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사법부 개혁 막전막후

‘독립’ 외칠수록 벼랑 끝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여당에서 진행 중인 사법개혁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당정과 사법부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으로 신뢰를 잃어버린 사법부는 ‘사법부 독립’을 외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들어줄 마음이 없는 모양새다. 법조계에서는 사법개혁이 필요하지만 살펴볼 것이 많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당에서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사법부 개혁을 줄곧 외치고 있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이 100일 연설에서 ‘내란특별재판부’를 언급하면서 정부와 사법부의 대립이 심화됐다.

정치권
강경수

정부와 여당은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 사법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주)’에서 사법부 신뢰도에 대해 3월31일~4월1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당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8%에 달했다. ‘신뢰한다’(34.7%) 잘 모르겠다 3.5%. 국민 10명 중 6명은 최고의 사법 기관인 사법부에 대해 불신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를 낳게 된 계기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것과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 5월1일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재판을 파기환송을 한 것으로 꼽힌다.

일련의 판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핵심으로 한 사법개혁을 줄곧 외쳐왔다. 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속도를 조절하던 민주당은 조만간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사법개혁 속도 조절은 끝난 것 같다”며 “조만간 개혁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당 사법개혁 특별위원회가 마련한 대법관 26명 증원안을 확정하고, 당·정·대 협의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 안에 처리한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다음 달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관 증원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소관 법률인 만큼 국감 중에도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사법개혁은 총 7가지다. ▲대법관 증원 ▲대법관 후보자 추천 제도 개편 ▲법관 평가 제도 개선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재판 소원 도입 등이다.

대법관 증원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총 26명까지 대폭 늘리는 방안이다. 이는 상고심 재판의 적체를 해소하고, 대법원의 재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조만간 개혁안 발표”
총 7가지 사안 중점

대법관 후보자 추천 제도 개편은 법관 후보 추천 과정에 법원행정처장의 참여를 배제하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포함하는 등 추천 위원회의 구성을 다양화해 사법부 내 특정 세력의 영향력을 줄이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법관 평가 제도 개선은 기존에 소속 법원장들이 주도하던 법관 평가를 국회와 법률가 단체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로 개편해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사법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화대를, 압수수색영장 발부 전에 판사가 직접 심문을 통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해 무분별한 압수수색을 막고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는 현재 내란 심판을 진행하고 있는 지 부장판사를 재판에서 배제하는 것이 골자다. 재판소원 도입은 법원이 법률을 잘못 적용하거나 절차를 어기는 경우를 바로잡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이 강하게 사법개혁을 밀어붙이자 사법부에서는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오전 대법원 청사 2층 중앙홀에서 열린 11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사법권 독립’의 가치를 강조하며 국회의 사법개혁 입법 과정에서 “국회에 사법부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고 소통과 설득을 통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법제도 개선을 둘러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사법부는 국회와는 물론 정부, 변호사회, 법학교수회, 언론 등과 다각도로 소통하고 공론의 장을 통해 충분히 검토한 후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관들
의견은?

그러면서 “사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 권력분립과 사법권 독립의 헌법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과거 주요 사법제도 개선이 이뤄졌을 때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전례를 바탕으로 국회에 사법부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겠다”며 “필요한 부분은 합리적인 설명과 소통을 통해 설득해 나감으로써 국민 모두를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그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며 “법관 여러분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오직 헌법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우리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우려 섞인 시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이 사법부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보완하며 국민의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말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전국 각급 법원장들도 지난 12일 서초동 대법원 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고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제도 개편 논의에 사법부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법원장들은 회의 종료 뒤 보도자료를 내고 “사법제도 개편은 국민을 위한 사법부의 중대한 책무이자 시대적 과제이므로 국민과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추진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폭넓은 논의와 숙의 및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입장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법원 구성과 법관 인사제도는 사법권 독립의 핵심 요소”라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하므로, 그 개선 논의에 사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장들은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통해서만 존립 가능하므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사법부는 개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회와 정부, 국민과 소통에 열린 자세로 임하는 한편,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을 위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구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법개혁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자칫 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4심제?

