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6.18 12:02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이태원 참사 관련 진상규명이 최악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별수사본부의 ‘늑장 수사’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유족들의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이 무단 공개되는 사태가 터졌다. 서울시청·행정안전부 등 사건의 총체적 책임 주체들은 특수본 출범 후 보름이 지나고야 겨우 수사선상에 올랐다. 유족과 실무자가 각각 2차 가해와 저인망식 수사에 고통받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 15일 행정안전부(행안부) 중앙재난안전실장과 서울시 안전총괄과장을 소환 조사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시청과 행안부 압수수색도 단행했다. 지난 1일 특수본이 출범한 이후 보름 만에 책임 주체를 향한 수사가 첫발을 뗀 셈이다. 지지부진 시늉만? 이어 특수본은 지난 16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방공무원노조가 이 장관을 직무유기·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고발한 데 따른 절차다. 특수본 관계자는 “일단 고발장이 접수되면 피의자 신분이 된다”며 “정부조직법 등 법령상 이상민 장관이 경찰 상황 조치에 지휘 감독 권한이 있는지와 재난안전법 등 재난 관련 법령에 따라 이태원 사고 관련해 구체적·직접적 책임이 있는지 등을 수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의 진상규명이 일명 ‘윗선’을 향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특수본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여전하다. 겉보기로는 수사가 본궤도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파다하다. 특수본의 급속 행보가 ‘구색 맞추기’나 ‘시늉’ 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출범 이후로 꼬리 자르기에 앞장선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근본적 책임이 있는 윗선에 관한 수사는 검토하지도 않은 채, 말단 실무자들의 책임 소재를 추궁하는 일명 ‘저인망식 수사’를 펼친 탓이다. 이들은 지난 12~13일 주말, 용산구청·용산경찰서·용산소방서·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이미 특수본이 출범한 지 열흘을 훌쩍 넘긴 시점이었음에도 서울시청과 행안부 대상 수사는 전무했다. 특수본은 관련 시설 66곳을 압수수색하면서도 두 기관의 압수수색만은 뒤로 미뤘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7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그 일주일 뒤에도 수사 방향이 위가 아니라 아래를 향하자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이에 특수본은 “하위직만 수사한다는 의견도 겸허히 청취하겠다. 하지만 기초 수사를 먼저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꼬리 자르기 의혹에 대해선 “법리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특수본은 진상규명의 핵심인 행안부와 서울시청 관계자 조사에 떠밀리듯 착수한 모양새다. 특수본은 향후 행보를 통해 스스로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별수사본부 부진한 조사 논란 가열 윗선 겨냥해도 ‘구색 맞추기’ 의심만 일각에서는 “특수본이 ‘보여주기’식 행보를 보였을 뿐, 본격적인 수사는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16일 특수본 행보를 보면 행안부와 서울시청 수사를 본격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따져보면 특수본이 적극적으로 나선 건 없다는 주장이다. 특수본이 행안부와 서울시청의 고위 공직자들을 소환 조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 특수본은 행안부와 서울시청 관계자들의 피의자 전환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있다. 같은 시점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인 김모 경정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소환 조사한 것과는 대비된다. 김 경정은 ‘핼러윈 기간 위험분석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장관 역시 절차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됐을 뿐, 당장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 장관을 수사선상에 올리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더 거쳐야 한다. 이 장관의 직무유기 혐의는 공수처법에 규정된 ‘고위공직자 범죄’로, 공수처 수사 대상이다. 공수처가 아닌 다른 수사기관이 혐의를 인지했다면 이를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 실제로 특수본은 관련 법에 따라 이 장관 고발 건을 공수처에 통보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또한 직무유기의 관련 범죄로 판단해 함께 넘겼다. 공수처는 사건사무규칙에 따라 통보일로부터 60일 안에 수사 개시 여부를 답해야 한다. 공수처 결정에 따라 이 장관 수사가 어디서 진행될지 결정되는 구조다. 이상민 장관 계속 놔두나 특수본은 경찰이 고발장을 받은 만큼, 공수처 결정과 관계없이 관련 절차를 일단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수처 결정에 앞서서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찰 내부에서도 특수본에 공정·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지난 15일 “꼬리 자르기식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절대로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기관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특수본에 전달했다. 특수본의 진상규명 절차가 국민적 신뢰를 잃은 사이, 유가족들은 각종 심적 고통에 시달렸다. 정부 불신에서 비롯된 음모론(1401호 ‘아니면 말고’ 위험한 이태원 음모론)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합리적인 근거 없이, 진상규명이라는 미명 아래 퍼진 낭설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아울러 야권에서는 “희생자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유가족 의사를 반영하지도 않은 채로, 신원 공개 주장에는 점점 힘이 붙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진영논리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였다. 이 가운데 친야 온라인 매체로 알려진 시민 언론 <민들레>와 <더탐사>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희생자 명단을 무단 공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탐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매체로 일명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바 있다. <민들레>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해 최근 출범한 매체다. 떡볶이 먹방 의도적 방송? <더탐사>는 지난 9일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희생자 명단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으로 모두 넘겼다”며 “추모 미사에서 모두 공개할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들레>는 지난 14일 ‘이태원 희생자, 당신들의 이름을 이제야 부릅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희생자 155명(현재 총희생자 수는 158명)의 실명이 적힌 포스터를 공개했다. 당시 <민들레> 측은 “시민언론 <더탐사>와의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며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고 적었다. 문제는 이들이 사전에 유족들의 동의를 전혀 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들레>는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며 “희생자들의 영정과 사연, 기타 심경을 전하고 싶은 유족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호경 <민들레> 에디터는 지난 14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유가족에게 명단의 진위 확인과 공개 동의를 받은 적이 없음을 자인했다. 그러면서 김 에디터는 비판 여론에 관해 “이번 참사가 공적이 사안이고, 일종의 사회적 죽음으로 판단해 보도하게 됐다”며 “대형 재난 발생했을 때 희생자 실명 공개는 오랜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이고 책무”라고 답했다. 당초 155명의 이름이 담겼던 명단 속 인원은 지난 15일 오전을 기준으로 143명, 17일 오전을 기준으로 128명까지 줄었다. 명단 공개에 반발한 유가족이 항의하자 <민들레> 측이 해당 희생자의 이름을 지운 것이다. 일부 유족들은 항의에 그치지 않고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무단 노출 일부 유족 항의 혐오 표현 등 2차 가해 고통 호소 주한대사관을 통해 해외에서도 항의가 들어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의 주한대사관 중 1곳이 항의했다. 