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미국 프로야구(MLB) LA다저스 김혜성의 부친이 과거에 운영하던 유흥업소가 성매매로 적발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의 빚투 논란의 진실을 파헤치다가 나온 흑역사다. 김혜성은 대신 빚을 갚겠다고 했지만, 부친은 혼자 해결하기 위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김혜성은 지난달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먼저 지난 11월6일 공항에서의 제 미숙한 언행과 이후 인터뷰에서 보인 태도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행동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현장에 계셨던 김 선생님, 취재를 위해 자리에 계셨던 기자분들, 그리고 그 장면을 지켜보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흑역사
‘김 선생’은 김혜성의 부친에게 16년 전 빚을 갚으라고 요구해오고 있는 남성이다. 그는 김혜성이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한 이후, 경기장 등을 찾아다니며 부친의 채무 변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왔다.
김 선생은 앞서 지난달 6일 김혜성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하는 자리에도 채무 변제 요구 현수막을 들고 나타났다.
당시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 중이던 김혜성은 잠시 답변을 중단한 후 손가락으로 김 선생을 가리키며 “저분 좀 막아주시면 제가 열심히(인터뷰) 하겠다”고 말했다. 보안 요원들이 김 선생을 제지한 뒤에야 인터뷰를 재개했다.
해당 장면이 그대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뒤, 온라인상에서는 “아버지 빚을 왜 아들에게 요구하느냐” “김혜성의 태도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등 의견이 맞붙으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김혜성은 “(김 선생은)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부터 학교에 찾아오셨고, 2018년부터는 경기장과 공항 등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오랜 기간 시위를 이어 오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그분을 처음 직접 뵀을 때 ‘제가 빚을 갚아드리겠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분께서는 ‘선수에게 돈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상황을 알리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하시며 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셨고, 이후에도 공개적인 시위를 이어오셨다”고 부연했다.
“동료 선수들과 야구장에 찾아오시는 팬들께도 저 때문에 큰 폐가 될까 싶어 항상 죄송한 마음이었다”는 김혜성은 “그동안 가족이라는 책임감으로, 계약금과 월급을 포함해 금전적으로 아들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왔으며, 아버지의 채무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토로했다.
10대 때부터 따라다닌 채권자 ‘김 선생’
눈덩이처럼 이자 불어나 4억원까지
그는 “1년 만에 귀국하는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그 순간 저는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해서는 안 될 언행을 하고 말았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김 선생은 전날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김혜성 부친 A씨가 자신에게 1억2000만원의 빚을 졌다고 밝혔다. 김 선생은 “A씨가 2009년 인천 송도 한 호텔의 지하에서 굉장히 큰 유흥업소를 운영했다. 나는 그 업소 음악을 맡아서 하는 조건으로 보증금 1억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후 밀린 일당 2000만원까지 합하면 A씨 빚은 총 1억2000만원이었다.
A씨는 “어느 날 출근했더니 (유흥업소가) 갑자기 문을 닫았더라.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전화로 물어봤더니 ‘일주일, 열흘이면 1억원을 돌려주겠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는데,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다”며 “한동안 연락이 안 됐는데 (김혜성 부친이) 파주 장어집, 풍동 라이브 카페, 부평 노래방, 일산 주점까지 사업을 몇 개나 하더라. 자기가 사업하고 쓸 돈은 있는데 저에겐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인생에 있어서 잃어버린 16년을 어디서 보상받나. 많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김 선생에게 빚 9000만원을 변제했다고 한다.
A씨는 “1억2000만원을 김 선생에게 줘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부도가 나서 빚이 30억원이라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당장 돈이 없으니 30만원, 50만원씩 주겠다’고 했고 현재까지 9000만원 정도 돌려줬다. 하지만 약속된 날짜에 돈을 주지 않으면 다시 시위를 한다. 오토바이에 현수막을 매달아 놓고 사진을 찍어 보낸다. 솔직히 ‘망신을 주면 돈 나오겠지’라는 생각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억2000만원 중 잔여 채무금 3000만원이 남았는데, 아들이 잘나가니까 2억원을 달라더라. 그래서 ‘그런 계산법이 어디 있느냐’고 몇 달 동안 싸웠다”고 말했다. 김 선생은 연 20%의 법정 이자율을 합해 이 같은 금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차상진 변호사는 “특별한 합의가 없으면 비용, 이자, 원금 순서대로 충당하게 돼있는데, 전체 이자만 2억9000만원, 원금은 1억2000만원 정도 돼서 4억10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논란이 확산하자 내달 20일까지 남은 5000만원을 갚겠다고 밝힌 상태다. 두 사람은 직접 만나 이런 채무 변제에 대해 합의했다.
김혜성의 빚투 논란이 커지자 A씨가 운영하던 유흥업소가 왜 폐업했는지도 재조명됐다. A씨는 2009년 인천 송도에 위치한 R 호텔 지하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했다. 사회 지도층에 대한 성 접대 장소로 알려진 유흥업소 ‘명월관’은 성매매 영업을 하다 수사당국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유흥업소 동업자 관계 확인
송도 호텔 적발···2010년 폐업
건물주인 R 호텔도 그 당시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업소와 함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져 호텔의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도덕 불감증이 불법 행위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인천경찰청과 연수구에 따르면 성매매 영업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명월관은 2009년 12월29일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후 연수구는 이듬해 2월 명월관을 대상으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당시 R 호텔도 이 업소의 여종업원과 손님이 성관계를 갖도록 성매매 장소를 제공해 준 혐의(공중위생관리법 위반)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호텔은 영업정지 1개월이 과하다며 인천시에 행정심판을 청구, 영업정지 1주일로 행정처분을 감경받았다. 2010년 6월 명월관이 폐업한 뒤 새로 들어온 유흥업소 ‘소풍’이 그해 9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경찰은 영업 장부 등을 토대로 소풍이 2013년까지 2000여건의 성매매 알선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R 호텔은 A씨가 운영한 명월관이 불법 업소로 영업한 것을 묵인한 것도 모자라 성매매 장소를 제공해 준 뒤에도 또다시 유흥업소에 건물을 임대해 주면서 불법행위의 빌미를 제공해줬다는 비난을 받았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사건처럼 호텔이 성매매 창구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R 호텔은 신중하게 업소를 선정해 내부에 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일담
이에 대해 R 호텔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송도에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호텔들이 많았다”며 “성매매를 했는지는 몰랐지만, 당시 대부분 그런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추세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호텔을 오갔다고 하지만, 여성들이 평상복을 입고 있어 일반 손님으로 생각했다. 성매매 영업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smk1@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