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키워준’ 카카오의 배신 ③곪아 터진 이권 카르텔

겉만 번지르르…꼰대 기업 저리 가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카카오의 경영 위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로 사내외서 질타받고 있다. 경영진이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가 외부로 퍼졌다. 혁신기업으로 불렸던 카카오가 진짜 혁신할 때가 됐다. 준법과신뢰위원회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카카오가 경영 리스크에 따른 쇄신안을 내고 있지만 오히려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이른바 ‘100인의 CEO’라는 경영철학에 대해 책임없이 권한만 가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창업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의 ‘카카오 카르텔’ 폭로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내부 갈등
일파만파

‘카카오 카르텔’은 카카오 내부 경영진과 몇몇 특정 부서만 가지는 이권 모임을 칭한다. 특히 초기 사업을 함께한 임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카오의 대표를 맡았던 남궁훈, 여민수, 조수용, 홍은택, 이석우, 임지훈, 류영준 등은 김 창업자가 삼성SDS를 다닐 때나 PC방을 운영할 때부터 알던 사이다.

최근 카카오 카르텔에 관해 폭로 중인 김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 창업자와 함께 국내 인터넷 산업을 일군 벤처 1세대 주역이다. 1999년 이씨가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설립했을 때 서비스본부 이사를 맡았고, 2000년 네이버와 김 창업자가 설립한 한게임이 합병해 NHN을 만들 때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전 김 창업자의 삼성SDS 입사 선배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2001년 NHN서 엔터테인먼트 본부장, 2004년 부사장(COO) 등을 거쳐 NHN 한게임 대표를 맡았다. 김 창업자가 먼저 2008년 NHN을 떠나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을 설립했고, 김 이사장도 4년 뒤 NHN을 나와 2012년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소속은 달라졌지만 김 창업자와 김 이사장의 인연은 여전히 끈끈했다. 김 창업자는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베어베터에 개인 재산을 출자했다. 김 이사장도 김 창업자가 카카오를 창업할 때 투자금을 선뜻 내주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5월부터 자신의 재산 절반을 들여 설립한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김 이사장에게 맡겼다. 

그랬던 그가 지난 9월 ‘SM 시세조종’ ‘경영진 모럴해저드’ 등 카카오 위기 징후가 시작될 때 카카오 구원투수로 경영 현안에 직접 뛰어들었다.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CA협의체(공동체얼라이언먼트센터) 경영지원총괄로 선임된 것이다. 당시 김 창업자가 직접 김 이사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또 김 이사장은 최근 출범한 카카오 외부의 감사 조직인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카카오 내부 인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 29일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를 폭로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굵직한 이슈를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김 이사장이 오히려 목에 칼을 대고 있는 셈이다. 

‘김범수의 남자’ 김정호 이사장 경영 실태 폭로 
어설픈 대기업 흉내내기 적나라하게 드러나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뒤죽박죽인 연봉 체계 ▲법인 골프 회원권 남용 ▲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논란 ▲데이터센터(IDC)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관해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카카오에 합류한 이후)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데이터센터·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끝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그보다 경력이 더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 부서는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특혜처럼 돌아가는 골프 회원권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소문도 있다”며 “파악해 보니 100여명의 대표 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한 달에 12번, KLPGA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카카오 카르텔’ 의혹을 밝히며 최근 논란이 된 폭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 일부를 방치한 상태였다. 당초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를 워케이션 센터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다만 그룹 내에서 1개의 회사만 워케이션 센터 이용 의사를 밝히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이에 김 이사장은 해당 부지에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위해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임원으로부터 “그 팀은 제주도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도덕적 해이
방만한 사업

김 이사장은 이 과정서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해당 업무의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과 이런 발언에도 아무 말 없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며 “이런 개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며 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했다”며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오지훈 자산개발실 부사장은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올린 공동 입장문서 제주도 유휴 부지 개발 과정은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내부 감사 중인 안산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서의 비리에 관해 시공사 선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로, 건설사와 계약한 건축·토목에 해당하는 금액은 1436억원 달한다.

카카오는 최근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공사를 몰아줬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아 내부 감사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경우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며 “서울아레나의 공사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
책임 탈피

김 이사장과 경영진의 다툼을 두고 카카오 내부서도 여러 말이 나왔다. 본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괜찮냐’는 연락을 받는다”며 “경영진들의 문제가 외부로 나가 피해보는 건 그저 직원들뿐이다. 비상경영을 선포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구원투수가 오히려 폭투를 던지고 있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고 평가했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장은 “신뢰와 소통, 근무제도에 이르기까지 카카오의 중요한 가치들은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다”며 “오히려 남은 것은 경영진 내부의 폭로다. 내부 경영진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에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일침했다.

카카오 경영진이 직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0년 카카오게임즈로 시작된 ‘쪼개기 상장’과 2021년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제기됐던 바 있다.

카카오는 게임과 은행, 증권, 엔터 등 각 분야에 자회사를 만들며 사업을 확장했다. 카카오는 이들 자회사의 사업이 성공해 자리를 잡자 즉시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2020년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에 입성했고,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코스피에 연달아 상장됐다. 이러한 쪼개기 상장으로 애꿎은 일반 주주들만 손해를 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막대한 가치를 지닌 자회사가 증시에 따로 상장되면 모기업인 카카오의 주주가치는 점차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으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 격으로 주식시장서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인으로 구성된 ‘100인의 CEO’
무책임 권한 “잇속 챙기기 바빠”

2021년 11월3일 카카오페이가 상장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1월24일 쪼개기 상장 비판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터졌다.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스톡옵션을 행사해 카카오페이 주식 약 44만 주를 취득했다.

그런데 이들은 불과 16일 만인 2021년 12월10일 동시에 주식 44만주 전량을 시장에 매각한다. ‘스톡옵션’은 미리 정해둔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재 주가가 올랐어도 계약 당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매각 가격이 취득 가격의 40.8배였고, 이들이 얻은 차익은 총 877억6000만원, 1인당 평균 109억7000만원에 이르렀다. 경영진이 주식을 전량 매각하자 시장은 해당 시점이 고점이라고 받아들였고 카카오페이 주가는 폭락했다. 이때는 카카오가 코스피200에 편입된 첫날이었다.

일각에선 스톡옵션은 경영진이 주가를 올리기 위해 애쓰도록 만들어 경영진의 이해와 주주의 이해를 일치시키려는 제도인데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과연 주주의 이해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먹튀 논란’으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다가 사퇴했다. 그러나 이후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남궁훈 전 대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내정 당시인 지난해 2월10일 그는 “(카카오가)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는 15만원 아래로 설정하지 않도록 (회사에)요청드렸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 주가가 8만7300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해 데이터센터 화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궁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 이전 시절에 받은 스톡옵션을 주당 1만7000원대에 행사해 약 94억원을 챙기며 다시금 신뢰를 저버렸다. 지난 9월에는 김기홍 카카오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뢰위원회
조사 결과는?

서 지회장은 “김 창업자는 평소 ‘100인의 CEO’를 키우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100인의 자본가’만 키운 것 같다”며 “회사의 빠른 변화가 과연 혁신을 위한 게 맞는지 의문이었는데, 일련의 사태로 혁신이 아니라 경영진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관해 노조 측은 외부인으로 구성된 준법과 신뢰위원회에 조사 요청을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경영진의 인적 쇄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