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키워준’ 카카오의 배신 ②피눈물 흘리는 소상공인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12.04 09:46:02
  • 호수 14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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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폭탄’ 대통령도 화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카카오가 ‘수수료 폭탄’ ‘소상공인 죽이는’ 카카오로 변했다. 그러나 대책은 뜨뜻미지근할 뿐. 이미 소상공인의 눈물은 마를 길이 없고, 속 시원한 해결 방안도 없다. 카카오가 선택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수료 파티’였다.

혁신, 도전, 신뢰. 이 단어는 모든 기업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다. 카카오가 출범할 때만 해도 카카오를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했다. 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때는 ‘혁신’과 가장 어울리는 기업으로 불렸던 카카오. 하지만 이미지는 역전됐다.

야금야금
골목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서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거라,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카카오 기업의 택시 사업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1위 택시 사업자다. 이용자 수는 3300만명에 달하는데 택시 대다수가 카카오택시다.

사업 초기 당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호출 방식으로 침체된 택시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카카오는 ‘과도한 수수료’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사 수입’ ‘소비자 이용 불편 문제’가 화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처음 택시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이때부터 기존에 길에서 손을 흔들거나 콜택시를 불러야 했던 택시 시장은 ‘호출 시장’으로 바꿨다. 여기에 기존 택시 서비스에 불만이 많았던 소비자까지 큰 호응을 보내며 전용 앱 ‘카카오T’ 가입자 수는 5년 만에 2700만명을 달성했다.

이용자 수도 빠르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택시 호출 시장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은 95%에 육박한다. 택시 100대 중 95대가 카카오택시다. 2019년 92.99%였던 점유율은 2020년 94.23%, 2021년 94.46%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월간 평균 활성 이용자 수 역시 1169만명으로 압도적 우위다.

빠르게 시장 선점에 성공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와 함께 대리운전, 주차, 내비게이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시장을 독점했다. 대표적으로 가맹 택시 기업인 ‘블루’의 경우 점유율이 2021년 기준으로 73.7%에 달한다. 이 서비스는 가맹 택시에 승객의 호출을 우선적으로 배치한다.

문어발식 경영…80% 이상 시장 독점
혁신의 아이콘? 가격만 높인 플랫폼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경쟁 사업자의 가맹 택시 수와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초 타다와 아이엠택시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지만, 추가 투자 유치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이런 상황서 피해를 보는 것은 택시 기사와 소비자다.

택시 기사 A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씨는 “카카오는 너무 먼 거리에 있는 손님과 기사를 강제 배차해서 서로 힘들게 만든다. 손님은 배차된 택시가 1.5㎞ 이상 멀리 떨어져 있어도 콜 취소를 한다. 그런데 카카오택시는 손님과 택시가 2.3㎞, 2.8㎞ 떨어져 있어도 배차시킨다”고 지적했다.

즉, 카카오택시 배차 취소가 많은 것은 카카오 앱 강제 배차 때문인 것. 당연히 손님은 택시를 한참 기다리는 것보다 택시를 취소하고 다시 택시를 잡는 게 이득인 셈이다.


그렇다면 강제 배차 취소 수수료는 어떻게 될까? 우선 기본적으로 택시는 손님이 잡히면 손님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연료비나 시간 비용이 드는 것은 기본이다. 

호출 취소 수수료는 배차 완료 시점으로부터 1분이 지난 후 택시 배차를 취소하면 플랫폼·차량에 최대 5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예정 출발 시각으로부터 5분이 경과했는데 손님이 탑승하지 못하면 2000원서 5000원 사이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결국 손님이 콜을 취소하면 수수료가 적게 들거나 없기 때문에, 콜 취소에 대한 모든 부담은 택시 기사가 떠안게 된다.

카카오는 대표적인 택시 플랫폼 4곳 중 가장 높은 수수료를 부과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카카오 택시 기사들 사이에선 “이유 없이 택시 콜을 취소하는 손님을 신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안 할 수도… 
울며 겨자 먹기

B 택시 기사는 “손님이 이유도 없이 콜을 취소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렇게 당해도 택시 기사는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페널티가 있을까 봐 콜 대기를 누르는 분이 많다. 그런데 손님이 콜 취소를 일주일에 7회 하면 호출 제한 24시간 페널티가 부여된다”며 “사실 이런 손님은 거의 없다. 매일 택시를 타는 손님 자체가 적으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한 명도 없는 게 아니란 것이 문제다. 어떤 손님은 계속 택시 콜을 불러서 취소하길 여러 번이다. 택시 기사는 콜이 잡히면 무조건 가야 페널티가 없지만, 손님은 페널티가 전혀 없으니 신고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B 택시기사는 “차가 많이 막히는 시간에 홍대 골목서 콜을 받고 좁은 골목길을 힘들게 들어갔다. 거의 다 왔는데 콜이 취소된 경험이 있다. 너무 화가 나서 손님 신고라도 하는데, 그렇다고 손님한테 가는 불이익은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손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사가 먼저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카카오 비가맹이다. 카카오 블루는 콜이 1분 이상 취소됐을 때 600원 입금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가맹 택시 기사에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는 택시 기사에게 손님 정보를 모두 숨겼다. 손님의 개인정보 같은 민감한 사안이 아니더라도, 콜 취소 건수, 콜 거리 정보 등 제공될 수 있는 기본 정보 역시 카카오만 알고 있다.