해당 매체에 항의와 시정 요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명단 공개를 항의한 대사관이 어디인지는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초기 외국인 사망자 26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는 사망자의 유족이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았으며, 사망자 8명의 유족은 국적 공개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명단) 공개에 따라 일부 계속 유감을 표시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당국자는 ‘대사관 항의가 유족 의사를 반영한 것이냐’는 질의에 “반영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더탐사>는 명단 공개 뒤 ‘떡볶이 광고’를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더탐사> 방송 진행자 3명은 지난 14일 방송에서 약 10분가량 떡볶이를 먹으며 광고를 이어갔다. 제품을 홍보할 당시 배경화면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측이 희생자 명단을 호명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들은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저희 보도를 인용해서 게시판에 글을 쓰신 분이 고발당했다. 그분도 도와드려야 한다”며 소송 비용 마련을 위해 떡볶이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 피해자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광고”라며 “여러분 정말 놓은 일 하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 중간에는 “떡볶이만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떡볶이집 아들로서 맛을 보장한다“ “너무 맛있다”며 제품을 홍보했다. 책임자들 처벌 촉구 진상규명은 더디고 명단은 무단으로 공개됐다. 그사이 아픔은 오롯이 유족의 몫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16일 오후 희생자 17명의 유족과 가진 간담회 내용을 공개했다. 민변에 따르면 유족들은 희생자에 대한 혐오 표현 등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민변 측은 이와 관련한 법률 지원에 착수할 계획이다. 민변 관계자는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숨진 경위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태원 희생자 명단 공개, 처벌 가능성은? 온라인 매체 <민들레>와 <더탐사>는 유족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각계의 비판 여론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이들의 형사 처벌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들에게 명단을 유출한 자가 공무원이라면, 해당 직원은 처벌받을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 정계 및 법조계는 공적 자료인 명단 유출 과정에 공무원이 연루된 건 기정사실로 여기는 모양새다. 이 가정대로 공무원이 명단을 언론사에 전달했다면 개인정보 무단 유출,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 관련법에 따라 적게는 징역 2년, 많게는 5년 형이 선고될 수 있는 범죄다. 반면 언론사들은 적용할 혐의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장 유력하다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처벌이 쉽지 않다. 해당 법상 개인정보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에 국한되는데, 이미 고인이 된 희생자들의 정보는 해당법 적용이 어렵다는 논지다. 일각에선 “사망자에 대한 정보라고 하더라도 유족과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유족의 개인정보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언론사가 관련 법 속 ‘개인정보 처리자’로 인정되지 않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개인정보 처리자는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처리하는 공공기관과 법인을 의미한다. <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핼러윈 데이 비극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담당 기관들의 부실·소극 행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안일했던 대응에 사과했으나 도의적 책임을 지는 이는 없는 상황이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찰과 용산구청, 이태원 상권을 장악한 해밀톤 호텔 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태원 상인연합회와 해밀톤 호텔은 사실상 한 몸이라고 불린다. 해밀톤 호텔 간부가 상인회 간부를 맡기도 하기 때문이다. 해밀톤 호텔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경찰뿐만 아니라 용산구청 및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회는 수백억원대 자산을 가진 해밀톤 호텔 대표의 문제점에 대해 쉽사리 나서지 못했다. 그들의 카르텔에 대해 사실상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상권 장악 막강 인맥 해밀톤 호텔 이상용 대표이사는 불법 증축으로 호텔 주변 골목을 좁혀 참사 규모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구청 출연기관 이사장과 경찰발전협의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용산구 유관 단체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해밀톤 호텔 불법 증축물이 강제철거가 돼야 했음에도 10년 가까이 이행강제금을 내며 버텨올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2020년 5월부터 2년간 용산구 조례에 근거해 운영되는 용산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용산복지재단 이사장 자리는 이사회가 추천한 인물을 구청장이 임명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용산구청과의 관계가 시작된 셈이다. 당연직 이사로 용산구 주민복지국장 포함돼있고 구청으로부터 자원봉사센터 운영을 수탁받는 만큼 용산구청과의 관계는 불보듯 뻔하다. 특히 구청에서 퇴직한 공무원이 재단으로 소속을 옮기기도 해 사실상 낙하산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이태원 지역 일대에서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이 대표는 참사 발생 두 달 전인 8월17일, 용산구 통합방위협의회에 민간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에는 박 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도 자리했다. 2000년대 초부터 해밀톤 호텔이 용산구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서 용산구상공회 고문과 용산구 구세심의위원회 외부위원까지 맡았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용산구협의회장까지 역임해 정치권과의 관계도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산구의회 관계자는 “용산구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이 대표의 관계가 굉장히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용산구 유관기관과 단체에서 이 대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호텔 대표, 유관기관·단체와 깊은 친분 불법 증축 미철거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이 대표의 손길은 경찰에까지 뻗쳤다. 2012년부터 용산경찰서 경찰발전협의회(경발협) 위원으로 활동해온 것이다. 경발협은 경찰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로 지역주민들이 경찰서의 치안정책 등에 대해 조언한다는 명목으로 운영되기에 소속 위원들은 자연스럽게 경찰 간부들과 친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발협은 2018년 ‘버닝썬 사태’ 당시 경찰과 지역 유지들의 유착 통로로 지목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출범 이후에야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수본이 적용한 건축법과 도로법 위반 혐의는 경찰도 이태원 참사 이전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2013년 용산구청이 해밀톤 호텔의 불법 증축물을 적발했음에도 호텔이 5억553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내며 시정조치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와 용산구와의 긴밀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해밀톤 호텔과 구청 등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사실을 알고 있다. 현재 확인하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수상한 연결고리 해밀톤 호텔은 용산구 랜드마크로 꼽힌다. 부동산 가치만 1500억원 가까이 되고 보유 현금이 약 130억원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밀톤 호텔 운영회사인 해밀톤관광의 지난해 말 보유한 이태원 토지의 공시지가는 149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밀톤 호텔 일대의 5558.46㎡ 면적의 부지를 보유 중인 해밀톤 호텔은 해당 부지를 86억원에 취득했다. 공시지가가 취득가의 17배에 달했다. 호텔은 부동산 장부 가치를 158억원으로 회계 처리했다. 이태원 일대의 1500억원대 부동산을 확보한 해밀톤 호텔은 고 이철수 회장이 1973년에 완공했다. 자금 조달 문제로 우여곡절 끝에 호텔을 열었으며 2015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리모델링 시점 직후에 불법 증축물인 분홍색 철제 임시벽이 설치됐다는 관측이 많다. 