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욕 많이 먹는 홍민택 카카오 CPO

82년생 성공신화 한 방에 무너지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났다. 장장 열흘 가까이 이어진 휴일 동안 ‘밥상머리’ 화두는 뭐였을까? 정치, 경제 문제를 차치하고 단연 화제가 된 사안은 ‘카카오톡 업데이트’였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던 카카오톡의 몰락,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불만이 쏟아졌다. 카카오톡 이야기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인 만큼 그동안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거나 변화가 있을 때마다 ‘말 공장’이 가동되는 건 흔한 일이었다.

거센 반발
예상 못해?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과장을 조금 보태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주가가 흔들렸고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 평점이 곤두박질쳤다. 직장인들이 모인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현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폭로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 모든 게 불과 보름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났다.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가능성, 일상이 되다’를 주제로 열린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을 발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카카오톡은 모바일 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로 옮겨가는 이노베이션 윈도(혁신의 창)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15년 만에 바뀌는 카카오톡에 대해 “이렇게 큰 개편은 카카오톡 역사상 처음”이라며 “‘카톡 해’라는 말은 이제 단순히 ‘메시지를 보내’라는 뜻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톡의 핵심 기능인 메신저를 넘어 SNS로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카카오는 전화번호부식 나열 구조로 돼있던 카카오톡 친구 탭을 피드 형태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SNS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처럼 친구의 일상, 사진, 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용자는 친구의 프로필을 하나하나 눌러보지 않아도 프로필 변경 내역과 게시물을 타임 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고도 홍보했다. 이용자가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 디데이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프로필 홈 내 격자형 피드에 표시되도록 했다.

‘숏폼’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도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카카오는 ‘오픈 채팅탭’을 숏폼과 오픈 채팅을 이용할 수 있는 ‘지금 탭’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이용자는 다양한 숏폼 영상을 스크롤해 보며 공유할 수 있고 채팅방에서 함께 영상을 보며 소통할 수 있다. 챗GPT-5 도입도 공식화했다.

문제는 이용자의 반발이 엄청났다는 점이다. 특히 ‘친구탭’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는 곳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 리뷰가 줄을 이었다. 평점 중 가장 낮은 점수인 ‘1점 리뷰’가 쏟아졌다. 10대, 20대 사이에서는 ‘쉰내 나는 인스타(그램)’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SNS 노린 카카오톡 개편에
이용자 불만 빗발·시총 증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UX(사용자 경험) 그룹 피엑스가 사용자 분석 인사이트 도구인 어피니티 버블로 카카오톡 업데이트 당일이었던 지난달 23일,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달린 리뷰 1000개를 분석한 결과를 같은 달 28일에 발표했다. 대부분 업데이트가 사용자 경험 저하를 야기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제별로 분류하면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리뷰가 42%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 니즈 파악 못한 업데이트’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 등 직접적으로 불만감을 표출하는 리뷰도 다수 확인됐다. 사용자 환경(UI)과 디자인 불만이 19%, 친구 목록과 프로필 불만이 10%로 나타났다.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지 않고 소셜미디어 기능을 과도하게 추가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대다수 이용자의 반발에 시장도 흔들렸다. 지난달 23일 카카오톡 개편을 발표한 이후 주가 하락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22일 6만6400원이던 주가는 23일 4.67% 하락해 6만3300원까지 떨어졌다.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확산하던 지난달 26일에는 더욱 가파르게 하락했다.

29조3670억원(지난달 22일 기준)이던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6일 기준 26조2268억원으로 3조4000억원이나 줄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끄는 방법’ ‘카카오톡 업데이트 차단 방법’ 등의 글이 게시돼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카카오톡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됐다며 한탄하는 게시글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대한 일부 연예인의 부정적인 목소리도 기사화됐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렇게 남녀노소가 대통합되는 이슈는 정말 오랜만에 본다. 어딜 가도, 누굴 만나도 카카오톡에 대해 이야기한다. 10명을 만나면 10명 모두 욕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용자의 불만이 거세고 수조원의 시총까지 증발하자 카카오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카카오톡 개편을 발표한 지 엿새 만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이용자의 가장 큰 불만이 제기된 부분인 친구 탭의 ‘원상복구’를 선언했다. 친구탭 첫 화면을 개편 이전인 전화번호부식 형태로 되돌리는 게 골자다.

6일 만에
백기 투항

인스타그램 방식으로 제공하던 피드형 게시물은 친구 탭에 별도로 추가될 ‘소식’ 메뉴를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홍 책임자는 카카오톡 원상복구를 공지한 지난달 29일 카카오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지 글을 올렸다. 공지 글에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추진 배경과 경과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숫자와 무관하게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친구 탭 피드백 배경도 전했다.

