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흔드는 ‘학폭 미투’의 진실

“나도 당했다” 믿거나 말거나∼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최근 연예계에 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번진 ‘미투’ 사태에 이어, 래퍼 마이크로닷으로부터 시작된 ‘빚투’와 같은 맥락이다. 최근 프로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불붙인 ‘학투(학교폭력 미투)’가 연예계까지 번졌다. 대다수 연예인이 연이은 폭로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연예인이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 
 

▲ ▲ (사진 왼쪽부터)학폭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박혜수,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과 이달의 소녀 멤버 츄 ⓒ롯데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테인먼트·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이야기 편향(Story bias)이라는 심리학적 용어가 있다. 이야기가 진실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해 버리는 현상을 경계하는 말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이야기는 흡인력이 강할 뿐 아니라 본질을 희석할 수 있으며, 때로는 관점도 왜곡한다. 이야기에 매몰되면 진실을 놓칠 수 있다. 

편향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된 연이은 폭로 사건에 이야기 편향이 강하게 적용된다. 이미 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이 누군가의 기억에만 의지해 대중에 공개된다. 증거는 없고 진술만 있다. 

진실이 드러나기 전부터 해당 연예인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낙인이 찍힌다. 학교폭력(학폭) 가해자였다는 게 진실로 드러나면 분노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는 건 경계해야 한다. 

학폭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누군가의 영혼을 짓밟아 버린 가해자가 있지만, 당하지도 않은 사실을 그럴듯하게 묘사해 거짓을 꾸미는 교활한 피해자도 있다. 피해자 보호가 최우선인 만큼 섬세하게 다가가야 한다. 가해자에게는 분노하되, 가해자가 완벽히 드러날 때까지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최근 학폭 가해자로 폭로된 연예인은 배우 조병규를 시작으로 박혜수와 김동희, TV조선 <미스트롯2>에 나온 진달래, 가수 현아,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수진, 이달의 소녀 츄, 세븐틴 민규, 몬스터엑스 기현, 스트레이키즈 현진, 트로트 가수 진해성 등이다.

IOI 출신 김소혜는 3년 전 제기됐던 학교폭력 의혹이 재차 불거졌다. 

학폭 폭로를 당한 사람 중 실제 가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진달래뿐이다. 진달래는 논란이 일자 사과하면서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다.

스트레이키즈 현진도 학폭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학창시절 제 잘못된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금보다 더 부족했던 시절 제가 했던 행동을 돌아보니 부끄럽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던 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좋지 않아 현진이 아이돌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그의 거취가 불분명해 보인다.

(여자)아이들의 수진은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한 글쓴이와 다툼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피해자 측이 다툼이 아닌 지속적인 폭력이라고 연이어 주장했다. 글에 신빙성이 있어 대중으로부터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이는 박혜수다. 당초 박혜수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글쓴이는 소속사에서 법적 대응을 선포하자 자신이 거짓으로 꾸몄다고 사과했다. 해당 글쓴이는 거짓을 인정했지만, 이후 다른 피해자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잔인한 가해자·교활한 피해자 공존
위기의 연예인들, 냉철한 시선 필요

현재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연예인 중 유일하게 피해자 모임이 존재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언론에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박혜수가 출연하는 KBS2 금요드라마 <디어엠>은 첫 방송을 연기했으며, 드라마 홍보차 출연을 예정했던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KBS 쿨FM <정은지의 가요광장> 출연도 취소됐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없다.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배우 조병규도 억울한 상황에 몰렸다. 뉴질랜드에서 학교를 다니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글쓴이가 게시글 작성 후 몇 시간 만에 소속사에 직접 연락해 선처를 요구한 것. 
 

▲ (사진 왼쪽부터)김동희·기현·김소혜 ⓒ앤피오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KBS

하지만 이후 피해자라고 밝힌 사람들이 일부 생겨 현재까지 지켜보고 있다. 조병규는 자신의 심정을 담은 글을 SNS에 올리며, 학교폭력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조병규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첫 글을 올린 작성자를 제외하고는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이달의 소녀 멤버 츄는 학교폭력 의혹을 최초 제기한 누리꾼이 ‘허위사실을 폭로했다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속사는 “해당 작성자에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혜는 과거에 불거졌다가 거짓말로 들통난 허위사실이 재점화되며 곤혹을 치뤘다. 2017년 김소혜가 중학교 1학년 때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해 합의금을 물어줬다는 의혹이 번졌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작성자는 시기심에 거짓말을 꾸몄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최근 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자신이 피해자는 아니지만, 김소혜가 폭력을 저지른 행동과 말이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소혜의 소속사는 이번 사건만큼은 “절대 선처는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김동희와 민규, 기현, 현아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학투’(학교폭력 미투)가 연예계 전반을 휩쓴 가운데, 핵심은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있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그저 ‘그럴듯한 말’에 휩쓸려 마녀사냥을 하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 


도서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의 저자인 마이클 모부신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사람은 실패한다”고 말한다. 이야기라는 외형적인 것에 속지 말고 진실을 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마녀사냥

학투는 자극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자극적이고 재밌다고 해서 무조건 믿는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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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