불법 증축물을 철거하지 않은 까닭으로는 매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밀톤 호텔은 2010~2019년까지 매년 2억~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면서 수십억원대 영업손실이 났다. 2~3년간 적자가 났지만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버틸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209억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부채 비율은 49.8%에 불과한 사실이 해밀톤 호텔이 버틸 수 있었던 비결로 보인다. 해밀톤 호텔은 이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 등 그의 일가족이 지분 86.2%를 보유 중이다. 일부 상인들은 이태원에서 유흥업소와 술집 등을 운영하려면 이 대표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가 사실상 이태원의 상권을 장악했다는 주장이다. 상인회 윗선 지목 사실상 갑 위치 “불만·항의 시 장사 접을 각오해야” 이태원의 한 상인은 “한 달에 수억원의 매출을 올려도 해밀톤 호텔이 갑에 위치해 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고 보면 된다”며 “불법 증축물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해도 정치권 인맥과 용산구 유관기관 카르텔이 심하기 때문에 제대로 해결된 적이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상인도 “이 대표에 대한 문제나 항의를 하면 이태원에서 장사를 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쉽사리 나설 수 없었다”고 했다. 특수본은 최근 이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 대표 등의 휴대전화 5점과 건축물 설계도면을 분석 중이다. 해밀톤 호텔의 불법 증축 건축물과 이태원 참사 인명피해의 연관성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용산구청 관계자를 이틀 연속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박 구청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 등으로 입건돼 수사받고 있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이 핼러윈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했는지, 실제 어떤 업무를 이행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중이다. 지난 4월 용산구의회에서 제정된 이른바 ‘춤 허용 조례(서울시 용산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도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중이다. 문제 제기 안 해? 못해? 일반음식점에서도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출 수 있게 허용한 조례 탓에 참사 당일 일대 업소들이 클럽처럼 운영되면서 피해가 커졌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이 재난문자 발송을 지체한 이유도 살펴보고 있다. 용산구청은 참사 직후 재난문자를 발송해달라는 정부와 서울시 요구에도 78분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특수본 수사가 시작된 이달 7일에야 해밀톤 호텔을 포함한 불법 증축물 7곳을 경찰에 뒤늦게 고발했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간부가 참사 발생 후 핼러윈 기간 안전을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부당하게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용산경찰서 소속 정보관들을 불러 진술을 들었고 관련자 추가 조사와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삭제를 지시한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정보계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용산서 정보과 간부들에게 다른 직원을 시켜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의 업무용 PC에서 문건을 삭제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회유·종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가 있다고 보고 입건해 수사 중이다. 또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도 관련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환할 계획이다. 박 부장은 용산서를 포함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가입된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행안부와 서울시의 참사 책임에 관해서는 사실관계를 추가로 파악한 뒤 적용할 법리를 검토하기로 했다. 혐의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강제수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특수본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본격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수본 유착 의혹 수사 검토 수사 칼끝 정치권 향할 수도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행안부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 “수사에 필요한 절차는 모두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 7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지만 추가 피의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지난 14∼15일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을 비롯한 재난안전 관련 부서 직원들을 잇따라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이들 조사와 법리검토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이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이 장관이 경찰 지휘·감독 책임자로서 지위는 물론 재난을 예방·수습할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갖는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수준을 넘어서 재난 발생에 직접 책임을 지는 당사자로 인정되면 직무유기는 물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장관이 재난을 방지하고 수습하는 정부부처 수장으로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에 참사가 발생했다는 법리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특히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 국가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지는지 들여다본 후 이 장관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특수본은 “행안부 직원들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 장관의)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의무가 존재하는지 등을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 등 경찰 소속 피의자들의 참사 책임 여부도 신중히 들여다보고 있다. 특수본은 경찰 현장 책임자였던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경위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당시 수행원과 용산경찰서 직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이 전 서장이 핼러윈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현장 책임자로서 안전조치를 충분히 했는지 따져보기 위해 이날 오후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수본은 경비과장 등 용산경찰서 직원들을 상대로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한 것처럼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캐물을 예정이다. 봐주기 논란 의식한 경찰 경찰청 특별감찰팀이 수사를 의뢰한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서울경찰청 상황3팀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특수본은 이들에게 참사 발생 사실을 윗선에 제때 보고하지 않아 경찰 보고체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적절한 사고수습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특별감찰팀은 이들에게 어떤 범죄 혐의를 물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특수본은 당사자와 관련자 진술을 모두 살펴 입건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올해 국민의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는 ‘혼란’과 ‘당내 투쟁’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후 당이 잠시 안정화되는 듯 싶었으나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다시 돌아오자 또다시 비윤(비 윤석열)계와 친윤(친 윤석열) 그룹이 맞서 싸울 태세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신임을 드러낸 상황에서 윤핵관이 이번에는 실수 없이 대통령실의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최근 언론 노출 빈도가 늘어났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원조 윤핵관이 다시 돌아왔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동안 조용하던 친윤과 비윤 그룹의 불화가 재차 수면으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윤핵관 중 최측근 핵관으로 불리는 이들은 적극적으로 대통령실을 옹호하거나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맡았다. 