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금의환향한 김혜성(26)이 부친의 ‘빚투(빚+MeToo)’ 논란에 휘말리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JTBC <뉴스룸> 출연에서도 관련 언급을 피하면서, 논란이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김혜성은 안나경 앵커와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 소감과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의 소회를 전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부친의 채무 논란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인터뷰에 앞서 공개된 예고 영상에는 수천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고, 본방송 이후에도 악성 댓글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6일 귀국길에 오른 김혜성은 인천국제공항 도착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한 중년 남성을 향해 “저분 가시면 하겠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중단했다. 해당 남성은 김혜성 부친에게 채무 변제를 요구해 온 인물로 알려졌으며,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고척 김 선생’으로 불린다.
이 남성은 과거에도 ‘어떤 놈은 LA 다저스 갔고 애비 놈은 파산–면책’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혜성 부친의 채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김혜성 본인에게까지 비판 여론이 번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부친의 빚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다”며 비판했고, 몇몇 야구팬들은 “법적으로는 아들이 갚을 의무가 없다”며 김혜성을 옹호하고 있다.
현행법상 채무 변제 의무는 당사자에게만 있으며, 자녀에게는 승계되지 않는다. 또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무자 가족을 상대로 변제를 압박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성이 메이저리거로서 억대 연봉과 우승 보너스를 받은 상황에서 부친의 채무를 대신 갚지 않는 점을 두고 “도의적 책임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과거 연예인을 둘러싼 ‘부모 빚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지난 2018년 부모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그의 부모는 1990년대 충북 제천에서 친척과 지인 14명에게 약 4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019년 부친은 징역 3년, 모친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형기를 마친 뒤 뉴질랜드로 추방됐다.
마이크로닷은 당시 초기에 “부모님 사기설은 사실무근이다. 악플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 준비하고 있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피해자들의 증언과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자 “어려서 몰랐다” “아들로서 죄송하다”고 입장을 번복했지만,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송 복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배우 한소희는 같은 ‘부모 빚투’ 논란 속에서도 전혀 다른 여론의 평가를 받았다.
2022년과 2023년, 모친이 채무 사기 및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한소희 역시 곤경에 처했지만, 그는 즉시 입장을 내고 “어머니의 일에 법적·금전적 책임이 없다”면서도 “데뷔 전부터 힘닿는 곳까지 변제했다”고 밝혔다.
한소희의 솔직한 대응과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적 사과는 오히려 ‘성숙한 대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김혜성은 JTBC 인터뷰에서도 관련 언급을 피하며 ‘무대응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메이저리그 우승이라는 큰 성취가 가족 문제로 빛이 바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업계에선 법적으로 자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지만, 공인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할 때 도의적 메시지나 최소한의 유감 표명은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자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불합리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는 공인이라면 최소한의 공감 메시지를 내는 것이 여론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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