그런데 법인 택시는 3만3000원, 개인택시는 4만8000원의 별도 관리비도 받아 간다. 카카오는 관리비가 승객의 편안한 탑승과 가맹 차량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이런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관리해 주지도 않으면서 관리비를 받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카카오 대리운전도 문제가 발생했다. 애초에 카카오는 2020년 8월부터 월 2만2000원의 프로그램비를 받고 우선 배차권과 전화대리업체의 콜 등을 제공하는 ‘프로서비스’를 도입했다. 수수료 외에 어떤 비용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말이 바로 취소된 것이다. 

상품권 수수료
대기업과 차별


대리운전 기사 C씨는 “대리기사 80% 정도는 프로서비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선 배차의 의미는 사라지고 카카오가 사실상의 프로그램비를 받는 셈”이라고 분개했다. 

수수료 역시 0~20%까지 다양하지만, 실제로 수요가 많은 번화가에선 20%짜리 콜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또 카카오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콜 단가를 낮추고 있다는 것도 대리운전 기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대부분의 기사들이 카카오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카카오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종종 말도 안 되는 단가를 올려놓는다. 이런 게 너무 당연해지면 기사들의 수익 자체가 줄어들 수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카카오 헤어샵은 골목상권 침해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때 카카오 헤어샵은 국내 뷰티 예약 서비스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오명을 쓴 채 퇴출될 운명이다. 이유가 뭘까?

카카오 헤어샵 수수료는 24.48%로 책정됐다. 결제금액의 4분의1 가까이가 카카오에 수수료로 빠지는 것이다. 기존 11.48%서 2배 이상 올린 대신 재방문 고객에게 받던 4.48% 수수료를 없앴다. 신규 고객에게만 수수료를 받겠다는 방침이었다.

이 같은 카카오 헤어샵의 수수료 책정에 대한 불만이 폭주했다. 플랫폼을 이용한 대가라곤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미용실 업주는 “지불 비용이 턱없이 높아 망설였지만 ‘뭐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들어갔다. 첫 고객은 안 남긴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억울해도…’ 페널티 먹고 전전긍긍
하다 하다 문구·장난감·미용까지

카카오 헤어샵에 입점한 미용실 최저가 9000원(남성 커트 기준)을 적용하면 사업자에게 남는 금액은 6750원꼴로 최저임금보다 낮다. 실제로 카카오 헤어샵 수수료는 타 서비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예약’의 경우 입점 비용 없이 2%대의 결제 수수료만 책정돼있다.

여러 불만이 폭주하면서 결국 카카오 헤어샵은 소매업 사업서 철수하기로 결정됐다. 지난 2021년 카카오는 국정감사를 비롯해 정치권서 문어발 확장 논란과 함께 헤어샵을 포함한 꽃·간식·샐러드·완구 사업 운영을 두고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헤어샵과 문구·장난감 소매업 사업은 철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미용실 예약 플랫폼 카카오 헤어샵의 경우 투자자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카카오 헤어샵 운영사인 ‘와이어트’ 역시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24.19% 갖고 있었는데 카카오가 철수 의사를 발표하자 와이어트 투자자들의 반발로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 6월 풋옵션 행사기일이 도래하면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와이어트 투자자의 지분을 500억원 넘게 주고 매입하면서 보유 지분은 지난해 말 24.19%서 38.9%로 확대됐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카카오 헤어샵 매각을 재추진, 미용실 예약 플랫폼 사업서 철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트는 헤어샵 사업부를 물적 분할한 뒤 보유 지분 100%를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가 겹치면서 관련 소상공인들은 카카오톡의 모바일 상품권 거래 시 높은 수수료 산정과 수수료 차별 등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며 카카오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카카오는 수수료율 결정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쿠폰사가 협의할 문제라며 맞섰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등은 지난달 22일 참여연대서 카카오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신고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했다.

카톡 선물하기의 모바일 상품권은 카카오-쿠폰 사업자-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등의 과정을 통해 유통된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가맹점이 내는 수수료율은 5%~11%로, 카드 수수료(1.0~1.5%)에 비하면 최대 10배가량 차이 난다. 가맹점주 평균 영업이익률 8~12%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카톡 선물하기 
수수료 논란도

하지만 카드 수수료와 달리 상품권 수수료가 산출되는 근거가 무엇인지 가맹점주는 알 수 없다. 이들 단체는 “스타벅스처럼 대기업 본사가 직영하는 경우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율이 5%로 상대적으로 낮고 가맹점주가 수수료를 모두 부담하는 경우는 10%가량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차별 대우를 받는다”며 “카카오가 대기업과 소상공인 사이 수수료 차이를 두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가격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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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