오자마자 큰 목소리 국민의힘에선 최근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띄운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를 두고 내부 마찰음이 감지됐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당내 친윤 그룹에서 불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에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장 의원을 포함한 친윤 그룹에서 강한 반발이 일었다. 특히 장 의원은 오랜만에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와 친윤 그룹이 갈등을 겪은 사안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발생했던 이른바 ‘웃기고 있네’ 필담 논란이 일었을 때 위원장이었던 주 원내대표가 김은혜 홍보수석에게 퇴장을 요구하자, 장 의원이 지난 10일 “그렇게(퇴장)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협치는 좋은데 그렇게까지 해서 우리가 뭘 얻었느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유는 여당이 윤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듯 보인다. 이미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국민의힘이 야당을 공격할 여러 무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휘둘리고 있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 의원이 재빠르게 해당 불만을 접수하고 선수친 것으로 읽힌다. 권 의원 역시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강하게 공격하는 모션을 취하자, 가만히 있지 않는 모양새다. 하루에도 몇 번씩 SNS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면서 윤 대통령 방어에 나서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2선으로 물러났던 행보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으로 당무와 관련된 사안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들이 석 달 만에 전면에 다시 나타난 배경에는 소수 여당의 자존심 재건 및 윤 대통령의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끊임없이 20~30%대를 오락가락하면서 친윤 그룹 역시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권에서 충분한 공격거리로 삼을 수 있지만, 당 지지율 역시 박스권에 갇혀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을 중심으로 다시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는 시선이 강하다. 다시 움직이는 원조 윤의 남자들 비대위원장, 원내대표보다 힘세 결국 당의 위기가 친윤 그룹의 몰락과 연결돼있는 상황에서 윤핵관의 몰락을 막기 위한 재등판인 셈이다. 앞서 두 윤핵관 인사가 밀려난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및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관련한 책임 때문이다. 윤핵관 세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당내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들이다. 사실상 원조 윤핵관인 장 의원과 권 의원은 정치적 공동 운명체 격이다. 권 의원과 윤 대통령의 깊은 인연은 이미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 10대 초반부터 알고 지내왔으며, 윤 대통령이 어린 시절 외가인 강릉에 놀러갔을 때 윤 대통령의 외조모가 소개한 옆집 할머니의 손자가 권 의원이었다. 본격적으로 정치 동지가 된 건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 즈음부터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물러나고 대선을 준비하고 있을 당시 윤 대통령과 권 의원이 만찬을 하면서다. 또 다른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 의원과 윤 대통령의 인연은 사실 좋게 시작하진 못했다. 그는 과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시절에는 “다들 윤석열한테 충성 경쟁을 벌이는 게 안타깝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장모 의혹 등으로 혹독하게 윤 대통령을 야단을 친 적도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던지면서 이들의 악연은 해소됐다. 윤 대통령이 장 의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장 의원은 종합상황실장으로 합류했다. 당선 후 장 의원은 가장 먼저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활 걸고 친윤 지키기 권 의원의 경우 윤석열정부 초기 압도적인 지지세로 원내 사령탑에 올랐으나 그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윤정부 초창기 권 의원은 압도적인 표차로 원내대표에 당선돼 스스로 대세임을 입증해냈다. 대세는 거기까지였다. 권 원내대표는 끝내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을 풀지 못했다. 또 윤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 논란으로 여론의 공분까지 샀는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로 작용했다. 두 인물은 당내에서 대세 중 대세로 불리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들의 대세 행보가 멈춘 이유는 자꾸 헛발질을 해서다. 결국 2선으로 물러났고 한동안 잠잠하게 지냈다. 당시 장 의원은 “당의 혼란에 무한 책임을 느끼며 지역구 의원으로서 책무, 상임위 활동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계파 활동도 자제하겠다고도 했다. 권 의원 역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후퇴했다. 윤핵관이 2선으로 물러났지만, 당내 혼란의 멈춤은 일시적이었다. 전당대회 시점과 직전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윤계가 선전하는 파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친윤계는 합의 추대설을 띄웠지만, 비윤계인 이용호 의원이 40표가 넘는 표를 거두면서 윤심이 불안하다는 말이 나왔다. 당내에서도 윤핵관을 배척하려는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이 전 대표의 가처분 리스크를 해소했고, 정진석호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당은 한동안 안정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원조 윤핵관인 장 의원과 권 의원이 전면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아직까지는 이들이 당내서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직전까지 주 원내대표는 야3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 의원이 나서면서 주 원내대표의 입장이 깔끔하게 ‘국조 불가’로 정리됐으며 현재는 가능한 경찰 조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주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신뢰를 잃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윤 대통령을 지키라는 미션에 윤핵관들은 충실한 측면이 강하다. 결국 주 원내대표가 나름 여론을 반영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국회를 운영해보자는 취지에서의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고심한 것들이 물거품이 돼버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주 원내대표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을 하면서 대통령의 신뢰를 잃었다”고 해석했다. 장 의원은 지난 14일, 이태원 국정조사 관련 3선 이상 중진 의원 모임에서 ‘의견이 거의 일치했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윤핵관이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높이자 비윤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권은희·김웅 의원이 “장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여전한 믿을맨? 한발 더 나아가 윤핵관 세력은 아예 정진석 비대위원장까지 흔드는 모양새다. 정 비대위원장이 전국 당협 정비 및 당무감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자 일부 친윤계가 거칠게 반응하고 있다. 전당대회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생겨서다. 현재까지는 내년 초 전대 실시가 예상되고 있지만, 당협 정미 및 당무감사 실시로 인해 4~5월 사이 개최가 유력한 상황이다. 사실상 당무감사 마무리 전까지 전대 개최가 불가능한 셈이다. 당협 정비와 당무감사는 차기 총선 공천과도 관련된 사안이다. 정 비대위원장의 계획을 윤 대통령이 밀어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전대 시기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행보가 뒤바뀔 수 있는 데다, 차기 당 대표는 2024년 총선서 막강한 공천권까지 틀어쥘 수 있다. 