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유튜브계 백종원’ 은현장

당당함 온데간데 없고…머리 숙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창업으로 서민 성공 신화를 썼던 은현장씨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핵심이었다. 이외에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은씨는 네이버 카페 조회 수를 올리는 프로그램을 쓴 사실을 인정했다. 그의 나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현장씨는 ‘유튜브판 골목식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을 돕기 시작했다. 직접 가게를 찾아가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제2의 백종원’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그를 향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튜브를 접는 등 비판도 커지고 있다.

반지하서…
성공 신화

은씨는 어렸을 때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가게서 네 식구가 다 자기도 하고, 중학교 때는 반지하서 살았을 만큼 형편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공부를 강요하면서 가출을 하거나 피자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와는 거리가 멀어지기도 했다.

당시 담임교사가 은씨에게 추천한 건 직업반에 진학해 요리를 배우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은씨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파는 걸 목표로 살았다.

그는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기 이전 곱창 식당을 운영했다. 장사가 잘 되면서 치킨집까지 운영했지만 처음에는 순탄치 못했다. 이후 대박이 나게 되고 프랜차이즈로 급성장했다. 이 치킨집이 바로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이다.

돈을 버는 삶에만 집중한 은씨는 건강 문제와 번아웃으로 해당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200억원에 매각했고, 이후 현재까지 500억원 정도를 보유한 자산가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생 놀 수 있는 수준의 돈을 벌었으나 어린 시절부터 돈 벌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그의 곁에는 진정한 친구가 많이 없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은씨는 몰려오는 공허함과 허탈감을 없애려 유튜브판 골목식당 콘텐츠를 기획해 자영업자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취미, 재미, 명예, 자존심 등 때문이었다고 한다. 유튜브를 그만두려고 벼랑 끝에 있을 때 즈음 유튜버 채널 ‘30대 자영업자 이야기’ 측이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영상을 찍자고 제안했다. 그 영상이 바로 한강서 소주, 감자깡 먹는 영상이다. 원래의 구독자 수 목표는 10만명이었다.

그는 코로나 여파로 매출 타격을 입었거나 사업 수완이 부족한 자영업자를 찾아가 가게를 심폐 소생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담으면서 또 다른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2030 사이서 열렬한 팬덤이 형성돼있는데, 그가 라이브 스트리밍을 켜거나 설루션 장소·시간을 미리 공지하면 그 가게 앞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렇게 해당 가게를 접해본 지역 사람들이 단골이 돼 다시 가게를 찾으면서 영업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매각해 대박
돈 버는 게 목표 어린 시절 생활고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인 우노 다카시와 달리 은씨는 ‘장사의 신’이란 타이틀에 ‘매울 신(辛)’ 자를 쓴다. 그리고 이름처럼 존폐 위기에 몰린 사장들에게 ‘매운 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가게가 왜 망할 수밖에 없는지, 생채기에 소금 뿌리듯 직언을 던지고 때로는 쌍욕을 퍼부으며 “잠은 죽어서 자라” “모든 걸 쏟아부어라”고 다그친다.

음식 맛, 메뉴판, 가격, 배달앱 팁 등 노하우가 전수되고, 무엇보다 업주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성공 비결을 전수하는 여느 멘토링 프로그램과 달리, 은씨의 채널이 유독 인기를 끌었던 건 다 죽어가는 자영업자의 재기 스토리를 은씨와 구독자가 함께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3평 고시원 살며 수천만원 빚에 허덕이는 장사 경력 17년 차 삼겹살집 사장, 코로나로 벌이가 사실상 끊기면서 이혼 위기에 내몰린 황태집 사장, 두 아이 아빠면서 카드 돌려막기로 가게 월세 내는 20대 족발집 사장 등 곡절 많은 사연을 가진 자영업자들이 진정성 있는 은씨의 솔루션과 구독자의 ‘돈쭐’에 다시 일어서기도 한다.

은씨는 채널A <서민갑부 폐업 탈출 대작전>에 출연해오기도 했다. 지난해 의정부 정육점 식당을 찾았을 당시 정체성 없는 메뉴 구성과 충격적인 국밥 육수 조리 과정이 공개돼 MC들을 충격에 빠트렸으나 눈물을 쏟아내며 절실하게 도움을 청하는 사장의 진심에 은씨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기로 했다.

당시 그는 고기 손질법부터 ▲초벌 과정 ▲갈비 김치찌개 레시피까지 전수했다. 긴급 점검으로 불시에 정육점 식당을 찾은 은씨와 MC 제이쓴은 기대 속에 갈비 김치찌개를 시식하지만 기대와 달랐다.

사장들에게
매운맛 조언

당시 은씨는 “이건 김치찌개가 아니라 김칫국”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해당 방송에서의 은씨의 독설은 타 식당서도 마찬가지였다. 준비 기간도 없이 급하게 가게를 인수해 10개월째 운영하고 있는 반려동물 수제 간식집을 찾은 은씨는 “도대체 이 가게의 매력이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수제 간식보다 더 많은 기성품을 판매 중인 데다, 수제 간식 클래스를 위해 만든 가게임을 알면서도 “클래스를 안 하는 게 목적”이라며 상황을 무마하려 하는 태도에 은씨는 화를 냈다. 이어지는 은씨의 일침에 그제야 사장은 “클래스를 하려고 한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채널A 시청자위원회 첫 회의에선 지난해 7월 방송을 시작한 <서민갑부 폐업 탈출 대작전>에 출연하는 은현장 대표가 자영업자를 돕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태도에 대한 지적을 여러 차례 했다.

