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청 프로젝트’ 한동훈 미는 속내

선거 전까지…최대한 업적 쌓기

[일요시사 취재1팀 ]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 일부 국무위원들과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총선 출마 채비 때문으로 보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그는 현재까지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입장이다.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해부터 제기됐으나 본인의 치적을 쌓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건 ‘이민청 프로젝트’다. 전문가들도 이 프로젝트가 대한민국에 다가올 ‘노동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장관이 그외 다른 현안에는 손 놓고 있다는 비판이 법무부 안팎서 제기된다. 정치권에 데뷔할 때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정적 순간
결정적 정책

한 장관의 활동 폭은 꽤 넓다. 법무부 본연의 업무 외에도 지난 7월15일 제주 서귀포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참석해 경제에 관해 강연을 진행했다. 한 장관에게 주어진 강연 제목은 ‘경제성장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이었다.

한 장관이 이 자리서 언급한 “과거 70년 전 ‘결정적인 순간에 이뤄진 올바른 정책적 결정’은 농지개혁이었다. 농지개혁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중앙일보> 인터뷰를 보고나서였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는 2004년 8월15일 작성됐다.

한 장관이 19년 전부터 지금까지 농지개혁에 관심을 가져왔다면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왔다는 말이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의 결정적인 정책’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인상적인 건 과거의 보수·진보정권 대통령 정책을 번갈아 언급했다는 것이다. “박정희정부가 도입한 중공업 정책과 의료보험, 연금 도입이 빈곤 해결 복지국가의 기초를 마련했다면, 노무현정부의 한미FTA도 결정적인 순간에 정부의 과감한 결단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 장관의 행보를 두고 정치·시사평론가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사실상 ‘정치 행보’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국민의힘 내부 젊은 인재 중 가장 부담이 없는 인물이 한동훈 장관으로 꼽힌다”며 “총선 이슈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이유다.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정치권서 ‘콜’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야권서 ‘젊은 인재’로 꼽히는 인물은 많지 않다. 그나마 ‘한동훈 대항마’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장점은 구세대를 대체할 인물이 많다는 것으로 내부 갈등이 산적하지만 민주당보다는 상황이 좋은 편”이라며 “국민의힘 같은 경우 86세대의 힘이 세지 않다. 1970년대생, 1980년대생 차기 대선주자를 키우는 게 가능하다. 한 장관이 국민의힘 총선 공동선대위원장이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평가했다.

과거 역대 총선을 보면 선대위원장은 이회창, 이해찬, 안철수, 김종인과 같은 거물급이 맡았다. 선대위원장을 하는 순간 대권후보로 언급돼왔다.

‘스마트 우파’ 여권 내 지지도 독주 체제
활동폭 넓혀 경제·법무행정 연관성 언급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지 않아도 일정한 정치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지난해 6월부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를 해온 리서치뷰의 지난 7월 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서 한 장관은 36%를 기록해 30%대를 독주하고 있는 유일한 유망 대권주자였다.

한 장관은 이 기관조사에서 13개월째 부동의 보수층 대권주자 적합도 1위 주자를 기록 중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난해 7~8월 20%대 지지율을 기록해 2위 오세훈과 오차범위 내를 기록했지만, 한동훈이 1위를 놓친 적이 없다”며 “지난해 10월부터 29%로 올라선 뒤 약간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올해 2월부터는 30%를 유지하며 오차범위를 넘어서 독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장관의 그동안 행보를 보면 이미 정치권에 진입하지 않았을 뿐, 준정치인으로 변신을 완료했다고 보인다”며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강연 정치 행보가 총선서 한 장관의 역할을 규정할 것으로 본다. 즉 자기만의 세력을 모으고 국민의힘이 자기 발판을 만드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민주당의 다음 대선후보로는 현재까지 이재명 외에는 뚜렷하게 안 보인다”며 “기자들이 물어보니 대답한다고 하지만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와 맞대결하는 모습으로 본격적으로 프레임을 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말하자면 총선 밟고 대선으로 가겠다는 구도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서 뒷받침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장관은 한 강연서 “복합위기와 경제 안보가 대두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게 대비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인구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는 저출생·고령화 기본계획과 같은 “출산율 회복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미 늦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 대권
적합도 1위