정 비대위원장은 본래 윤핵관 그룹이 아니며 지난 대선 당시에도 윤 대통령과 활발한 소통을 해왔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당초 정 비대위원장은 차기 당 대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돼왔으나 지속적인 욕심 등 내부에서의 공격에 결국 당 대표 출마는 없던 일이 됐다. 내년 총선에서 친윤 그룹과 윤핵관이 당내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공천을 잘 받아야 한다. 정 위원장 계획에 반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조기 전대 개최는 차기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언급된 사안이다. 그동안 정 비대위원장이 조기 전대 불가론을 띄우며 잠잠해졌지만 최근 윤핵관의 입김이 더해진 탓에 조기 전대론이 재차 수면으로 올랐다. 과거 실책으로 완벽 신뢰 힘들어 과도 충성 탓 내부서 무너질 수도 일각에서는 정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딱히 부인하지 않았던 정 위원장에게 결국 윤핵관의 압박이 통한 모양새다. 그는 지난 17일, 당권 도전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친윤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셈이다. 다만 원조 윤핵관인 두 인물이 함께 손을 잡지는 않았다. 장 의원은 해오던 대로 대통령실 비호 역할을 맡았다면 권 의원은 다시 한번 직접 뛰어들 태세다. 권 의원이 당권을 노리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돼서다. 인물론보다는 윤 대통령을 앞세우겠다며 윤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친윤 그룹은 두 윤핵관의 복귀를 쌍수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다시 윤 대통령을 등에 업고 당을 장악하려 든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정치권의 ‘믿을맨’은 윤핵관 뿐이다. 과거 정치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윤핵관의 손을 잡고 윤 대통령은 정치권으로 뛰어들었다. 앞선 실책은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던 것처럼 여겨진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론이 계속 불거졌으나 여전히 윤 대통령은 그에 대한 신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순방 직후 이 장관의 어깨를 툭툭 치며 “고생했다”는 말로 감쌌다. 취임 초 윤정부는 여의도, 대통령실의 기반 세력을 윤핵관 중심으로도 짰다. 이번 재등판 역시 친윤의 본격적인 세력화인 동시에 자신의 세력을 꾸리기 위함이라고 풀이된다. 장 의원은 기본 전투력이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확실하게 윤 대통령의 편이라는 느낌도 강하다. 여러 사안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을 향해 충성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윤핵관을 앞세웠다가 한 번의 실패를 맛보면서 이들에 대한 신임도가 낮아져 있다. 추후 이들에게 중대한 사안을 무작정 맡기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이 재등판하면서 오히려 당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한 충성심으로 인해 내부서부터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이 다시 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통령 다음 미션은? 앞서 보수정권이 무너졌던 이유는 과한 충성심 경쟁 때문이었다. ‘친박 학살’이 대표적 사례다.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윤핵관을 필두로 세우고도 패한다면 국민의힘에게는 물론, 윤정부의 국정동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윤핵관이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미션에 앞으로도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저것 안 가리고 또 대통령을 향해 충성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용한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당 대표 하마평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군이 10명 가까이에 이른다. 원내에서는 윤상현·김기현·안철수·조경태·권성동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반면 원외에서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또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 의원, 장제원 의원이 다시 움직임에 따라 친윤 그룹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심지어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름까지 오르내린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 대표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 달렸다고 본다. 현재 여론조사상으로 당권주자 중 민심의 선택을 받은 인사는 유 전 의원, 당심에서는 나 부위원장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차>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퇴임 당시, 강아지 두 마리를 본인의 사저로 데려갔다. 키우던 강아지들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은 대중에게 매우 ‘아름다운 그림’으로 비쳤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아름다운 그림’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정치싸움의 ‘씨앗’으로 변질됐다. 서로 “네 탓”이라 주장하는 상황에서 누구의 말이 ‘진실’에 가까운지 가 두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확인해봤다. 풍산개는 함경도 ‘풍산’ 지방에 뿌리를 둔 북한 토종견이다. 김정일 주석이 특히 총애했던 견종으로 지난 60년간 북한에서 개체 수가 대량으로 늘어났으며, 1980년에는 북한의 공식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여러 마리가 모이면 맹수로부터 주인도 지킬 수 있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풍산개는 매우 용맹하고 충성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애견인들은 풍산개를 주인과의 의리를 귀중하게 여기는 ‘의리파’ 반려동물로 분류하곤 한다. 자의? 타의? 그러나 반려동물이 아무리 주인에게 의리를 지킨다고 해도, 주인의 애정이 없으면 의리를 이어나갈 수 없는 법이다. 지난 8일,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는 의리를 지킬 대상을 한순간에 잃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기록물’인 곰이와 송강이를 정부에 ‘반환’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 측에 따라 곰이와 송강이는 이날 경북대 동물병원으로 인도됐고, 약 1주일 동안의 건강검진을 마친 후 제3의 위탁기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두 마리의 풍산개는 2018년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암수 한 쌍의 강아지다. 역대 북한 지도자들은 남북의 관계가 호전될 때마다 종종 풍산개를 선물해왔다. 2000년 최초로 성사된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자주’와 ‘통일’이라는 이름의 풍산개 한 쌍을 선물한 바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서로의 성공적인 교류를 두고두고 확인하기 위해 풍산개를 활용해왔으며, 풍산개 선물의 의미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선물한다는 의미를 넘어 국가 간 교류의 매개체 성격을 띤다고 분석한다. 문 전 대통령 측 또한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와 개인 SNS 등을 통해 풍산개들과 함께 찍은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 측에 화답했다. 이렇게 곰이와 송강이는 문재인정부와 김 위원장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문제는 문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무렵 발생했다. 현행법상 국가 정상 간 선물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국가에 귀속돼야 하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곰이와 송강이를 키울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문재인정부는 윤석열 당시 당선인과 수차례 의견 조율을 한 바 있다. 원칙에 따라 강아지들을 대통령기록관에 넘겨야 하지만, 살아있는 생물을 ‘물건’ 다루듯이 반환한다는 것이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원칙과 상식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두 가지 쟁점이 발생했다. 첫 번째 쟁점은 ‘곰이와 송강이의 거취를 누구의 의지로 결정했냐’를 두고 불거졌다. ‘문 전 대통령이 강아지들을 본인의 뜻에 따라 데려왔는지’와 ‘윤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 강아지들을 데려왔는지’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갈린 것이다. 문의 선택 둘러싼 두 쟁점, 확인해 보니… 누구 의지로 강아지들 데려왔냐가 관건 이 쟁점이 중요한 이유는 강아지들을 데려온 것이 누구의 ‘의지’인가에 따라 국가 지원금의 정당성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통령실 관계자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이를 데려갈 당시, 의무가 아닌 자발적 의지로 데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 뜻에 따라 데려간 반려동물에 ‘국가지원금이 필요하냐’는 내부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며 “(세금이)우리 돈도 아닌데 강아지들의 양육비를 쉽게 승인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마지막날,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기록관은 협약서 한 장을 작성했다. 