이 같은 은씨의 독설은 지난해 11월 채널A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서 문제가 됐다. 채널A는 “제작진은 지속적으로 욕설과 비속어 금지하지만 독한 맛의 조언을 유지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욕설 비속어 금지는)향후 방송분에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널A는 “이와 함께 방송을 통해 독한 지적의 이유, 그 뒤에 숨은 진정성, ‘장사의 신’에 걸맞은 전문성을 알리는 장치 등을 준비해 반영하고 있다”며 “방송 기준 약 7주 전에 촬영이 시작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즉각 적용되지 못한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사과했다.

한 시청자위원은 “<서민갑부 폐업 탈출 대작전> MC를 맡고 있는 은현장 대표가 사연자에게 반말을 했다가 존댓말을 했다가 하는 식으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 거슬렸다”며 “반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채널A는 이날 답변을 통해 “은씨의 태도와 관련된 문제가 지속적으로 많이 지적되고 있다. 아무래도 유튜브서 장시간 본인 콘텐츠를 하면서 생긴 습관들이 아직 몸에 배어 있어서 초반에는 그런 색깔을 많이 빼내고 방송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뒤졌어!”
“짜증 나?”

또 다른 시청자위원도 “은씨가 도움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너무 지나친 표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금 도를 넘는 표현이 꽤 있어서 업주도 불편하지만 시청자들도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시청자위원에 따르면, 불편하게 느낀 발언으로 1~2화서 “유튜브였으면 넌 뒤졌어” “야” “씨” “음식을 잘할 것 같지가 않아” “짜증 나” 등이 있었다.

이 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은씨의 반말과 독설이 줄기도 했다. 강한 어조의 말을 할 때도 솔루션을 할 시간이 부족하기에 효과를 내기 위해 직설적으로 얘기한다는 취지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시청자위원회는 시청자를 대표하는 각계각층의 위원들이 방송 내용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로 방송법에 근거해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 방송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은씨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라이브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나 ‘에펨코리아’서 자신에 관한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거나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게시물을 전부 캡처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장되자 언론 보도가 이어졌는데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 프랜차이즈 매각 대금이라고 밝혔던 200억이 허위라는 사실과 매각처인 드라마 제작기업 초록뱀미디어의 계열사이자 연예기획사인 티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조작 연루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은씨의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갖가지 의혹도 제기됐다. 은씨가 운영하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사들인 기업의 공시에 따르면, 현금 10억원과 전환사채 50억원에 주식 매각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 은씨가 밝힌 매각 대금과 실제 매각액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됐다.

자영업자 솔루션 선행 뒤 잇단 논란
주가조작 의혹에 매크로 운용 나락행

이에 은씨는 “200억원의 매각 대금을 한 번에 받은 건 아니지만, 200억원을 받은 건 맞다”면서 계좌 입금 내역을 공개했다. 또 초록뱀미디어 관련 의혹에 관해서도 “제가 관련이 있다면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회사 매각 대금 받은 것도 인증해서 올렸는데 안 믿고, 사업자 홈택스 캡처한 거 올렸는데도 안 믿는다”며 “주가조작 안 했다고 했는데도 안 믿는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은씨는 또 ‘장사의 신’ 채널 운영은 중단을 통해 피해 규모를 입증하고, 배상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악플러들 때문에)내가 어떤 피해를 봤는지 증명하는 게 진짜 힘든데 제가 방송하지 않고 수익이 없으면 그걸로 증명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도 “절대로 그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도록, 감당할 수 없을 수준의 비용으로 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같은 달 28일 해명 방송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씨의 슈퍼챗에 발끈해 각자 채널을 걸고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김씨의 취재 의지만 더 불태우게 되자 바로 사과하고 댓글로도 재차 사과했다. 다시 방송을 켜 유튜브 중단을 선언하고 2억원짜리 USB를 입수했다며 악플러들을 고소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씨가 보낸 슈퍼챗 50만원도 돌려주겠다 약속했으나 다음 날까지 해당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후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는 지난달 29일 라이브를 통해 ‘장사의신 유니버스’로 묶인 것에 관해 “은씨와 절친한 사이가 아니다. 직접 은씨를 둘러싼 의혹들을 정리해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은씨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서 “네이버 카페 운영에 대해 사죄드릴 게 있다”며 “2022년 8월경 네이버 카페를 만들었고, 이 카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시도했다. 카페를 운영해본 지인의 소개로 카페 자동 관리 프로그램이 있음을 알게 됐다. 자동으로 댓글을 달아주고, 조회수도 올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인받은 전문가 플랫폼서 개발자에게 의뢰해 만드는 프로그램이었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사용했다”며 “광고 글이나 회원들의 게시글에서 조회수를 10~15씩, 많을 땐 몇백씩 올렸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중지했다”고 언급했다.

또 “현재 광고주들과 단톡방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보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상하겠다”고 했다.

200억
진실은?

이와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은 “자동으로 댓글 달아주고, 조회수도 올려주는 프로그램이 어딜 봐서 큰 문제 없나” “결국 매크로가 맞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암암리에 (매크로)다 한다” “쇼핑몰은 리뷰 작업이랑 상위 노출하려고 저런 거 다 한다. 문제 삼으면 문제 되는 거고 ‘장사의 신’이 마음에 안 드니까 다들 이러는 것” 등의 옹호 의견도 제기됐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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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