카카오 경영진도 이용자의 불만을 예상했지만 그 수위가 너무 높자 결국 고개를 숙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 대표는 지난달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폰트 하나만 바뀌어도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대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가 적응하리라 본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대한 불만 제기를 넘어 카카오 경영진을 향한 비난이 빗발치는 등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특히 카카오 현직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게시글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회사 내부가 ‘내홍 상태’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 중심에서 언급되고 있는 인물이 바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다. 홍 책임자는 이번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모두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강행했다고 한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겠냐고. 욕 신나게 해도 되는데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줘. 그냥 기획자, 디자이너들은 시키는 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그 위에서 민택이 형이 하나하나 다 지시한 거야”라고 썼다.

‘민택이 형’은 홍 책임자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전 토스뱅크 대표인 홍 책임자를 영입했다. 홍 책임자가 토스에서 3년 대표 임기를 마친 시기였다. 홍 책임자는 삼성전자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서 각각 삼성페이, 간편 송금 등 혁신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삼성·토스
카카오 둥지

카카오 측은 홍 책임자의 영입을 발표하면서 그가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금융 관련 비즈니스가 아니라 서비스 전문가로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2년생인 홍 책임자는 카이스트(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IBM과 딜로이트를 거쳐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페이 개발에 참여하며 핀테크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2017년 토스로 둥지를 옮긴 홍 책임자는 뱅킹 트라이브 제품 총괄을 맡았다. 2020년부터는 토스뱅크 대표로서 경영을 총괄했다.

특히 토스 대표 시절 토스뱅크가 2023년 출시한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출시 170일 만에 누적 계좌 수 20만좌, 예치액 4조원, 이자 630억원에 도달하는 성과를 냈다. 당시 업계에는 카카오가 홍 책임자라는 ‘젊은 피’를 수혈해 새 혁신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려 있고 카카오에 대한 국민 인식이 과거와 비교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홍 책임자가 역할을 잘 해주리라는 기대였다.

지난 8월29일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김 센터장에게 중형이 구형되면서 카카오 주가가 흔들렸다. 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카카오 그 자체로 평가받는 김 센터장의 사법 리스크에 위기론이 불거졌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 도덕적 해이 논란 등으로 국민 기업에서 밉상 기업으로 카카오가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상황이라 더더욱 혁신이 필요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빅뱅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일 정도로 과감하고 야심차게 밀어붙인 대규모 개편이 사실상 ‘백기 투항’ 형태로 무너지면서 홍 책임자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영입된 지 6개월 만에 주도한 대형 프로젝트가 이용자의 반발을 이겨내지 못한 상황인 만큼 내부 혼선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라인드 내부 폭로에
책임론·리더십 시험대

일각에서는 홍 책임자가 카카오 차기 대표 가운데 1명으로 거론됐던 만큼 그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나온다. 친구탭의 원상 복구를 선언했지만 아예 이전 형태로 ‘롤백’하기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아 개편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렇게 되면 홍 책임자는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다.

홍 책임자의 리더십을 둘러싼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카카오 내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글에 따르면 “토스 출신 임직원들이 카카오를 장악하면서 실무진들이 (이번 개편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나 오히려 사내 괴롭힘으로 돌아왔다”며 “(업데이트 후) 기존 직원들은 이용자의 불만에 대응하느라 갈려 나가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로만 봐서는 내부에서 개편에 대한 반대가 있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홍 책임자가 내부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카카오톡 개편을 강행했다가 실패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신저 기능을 하는 ‘대체품’이 많다는 점도 카카오엔 악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는 정말 냉정하다.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면 개선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른 앱으로 갈아탄다. 메신저 같은 경우에는 카카오톡이 유일무이한 앱도 아니지 않나. 그 틈새를 노리는 앱이 나오면 많은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사실상 ‘독점’ 형태의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점유율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 업계 1위를 기록했던 포털사이트가 개편 이후 이용자의 반발이 폭주함에 따라 말 그대로 ‘폭망’의 길을 걷다가 현재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실제 메신저 기능에 집중해 온 ‘네이트온’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메신저 본질에 대한 이용자의 수요가 확인됐다는 분석이 덧붙었다.

지난달 30일 센서타워에 따르면 네이트온은 같은 달 27일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앱 순위에서도 5위까지 치솟았다. 기존 60~70위권에 머무르다 급상승한 것이다. 카카오톡 개편에 불만을 품을 이용자가 대체 메신저를 찾아 나선 결과로 해석됐다.

AI 접목
위기 돌파?

업계에서는 카카오톡과 AI의 결합이 이번 사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 탭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들이 대화 속에서 더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의도로 도입됐다. 해당 개편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에 따라 카카오톡 ‘후폭풍’의 기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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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