해당 협약서에는 곰이와 송강이를 위한 지원금 내역이 자세히 기록돼있다. 양측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강아지들의 양육비는 한달 242만원으로, 사료비(35만원), 의료비(15만원), 사육관리용역비(192만원) 등이 고루 포함됐다. 연간 1000만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인 만큼 행안부와 법제처 안팎에서는 지원 예산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과정이 길어질수록 문 전 대통령 측의 불만은 고조돼갔다. 민주당 측은 윤 대통령이 ‘먼저’ 제안해서 데려간 국가기록물에 대한 정당한 보조금이라 주장하고 있고, 정부 관계자들은 ‘자발적으로’ 강아지들을 데려갔으니 보조금 지원은 ‘무리한 요구’라 믿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윤 대통령이 ‘먼저’ 강아지들을 데려갈 것을 문 전 대통령 측에 제안했고, 이를 문 전 대통령이 ‘수락’한 것이 사실에 가장 가깝다. 이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했던 강아지들에 관한 발언에도 고스란히 나와있다. 강아지들에 대한 거취 문제에 최초로 의견을 공개 타진한 것은 윤 대통령 본인이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 3월23일, 기자들은 곰이와 송강이의 거취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묻자 “아무리 정상 간에 주고받았다 해도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지”라며 “동물을 볼 때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고 정을 자기한테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기르게하는 것이 오히려 선물의 취지에 맞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데려가야 한다’는 뉘앙스로 답했다. 한달에 242만원 이로부터 5일이 지난 3월28일, 두 사람은 공개석상에서 만나 강아지들의 거취 문제를 공식적으로 합의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준 거라 당선인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위탁해서 키워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주인이 바뀌면 환경 적응이 어려울 것이다. 계속 키우시라”고 화답했다. 와 만난 여야 관계자들은 이날 대화를 두고 양쪽이 모두 합의한 상황에서 ‘공개한 대화’라는 점에 동의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논란이 되고 있던 상황이라 빨리 그걸(강아지들 거취 문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께서 강아지들을 데려가길 원했고, 문 전 대통령도 이를 승낙했다”고 알렸다. 문 전 대통령과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도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정든 강아지들을 그냥 두고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인수위 측에서 먼저(강아지 위탁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 법적인 문제는 그 후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결해준다고 약속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즉, 당시 형식상으로는 문 전 대통령이 강아지들을 ‘위탁’받아 키우는 형태가 됐다. 애견 전문가들은 첫 번째 문제가 여기서 출발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개들의 ‘주인’으로 인식하는 반면, 문 전 대통령은 강아지들을 ‘부탁받아 키우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문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사룟값과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 모두를 그동안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왔다”며 “지난 6개월 간 대통령 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애견 단체 회원은 와 만난 자리에서 강아지 양육에 들어간 비용을 ‘무상’이라고 표현한 점과 사랑을 ‘쏟아준 것’이라고 표현한 점이 의아하다고 했다. 이 회원은 “문 전 대통령이 본인을 ‘주인’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강아지들과 문 전 대통령이 함께 있는 영상에서 둘의 교감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랑은 ‘쏟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의 의지였느냐가 첫 번째 쟁점이었다면 두 번째 쟁점은 대통령실이 ‘시행령 개정을 일부러 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민주당 측은 현재로선 문 전 대통령이 ‘불법으로’ 대통령기록물을 가져와 위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행령 개정이 계속 늦어진다면 문 전 대통령이 점점 부담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갑론을박 누구 말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에는 ‘대통령기록물이란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다음 각목의 기관이 생산·접수한 기록물 및 물품’이라고 적혀 있고, 3항에는 ‘대통령기록물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으며, 국가는 대통령기록물을 이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법으로 정하는 바가 없는 상황에서 공직을 내려놓은 퇴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을 반년 이상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위탁을 제안할 당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주겠다고 문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것이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와 만난 자리에서 “두 번에 걸쳐서 입법 예고 시행령 개정 시도가 있었던 건데 6월에 한 번 있었던 건이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취소됐다”며 “입법 예고까지 온 것은 관련 부처가 다 사실상 합의된 사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처 간에 다 합의를 이뤄놓고 취소된 게 6월에 있었던 1차 취소고,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시행령을 만들었는데 지지부진하면서 몇 개월을 끌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건은 우리(대통령실) 소관도 아니고 우리는 반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행안부와 법제처 실무자들이 전향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에 알려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기존 6월의 입법 예고를 반대했던 행안부와 법제처는 다시금 전향적인 합의를 진행했고 오는 12월에 공포를 목표로 지난달 말까지 문 전 대통령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의 취재 결과와도 일치한다. 행안부와 법제처에 문의해 확인한 결과, 문서로 남아 있는 공식 논의는 지난달 13일까지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수차례 문 전 대통령 측과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조율해왔다. “10월 말까지 긍정적 합의 있었다” “윤 대통령, 시행령 개정 반대했다” 해당 논의는 곰이와 송강이의 지원금 242만원이 포함된 것이었고, 부처 직원들은 하나같이 전향적인 논조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행령 개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한 행안부 직원은 “법률을 공포하는 데까지 걸리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와의 전화 통화에서 “보통 입법계획을 수립하고 공포까지 적어도 150일 이상 걸린다. 최소가 그 정도고 까다롭게 진행되면 반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시행령의 개정 절차는 ▲입법계획 수립 ▲법령안의 입안 ▲관계기관과의 협의 및 당정 협의 ▲입법예고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화의 및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 ▲공포까지 총 9단계로 진행된다. 그중에서 ‘법령안의 입안’과 ‘관계기관과의 협의 및 당정 협의’을 거쳐 ‘입법예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100일에서 150일가량이고, 그 이후에도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거치는 단계에서 평균 30일~40일이 더 소요된다. 