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대결원(대표는 결국 원유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비홍 결속을 주창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친홍 대 비홍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이철우·류여해 후보는 친홍계로, 나머지는 비홍계로 분류된다. 당내 주류인 친박계가 비홍 그룹을 조직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얘기가 당내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문정권은 주사파” 막말 여전
친홍 vs 비홍…변수는 친박

여덟 번째는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선택이다. 한국당 107명 중 초선 의원은 44명, 재선 의원은 30명으로 당내 70% 이상이 초·재선으로 구성돼있다. 즉, 이들의 목소리가 당권 레이스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초·재선 의원들이 정풍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초선 의원들은 국회 의원회관서 워크숍을 열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정우택 지도부 사퇴를 포함한 청문회 전략팀 구성, 야당으로서 전략 부재 등의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의원들은 지난달 28~29일 경기도 이천서 워크숍을 갖고 계파주의 청산과 혁신을 위한 정풍운동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3전대로 선출될 새 지도부가 ‘당 혁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들 초재선 의원들은 최근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 ▲정국 상황에 대한 전망 ▲당 대표로서 당을 이끌 방향 ▲제1야당으로서의 대응 전략 ▲당 혁신 방안 ▲지방선거까지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전략 등에 대해 묻는 등 후보자 검증에 심열을 기울였다.

마지막 아홉 번째는 수도권과 영남권의 대결 구도다. 홍 후보는 지역 기반이 영남권이다. 경남 창녕 출신인 그는 경상남도지사를 지냈다. 지난 19대 대선서 홍 후보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흩어졌던 영남권 민심을 결집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원 후보와 신 후보는 모두 지역 기반이 수도권이다. 원 후보는 경기도 평택서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4선의 신 후보도 지역구가 경기 성남 중원이다.

초재선 정풍
얼마나 통할까

최근 원 후보는 ‘젊은 수도권 대표론’을 펼치며 홍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홍 후보가 대선주자였을 당시 수도권과 젊은 세대로부터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지를 받은 점을 파고든 것이다. 

홍 후보가 영남권에 기반을 가진 만큼 기존 지지층의 성원을 받을 순 있겠지만, 외연 확장이 필요한 한국당 대표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연 홍 후보는 이러한 원 후보의 공세를 어떤 식으로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유한국당 문자 스캔들
하는 일마다 ‘꼬이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공격하자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파장을 낳고 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원내대변인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경환(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건 계속요. 집요하게 오늘은 그냥 조국 조지면서 떠드는 날입니다”라며 “문정인(통일외교안보특보)은 무슬림인지 ‘반미 생각’ 가진 사람이 특보라니”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혔다.

이는 김 의원이 오후에 열릴 국회 운영위원회서 사용할 의사진행발언 원고를 작성하고자 자신의 보좌관과 발언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조국 때리기
전략 노출로 구설

김 의원은 “보좌관에게 보내는 문자라 편한 표현을 한 것”이라며 후폭풍으로 욕설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동 회의에 있었던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화제다. 그는 “한국당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국회 밖으로 나와 전원 삭발하고 장외 단식투쟁 돌입해야 한다”며 “전원 의원직 사퇴하고 하루빨리 노숙 단식투쟁하셔야 한다. 그리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말 듣겠습니까”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민 의원은 상대방에게 “그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고 답해 의원직 사퇴와 단식투쟁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의원과 민 의원은 모두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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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