대법관 증원 개정안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임기 중에 임명하는 대법관이 22명에 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법관 과반 이상이 한 정권에서 임명될 경우 대법원이 정치권에 예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두고 서울의 한 고법 부장판사는 “한 정권에서 다수 대법관이 임명되면 정치적 논란이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를 고려해 국회에 제출한 대법관 증원 관련 의견서에서 소부 1개를 구성하는 대법관 4명을 1년 또는 2년에 1명 또는 2명씩 순차로 증원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법관 26명 증원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히는 것은 사법제도의 중추인 하급심 심리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다.

행정처에 따르면 현재 대법관 1명당 8.4명의 재판연구관을 두고 있다. 재판연구관은 대개 14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부장판사들이 맡는다. 대법관 12명을 늘리기 위해선 약 100명의 1·2심 중견급 법관이 보조 인력으로 차출돼야 한다. 수도권 지법 1개 정도 규모의 인력이 빠지는 셈이다.

정작 법관 증원이 더 절실한 곳은 하급심 법원이다. 2023년 민사본안사건 상고심 평균 처리 기간은 7.9개월인 반면, 1심 합의부는 평균 15.8개월에 달한다. 형사사건 역시 2023년 기준 상고심의 경우 3개월에 그쳤지만, 1심 합의부는 같은 해 6.9개월이 걸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견급 법관이 재판연구관으로 대거 차출되면 1·2심 약화와 지연 문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 1·2심 판결에 불만을 갖는 당사자가 늘어나면 대법원에 접수되는 상고심 사건도 덩달아 급증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심리가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다. 민주당 방안대로 대법관이 늘어나면 쟁점이 복잡한 전원합의체 사건을 결론 내기에 너무 많은 숫자가 된다는 것이다.

한 고법판사는 “26명이 합의체를 운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합의체를 독일식으로 두 개로 나누더라도 양측에서 충돌되는 판결은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 논의가 돼야 한다”며 “다양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법리가 나올 것이라는 취지와 다르게 결론 도출이 너무 복잡해 기존 법리만 이어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법관 26명’ 증원 인원·시점에 이견
“하급심 심리 흔들릴 것” 부작용 우려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를 촉발해 재판지연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법원 판결에 불복해 헌재까지 사건을 끌고 가면 헌재의 업무가 가중되고 국민의 권리구제는 심각하게 미뤄진다는 것이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당사자들이 사건을 3심까지 끌고 가는 분위기 속에서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대부분 헌법소원까지 제기할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법적 결과가 나오는 시점도 미뤄지고 변호사 비용도 더 쓰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서는 위헌 논란이 나왔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헌법상 헌법 제110조에 명시된 군사법원만 특별법원(예외법원)으로서 허용되고 그 외의 특별법원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다수설”이라며 “특정한 사건을 심판하기 위한 재판부 설치는 (피고인 입장에서도)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고 재판받을 권리(헌법 27조) 침해 우려도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 당사자인 법관을 외부에서 추천하는 발상부터 사법권 독립 침해라는 지적도 있다. 헌법 제104조 제3항은 법관의 임명 권한을 대법원장과 대법관회의에 부여한다. 이처럼 법관 임명과 사건배당을 법원의 전속 권한으로 둔 것은 재판의 독립성·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법전원 교수는 “사법부 독립이란 독립적 사법행정을 통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외부 세력이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겠다는 것 자체가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것은 실질적 법치국가인데 형식적으로 국회가 법률로 정했다고 문제없다는 논리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사법부가 탄력적으로 먼저 대응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논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호인의 김경호 변호사는 “현재의 내란특별재판부 논란은 법원조직법의 두 가지 핵심 조항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형식적인
신뢰 회복

그는 “법원조직법 제3조 1항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요하는 사건을 다루기 위해 전문법원을 설치할 수 있음을 규정한다”며 “회생법원이 사회 변화에 맞춰 신설됐듯, 중대하고 복잡한 국가적 사건을 다루기 위한 비상설 전문법원 신설은 충분히 입법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조직법 제7조 2항은 대법원장에게 특정 사건을 다룰 전담재판부를 설치할 권한을 부여한다”며 “이는 사건의 특수성에 따라 사법부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장치인데 조 대법원장이 이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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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