물론 예외적으로 짧은 시간이 걸린 시행령 개정 사례가 더러 있지만, 절차를 정식적으로 밟아 진행한다면 수개월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3월 논의 필요성이 시작된 이후 6월에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5개월간 다시 협상을 진행한 끝에 입법예고를 눈앞에 뒀지만, 문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파양 통보’로 모든 게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들은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12월 중 공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12월 공포 예정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것은 저자들(윤석열정부)이 하는 거짓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1차 협상 취소 때와 마찬가지로 국무회의에 올리지도 않고 (12월 공포가)흐지부지 됐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을 문 전 대통령 또한 믿지 못한 것”이라고 에 전했다. 그는 윤석열정부가 주장하는 ‘전향적인’ 협의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으며 그 이면에는 윤 대통령의 반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아시다시피 (지난 6월에)입법예고 단계까지 갔던 것은 관련 부처가 다 사실상 합의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국무회의까지 당연히 상정돼야 하는 단계였다”며 “그런데 이게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멈춰버렸다. 실무자들이 이 단계에서 본인들의 판단만으로 취소시킬 힘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며 “비공식적으로 확인한 바로는 대통령실의 반대가 있었다. 자료를 직접 공개할 수 는 없지만 이는 내가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이 파양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윤 대통령의 시행령 개정에 대한 반대 때문이었고, 그 결정을 지난 몇 개월간 고심하다가 내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로? 정리하자면, 문 전 대통령은 국가로부터 ‘위탁’받아 풍산개를 키운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곰이와 송강이에 대한 주인 의식이 부족했다. 윤정부도 시행령 개정을 한 차례 무산시키는 등 해당 논란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전·현직 대통령들의 정치싸움에 애꿎은 곰이와 송강이만 안락했던 보금자리를 잃은 셈이다. 양측 모두 자료 공개를 꺼리는 상황에서 풍산개를 둘러싼 진실공방은 한동안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의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자신의 최측근이자, 수족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의리’로 지켜주고 있는 상황으로 이러다가는 거센 후폭풍은 물론 역풍도 배제할 수 없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2주가 흘렀다.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났지만 국민은 아직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그 사이 정치권에서는 책임 소재를 두고 의견이 갈리며,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용산경찰서장, 용산구청장, 소방서장까지 책임론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여야 모두 사퇴 의견 심지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당시 현장에 있었음에도 재난 대응 2단계를 제대로 발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대상에 정부는 빠져 있다. 정치권에서는 도대체 누가 책임지느냐는 격앙된 목소리가 계속 쏟아져 나온다. 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 장관은 참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 발언들로 책임론에 시달리는 중이다.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장관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됐을 정도다. 여러 언론에서도 이 장관이 정부의 책임자로 거론됐다. 일각에서는 사퇴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으나 이 장관은 사퇴할 생각이 없는 모양새다. 이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실로부터 사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퇴 입장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장관 본인과 더불어 대통령실도 이 장관을 지키겠다는 기조가 느껴졌다. 이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을 바꾸는 게 후진적으로 보인다”고 밝혀서다. 김 실장은 “국정상황실은 대통령 참모조직이지 대한민국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김 실장의 컨트롤타워 발언은 즉시 야당의 반발을 샀다. 여당 일각에서도 이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점점 이 장관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점차 윤석열 대통령에게까지 책임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이 같은 책임론을 조기에 종식시키고자 정부는 범정부 재난안전관리체계 개편 태스크포스(FT)를 구성했다. 국가재난안전시스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 장관을 공식적으로 꾸짖지 않는 대신, 윤희근 경찰청장의 면전에서 질타했다고 전해진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을 상당히 아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장관은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 중의 측근으로 불린다. 두 인물은 상당히 격의없는 사이로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이자, 서울대 법대 법학과 직속 후배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관계가 상당히 돈독한 것으로 여겨진다. 윤 대통령에게 답답한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장관을 찾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정도다. 구청장, 경찰서장, 소방서장만…꼬리 자르기? 경찰청장과 함께 경질론 확산 “바로 사퇴해야” 대선 기간에도 이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함께했던 사이다. 당시 그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경제사회위원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이 장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외협력특별보좌관으로 합류했다. 당시 인수위는 이 장관에게 국민의 권익 향상과 윤리의식 제로를 위한 활동을 전개한 인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지향했던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인사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 장관을 향한 믿음은 윤석열정부 첫 행정안전부 장관으로까지 임명시킨 배경이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경찰과 소방에 대한 행정안전부의 지휘 및 감독을 강화시켜왔다. 이 장관 체제에 들어서면서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지휘 규칙이 신설됐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책임론이 이 장관에게 향했다. 그의 책임론이 확산한 이유는 경찰 병력 등 몇 가지 발언 때문이었다. 그는 참사 다음날 브리핑에서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발언했고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이런 탓에 끊임없이 이 장관을 향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여전히 버티기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한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은 “사퇴 같은 방식으로 책임질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며 “말로는 무한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책임을 통감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탓에 점차 이태원 참사 책임이 윤 대통령에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이 장관이 물러나지 않거나 경질조차 되지 않는다면 추후 ‘대통령이 아끼는 사람은 무조건 감싼다’는 전례를 남길 수밖에 없다. 말로만 무한 책임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지켜주는 탓에 이 장관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성역까지 생겼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앞으로 윤정부의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러도 이 장관처럼 경질하거나 사퇴 요구를 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대통령실이 이 장관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액션을 취하자 윤정부 책임론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거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여겼다.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재난이 발생했지만, 슬그머니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뒤, 슬그머니 발을 뺐다. 