그는 “모두의 문제는 누구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출입국과 비자 담당은 법무부가, 외국인 노동은 노동부가, 다문화가족을 여성가족부가 관장하는 현실을 거론했다. 행정적으로 자기 영역만 담당하다 중요하고 산적한 질문에는 책임지는 이가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한 장관은 ‘이민청 프로젝트’ 중 하나로 현재 E-9 비자로 들어와 있는 비숙련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적응하면 E-7-4 비자(숙련 기능인력 장기취업비자)를 주는 것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장관은 “E-9으로 일단 들어오면 장땡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기업과 지역사회가 검증하는 인센티브를 만들자는 것이다. 비자는 평등과 공정의 영역이 아니라 국익의 영역”이라며 “비자는 어떤 산수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출입국 외국인 정책은 인류애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익,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정부 말미에 1000여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E-7-4) 발급 인원이 윤석열정부 들어 3만5000명이 됐으니 35배 늘어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류다. 해당 비자가 만들어진 건 2017년으로 시행한 지 얼마 안 된 제도라는 게 핵심이다. 사실상 제도 시행 시점을 언급하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데이터를 통해 윤정부의 정책 변화를 칭찬하고 나선 셈이다.

한 장관의 주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이민청 설립 주장과 다르지 않다. 일본·중국·대만보다 늦은 이민정책 컨트롤타워 수립 차원서 이민청 설립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지난해 5월17일 한 장관의 취임사에도 등장한다.

지난 1월26일 청와대 영빈관서 진행된 법무부 2023년 업무보고서도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 실현’에 이은 두 번째 과제로 ‘국가 백년대계로서의 출입국·이민정책 추진’을 거론하고 있다.

사실상
자기 정치

이민청 설립 추진이 윤정부서 처음 추진하려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명박정부 당시에도 노동시장 인력 수급 문제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대책’ 등을 총괄할 이민청 설립 추진 이야기가 나왔던 바 있다. 한 장관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앞으로의 설립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MB 정책 따라잡기’와 다를 바 없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부 혼자 추진해서 될 일이 아니다. 과거 법무부 정책위원회,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위원회, 고용부 외국인력정책위원회 등 3개의 컨트롤타워로 나눠 추진하려 했다. E-9 비자로 대표되는 외국인 노동정책만 봐도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과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의 이민청 추진이 자기 정치를 위한 디딤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데뷔하는 게 아닌 ‘대선 직행’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당 내부서 수도권 위기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장관의 총선 데뷔가 끊이지 않고 언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서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을 말씀드린 건 당을 위한 충정, 또 총선 승리 특히 당 지도부를 보강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며 “현재의 당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내년 총선에 어느 당을 찍을 거냐? 그걸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대체로 민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훨씬 더 높게 나온다. 우리가 좀 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는 꾸준히 제기된 수도권 위기론을 의식한 듯 그 실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연찬회 첫머리 발언서 “수도권 선거서 우리가 어렵지 않았던 때는 딱 한 번 빼고는 없지 않았냐”며 “실제로 어려운 지역”이라고 인정했다.

민감한 문제라…일사천리 불가능
총선 데뷔 가능성도 사실상 반반

다만 “우리 당이 전국 선거를 주도하려 한다면 무엇보다도 좋은 인물이 앞에 나서도록 하고, 그런 분들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개혁을 주도해나간다고 하면 우리 취약 지역인 수도권 지역서도 압승을 이룰 기반을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총선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고 하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해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정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구원 투수’로 언급되는 장관급 인사들도 이날 연찬회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이들은 다만 총선 출마설에 대한 답변을 피하며 말을 아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현재 국토부 업무에 전념하고 그곳에서 성과를 내 윤석열정부 국정 동력 확대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그게 장관으로서 본분이기도 하고 우리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한 장관 역시 총선 관련 질문에 “내 답은 늘 똑같다”며 “비슷하게 계속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김 대표의 ‘수도권 인재 영입’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내가 드릴 말씀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 참모 중 일부는 총선에 출마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대통령실 개편은 추석 직후인 다음 달 초순쯤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정기국회가 끝난 뒤인 12월 중순쯤 총선에 나설 용산 참모들을 위한 추가 대통령실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순차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 중에서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관들 중에서는 전희경 정무1비서관과 주진우 법률비서관,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등이 총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53조 1항은 공직자는 선거 90일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내년 총선은 2024년 4월10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공직자는 내년 1월11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출마를 준비 중인 용산 참모들 입장에서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나, 내년 총선이 ‘초박빙’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미리 대통령실을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 중책
수행하나

강 수석은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와 자신이 국회의원을 지냈던 서울 마포구를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국민의힘 안팎서 나온다. 김 수석의 출마 예상지로는 경기 분당을과 용인 지역구 등이 거론된다. 경기 의정부서 초·중·고를 졸업한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의정부갑 지역구 출마설이 유력하다. 주 비서관은 부산 수영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충북 청원 출신의 서 비서관은 충북 지역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총선에 나설 후보군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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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