보통 국가적 참사라고 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누군가는 책임지기 마련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직접적인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게 단순히 법적 책임 관계만 따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윤정부 내각이 도의적인 부분은 안배하지 않고 법적 부분만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앞으로 ‘검찰공화국’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대통령실을 비롯해 여러 정부부처에는 검찰 출신 및 윤석열 사단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경찰과 소방이 책임을 지지만 정부는 도의적 책임에 대해 여전히 회피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전히 검찰총장 시절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다. 이 장관이 사실상 버티기를 하고, 대통령실에서도 선을 긋자 또 다른 대형 참사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번 참사를 두고 피해자들을 탓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윤정부가 참사에 대해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감이 낮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전 참사들과 달리 유난히 정부 책임론이 확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그날(이태원 참사 당시) 정부는 없었다”는 발언으로 정부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말이 나오지만 바꿔 말하면 없던 책임은 있지만,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은 직접적으로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말실수를 가지고 경질시키지 않는다는 기조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 장관 사퇴는 야당만 요구하는 게 아니다. 여당에서도 꾸준히 언급해오고 있다. 몇몇 국민의힘 관계자는 “참사의 책임은 주무부처를 소관하는 장관의 책임”이라며 이 장관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홍준표 대구시장마저 “이 장관의 사퇴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사고 날라 과거 박근혜정부 내각에서 근무하던 한 고위직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장관이 충분히 지시를 할 수 있는 위치인데, 왜 장관이 대통령만 바라보고 일하는지 모르겠다”며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만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참사 책임을 누군가는 내각에서 짊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이 장관의 버티기 논란은 ‘경찰국’ 논란으로까지 불거지는 양상이다. 이 장관은 경찰을 직접 지휘할 수 있는 인물로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직접 경찰 지휘권이 없다”던 자신의 과거 발언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형국이다. 그는 정부조직법 규정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치안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는 않지만, 경찰청의 업무를 수시로 확인하고 지휘 및 감독할 책임과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또 경찰국 출범을 앞두고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경우 직접 수사를 지시하겠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 대통령이 경찰에 대한 책임론을 물고 늘어질수록 이 장관도 함께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수사는 경찰의 윗선으로 향해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불신의 목소리가 높다. 행정안전부는 법리적 검토만 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특수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윤희근 경찰청장실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행위로 해석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정부의 책임론이 확산하자 결국 야당에서는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추진할 수 있다.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특정사안에 관해 조사를 시행하는 제도다. 앞서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윤정부에 대한 국정조사 카드를 꺼냈으나 역풍을 맞아 자제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소수당인 기본소득당, 정의당도 함께 참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모처럼 야당이 뜻을 같이해 야권 연대가 이뤄진 셈이다. 윤심 측근들 책임 있어도 성역? 아직도 총장 시절 버릇 남았나? 총 181명 의원들이 동참한 ‘용산 이태원 참사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는 지난 9일, 국회 의안과에 제출됐다. 해당 요구서를 제출한 이들은 참사의 발생 원인, 참사 전후 대처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규명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재발방지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 국민의 미래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조사 범위는 ▲참사 발생 전후의 서울시와 용산구 등 지방자치단체 및 소방청·경찰청,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무총리실, 대통령실 등 정부의 상황 대응과 관련해 재난안전관리체계의 작동 실태 조사 ▲참사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사실관계 은폐와 축소, 왜곡 의혹의 규명 등이다. 이 밖에 희생자와 피해자 및 유가족, 현장 수습 공무원, 시민 등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의 적절성 및 후속 대책 점검도 포함시켰다. 국조 특위는 교섭단체 및 비교섭단체의 의석 비율로 선임하고 국조 위원을 포함해, 총 18명으로 구성하는 특별위원회로 구성한다. 지난 9일 국회의장 정례회동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대 여부와는 관계 없이 국회 본회의서 통과 시 국정조사권은 즉시 발동된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이유는 경찰 수사(특수본)에 몰두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국정조사를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국정조사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윤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국조 이후 야당은 반드시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있는 결론을 내려고 할 것이고, 특검을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야권이 뭉치는 빌미를 윤 대통령이 제공하게 되는 꼴이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윤 대통령과 정부에는 책임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엔 가능 지금은 불가? 만일 특검법이 도입돼 국회서 해당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거부권을 행사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로 인한 여론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국회로 법안이 돌아오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호재다. 본회의서 과반수가 출석하고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특검 가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고 장관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행동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연 이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일지 윤 대통령이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부 이태원 책임론 기름 부은 김은혜·강승규 이태원 참사를 두고 윤석열정부와 여당이 경찰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 책임론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국정감사장에 참석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지 적힌 ‘웃기고 있네’ 라는 글귀가 한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당 메모는 김은혜 홍보수석이 강 수석의 메모지에 작성한 것이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시 “국회 모독”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강 수석과 김 수석이 곧바로 사과했다. 김 수석은 “강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호영 운영위원장이 대화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강 수석은 “사적 대화”라며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거부했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